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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법 - 중년 이후 뇌기능에 대한 반전
이호선 지음 / 홍성사 / 2020년 9월
평점 :

[서평] 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법,
이호선 지음
"나는 내가 특별한 존재임을 믿는다.
나의 특별한 재능은 나의 비전과 나의 헌신,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실행하는 나의 자발성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합니다. 직장에서도 대표님의 놀림아닌 놀림감이 되어 할머니 소리를 듣는 40대 후반이 되어 버렸습니다. 암기력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수첩과 다이어리 혹은 핸드폰 메모장에 메모해 두지 않으면 금새 잊어버리니, 듣는 즉시 메모를 합니다. 기억력 하나는 끝내 줬었는데,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나 봅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뿐만 아니라 직장 강연을 많이 하시는 이호선 교수님 강의를 직접 들어 보고는 단번에 매료되었습니다. 이호선교수님의 신간 <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법>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뇌의 부피가 줄 뿐 뇌가 늙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그릿이 증가한다."는 말 자체 만으로도 사실 큰 위로가 되었었는데, 중년이후에 기억력과 두뇌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든든한 지지자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불과 몇년 전에만 해도 나이든 사람, 노인을 떠올리면 병들고 무기력하고 TV 앞에 있거나, 집앞이나 공원에 멍하니 앉아 있는 사람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런데,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경제력이 있고, 자신을 위해 기꺼이 돈을 쓰는 신 노년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70~80대 나이가 무색하게 활동적으로 사시는 분들을 보며 존경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나도 저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릿(Grit)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끝까지 해내는 능력, 열정적 끈기를 말합니다. Guts(근성)은 사람에게 예측된 위험을 감수할 만한 자신감을 주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눈앞에 당장 승리가 보장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도는 성취를 향하는 것이고, Resilience(회복탄성력)은 실패를 겪은 후에도 다시 빠르게 회복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 Initiative(진취성)은 자발적인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릿에 동력을 제공하여 사람의 동기를 활성화하는 능력, Tenacity(끈기)는 목표를 향한 집중력을 유지하는 끈질긴 힘과 능력 말하며, 이 네가지가 그릿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카텔(Cattell)의 투자이론(investment theory)에 의하면 나이가 들면 유동적 지능인 기억력은 감소하지만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정적 지능은 증가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펜실베니아주립대 윌리스와 워너샤이의 시애틀 종단연구에서,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복잡한 인지능력검사를 했을 때 어휘, 언어 기억, 공간 정향, 귀납적 추리 네 범주에서 40~60대까지의 성적이 가장 높았고, 남성은 50대 후반에 정점을 찍었고, 여성은 60대에 들어서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고 합니다. 결정적 지능은 80대 이후에도 향상될 수 있다고 하니, 두뇌의 힘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노년기도 충분히 스마트한 뇌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릿이 높고 성숙한 수준에 도달한 사람의 특징을 관심, 연습, 목적, 희망 네 단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릿이 높은 사람은 지속적 흥미와 관심이 있고, 자신의 일을 증기고 일에 몰두하며 관심은 열정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의도적인 노력과 연습이 나타나는데, 특정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발전시키며서 최선을 다해 집중하며 고비를 넘겨 기술을 습득하고 숙달하는 노력을 반복해 결국 이것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나의 일이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이타적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위기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잘 대처하여 위기를 넘기는 끈기와 힘을 가지고 있으며, 집중력을 유지하며 낙관적으로 상황을 풀어갑니다. 마더 테레사의 <그래도 사랑하라>는 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당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과 나누고, 언제나 부족해 보일지라고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며 살라고 했는데, 노년의 사회활동을 통해서 적응 유연성을 높이고, 스트레스 극복을 돕고 행복감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억력을 강화하는 좋은 습관들은 지금부터 나에게도 습관이 되도록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뇌 활성화와 기억력 강화를 위해서 새로운 관심분야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평소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익숙한 취미나 호라동보다는 새로운 사실이나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새롭고 도전적인 분야가 뇌를 자극해 기억력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억력 강화만을 위해 아무 의미가 없는 필요없는 공부를 억지로 하는 것은 효과가 덜하다고 하니, 철학, 수학, 경제학 같은 평소 안하던 공부를 시도해 보아야겠습니다. 이효선 교수님의 시아버지는 구순이 넘은 나이로 치매판정을 받은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매일 아침 국민체조를 하고, 우리말 성경, 영어 성경, 일본어 성경을 매일 몇 장씩 필사를 하신다고 합니다. 그 덕분인지 치매진행이 매우 느리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유머를 보여주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최근 읽었던 논문에서 4시간 미만 혹은 10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뇌기능 중 특히 인지능력이 감소하였고, 7시간 정도의 수면이 적당하다는 연구결과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기억력과 성격을 위해서는 충분히 잘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총 수면량의 20~25 퍼센트를 차지하는 렘슈면 중에 나오는 뇌파인 세타파가 덜 나오게 되므로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뇌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시형박사님이 "세로토닌하라"고 늘 주장하셨습니다. 세로토닌이 결핍되면 뇌에서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면 도파민을 통해 창조적인 결과를 내고, 특정 자극을 받았을 때 느낀 감정을 저정하여 그 사건을 기억하기 쉽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뇌의 기억세포가 손상되고 기억력이 저하되기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계망, 지식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150개의 우정을 간직할 수 있는데, 친밀도가 높은 사람 뿐만 아니라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관계도 시니어의 인지 유지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SNS, 온라인 게임 사용자 간의 우정도 일반적인 우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습관, 좋은 관계, 학습을 통해 두뇌의 힘을 키우고, 뇌가 늙지 않는 사람으로 나이들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