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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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컬러애 물들다(Pink Flamingos and the Yellow Pages),

밥 햄블리(Bob Hambly) 지음, 리드리드출판사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즐겁다. 이 책의 저자는 뉴욕타임스, 타임 지 등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색이라는 프리즘으로 들여다보며 색과 관련된 이론과 이야기, 색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새로운 걸 알게 되니 즐거웠고,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인지라 신기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거라 아! 그렇구나!" 감탄사만 자아냈다.


안료는 식물, 벌레, 광물 등에서 얻는데, 가장 특이한 재료는 인간 미라와 고양이 미라를 곱게 간 후에 특수 결합제를 섞어 만든 신비한 갈색 머미브였다고 한다. 하버드 색깔연구소가 있어 2500여개 안료 표본이 전시되어 있고 그림의 재료를 정밀하게 분석하는데 이용되는데,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작품에 쓴 안료가 잭슨 폴록이 사망하고 난 이후에 만들어 진것이어서 위작임을 증명하는데 이용되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빨강색은 고귀한 사람 혹은 왕의 의복에만 사용하는 색 정도로 알고 있었다. 빨강은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cochinel) 색소가 유명한데 착색력이 우수하였으나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만이 이 염료를 살 수 있었고, 왕족, 귀족, 성직자의 옷에만 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18세기 후반 연간 투입된 연지벌레가 천억 마리에 달한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영화관이나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가면 의자가 빨간색인데, 그냥 고급스러운 느낌이라 빨강색 벨벳 느낌을 연출한 거라 생각했었다. 영화관 좌석이 빨간색인 이유는 인간의 눈이 어두운 곳에서 짙은 빨간색을 잘 보지 못하고, 조명을 껐을 때 공간을 더 어둡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스크린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주 담배의 25%는 크기와 무관하게 팬톤 448C를 사용한다고 한다. 포장 정책을 바꾸고 난 이후 흡연자 수가 11만 8천명 가량 줄어들었다고 하니, 흡연자의 호감에도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호감을 주는 색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한다.


개그맨들이나 연극배우들 중에 얼굴에 회분칠을 너무 진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만 해도, 개그맨들이 매직으로 눈썹을 진하게 그려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1939년 제작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양철 나무꾼 역을 맡았던 버디 엡슨은 촬영 시작한지 9일만에 심한 근육 경련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는데, 얼굴 분장에 사용된 은색의 알루미늄 가루 때문이었다고 한다. 알루미늄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서 중독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대 때 직장동료들과 마케팅 공부하면서 컬러마케팅에 대해서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 올라 기분이 좋았다. 내가 모르고 살았던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색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매력에 흠뻑 빠져보고 싶은 분이라면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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