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오사카 - 나를 찾아 떠난 일본 여행 이야기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7
김에녹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한 달의 오사카, 김에녹 지음, 세나북스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세 도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오사카는 3일이면 다 본다며, 오사카 다녀올 때는 고베나 교토를 껴서 다녀오라고 한다. 재작년 여름에 일주일간 오사카여행을 다녀왔는데, 하루는 교토를 다녀왔다. 태풍이 와서 호텔에 갇히는 바람에 아쉬움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큰 맘 먹고 가는 짧은 해외여행에 날씨가 잘 받쳐주지 않으면 참 난감해진다. 한달살기 하는 해외여행은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다 좋을 것만 같다. 시간이 많이 있으며 부지런히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다닐 필요도 없을 거다. 나는 제주도를 가도 한 두 동네를 걸어다니며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에서 받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외국여행을 가면 그런 여유가 사라진다. 시간과 돈이 허락한다면 최소 2~3주 일본의 한 동시에 살아보고 싶다. 지금은 그렇게 못하니 세나북스에서 한달 살기 책이 나올 때 마다 열심히 읽고 있다.

오사카에서의 한달 살기라! 가고 싶은 곳이 많은 곳이고, 접근성이 좋은 도시이니 얼마나 좋았을까? 책을 읽기 전에 목차만 보아도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오는 음식사진, 풍경사진은 설레이는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다. 벚꽃이 한창 피는 4월의 오사카라니! 와~~~ 나는 봄에는 일본에 가보지 못했다. 여름, 가을, 겨울에 일본을 갔을 때, 공원에 있는 벚나무, 매화나무를 보면서 꽃이 만발한 봄을 상상해 보곤 했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 간혹 나오는 벚꽃이 만발한 고즈늑한 시골 동네의 모습을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는 벚꽃을 배경으로 우리 사진을 찍기 바쁜데, 일본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꽃을 찍는다고 한다. 꽃 자체를 즐기는 거구나. 벚꽃이 만발한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일본에 일년 살기를 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으니 든든한 한달 살기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지 않는 곳을 찾는 재미도 있다. 지난 12월에 공항외에는 한국인들이 만나지 않았던 일본 소도시 여행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던 때는 여행책자의 도움없이 구글지도로 평점을 확인하는 가이드로만 쓰고, 맛있게 보이는 식당을 감으로 들어갔는데 음식이 기대이상으로 좋았을 때 였다. 비싼 집은 맛이 평균 이상이겠지만,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집을 찾았을 때의 짜릿함이 있다. 이 책에도 그런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곳을 다녀왔다거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다녀왔다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그저 부러웠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 같은 느낌은 여행이니 여유로워 보였다.

짧은 해외 여행 일정에서 미술관을 가는 건 쉽지 않다. 파리, 모스크바, 빈, 잘츠브르크, 도쿄를 갔을 때에도 꼭 가보고 싶었던 미술관을 반나절 다녀왔다. 더 오래 마음껏 거장들의 명작을 보고 싶었지만, 일행들의 취향이 있으니 미술관을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정이다. 저자는 여자친구가 그림을 좋아하니 덕분에 같이 모네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모네의 일본식 정원이 있는 그림들 때문일까? 우에노에 있는 국립서양미술관에 갔을 때에 마침 모네전이 열렸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한대서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만 해도 일본 사람들이 모네에 열광하는지 몰랐다. 모네 그림은 없지만, 로뎅의 조각품들과 고흐, 피카소, 르느와르를 비롯한 거장의 작품들이 엄청나게 전시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상설전시장에 서양화가의 작품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다음에 도쿄에 가면 꼭 다시 가 보고 싶다.

저자는 일본의 3대 맥주 공장 견학을 다 다녀왔다. 맥주맛은 잘 모르지만 일본 맥주 맛을 알게 되었다며 깔끔한 맛의 아사히 드라이 맥주, 맥주향의 풍미가 좋은 기린 이찌방 시보리, 화려한 산토리 맥주라고 정의했다. 대학 때 전공수업으로 발효식품학을 수강하면서 맥주공장 견학을 다녀왔다. 술을 안 좋아하고 술 맛을 모르니 투어 후에 제공되는 생맥주를 안 먹었었다. 작년 겨울에 우에노에 갔을 때 아사히 본사 22층에서 도쿄스카이트리와 야경을 보면서 아사히 맥주를 마실까 하다가 술 맛도 모르는데 하면서 도쿄스카이트리만 다녀왔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맥주 맛을 모르지만 갈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 맛은 몰라도 공장견학 후 제공되는 생맥주는 먹어 볼 걸... 비단 맥주 뿐만이 아니더라고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참 많이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나북스의 한달살기 시리즈를 읽으며, 나도 여유를 좀 가지고 살아야지, 너무 각박하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리만족도 좋지만 나도 언젠가는 꼭 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