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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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 케이트를 잃은 매튜는 케이트를 그리워하다가 우연히 벼룩시장에서 중고 노트북을 사게 되고, 그 노트북의 전 주인인 여자 엠마와 메일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매튜는 2011년에, 엠마는 2010년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매튜는 엠마를 통해 케이트를 되살리려고 하는데… !!

오랜만에 읽은 기욤 뮈소표 타임슬립 소설..!!

2013년에 출간된 소설인데 11년만에 리커버로 출간되었다..! 한 때 기욤 뮈소 책은 나오는 족족 읽었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뭔가 비슷한 패턴이라 한동안 멀리했다가 오랜만에 읽으니 또 재밌어ㅋㅋ
일단 로맨스 소설인가 싶었는데 점점 매튜가 몰랐던 케이트의 숨겨진 이야기가 나오고 점차 스릴러 장르로 변하면서 흥미진진했음..!!

그래, 이 맛에 기욤 뮈소 책을 읽었던 거였지..❤️

🌸P.27
매튜는 스토아학파의 숙명론과 불교에서 말하는 삶의 비 영속성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서 실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삶 이란 어차피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것, 끊임없이 변모하는 하나의 과정 일 뿐이었다. 고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행복을 붙들어 매어둘 수는 없으니까. 유리잔처럼 깨지기 쉬운 행복을 영속적인 기득권으로 간주할 수는 없으니까. 행복이란 어차피 한순간에 불과하니까.

🌸P.205
엠마는 고교 시절 수첩에 적어두었던 에밀리 디킨슨의 말을 떠올렸다.
'유령에게 사로잡히는 데에는 방이나 집이 필요 없다. 우리의 머릿속은 이미 꼬불꼬불한 복도들로 꽉 차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내일 #브루클린의소녀 #기욤뮈소 #재출간 #리커버 #소설 #소설추천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서평단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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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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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의 SF연작소설.

<저주토끼>를 재밌게 읽었었고, 기괴하고 섬뜩한 느낌의 소설이었어서 (개인적으로 이런 류 좋아함..ㅋㅋ) 이 책도 이런 느낌일까 했는데 <저주토끼>와는 아예 다르게 정보라 작가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환경과 장애, 비정규직, 생태계 등등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처음엔 해양동물들이 나오고 유머러스한 과학소설 같았는데 읽을수록 그리 가벼운 소설이 아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일본의 방사능 물질 방류,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비정규직들의 모습까지…
현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써있었고, 단순히 소설로만 치부하기에는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거 같다.

책 속에서 수조에 갇힌 대게가 ‘살려달라’고 말하는 모습은 해양 생물들이 인간들에게 ‘제발 우리가 살 수 있게 바다 좀 내버려둬‘ 라고 하는 거 같아서 뭔가 찡했고 반성했다..ㅠㅠ

비인간 생물들이 없어지면 인간도 죽는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태풍과 산불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니 우리는 기후 위기에 당장 대응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지구 생물체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다.
항복하면 죽는다. 우리는 다 같이 살아야 한다. 투쟁.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의 말처럼 이젠 지구를 위해서도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을 위해서도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다. 투쟁!

🌸P.84 <대게>
그리고 나는 울었다. 비인간 생물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인간이 망쳐버려 살 수 없게 된 바다, 부서진 해저, 죽은 땅과 도망칠 곳 없이 좁아져버린 지구가 한없이 미안했다. 그러나 우는 것 외에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P.145 <개복치>
인형은 선우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혹은 다른 아이인지 따지지 않았다. 그래서 선우에게는 더더욱 인형이 필요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세상은 선우와 인형의 관계를 더더욱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대체로 상황은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P.208 <해파리>
나는 하늘에서 죽음을 담은 빛의 파편들이 꽃처럼, 비단처럼, 모든 색으로 빛나며 쏟아져 내리던 꿈을 떠올렸다.그것이 미사일이 떨어지고 포탄이 쏟아질 때 바다 생물들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세상의 모습일 것이라고 나는 상상했다. 해파리성운을 생각했다.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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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창창 - 2024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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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의 태몽으로 인해 여자지만 곽용호라는어마어마한 이름으로 불리게 된 주인공 용호. 스물 아홉살이지만 어느 것 하나 이룬 것 없이 백수로 지내고 있다.
반면에 엄마는 드라마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타작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엄마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 아니, 서로에게 애정 조차 없을 정도.
그런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서 엄마가 쓰기로 한 드라마를 쓰게 된다.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인물들이 나타나고, 이 인물들과 엄마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 이 상황과 엄마에 대한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다른 소설 속에서 자주 나오는 모녀관계가 나온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투닥투닥. 그리고 뻔한 클리셰가 나온다. 처음엔 ‘아, 뭐야’ 했는데 작가님은 이 클리셰를 가지고 뻔한 신파로 끌고 가지 않았다. (신파로 끌고 갔으면 실망할 뻔.)

엄마와 용호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부터 둘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면 오해가 없었을 텐데. 아니, 웬만한 모녀들보다 더 애틋하고 서로 의지하며 지냈을 텐데. 오랜 시간 좋지 못한 사이로 지냈던 둘의 시간들이 너무 아쉬웠다.

실종된 엄마를 찾기 시작하면서 용호의 자아 찾기도 시작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용호가 유년 시절에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에. 그래서 그녀를 마음속으로 더 응원하며 책을 읽었다.

엄마가 사라진 후 하나씩 해결하고, 깨달아가는 용호의 앞날이 별빛 창창하기를!

🌸P.213
"그런 상처는 째서 안에 있는 고름 다 짜내고 맑은 공기 받아 얼른 아물게 해야지, 밴드로 감고 살면 습기만 차서 더 덧난단 말이야. 그런데 짜낼 방도가 없어. 다들 보기 싫어하니까 숨긴단 말이야."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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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 밤은 부드러워, 마셔
한은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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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는 것도 그런 걸까?
괴로울수록 필사적으로 즐겁고 싶어서 마시고,
사는 게 슬플수록 가볍고 즐겁고 싶어서 마시고.
그래서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걸까?
그러다가 가끔은 귀여워지기도 하고 그러는 걸까?
물론 귀여움을 알아봐 줄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밤은 부드러워, 마셔 본문 중에서>


스콧 피츠제널드의 장편 소설 <밤은 부드러워>로부터 유래한 제목인 이 에세이는 술에 관련된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지금은 자주 마시지 않지만 예전엔 즐겨 마셔서 재밌을 것 같아 서평단 신청을 했는데 운좋게 선정되어서 읽어보았다!

일단 계절 별로 섹션이 나뉘어져있고, 술에 대한 생각과 경험담이 많을 줄 알았는데, 술 뿐만 아니고 술의 종류와 술과 관련된 음악, 책, 영화 등등 두루두루 다양한 소재거리가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더불어 술에 대한 역사, 해당 술과 관련된 지역에 대한 이야기까지.. 정말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많아서 더 재밌었음.. 이렇게 술에 대해 잘 알고, 좋아하시는 걸 보니.. 이 정도 되어야 진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구나 싶었다.

요즘 소주나 도수 높은 술들은 잘 마시지 못하고, 달달한 하이볼에 빠져있는데 하이볼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다.

🌸P.272
그러니까 '하이볼'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순간, 하이볼의 운명은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아주 화려하거나 특별하지는 않겠지만 명랑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게 될 거라는,신비하거나 그윽하지는 않아도 다복하고 운도 좋을 거라는 그런 운명 말이다. 또 평범하지만 평범한 것만은 아니어서 끌리고, 만나면 밝은 기운에 나도 화사해지는 그런 특별한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술에 대한 묘사도 기가 막히고, 나름의 위트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술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작가님은 정말 다양한 술을 즐겨 드셨구나.. 한편으로는 부럽기도하고..:)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양한 술과 술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P.236
몇 바퀴를 돈 건가. 몇 사람의 이름과 몇 병의 술을 말했나. 어질어질하다. 알면 알수록 먹고 싶어지고 알면 알수록 마시고 싶어진다. 또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이러니 술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지 않나 싶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나는 술도 예술의 한 분파로 지정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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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 : 세 번의 봄 안전가옥 쇼-트 20
강화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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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모녀관계와는 좀 다른 관계를 다룬 단편집.

세 작품 다 좋았는데 특히나 <깊은 밤들>이 가장 인상깊었다. 딸 앞에서 남편과 싸우고, 딸에게 안해도 될 말을 다 쏟아내고, 화가나면 감정 컨트롤을 전혀 못하지만 그런 엄마를 미워하지 않고 결국엔 엄마의 손을 잡아주는 딸의 모습을 보며 뭔가 찡했음.. 저런 엄마는 되지말아야지,,라는 생각과 그래도 자식에겐 부모가 전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41

나는 다시 믿는다. 분명 보았다고. 텅 비어 있는 건물 뒤쪽의 철근 다리 위에 멍하니 서서, 눈앞에 떨쳐진 미래의 얼굴을 보았다고, 새카만 눈동자와 잔뜩 신이 난 듯한 입꼬리. 충만한 표정.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 결코 자신의 마음을 아끼지 않는, 그래서 언제든 모두를 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편안한 얼굴. 그랬다. 그랬단다.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랐기에, 너 역시 엄마를 용서하지 않기 위해 온갖 핑계를 찾아낼 줄 알았는데,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먼저 상처를 주고, 믿지 않기 위해 먼저 믿음을 저버리는, 그러고서 그냥 모르는 척 살아가는, 사람의 역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나같은 인간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아이가 먼저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함께 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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