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1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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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의지박약사 박일섭 지음, 작가의집

박일섭약사님의 유튜브 닉네임은 '의지박약사'이다. 유튜브 채널명을 보고, 서울대 약학대학을 차석으로 졸업한 그야말로 수재인 분이 본인을 '의지박약'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하는 걸로 생각했다. 띄어쓰기가 없다보니 기억에 남도록 재미있게 쓰려고 만든 닉네임 정도로만 생각했다. 한참 후에 박일섭약사님의 페이스북에 쓰시는 글을 구독하듯 읽으면서,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을 속에서 자랐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얼마나 자신을 다독거리며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기 전에 자서전을 쓰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언제 나올까 기다렸다.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는 '의지박약사'가 아니라 '의지! 박약사'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통 자서전은 인생의 황혼기인 60~70대에 쓰는데, 이제 고작 40대 초반인데 자서전을 썼다니 '대체 왜, 무슨 사연이 있길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자신의 어린시절과 현재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성찰하듯 써 내려 간 책을 읽으며, 숨기고 살 수도 있는데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에 대해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승리, 아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인생역전한 이야기이고, 여전히 진행 중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고 있는 승리하는 삶의 이야기이다.


저자의 아버지 연세는 모르지만, 사고는 일제강점기 때, 보릿고개로 피죽도 못먹을 때를 살았던 부모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은 맞아야 잘 된다는 논리이셨는지 심심하면 매를 드셨고, 심지어 영어대회에서 쓸데없이 상 받아왔다며 매를 드셨다. 물론 아버지도 상처가 깊었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외도하면서, 사춘기 때 자신과 가족을 버렸고, 그것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듯 살고 계셨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어떻게 해서든지 이 곳을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군대가 아버지가 찾아올 수 없는 안전지대라 생각했을까? 입대하고 얼마안되어서 가족을 부양해야하니 제대할 수 있었지만, 먹여주고, 재워주고, 운동도 시켜준다는 초긍정적인 마인드로 슬기로운 군대 생활을 하고 만기전역한다.


저자의 할머니가 참 귀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도를 넘어 딴 살림을 차린 남편이 병에 걸려 둘째부인과 식구들까지 데리고 왔을 때에도 방앗간 일을 하며 다 먹여 살리셨고, 비록 물질적으로 차고 넘치지는 않았지만 은근한 사랑으로 손자를 품어주셨다. 손자에게 돈을 벌라고 강요하거나 가난을 핑계로 꿈을 포기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할머니가 해 주실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해 주셨을 것이다. 매일 새벽 제단을 쌓으면서 손자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셨을 것이다.


나는 평범하고 신앙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사랑 받으며 자랐다. 시골에서는 나름 잘 사는 집 막내딸이었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니면서 부자들과 우리의 살은 그야말로 클라스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이 좀 더 부자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앙의 유산만으로도 감사하며 살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 힘든 일도 있지만, 하나님은 늘 제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시지 않는가?


이 책은 어려움 모르고 자라고 있는 요즘 아이들이 꼭 읽어 봤으면 한다. 아울러,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도 희망의 메세지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어서 나올 2부 이야기도 궁금하다. 성품좋은 아내를 만나 두 아들과 알콩달콩 지내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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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과 그 가족이 맨 처음 읽는 책 -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정신건강 안내서
히로오카 기요노부 지음, 이송희 옮김 / 리스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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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과 그 가족이 맨 처음 읽는 책, 히로오카 기요노부 지음, 리스컴


마음의 병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현대인은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의 병이 흔한 질병이 되었다. 정신과 전문의인 히로오카 기유노부는 수많은 환자를 상담하고 치료하고 있지만 의사인 자신도 마음의 병에 걸릴 수 있고, 누구나 마음의 병의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 아닌, 사회나 인류적인 시스템과 환경적인 요인과도 결부되어 있다고 한다. 마음의 병을 잘 딛고 일어서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마음의 병으로 인해 꿈과 희망을 잠시 잃기도 하지만, 마음의 병을 계기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에 눈뜨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목표를 찾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너무 커지면 좋지 않지만 전혀 없으면 곤란하다는 부분에 공감이 되었다. 불안감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성된 생물계부터 존재했다. 위험한 곳, 무서운 것을 인식하는 불안감이 필수였던 것이었고, 경험을 통해 축적된 불안감으로 인해 위기관리능력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동료와 협력하고 다른 생물과 공생하기 위해서는 평정심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살게 하셨을 때에는 평정심만 있었을 것이다. 뱀의 유혹에 선악과를 먹고 나서부터 하나님을 피해 숨어 있으면서 두려워하는 마음, 불안함이 생겼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불안감을 넘어 마음의 병이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불안의 탑이 계속 쌓이면 불안감이 점점 커지게 되는데,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마음의 병 씨앗(우울증, 조증, 공황장애, 강박장애, 조현병, 다중인격장애 등)이 자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불안감이 평상심과 균형을 이루면 괜찮지만, 한계치에 다다르게 되면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의 병이 나타났다는 것은 뇌가 약해지고 자기 중심에 불안감이 있는 상태이다.


저자는 불안의 탑을 쌓게 만드는 4가지 요소를 일, 공부, 회사에서의 인간관계, 가족과의 관계, 신경쓰이는 체질적인 문제, 자신의 몸에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는 해당하는 요인이 너무 많은데? 사회인으로서 회사나 상사의 부당한 요구에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하다가 발병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자는 이것을 '인격자의 병'이라고 설명했다. 성실하게 대응하려고 하다가 나타난 결과가 우울증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나에게만 빌런이었던 이상한 사람들도 괜찮다며 참고 견디려 했었다. 소중한 아빠가 갑자기 소천하셔도 홀로 남은 엄마를 위로하며 나의 아픔은 뒷전이었다. 그저 내 일을 묵묵히 하면 그만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더 이상 인내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인간이 가진 상상력이 불안감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인간은 상상력을 갖게 되면서 미래의 일을 생각하고 의식하면서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 생길 수 있게 된다. 상상력이 긍정적이면 애정이 깊어지고 연대감이 강해지고 신뢰감도 증가될 수 있지만, 부정적인 상상력은 상대방에 대한 사소한 분노가 증오, 원한으로 바뀔 수 있다. 공동체를 잘 유지하려면 긍정적인 상상력이 윤리와 도덕으로 작용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한계치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뇌의 상태인데, 뇌가 피곤해져 신경회로에 기질적인 이상이 생기거나 기능 실조가 생기면 정동중추가 이상반응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불안감이 커진다고 한다. 번아웃이 왔던 나의 뇌는 한계치에 다다랐고, 엄마가 있었기에 큰언니의 비아냥거리며 괴롭히는 말들, 협박을 견디어 왔지만 부모님의 소천하시자 더이상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다가도 불안감이 엄습해오면 '나 이제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외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숨을 쉬기조차 어렵고, 심장이 너무 뛰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무서웠다. 단순히 쉬는 걸로는 회복되거나 해결되지 않아 답답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 약물치료를 하면 뇌신경을 정상화시키고 약해진 뇌기능이 회복시켜 정동중추의 이상반응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약물치료 효과가 높은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은 약물 치료 효과가 높다고 한다. 약물치료의 목적은 뇌 상태를 조절해서 발병을 한계치를 높이고, 불안감의 비대화를 억제하고, 자신의 중심에 평상심이 자리잡도록 만드는 것이다. 며칠 전, 좀 좋아진 것 같아 이틀 정도 약을 안 먹었더니 바로 불안감에 잠을 못잔 적이 있다. 약을 먹으면 불안한 감정이 다스려져 마음이 안정이 되어 보통의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약을 끊으면 정서 불안정이 되어 이상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약물치료에는 반드시 정신치료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평상심이 강해지면 이처럼 금단반응으로 고통받는 일이 없어지게 된다. 기분이 좀 우울하다거나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는 정도의 수준이면 자기 불안이나 증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챙김 요법(mindfulness), 모리타요법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마음의 병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받아들이면 할 수록 더욱더 증상에 사로잡혀 불안감이 더 커지게 된다고 한다. 나의 경우처럼 마음의 병의 원인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매일 마주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다. 저자는 부서를 바꾸든지, 아예 회사를 옳기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불안감이 너무 심했던 작년 가을, 언니와 같이 일 주일을 보냈다. 코골이가 심해서 절대 언니랑 같은 침대에서 안 자는데, 오히려 언니의 코고는 소리가 안심이 되어 잘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안전하고 안심되는 환경이라면 불안한 감정이 올라와도 억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평상심이 약해져서 자신에게 가치가 없다고 믿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기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자기 자신을 배려하는 자기연민(self-compassion)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기 중심에 평상심이 있을 때 정신 치료법이 효과가 있지만, 불안감이 있을 때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작아져 있긴 해도 자기 중심에 평상심이 있으면 의사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고, 환자 스스로도 고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우울증은 누구나 다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감기처럼 쉽게 낫는 병은 아니다. 의사는 적응장애, 우울증을 진단하면서 3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하면서 지켜보자고 했다. 4개월이 지났고,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완전히 치료되지는 않았다. 예전이 10이라면 지금은 5정도 되는 것 같다. 환자들 중에는 수십 년째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는 초등학생 복용량의 절반의 용량을 먹고 있다. 의사는 의학적인 dosage보다 적은 양이지만 나한테는 효과가 있으니, 권장 복용량으로 늘리지 않고 현재 용량으로 약물치료를 더 해보자고 했다. 내 불안한 눈빛을 읽으셨는지, 괜찮다며 안심시켜 주셨다. 그 말을 들으니, 불안하고 위축되어 있던 내 마음이 편해졌다. 정신과 의사의 역할은 꾸준히 지지해 주시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정말 공감한다.


평상심이 줄어들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불안감을 줄있 수는 있지만, 자기 중심에 평상심을 늘려가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이 상태에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생각할 수 없다고 한다. 또다시 부정적인 기억이 조금씩 쌓이면 불안의 탑을 높이고 마음의 병 씨앗을 만들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기억이 조금씩 쌓이면, 평상심은 더욱 크고 강해진다고 한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불안의 대상이나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공간적으로 벗어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긍정적인 경험치료는 초진 때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환자가 의사와 만나는 것부터 긍정적인 경험이 되고, 평상심을 강화시켜주는 출발점이 된다고 한다. 처음 정신의학과 병원을 갔을 때, 조용하게 흐르는 음악과 조근조근 조용하게 말하는 직원들의 말투와 내 얘기를 경청하고 내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던 의사도 만족스러웠다. 병원 문을 나서며 이 병원 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첫 단추를 참 잘 꿰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나를 더 사랑하고 챙겨야겠다 다짐해 본다. 오늘 읽은 논문에서 근력운동이 불면증과 수면의 질을 높인다고 했다. 주말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제 잠도 잘 자면서 마음과 뇌의 피로도 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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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 오십, 운동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
김희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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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이 책의 저자인 김희재 님을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인간승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민간 나라에서 영어도 잘 못하는 키 작고 볼품없는 동양인이었지만, 운동을 좋아하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1년만에 ESL (English as Second Language)을 탈출하고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말하게 되고, 사춘기시절에는 프랑스학교에서 제일 예쁜 여자애와 사귈만큼 인싸가 된다. 심지어 척추측만증이 있는데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며 근육질 몸짱이 되었다.


10대에서 20대까지 소위 어린시절에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 그 사람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일반적지만, 40대가 되면 자기애를 가지고 스스로를 얼마나 혹독하게 키워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보여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타고난 키나 외모, 물질적인 부유함은 한계가 있다. 물론 타고난 것부터 좋은 상태에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게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금수저를 물로 태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20~30대를 거치는 동안 내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느냐에 따라 40대부터는 비소로 진짜 나의 진면목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이때부터는 과거에 내가 누구였는지는 의미가 없어진다. 저자는 콤플렉스가 고개를 든다는 것은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신호라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50대로 접어들면서 더 분명하게 느끼고 공감한다.


나는 최근 3년동안 열심히 PT를 받았다. 기능운동을 위주로 수업을 받았는데, 계속 리셋(reset)되는 느낌때문에 좌절하고 있었다. PT 선생님이 이직을 하게 되면서 한 말이 충격적이었다. 늘 칭찬을 하며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했었는데, 수술하면서 생긴 구조적인 이상(?) 때문에 안되는 동작이 있다는 것이었다. 결론은 그래도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했다.


저자 역시 운동을 할 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척추측만증을 탓하기도 했다고 한다. 척추가 불편하기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힘들고, 의자에 앉을 때마아 자세를 조정하고, 몇 시간마다 일어나 뭉친 등을 풀어야 했기에 불평과 불만이 하루의 나머지 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병원에서 완벽하지 않은 내 몸에 대한 똑 같은 설명을 들을 때마다 싫었다고 한다. 척추측만증은 분명 저자에게 장애물이었지만, 저자는 매일매일 그 장애물을 넘기위해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을 했고,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고 한다. 완전하게 정복하지는 못했지만 장애물을 내 인생의 일부로 인정하며 척추를 지지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 세상에 완벽하고 완전한 인간은 없다! 완전한 건 하나님 뿐이지! 그렇게 또 위로가 되었다.


"Keep calm and carry on"

자존감이 낮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고 한다. 겉으로는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지만, 내면은 공허하다고 한다. 나의 가치를 알고, 나의 길을 찾아가다보면 타인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가게 된다. 남들이 뭐라하든, 남들 시선 의식하지 말고 "keep going" 해 보련다. 앞으로 최소 30~40년을 살아야할텐데 완전하지 못한 나를 탓하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저자는 인생에서 나쁜 습관, 부정적인 감정, 불필요한 관계는 우리의 행복과 성장을 방해한다고 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도려내야 새로운 것들을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은 짧다. 어릴때만 해도 그 말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오십대에 들어서니 인생이 짧다는게 점점 실감이 된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내가 잘 선택한 것일까 되내이고, 때로는 후회하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했고,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었냐는 것이다. 선택의 댓가가 나의 영혼을 갉아 먹고, 내 건강을 헤치는 것이라면 더이상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삶의 균형을 생각해야하고,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잘 살아낼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건강한 삶에 투자하며 어제보다 조금씩 성장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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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데 재미가 없는 너에게 - 지친 일상을 성공으로 바꾼 여섯 갈래길 이야기
박미애 지음 / 산솔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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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열심히 사는데 재미가 없는 너에게, 박미애 지음, 산솔미디어

이 책의 저자인 박미애 님은 성교육 강사로 15년을 활동해 온 분이다. 달리기의 시작은 살을 좀 빼보겠다고 였다고 한다. 2008년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한 400 m 첫 달리기가 10 km가 되었고, 40 km, 100 km에 이어 308 km, 무박 6일 537 km 울트라마라톤을 달렸고 이제는 622 km를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작년에 한 동안 너무 힘들어 달리기를 한 적이 있다. 집근처 호수공원을 걷고 뛰기를 2바퀴, 약 3~5km 정도를 뛰었다. 달리기의 장점은 잡생각이 안난다는 거다. 단점은 날씨의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해가 늦게 뜨는 겨울은 어둡고 춥고, 여름은 새벽에 일찍 뛰지 않으면 너무 덥다. 가을은 뛰기 좋은 계절인데, 해 뜨는 시간이 점점 늦어져 아침 일찍 출근해야하는 나는 쉽지가 않았다. 출근 전에 뛰기 힘들어지면, 퇴근 후에 하면 되지 않아? 퇴근 후에는 아이 식사를 챙겨줘야하고 몸이 피곤하고 힘드니 달리기를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건 그냥 내 합리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뛰는게 좋았다면 날씨와 환경이 무슨 상관이 있으랴!

저자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어두우면 렌텐을 달고, 추워서 저체온증이 와도 옷을 갈아입으며 뛴다. 그 흔한 장비발도 없다. 스마트워치를 차고 좋은 운동복을 갖춰 입느라 달리기에도 돈이 드는데 저자는 아예 시계없이 달린단다. 관절을 보호해야하니 운동화는 적당히 좋은 것을 신는다고 한다. 오직 자신의 페이스에 집중하면서 달리는 것이다. 철저히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인 셈이다.

산악 달리기를 하던 중 내장산 경치를 보다가 이가 2개 부러지고, 입술이 심하게 찢어져 무려 25 바늘을 꿰매고, 여덟 번의 흉터 제거술을 받았고 치료하는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 사고 이후에도 그녀는 계속 달린다. 오히려 보란 듯이 더 많은 거리를 잠도 자지 않고 달렸다.

미국의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긍정의 발견>에서 긍정과 부정의 비율이 3대 1을 넘도록 노력하라고 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들 때 긍정적인 정서를 3번 경험하면 부정적인 정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무슨 일을 할 때에 내 목소리에 반대하거나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차단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도전에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 한 마디 했단다. 너는 그래서 못하는 거라고! 오히려 저자 주위에는 '너라면 충분해', '반드시 해 낼거라 믿어'라고 말하며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마라톤 친구들 같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못 할거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도전 자체를 하지 않게 되고, 설령 도전하더라고 최선을 다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게 되어 결국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내가 달리기를 하다가 안하게 된 것도,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게을리하게 된 것도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힘든 걸 왜 해야하지?' 하기 싫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순간, 하루 이틀 미루고 그게 일주일, 한 달이 되어 버렸다.

대전한밭 100 km 울트라마라톤 때에는 길 안내가 잘못되어 무려 8 km를 돌아와야했고 선두 그룹은 엉뚱한 길로 돌아가게 되는 바람에 오히려 후미그룹이 선두가 되었고, 108 km를뛰어야 했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도 저자는 이번 대회는 108 km 대회라고 생각을 바꾸고 다시 중심을 잡고 자신만의 속도에 집중했다고 한다. 길안내를 잘못한 주최측에 대한 원망도 나를 추월한 누군가에 기분나빠하지도 않도 오직 나에게 집중하며 달렸다고 한다. 헤매지 않고 한 방에 결승전까지 도착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달리냐가 아니라 왜 달리는가 하는 목적에 있다고 한다. 조금 늦게 가면 어떤가?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저자의 말에 용기가 생겼다.

지금 시작하면 이자가 복리로 불어난다는 저자의 말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내가 인생의 결승점에 도착했을 때 '재미있었어'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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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 그 소란한 밤들을 지나
정은영.생경.성영주 지음 / 몽스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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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

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정은영, 생경, 성영주 지음, 몽스북

이 책은 세 명의 이혼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미술감독인 정은영 님, 과하게 솔직한 어린이와 살고 있는 상담자 생경 님, 잡지기자로 일하며 술 마시려고 운동한다는 성영주 님이 그 주인공이다. 프롤로그에서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으로 읽히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여진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라 누군가의 일기장을 읽는 기분이었다.

정은영 님은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처녀들의 저녁식사>, <광식이형 광태>의 감독이다. 독특한 재미가 있었던 영화였다. 영화가 감각적이어 감독도 밝고 유쾌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면에 이런 아픈 경험을 했는지 몰랐다. 저자가 숱한 이별을 경험할 때마다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내 연애를 방해하냐며 결혼할 사람과는 죽음으로도 헤어지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결국 이혼했다. 이혼 후 1년을 가위에 눌리며 보냈고 다시 새로운 영역의 극지체험을 하며 3년을 지나왔다고 한다. 너덜너덜해진 저자를 무작정 지지해 준 분들 덕분에 버텨내었다고 한다.

밖에서는 호인이고, 사교적이고, 괜찮은 사람인데 집에서는 가정에서는 그닥 쓸모없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생경 님은 결혼한지 불과 반년만에 임신 5개월되었을 때 결혼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10년 전 즈음, 남편은 나에게 바라는 것이 너무 많다고 뭘 해줘도 성에 안찰거라고 악담을 했다. 글쎄, 내가 바라는 결혼생활과 달라서이지 않을까? 심지어 나도 직장을 다니는데 왜 나만... 그렇게 내가 지쳐가고 병이 들고 있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생경 님은 집에서 5분거리에 바다가 있는 바닷가 마을에 산다고 한다. 몇 년 전 내가 한참 힘들었을 때 제주살이가 하고 싶어서 인터넷 부동산을 뒤진 적이 있다. 후배가 1년간 연세를 내며 제주도 집을 얻어 거의 매주 제주도를 가는 것 보며 허파에 바람이 들었던 것 같다. 저자처럼 집에서 편하게 나온채로 파도 끝자락에 의자를 놓고 발목을 바다에 담근채 있어보고 싶었는데, 도보로 바다에 갈 수 있는 집들은 엄청나게 비쌌다. 심지어 오래된 옛날집들도 비쌌다. 나는 용기도 돈도 없었다. 한가로이 바다를 보며 멍 때리고 있을 여유가 내게 없다는게 지금도 여전히 슬프다.

이혼을 하면 모든 걸 혼자 결정해야 한다. 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껏 남편과 상의한 것보다 혼자 결정한 일이 더 많았다. 튿히 아이 교육에 대해서는 모든 걸 혼자 처리해야했다. 사람에게 의존하며 기대며 상대적으로 결핍을 느끼고, 누군가를 미워하며 사느니 차라니 혼자 있으며 만족스럽게 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도 나는 이혼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는 분들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가 이혼하던 날 넘어질 뻔 했을때 길에서 저자를 일으켜 세운 나이든 여성분이 있었다. 그녀는 45년 걸려 이혼했다며 저자처럼 더 이른 나이에 할 걸 그랬다는 노년의 여성분의 고백처럼, 많은 사람들은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아빠가 '너는 어릴 때부터 뭘 잘 못버리더니 왜 김서방을 어깨에 메고 힘들게 가냐'고 하셨을까? 결혼생활은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바람을 피워 남편과 이혼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내가 잘못했던 것들이 떠올랐다길래 처음엔 좀 의아했다.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었든지 한 때는 죽고 못살 정도로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이 아닌가. 나라고 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생경 님의 고백처럼,나 역시 나는 무턱대고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고, 상대방만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남녀관계 특히 부부의 연은 단순히 서로에게 이익만 가져다 주는 관계가 아닌데, 계산기를 두드리며 잘잘못을 따지고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최악이라 단정지었던 것 같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몇 발짝 물러나 있으니, 책임감 없다고 했던 그도 나를 만나 참 힘들었겠구나 싶다.

이혼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이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을 견디며 나를 찾아나가야 한다. 결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누군가와 이별을 하든 결국 내 삶을 온전히 내 스스로 지탱해야 한다. 내가 나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건 누구나 다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잔나비를 들으며 훌쩍 거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게 다행이다 싶다. 간만에 감성적인 글을 읽으니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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