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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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의 SF연작소설.

<저주토끼>를 재밌게 읽었었고, 기괴하고 섬뜩한 느낌의 소설이었어서 (개인적으로 이런 류 좋아함..ㅋㅋ) 이 책도 이런 느낌일까 했는데 <저주토끼>와는 아예 다르게 정보라 작가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환경과 장애, 비정규직, 생태계 등등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처음엔 해양동물들이 나오고 유머러스한 과학소설 같았는데 읽을수록 그리 가벼운 소설이 아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일본의 방사능 물질 방류,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비정규직들의 모습까지…
현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써있었고, 단순히 소설로만 치부하기에는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거 같다.

책 속에서 수조에 갇힌 대게가 ‘살려달라’고 말하는 모습은 해양 생물들이 인간들에게 ‘제발 우리가 살 수 있게 바다 좀 내버려둬‘ 라고 하는 거 같아서 뭔가 찡했고 반성했다..ㅠㅠ

비인간 생물들이 없어지면 인간도 죽는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태풍과 산불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니 우리는 기후 위기에 당장 대응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지구 생물체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다.
항복하면 죽는다. 우리는 다 같이 살아야 한다. 투쟁.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의 말처럼 이젠 지구를 위해서도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을 위해서도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다. 투쟁!

🌸P.84 <대게>
그리고 나는 울었다. 비인간 생물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인간이 망쳐버려 살 수 없게 된 바다, 부서진 해저, 죽은 땅과 도망칠 곳 없이 좁아져버린 지구가 한없이 미안했다. 그러나 우는 것 외에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P.145 <개복치>
인형은 선우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혹은 다른 아이인지 따지지 않았다. 그래서 선우에게는 더더욱 인형이 필요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세상은 선우와 인형의 관계를 더더욱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대체로 상황은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P.208 <해파리>
나는 하늘에서 죽음을 담은 빛의 파편들이 꽃처럼, 비단처럼, 모든 색으로 빛나며 쏟아져 내리던 꿈을 떠올렸다.그것이 미사일이 떨어지고 포탄이 쏟아질 때 바다 생물들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세상의 모습일 것이라고 나는 상상했다. 해파리성운을 생각했다.죽음과 삶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 인간의 소멸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들에게는 진정 자유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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