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구직자 - 그리고 소설가 정수정의 화요일 다소 시리즈 5
정수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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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목만 보고 요즘 2030 청년들의 취업을 위한 고군분투기 인가 했는데 결혼과 함께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이 다시 사회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었다. 결혼을 앞둔 여성,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이 재취업을 할 때 겪는 일들이 실감 나게 그려짐!

당장 주변 친구들만 봐도 아이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었다가 몇 년 후 다시 취업을 하려 하면 경력을 살리기 어렵고,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으면 풀타임 근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마냥 소설 같지만은 않았다. 결혼 후 이직을 할 때 면접에서 아이 계획에 대한 질문이라든지,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능력이 있어도 채용에서 거부당하는 에피소드는 현실과 다름없었고.. 읽는 내내 울화통이 터져서 죽는 줄 알았음 ㅜㅜ

나는 양가 부모님 도움으로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까지 일을 이어가고 있지만,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친구들이 “지금 다시 일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친구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수년째 반복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대체 언제쯤 나아질까.. 너무 싫고 답답해..ㅠㅠ

✔️P.184
직장을 다니고 있었어도 결혼을 이유로 사회가 내게 태도를 바꿨을까? 당분간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고, 조금 빈틈을 보이면 미혼일 때보다 더 냉정하게 대했을까?
결혼을 하면 대부분 그런 삶을 사는 걸까? 내가 운이 좀 없었고, 기업에서 원할 정도로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라고, 그럴 거라고 믿으려 노력 했다. 선배의 말은 애써 덮어둔 상처를 다시 들춰서 확인하는 것 같았다. 나를 향한 말이 아니었는 데도, 본인의 이야기를 한 건데도.

✔️P.314 - 작가의 말
그리고 나는 계획을 다시 세울 거다. 또다시 내 힘에 맞게 잘 살아내기 위해서. 그런 점에서 나는 의지가 강하고 성실하다. 구직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직장에 들어가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지수처럼, 모두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자 자신의 농도에 맞는 삶을 살며 스스로를 지키며 살았으면 좋겠다.

#연쇄구직자 #정수정 #다산북스 #다소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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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나의 얼굴을 - 제2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임수지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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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주인공 나진은 고모의 연락을 받고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광주로 내려간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후 할머니댁에서 자랐던 그녀는 할머니를 돌보러 다시 광주로 갔을 때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사흘 정도 자리를 비울 것이라는 말과 다르게 고모는 계속 돌아오지 않고, 어쩌면 고모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할머니와의 동거를 이어간다.

어린 시절, 겉으로는 눈치 주는 사람 없고, 조부모의 사랑도 받았지만 알게 모르게 심리적으로 힘들게 보낸 나진. 지금은 할머니를 돌보며 지내는 나진의 현재와 어린 시절 그녀가 겪었던 과거가 번갈아 등장하는 이야기는 큰 사건이 없음에도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어린 나이에 엄마의 부재, 낯설기만 한 할머니의 집만으로도 나진에겐 벅찼을 거라 생각해... 나진의 시선에서 현재와 과거를 덤덤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참 좋았다. 그리고 그때는 외로웠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성장했다고 깨달은 나진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이 책에서는 나진의 친구 경은에게 마음이 갔다. 티 없이 밝은 경은은 나진과 할머니에게 살갑기도 하고 나진을 많이 챙겨주기도 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성격이라 그런지 경은이라는 인물이 좋았고, 나진에게 이런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음..!!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사실만 알아도 이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

🌸P.255
생각보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지 않아? 당연하면서도 힘있는 경은의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좋을 때는 느리게, 견디기 버거울 때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기를 늘 바라왔으나 시간의 속도는 그 반대로만 흘렀다. 할머니는 지금 어떤 속도로 살아가고 있나. 할머니의 옆모습을 보았다. 할머니는 귀에도 주름이 져 있었다. 오래 산 사람의 귀. 부드러워 보였다. 지금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나중에 뒤돌아보면 오늘은 너무나 뒤에, 점에 가까울 만큼 뒤에 있을 것이다.

#잠든나의얼굴을 #임수지 #은행나무 #책 #책추천 #책리뷰 #도서추천 #도서리뷰 #book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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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목욕탕 파란 이야기 24
정유소영 지음, 모루토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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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쉽고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때목욕탕으로 오세요. 후회로 얼룩진 그 때를 시원하게 밀어 드립니다."


과거에 벌어진 일을 후회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때로 돌아가 후회를 깨끗이 씻어 낼 수 있는 신비한 공간 ‘그때목욕탕’의 문이 열린다. 매주 목요일, 해 질 녘부터 동틀 때까지만 운영되는 비밀스러운 그때목욕탕은 초대권을 받은 아이만이 출입할 수 있다. 어느 날, 친구를 의심해 반 친구들과 온라인 상에 있는 익명의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게 된 주인공 은하는 초대권을 줍게 되고, 후회되는 '그때'를 씻어 내려고 목욕탕을 찾아간다. 은하는 그때로 돌아가 모든 걸 바로잡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후회라는 감정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에 머물러 있기만 하도록 두지 않는다. 친구에게 잘못한 일이 있다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게 하고, 친구 역시 그 진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후회하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이렇게 후회했던 일을 마주하고 해결함으로써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모습이 가장 좋았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 익명 뒤에 숨어 함부로 말을 내뱉었던 일화를 통해, 말의 중요성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었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라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 결국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고, 그러면 안 된다는 것도 한 번 더 알게 되었음!

다 읽고 아이에게 은하처럼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냐고 물어보니 이미 지난 일이라서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너..T지?ㅋㅋㅋㅋ맨날 F라고 하는데 F인척 하지마... ㅋㅋㅋ

🌸P.37
"괜찮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하고 잘못하고 후회하면서 배워 나가는 거야. 너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네가 잘못 좀 했다고 너를 매몰차게 버리고 떠나지 않아. 진심으로 용서를 빌면 따듯하게 안아 줄 거야.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거든."

#그때목욕탕 #정유소영 #위즈덤하우스 #책추천 #책리뷰 #도서추천 #도서리뷰 #동화책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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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하다 앤솔러지 3
김남숙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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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하다 앤솔러지>의 세 번째 이야기 "보다."
이번에는 보는 것을 주제로 한 다섯 작가님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김채원 작가님 외엔 다 낯선 작가님들이라 기대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음!

이번 앤솔러지는 산뜻한 표지 색과는 다르게 무거운 내용들이 많았다. 상대방의 아픔을 지켜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기도 하고, 경험을 해보기도 하고.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단편도 있었지만 대체로 '본다'에 대해 여러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이번에도 제일 기억에 남는 단편은 두 편이었는데 모토부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은 후 외면하고 싶어 하는 언니와 마주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모토부에서>와 주인공 나와 사촌 혜임이 며칠 째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되어 찾아간 할아버지의 종묘원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땅 속에 있는 죽은 이의 발을 보게 되며 전개되는 <별 세 개가 떨어지다>.

🌸P.74-75
나는 할아버지의 목소리로 듣게 된 매듭이라는 단어에 대해, 누군가 매듭을 짓는다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매듭지었다고 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도 혼자 덧붙였다. 매돕지은 것이든 아니든, 수습이 잘 안된 것으로 보여도, 자신을 보호하지 않고 자살하도록 몰아갔을 의지, 그런 의지를 가졌던 그가 땅에 묻혀 있다는 사실만이 사실이었다.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일 테고 자기 몸에 돌고 있는 붉은 피에 대해 그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가 걸을 때 와 멈춰 설 때, 행복하거나 슬플 때, 낙담할 때와 사랑할 때, 말할 때와 말하지 않을 때의 얼굴을 나는 모른다. 그가 나를 비웃을 때의 얼굴도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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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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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19세기 중반, 미국 중심부를 관통하며 흐르는 미시시피강의 상류. 주인공 메리 제인은 이모의 편지 한 통으로 인해 자신의 세상 전부가 뒤바뀔 여행을 떠나게 된다. 강을 따라 내려가며 메리 제인은 수많은 사람과 사건을 만나고, 번번이 계획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일어나지 않으면 좋았겠지만 결국에는 헤쳐 나가야 하는 그 사건들을 통해 메리 제인은 훌쩍 자란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나온 소녀인 메리 제인을 주인공으로 만든 이야기! 생각했던 대로 메리 제인의 성장 이야기이자 모험 이야기였다! 아직 14세 밖에 안 된 소녀고, 살짝 눈치가 없을 때도 있지만 누구보다 명량하고 활발하며 적극적인 모습으로 위기를 하나씩 헤쳐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메리 제인 엄마가 너무 야박하고 딸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냉정하기만 해서 불쌍했는데 걸리니호 선장님이 좋은 사람이라 메리 제인에게 큰 도움을 줘서 등장인물들 중 제일 좋았음!!

더 큰 세계로 나아가 큰 인물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결말은 좀 아쉬웠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무엇보다 본인도 어린 아이고 무서울 텐데 기지를 발휘해서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책 잘 뒀다가 딸이 조금 더 커서 읽게 해 줘야지..! ㅋㅋㅋ

🚢P.247-248
선장님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가 느끼는 불안을 절대로 무시하지 마. 치키, 겁주려는 건 아니지만 저 멀리서 바다의 천사들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야. 정말 그러면 나도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아. 너를 가장 잘 지켜줄 보호자는 너의 직감이야. 그러니까 네 직감이 하는 말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다시는 무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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