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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나이 드는 법 - 질병과 노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스탠퍼드대 에이징 혁명
임영빈 지음 / 토네이도 / 2025년 5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본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천천히 나이 드는 법, 임영빈 지음, 토네이도
기대수명이 늘어났지만 건강수명과 약 10년이라는 갭이 있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에 관심이 많다. 자칫 잘못하면 질병으로 인해 병상에 누워서 불운한 노년을 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최근에 읽었던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A. 싱클레어(David A. Sinclair) 박사님의 책 <노화의 종말, Lifespan: Why we age-and we dont't have to>과 콜로라도 볼더대학교 행동유전학 연구소의 노화과학 전문가 베스 베넷(Beth bennett) 박사님의 <노화의 역행, Defy Aging: A beginner's guide to the new scienct of lonfer life and better health> 덕분에 가속노화와 저속노화, 노화의 종말, 노화역행, 안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두 분 박사님의 공통점은 건강을 찾고 활력있는 삶을 살기위해 건강한 식단, 운동, 생활습관, 영양제나 의약품의 복용이다. 물론 일부 내용은 아직 정립되지는 않은 이론이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공통적인 내용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임영빈박사님은 미국 UCLA와 스탠퍼드 대학병원에서 내과와 노년내과 레지던프, 펠로를 거치고, 고령친화병동 개설에 기여한 공으로 우수 의학자상을 받았고, LA 한인타운에서 시니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의사이다. 저자는 의대와 레지던트 시절, 장 트러블이 잦았고, 체중이 계속 늘고, 탈모가 시작되었지만 애매모호한 증상들은 큰 질병이 아니었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스탠퍼드대에서 근무하면서 지도교수님으로 부터 작은 질병을 감지하고, 파고드는 시각을 기를 수 있었고, 전통 의학 이외에, 재활치료사, 영양사, 간호인력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재활, 운동, 영양, 간호에 대해 실직적으로 이해하고 배우게 되면서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사실 이런 의사들은 드문 편인데, 이런 관심이 배움으로 이어져, 본인이 직접 실천하면서 본인의 건강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생체 나이를 측정하는 최신 기술을 살펴 본 결과, 건강을 결정하는 데에 본성은 고작 15~20%에 불과하고, 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 궨도를 바꿀 수 있는 비중이 80~85%를 차지한다고 한다. 유전적인 이유나 타고난 것 보다는 본인의 습관, 환경이 더 중요하고,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역시 가속노화를 부르는 습관들이, 술과 담배, 나쁜 식습관, 운동부족, 수면 부족을 꼽고 있다. 후생유전학 관점에서도 가속 노화 요인 중 가장 큰 요인이 흡연, 음주라고 한다. 그 외에도 큰 허리둘레, 높은 체지방, 높은 염증수치, 높은 중성지방, 청소년기 비만, 당뇨가 해당되는데, 이것들은 모두 과식과 운동 부족과 관련된다. 이런 내용들은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슬프게도 잘못된 습관들이 내 안에서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염증성 노화(Inflammaging)이다. 이 단어는 염증(inflammation)과 노화(aging)의 합성어로, 만정석이고 저강도의 염증이 지속적으로 쌓여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뜻이다. 이미 25년 전 크라우디오 프란체스키(Claudio Franceschi) 교수가 노화가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제시했던 개념이다. 간과하고 있던 부분들이지만 최근 만성염증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면역 세포에서 염증 분자가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이 분자들이 신체 곳곳에서 DNA 메틸화 패턴을 망가뜨리고, DNA 메틸화를 조절하는 효소에 악영향을 주어 세포 노화를 일으키게 된다. 작지만 지속적인 염증이 세포를 끊임없이 스트레스 상태로 만들고,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생기게 되어 만성염증 상태가 되면, 결국 노화를 가속하게 되고, 인지기능 저하, 심혈관 손상, 대사장애, 뼈와 근육 약화, 암 위험 증가 등 신체 각 기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에는 저속노화, 천천히 나이 드는 법에 대해 젊음을 부르는 습관, 노화를 가속하는 습관, 만성 염증, 심장 건강과 저속노화를 위한 최적의 운동, 근육을 기르는 습관과 운동, 건강한 사람들의 장수 식탁, 건강한 수면 습관, 피부나이를 되돌리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피부 보습을 위해 세안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르고, 콜라겐 펩타이드를 먹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얼굴에 뭘 바르는 것을 귀찮아 하던 나는 그 흔한 썬크림도 안바르고 다니다 어느 순간 손등과 얼굴에 기미와 검버섯이 생긴 것을 보고 경악했다.
처음 PT 받으러 갔던 날, 나보고 엉덩이 기억 상실증이라며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알려 주었는데, PT샘이 말했던 내용이 책에도 이 내용이 나와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것은 단순히 힙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엉덩이 근육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면 골반이 틀어지고, 관절의 안정성이 틀어지기 때문에 나이들수록 꼭 해야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뭐 이렇게 바른 생활 사나이가 있나 싶었다. 저자는 오전 5시 반에 일어나서 20분 간 실내 자전거를 타며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고, 아침에는 빵을 피하고 과일, 프리바이오틱스, 요거트를 먹고, 진료를 마치고 퇴근해서는 아내와 같이 건강한 저녁식사를 직접 만들고, 취침 30분 전에는 스크린 노출을 피하고, 적어도 10분 이상 책을 읽고, 6~7시간 숙면을 취한 후 다음 날 일어난다고 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없는 식생활,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사랑하는 가족과의 건강한 식탁문화, 충분한 수면 등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건강한 루틴이 건강하게 천천히 나이드는 최적의 방법임에 동의한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며 뜨끔했다. 명색이 임상영양학 박사이지만, 퇴근 후에는 힘들다는 이유로 밀키트나 반조리된 식품을 애용하고, 고기나 생선을 굽고, 배송받은 유기농 쌈채소와 김치류로 식사를 하고, 그마저도 귀찮을 때는 외식을 한다. 내가 나를 너무 홀대하고 챙기지 못하고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건강하지 못한 40대를 보냈고, 50대에도 여전히 고치지 못한 식습관, 생활습관으로 살고 있구나 싶어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처럼 이렇게 산다면 딱히 병에 걸릴 것 같지도 않은 그야말로 건강한 생활습관이며, 저속노화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건강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식습관, 운동습관, 생활습관이 왜 필요한지 전문가적 견해로 재확인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 공자가 말한 것처럼 실천이 중요하다. 저자가 추천하는 것들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니 더 오래, 더 젊고 건강하게 살기위해 실천해야겠다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