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 : 세 번의 봄 안전가옥 쇼-트 20
강화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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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모녀관계와는 좀 다른 관계를 다룬 단편집.

세 작품 다 좋았는데 특히나 <깊은 밤들>이 가장 인상깊었다. 딸 앞에서 남편과 싸우고, 딸에게 안해도 될 말을 다 쏟아내고, 화가나면 감정 컨트롤을 전혀 못하지만 그런 엄마를 미워하지 않고 결국엔 엄마의 손을 잡아주는 딸의 모습을 보며 뭔가 찡했음.. 저런 엄마는 되지말아야지,,라는 생각과 그래도 자식에겐 부모가 전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41

나는 다시 믿는다. 분명 보았다고. 텅 비어 있는 건물 뒤쪽의 철근 다리 위에 멍하니 서서, 눈앞에 떨쳐진 미래의 얼굴을 보았다고, 새카만 눈동자와 잔뜩 신이 난 듯한 입꼬리. 충만한 표정.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 결코 자신의 마음을 아끼지 않는, 그래서 언제든 모두를 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편안한 얼굴. 그랬다. 그랬단다.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랐기에, 너 역시 엄마를 용서하지 않기 위해 온갖 핑계를 찾아낼 줄 알았는데,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먼저 상처를 주고, 믿지 않기 위해 먼저 믿음을 저버리는, 그러고서 그냥 모르는 척 살아가는, 사람의 역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나같은 인간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아이가 먼저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함께 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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