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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평점 :

[일본소설 서평] 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리드리드출판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른 느낌이었다. 2022년 가을에 개봉한 토다 에리카, 나가노 메이 주연의 일본영화 <모성>의 원작이라고 하니 관심이 갔다. 친모녀라해도 어울릴 것 같은 하코즈메 콤비의 두사람이 엄마와 딸로 분해 주연 한 영화이다. 여고생이 사체로 발견되고, 같은 사건을 회상하는 모녀의 서로 다른 기억과 증언, 마지막 충격적인 결말의 영화이다.
이 책의 저자인 미나토 가나에는 나와 동갑이다. 소설과 공상을 좋아하던 저자는 의류회사,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결혼 후에 글쓰기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2007년에 단편소설 <성직자>를 발표하고,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으며, 다음 해 치밀한 복선, 탄탄한 구성으로 장편소설 <고백>을 출간하며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은 2013년에 쓰여졌고 2022년 영화화 되면서 우리나라에는 2013년에 출간되었다.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의 엇갈린 진실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카피 문구가 이 책의 전부를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녀 스스로 작가를 그만두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썼을 만큼 작가로서의 열정과 혼신을 담은 작품이라고 하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사랑할 수 있는 만큰 딸을 소중하게 키웠다는 엄마, 하지만 딸은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 있다. 엄마가 나를 필요로 할 까, 어떻게 하면 엄마가 나를 사랑해 줄까?라고 생각한다. 모성애가 강하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는 본능적으로 모성애가 생긴다. 모성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유아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엄마가 뉴스에 등장하고, 게임하느라 영아를 방치해서 굶어죽게한 엄마, 자녀를 끔찍하게 학대하는 엄마 등등 이해할 수 없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들을 때에도 나와 다른 세계의 일 같이 느껴졌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 소설에 등장한다. 여고생의 자살로 치부되던 사건이 그녀의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혹이 쏟아진다.
과연 모성은 본능일까 아니면 만들어 지는 것일까?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가 타인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화재에서 엄마를 구하지 않고 딸을 구한 것에 대한 후회하며 딸이 자신의 행복을 계속 앗아 갔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딸에게 나름의 애정을 보냈지만, 딸은 엄마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다. 시어머니가 될 사람에게 지적받지 않으려고 완벽하게 행동하느라 자신을 한 번도 칭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는 결혼 전 엄마의 말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최근 20대 초반 여성의 묻지마 살인에 경악했다. 대학, 취업의 실패, 아버지의 재혼으로 인한 분노 등으로 과외 어플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캐리어에 시신을 유기하고, 110회이상 흉기로 찌른 20대 초반 여성. 애정결핍,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집요한 심리 묘사와 탄탄한 구성, 치밀한 복선이 깔려 있는 소설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번 책 <모성>은 디테일하고 감성적인 묘사와 강한 흡인력이 있어서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마저도 매력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