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 - 거친 물결에 흔들리는 삶을 잡아줄 공자의 명쾌한 해답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


여러 버전의 논어를 참 많이도 읽었다. 해석하는 부분과 강조하는 부분이 약간씩 상이하여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긴 하지만 내용은 일맥상통한다. 이 책의 부제는 '거친 물결에 흔들리는 삶을 잡아줄 공자의 명쾌한 해답'이다. 저자의 설명대로 이 책은 공자의 명언으로 인생의 어려운 문제에 해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늘 한결같은 사람이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주위 환경에도 휘둘리지 않는 평온함을 보인다. 어릴때는 나도 그런 유형의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20대, 30대가 되니 내가 다혈질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40대 후반 50대에 들어서면서 엄청나게 노력을 하고 있지만 순간순간 욱하게 된다. 최근에 직원이 공유해 준 아이디로 퇴사자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사이트를 들어가 보았다. 좋게 퇴사하는 경우는 드무니 마상(마음에 상처) 입을 수 있으니 쉼호흡하고 보라고...다행히 우리 회사에 대한 평가는 하나였는데 이건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아닌 전혀 다른 회사다. 누가 썼는지 대략 알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친김에 다른 회사 평가들도 보게 되었는데, 히스테리한 이사 라는 단어에 화들짝 놀랐다. 내 얘기도 아닌데 도둑이 제발 거리는 건 왜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공자가 말하는 어진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짊은 편안하고 적합하며 쾌적한 상태라고 한다. 불교에서 선은 마음을 한곳에 모아 교요히 생각하는 참선을 말한다. 공자가 말하는 어짊은 현실에 충실하고 활달하며, 생동감이 있고, 힘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교의 선()과 비슷한 점이 있다. 노력을 해서 평정심을 찾고 어질게 행동해야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공자가 제시한 어짊을 추구하면, 억지로 의식하면서 자기 행동을 단속할 필요 없이 편안하고 적합하며 쾌적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 공자가 말하는 어진 사람과 비슷한 유형의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외부환경, 주위사람의 평가나 언행에 휘둘리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덜 받으니,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오르락 내리락하고 굴곡이 심한 바다와 같은 인생에서도 자존감이 높다면 편안함을 유지하며 쾌적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리라.


"오직 어진 사람만이 누군가를 꽃으로 여겨 사랑을 심는다"


소인 같은 면모를 갖춘 사람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다. 이들은 아부하며 적절히 맞춰주면 기뻐하고, 선물 공세하면 흡족해하며 넘어간다. 이런 상사와 동료를 경험한 적이 있어서 웃음이 났다. 하지만 소인을 기쁘게 하기는 쉽지만 이들과 협력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배신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인은 사람을 부릴 때 완전히 갖추기를 바라기 때문에 가혹한 요구를 하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하려 한다도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머리에 떠 오르는 사람도 있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뒤돌아 보게 되었다. 소인배가 아니라 어진 사람이 되어야 진정한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셈이다.


"도를 추구하고 즐거움을 찾는 인생, 행복하지 아니한가?"


도를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방향이 올바르게 설정한다면 설령 흔들림이 있더라도 넘어지지 않을 것이고 혹시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회복탄성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500년 전에 살았던 공자의 가르침이 아직도 심금을 울리다니 신기하다. 공자처럼 마음 속에서 도를 추구하고 어떤 일을 하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비록 평생 뜻한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존감을 지키며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게으른 뇌에 행동스위치를 켜라,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밀리언서재


한 번 미루게 되면 자꾸만 하기 싫어진다. 하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다 d-day 혹은 데드라인까지 가면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일은 일대로 안된다. 미루는 것은 습관이고,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루게 되는 이유가 내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뇌가 기본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오히라 노부타카는 목표 실현전문가이자, 뇌과학과 아들러 심리학을 접목하여 독자적인 목표 실현법인 행동 이노베이션을 개발한 분으로, 이책을 통해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고 실행에 옮기는 방법에 대해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게으른 뇌를 움직이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일단 움직여 보고 행동해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라고 한다. 일단 미루는 습관을 버리려면, 행동의 시작 속도를 높여야한다. 이 책에서는 행동의 시작 속도를 올리는 방법, 행동 브레이크는 제어하는 방법,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행동 마인드를 갖추는 방법, 핑계를 없애고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행동 사고를 익히는 방법 등 총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눈 후, 미루기 습관을 버리는 행동 패턴 37가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여러 변명거리들고로 자기 합리화를 잘 하는 분들은 part 3에 나오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행동 마인드를 갖추는 방법을 유심히 보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결과에 휘둘릴 것 같으면 타율로 생각거나, 잘 풀리지 않을 대에는 기준의 눈금을 작게 하라는 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 왔다. 무의식중에 내 뱉는 변명 혹은 자기 합리화를 주의해야 한다.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과저의 자신과 현재의 나를 비교하는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는 계획을 세워서 하는 편이라 일이 밀리거나 하는 일이 잘 없는데, 이상하게 집에만 가면 집안일이나 아이와 관련된 일, 혹은 자기계발을 위해 계획했던 일이 자꾸만 미뤄지게 된다. 이상하게 집에만 가면 시간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흐르기도 한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는 업무 시간을 시간 단위가 아닌 분 단위로 나누고, 집중 근무시간을 되도록 가지려고 하는데, 집에서는 무장해제가 되어 버린다. 잠깐 핸드폰을 만졌는데, 한시간이 지가 버려서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피곤하다, 일이 많다는 핑계로 한두번 빠지다 보니 PT 받을 때에만 가기도 한다. 저자의 말처럼 머리의 소리, 몸의 소리, 마음의 소리를 나누어 듣는 연습을 해야겠다.


<게으른 뇌에 행동스위치를 켜라>는 미루는 습관 때문데, 계획했던 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매번 후회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컬러애 물들다(Pink Flamingos and the Yellow Pages),

밥 햄블리(Bob Hambly) 지음, 리드리드출판사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즐겁다. 이 책의 저자는 뉴욕타임스, 타임 지 등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색이라는 프리즘으로 들여다보며 색과 관련된 이론과 이야기, 색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새로운 걸 알게 되니 즐거웠고,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인지라 신기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거라 아! 그렇구나!" 감탄사만 자아냈다.


안료는 식물, 벌레, 광물 등에서 얻는데, 가장 특이한 재료는 인간 미라와 고양이 미라를 곱게 간 후에 특수 결합제를 섞어 만든 신비한 갈색 머미브였다고 한다. 하버드 색깔연구소가 있어 2500여개 안료 표본이 전시되어 있고 그림의 재료를 정밀하게 분석하는데 이용되는데,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작품에 쓴 안료가 잭슨 폴록이 사망하고 난 이후에 만들어 진것이어서 위작임을 증명하는데 이용되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빨강색은 고귀한 사람 혹은 왕의 의복에만 사용하는 색 정도로 알고 있었다. 빨강은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cochinel) 색소가 유명한데 착색력이 우수하였으나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만이 이 염료를 살 수 있었고, 왕족, 귀족, 성직자의 옷에만 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18세기 후반 연간 투입된 연지벌레가 천억 마리에 달한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영화관이나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가면 의자가 빨간색인데, 그냥 고급스러운 느낌이라 빨강색 벨벳 느낌을 연출한 거라 생각했었다. 영화관 좌석이 빨간색인 이유는 인간의 눈이 어두운 곳에서 짙은 빨간색을 잘 보지 못하고, 조명을 껐을 때 공간을 더 어둡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스크린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주 담배의 25%는 크기와 무관하게 팬톤 448C를 사용한다고 한다. 포장 정책을 바꾸고 난 이후 흡연자 수가 11만 8천명 가량 줄어들었다고 하니, 흡연자의 호감에도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호감을 주는 색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한다.


개그맨들이나 연극배우들 중에 얼굴에 회분칠을 너무 진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만 해도, 개그맨들이 매직으로 눈썹을 진하게 그려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1939년 제작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양철 나무꾼 역을 맡았던 버디 엡슨은 촬영 시작한지 9일만에 심한 근육 경련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는데, 얼굴 분장에 사용된 은색의 알루미늄 가루 때문이었다고 한다. 알루미늄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서 중독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대 때 직장동료들과 마케팅 공부하면서 컬러마케팅에 대해서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 올라 기분이 좋았다. 내가 모르고 살았던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색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매력에 흠뻑 빠져보고 싶은 분이라면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 - 최고 스타강사의 상대를 사로잡는 말하기 비법_공략편
장신웨 지음, 하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 장신웨 지음, 리드리드출판

"똑똑한 사람은 실오라기로도 코끼리를 파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천 근 망치로 파리를 잡는다"

말하기, 소통에 대해 늘 고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최고의 스타강사에게 배우는 상대방을 사로잡는 말하기 비법이라는 카피 문구가 와 닿았다. 이 책의 저자인 장신웨 님은 베이징 사범대학 교육심리하과를 졸업하고, 경영 컨설턴트 겸 전문 트레이너이자 심리 자문가로 활동 중이다. 특이한 것은 세계의학교육연맨(WME)에서 소통코치 인증을 받은 거 외에도 국제 최면술사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문화, 사원 심리 솔루션 탐구, 서양 심리학 기술과 동양 조직문화의 융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교육 및 인사관리 컨설팅을 하고 있는 분니다.

<기적을 부르는 공감 대화법>은 크게 2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Part 1에서는 너와 나의 거리 좁히기라는 주제로, 7가지 공략을 제시하고 있고, part 2에서는 저확하게 표현하기라는 주제로, 7가지 공략을 제시하고 있다.

상대방과 거리를 좁히는 방법 중 유형별 대화스타일은 특히 유용하게 느껴졌다. 추진형은 사람들은 우물쭈물하고 행동이 느린 사람을 싫어하고,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 사람을 경계하고 질서나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한다. 나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에 나의 보스가 팀원들에게 나에 대한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와서 조금 놀랐다. "살갑지 않은 추진형 상사의 태도에 예민해할 필요가 없다. 엄격하거나 매서운 문위기에 주눅 들거나 압도당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단지 정확한 정보에 근거를 두고 말하는 사람일 뿐이다. 할말이 있다면 둘러대지 말고 정확한 사실만 분명하게 이야기하자. 그가 당신에게 명확한 대답을 해줄 것이다."

은둔형이면서 내향적 사람에 대해 읽을 때에는 누군가가 떠 올랐다. 그들은 매사에 신중하고, 질문을 받아야만 자기 생각을 말하고, 대화 시 조곤고존 조리있게 말한다고 한다. "은둔형 부하직원은 깅한 소속감을 원하므로 그들의 감정을 알아주고 관심을 보이자. 무리에서 눈에 잘 띄지 않아 소외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실제로 내 팀원이 그랬던터라 더 집중해서 읽었다. "그들과 대화할 때는 말의 속도를 낮추고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당신의 감정과 관심을 먼저 표현하고, 그들이 말하도록 격려하고, 소통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들의 의사결정을 도와주고, 이견이 있을 때 감정적인 각도에서 많이 생각하고 말하기!" 나와 반대의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기에 밑줄까지 그어가며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었다.

욱하는 성격인 터라, "공량 4. 욱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도 매우 유용했다. 또한 만나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언제나 대화가 맞지 않는 사람 때문에 자기 감정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라면 대면보다는 전화, 이메일, 메신저를 통한 대화 추천한다고 했는데, 정말 동의한다. 상황을 풀어보겠다고 커피를 사기도 하고, 말도 부드럽게 하고, 간 쓸개 다 빼놓고 온갖 아양을 떨어보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런 사람들과는 딱 해야할 말만 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

마지막으로 공략 13의 예의와 바른말 사이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나는 말은 바로해야하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바른말은 감정을 공유하는 말이 아니며,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주지만 문제는 본인이 그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때로는 반대의견이 매우 필요하고, 그 의견으로 조직원들이 헛수고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바른말을 예의있게 잘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상대방이 기분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대방이 실행할 준비가 덜 되어 있으면 조금 더 기다려주고, 기회를 잘 봐서 꼭 얘기하고, 그래도 참지 못하겠다면 진심을 담아 말하기!" 명심해야겠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잘 설득하여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어면서 내가 아무리 유창하게 말을 잘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공감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말하기는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다. 정확하게 표현하고, 정확하게 대화하도록 연습해야겠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말하는 기술을 배우고 싶은 분들은 꼭 한 번 읽어 볼 것을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이 책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역사에 맞써 싸운25명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들의 삶을 보며 왜 그들이 저렇게까지 했을까 의아해하면서도 숙연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특히 일제시대와 격동기의 근현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터라, 이 책을 읽으면서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을미대 지붕에 올라간 노동자 #강주룡

관상용 꽃이 되기를 거부한 사상기생 #정칠성

위안부의 참상을 최초 공개 증언한 #김학순

늘 시기상조 취급받았던 최초 여성 변호사이자 인권운동가 #이태영

가장 뜨거운 이름 한진중공업 복직투쟁 노동자 #김진숙

크리스마스 씰의 기원이 된 한국 최초 여의사 #김정동 #에스더박

서른넷 비행학교에 입학한 조선 최초 비행사 #서왈보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박열 #가네코 커플

책읽기의 효용, 교양 네트워크 구축한 마을문고 창시자 #엄대섭

동아일보 해직기자에서 한겨레 창간 주역 #조성숙

담쟁이덩굴 가득한 종로 공간 space 설계한 #김수근

무진기행 천재작가 #김승옥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아나키즘(Anarchism)을 추구하는 아나키스트들은 그저 무정부주의를 꿈꾸는 이상주의자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자유연애, 러시아에서 유학하며 혁명가적 삶을 살다가 무정부주의를 꿈꾸고, 종국에는 월북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60~70년대 뿐만 아니라 최근 까지도 그들의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기도 했었다. 이후에야 그들의 공적이 인정된 사람도 있지만, 소위 빨갱이들에게 왜 훈장을 수여하는지 반발이 많았다.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도 반일,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주인공의 가족 중에는 친일 성격이 강해 고위 관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 충분히 뒤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내 눈에는 아나키스트들이 먹고 살기 힘든 시대를 살았던 그 당시의 사람들과 달리 새로운 사상, 이상적인 것을 꿈꾸었다고만 생각했었던 것 같다. 심훈의 장편소서 동방의 애인의 주인공인 강세정과 김동렬의 실제모델인 주세죽과 박헌영, 관상용 꽃이 되기를 거부했던 화류계의 기생 정칠성, 일본 천황 암살을 시도했던 박열, 급진 여성 해방주의자 허정숙, 고명자의 삶을 보니 내가 대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국가든, 사회든, 종교든, 군대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것들과 맞써 싸웠다. 손가락을 자르기도 하고, 자신의 딸을 보육원에 맡기기도 하도, 연구와 진료를 하느라 나를 돌볼 틈도 없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안전한 삶의 방식이 선호되는 시대이다.

훗날 이불킥 할 일을 최소화하는 삶의 패턴이

가장 이성적인 인간형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어느새 꿈과 이성을 뒤로 미뤄두며

유예와 포기의 알리바이만을 만들어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게 위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저어하거나

좋고 나쁨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미룬다.

조직의 지배적인 분위기에 순종하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모순은 외면하며,

개인의 역량만을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자위한다.

기득권자를 비판하기보다 부러워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세상은 단순하고 명쾌한 삶의 규칙을

끝까지 지켜낼 줄 아는 동시에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간관계도

깊이 이해할 줄 아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

말도 안되는 세상에서 세상을 바꾸기를 꿈꾸며 행동에 옮긴 25명의 20세기 근현대 한국사를 읽으며 먹먹하면서도 뭉클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아나키스트인가 아닌가가 아니었고, 가장 힘든 일을 하는 노동자 혹은 의사, 교수, 학자, 그 무엇이었던 그들을 싸우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치열하게 살았던 그들의 삶을 현재 대한민국의 체제와 자본주의의 질서라는 잣대를 놓고, 위험하고 불순한 사상을 지닌 사람들이라고 폄하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그들이 있었기에 다양성과 자유가 보장되는 현재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지 나의 삶의 이유, 존재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