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위원회
방지언.방유정 지음 / 선비와맑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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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명진의료원의 명망 높은 부원장 '오기태'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뇌사 소견을 받는다. 장기 기증 절차에 따라 뇌사판정위원회로 정식 회부되고 여섯 명의 위원회 멤버가 한자리에 소집된다. 오기태의 뇌사 판정을 둘러싼 여섯 명의 이해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는데...

초반부터 오기태의 뺑소니 범이 밝혀지면서 시작하고, ‘뻔하게 흘러가겠구나, 결말도 내 예상대로겠지?’ 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결말도 약간 예상 밖이었고, '이 사람만큼은 정의를 위해 싸우겠지?’ 싶었던 인물들이 범인 못지않은 빌런이었으며, 결국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음. 병원 안에 만연한 정치질과 권력 싸움,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명분 아래 스스로를 신보다 뛰어나다고 여기는 오만함까지.. 인간의 추악한 민낯을 제대로 본 기분이었다. 도대체 사명감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늘어지는 부분 없이 진행되어 순식간에 읽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음..ㅜㅜ

✔️P.214
이후에도 뇌사 판정을 받았던 환자가 갑자기 부활이라도 한 것처럼 움직이는 사례가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이는 기적이 아니라 그저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징후일 분이라고, 저명하신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 저명하신 분들은 정말,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가 '뇌사'라고 확신하고 있을까? 인간이 같은 인간의죽 음을 그토록 단호하고 냉철하게 규정지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누가 그런 권능을 그들에게 부여했는가? 안드레아 신부는 뇌사판정위원회에 참석할 때마다 이런 의문들로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종교적 신념까지 뒤흔들 정도로 강력한 지진이 뇌를 흔들어 대곤 했다.

#뇌사판정위원회 #방지언 #방유정 #선비와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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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나타난 곰 - 2022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
가야 비스니엡스키 지음,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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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꿈 많은 소년이었던 알렉상드르. 어른이 된 그는 마천루가 즐비한 대도시 뉴욕의 아파트에서 근사한 옷차림을 하고 매일 안정적인 직장으로 출근을 한다. 누가 봐도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알렉상드르. 하지만 그는 매일 시계추처럼 '지하철, 일, 잠' 이 세 단어 사이만을 오간다. 그때 나타난 그가 어린 시절에 수없이 그렸던 곰. 곰을 만나며 어렸을 때 꿨던 꿈들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근래 읽은 동화책 중에, 정말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제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알맹이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가 꿨던 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니, 정말 꿈을 꾼 적이 있었던 걸까?

어린 시절 그렸던 곰과 애착 인형이었던 폭실이를 통해 잊고 있던 꿈을 찾아 떠나는 알렉상드르의 모습에서, 예전에 나를 반짝이게 했던 꿈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조금이라도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음!

이 책이야 말로 어른들이 더 많이 읽어야 해... ㅋㅋㅋ

#뉴욕에나타난곰 #가야비스니엡스키 #문학과지성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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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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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책을 좋아하나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 중에서 언제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김혜진 작가님의 신작!

작가님은 종종 어떤 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쓰시는데 이 책은 사학과를 졸업 후 교정교열자를 거쳐 편집자가 된 홍석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꿨을 출판사에서 일하는 것, 그리고 편집자. 나 역시도 잠깐 생각해 봤던 일이라 이 책이 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약간은 고지식하고 일 밖에 모르지만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편집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홍석주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편집자가 단순히 편집만 하는 건 아니구나, 하는 일들이 진짜 복잡하구나.‘ 싶다가도 ’ 자기 손으로 만든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 물론 그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지난하겠지만.

작가님이 쓰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삶 가까이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왜 이렇게 좋은 걸까? 화려하지 않아도, 꾸미지 않아도 묵묵히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이야기. 오랜만에 읽는 작가님 신작인데 좋았다..!! 책을 만드는 편집자의 삶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P.99
그녀는 동봉된 메모를 읽고 책을 펼쳤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감정 사이로 잔잔한 일렁임이 느껴졌다. 이어 판권면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순간, 단단히 잠가두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것은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오는 놀라움만은 아니었다. 그건 자신이 멀리 치워두었던 마음, 어쩔 수 없다고 단념했던 마음, 그러니까 어떻게 해도 떨쳐지지 않는 이상한 이끌림이었다.

🌸P.184-185
오래도록 그녀에게 문학은 도서관에서 올려다보던 육중한 서가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처음 손을 뻗어 한 권의 책을 꺼낼 때의 설렘, 애호를 넘어 감탄으로 번져가던 그 마음은 작가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거기엔 펼치고 넘기고 읽는, 책이라는 형식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P.267
그럼에도 어떤 문장이, 표현이 뇌리에 남았고 다시금 원고를 펼치게 했다. 특별한 사건도, 감정의 동요도 없는 그 이야기에 어째서 마음이 끌리는지 석주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녀가 읽는 건 작가가 상상한, 현실에는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인물은 얼마간 자신과 닮은 듯했고 때때로 자신처럼 느껴졌다. 석주는 알고 있었다. 이야기가 향하는 곳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허구의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밀한 기억과 감정이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실은 읽는 행위의 전부라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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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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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유럽의 축소판이었다.> P.53

<극도로 지루하지만 극도로 짜릿한 순간과 몸이 얼어붙는 두려움의 순간이 간간이 섞인 곳> P.65

독일 몰데강에서 45미터 높이로 솟은 산꼭대기에 위치한 콜디츠 성에 수용된 포로들의 생활과 집요한 탈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포로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공동체를 이루었으나, 계급, 민족, 정치 등의 문제로 한편으로는 분열되어 있었다.

탈출만 일곱 번을 넘게 시도하는 싱클레어 같은 인물들도 있었고, 콜디츠의 생활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인물들도 있었다. 영국, 프랑스, 폴란드, 벨기에 등 여러 나라 출신 포로들이 있었고, 각 나라마다 그들만의 특징이 있어서 서로 다르긴 했지만 대부분은 탈출을 꿈꾸었고, 그 꿈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실행에 옮겼다.

포로들은 적십자에서 소포로 보내준 먹을 것들을 먹기도 하고, 외부의 가족들과 편지로 소통하기도 했으며, 독일군 경비병 몰래 라디오도 듣고, 술도 제조해서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콜디츠 안에서는 아주 약간의 자유도 주어져서 이 생활에 적응해서 살아가기도 했지만 어쨌든 원치 않았던 전쟁 때문에 갇혀있고 틀에 박힌 생활과 부족한 먹거리와 물품, 언제 나갈 수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은 그들을 정신적으로 억압했으리라.

생존자들의 인터뷰 기록과 문서, 독일군의 기록 등을 토대로 작성되었고, 마지막에 콜디츠 성에서의 해방과 당시 관련 인물들의 사진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실제 포로 생활과 고충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지만 이런 역사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P.52
야만적인 전쟁 중이라도 음식, 편지, 책, 취미 용품, 의약품, 의류가 포로들에게 전달된 것은 살육의 와중에도 문명이 살아 있다는 신호였다. 사람들에게서 충분한 찬사를 받지는 못했지만, 여기에는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적십자사의 소포가 없었다면 독일에 갇혀 있던 포로들이 훨씬 더 많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그 구호품은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굶주린 몸에 누더기를 걸친 자들의 비굴한 모습은 사라졌다. 사람들의 얼굴에 살이 올랐다.>

✔️P.235
평범한 죄수들과 달리 전쟁 포로에게는 판사나 배심원이 정해 준 석방 날짜가 존재하지 않는다. 멀리서 벌어지는 분쟁의 결과가 그들의 운명을 정할 뿐이다. 자유의 날은 금방 올 수도 있고, 언젠가 올 수도 있고,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콜디츠의 포로 중에는 시인이 여러 명 있었는데, 그중 한 명 인 앨런 캠벨은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의 십자가는 기다림이라는 저주.> 좌절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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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 굴레 출판사 - 영상화 기획 소설
현영강 / 잇스토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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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작가를 꿈꿨지만 등단하지 못하고 작은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고 있는 주인공 미생. 백화점에서 잃어버린 손녀를 찾는 눈이 먼 할머니를 속으로 비웃고 난 후부터 3일에 한 번씩 시력을 읽게 되는 저주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회사일 때문에 세굴레 출판사와 미팅을 하던 중 과거 그가 쓴 소설 <식물인간>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3일에 한 번씩 시력을 잃게 되는 설정이 끔찍했다. 안 보이는 것도 무서운데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는 이 형벌이 가장 끔찍했음.. 그러나 주인공은 형벌을 피하는 데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꿈꿔온 작가로서의 등단을 위해 원고를 수정하고, 출판사 팀장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자신의 고통을 직면하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려 한다.

다만 결말이 뭔가 명확하게 마무리되지 않아 그동안 느꼈던 긴장감이 마지막에는 허탈해져서 조금은 아쉬웠다.

🌸P.143
"밑바닥에서부터 기어오르다 보면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어. 손의 상처는 말할 것도 없고. 지지대인 척하는 돌조각, 구원자인 척하는 동아줄, 때로는 천사의 탈을 쓴 악마도 만날 수 있어.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그 경험들이 당시엔 불행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면 다 자산이라는 점.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 거기서 나는 다른 누구보다 좋은 시력을 가질 수 있었어. 이를테면 사람 보는 눈 같은 거 말이야."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저자 현 영강(@swimmist7)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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