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 세상을 읽는 데이터 지리학
제임스 체셔.올리버 우버티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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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내가 어렵게 생각했던 유일한 과목이 바로 지리였다. 지리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들은 하나같이 이해도 잘되지 않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되는 과목이니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사적으로 이해가 기초되지 않은 암기를 했었다.

그 후 고등학교 졸업한 뒤로는 지리 관련 책은 보지도 않았건만, 이 책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이라는 제목은 의아함과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집어 들게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지도라고 하니 어불성설이라 생각했지만, 부제인 '세상을 읽는 데이터 지리학'을 보고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이 '지리'를 어렵게 생각하고 싫어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의외로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지리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을 내용들인데다 주제들도 흥미로워서 어느새 페이지를 거침없이 넘기고 있었다.


알렉산더 폰 훔볼트와 같은 사람들은 지도를 단순히 지리적인 요소들을 표현하는 도구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그러한 지리적 환경과 더불어 상호작용하며 존재하는 각종 요소들을 총체적으로 집합하는 매개체로 만들려고 하였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하고 지도를 만드는 기술이 더 발달하였음에도 훔볼트가 지도에 담아내려 했던 '하나의 거대한 총체'는 후대의 학자들에 의해 잘게 나뉘어져 버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술의 발전이 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담을 내용들이 더욱 많아져 하나의 지도에 담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더 타당한 설명일 수도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기술들의 발전으로 인해 정보의 수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쉬워졌다. 일례로 운동 앱으로 유명한 스트라바(Strava)에서는 2018년 사용자들이 어디서 운동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지도로 표시하여 공개하였는데, 이로 인해 미국의 비밀 주둔기지가 드러나기도 했다.

정보를 제공한 미군들도,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한 스트라바 엔지니어 측도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이 예시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터는 매 순간 사람들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불어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렇듯 불어나는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하여 지도를 제작하며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기쁨을 모두와 나눌 수 있기를 바랐다.



인터넷의 발달로 기록이 가능하게 된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 이동에 관한 것들이라 생각된다. 물론 인터넷이 존재하기 이전에도 기록으로 남겨져 있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이동과 같은 내용들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이 부랑자를 강제 이동시켰던 시대의 기록을 보면, 어디로 가장 많이 이동하게 되었는지와 같은 정보들을 지도에 표기할 수 있다.



또는 과거 유럽 주변 지역들에 거주했던 이들의 정보를 취합하여, 스톤헨지를 건설했던 사람들이 실제로는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닌 얌나야인이라는 사실과 그 당시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디로 이동하였는지와 같은 정보들을 대략적으로나마 나타낼 수 있다.



그 외에도 과거 노예 무역 시기에 항해 내용들을 바탕으로 노예가 되었던 흑인 인구의 이동을 보았을 때, 예상외로 기록된 것의 절반가량의 노예가 브라질로 유입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고, 더 예상치 못하게도 카리브해에 있는 섬들이 그 영토는 다른 곳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작음에도 브라질 다음가는 노예 유입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관습과 문화와는 무관하게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진행했던 것이 바로 인구 조사이다.

한국 역사에서도 대표적으로는 조선 시대 태종 이방원의 호패법 실시가 있었고, 대한민국이 설립된 이후로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자 출생 신고를 비롯한 주민등록 시스템이 1962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구축될 정도로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울러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 인구 조사이다.


당연한 소리이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단순히 사람들이 어디에서 잠을 자는지 만을 두고 분석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외에도 사람들의 이동에도 중점을 두었는데, 그 예시로 미국의 주 분할이 있다.

미국의 주들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러한 경계들이 실제로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권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의견이다. 저자들이 참고한 개릿 넬슨과 알래스데어 레이의 발표물에 따르면, 주들의 경계와 사람들이 생활하는 양상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저자들은 불빛이 밝아지고 어두워짐을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도에 표시하여 국가별 변화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여권 검사, 배기가스망, 강제퇴거, 어선 이동 경로 추적을 통한 불법 행위 적발 등 너무나 흥미로운 주제의 데이터를 표시한 지도 자료들이 책에 나와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에는 뭔가 말장난 같아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안 했다는 건가?'라는 실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막상 읽고 나니 책의 제목이 주제를 정말 잘 담아내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자연스럽게 일상과 연결되거나, 조금 오랜 기간 점차 변화해서 알아차리지 못할 '보이지 않는' 정보들을 보이게, 그것도 단순히 거리감 있는 그래프나 표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땅 자체와 연결 지어 보여주기에, 어떠한 통계 자료보다도 더 와닿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 세상을 읽는 데이터 지리학』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도시, 국가 더 나아가 세계에 대하여 생각지도 못한 놀랄만한 사실들을 알아가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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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사물 탐구 사전 - 우리와 함께 했던 그때 그 물건
정명섭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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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는 고대와 현대 사이의 시대를 의미한다.

그런데 정확하게 언제까지가 근대이고 언제부터를 현대의 시작으로 보아야 될까?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한국사에서조차도 근대와 현대를 구분하는데 여러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역사가 아닌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사고를 전환시킨 문물에 관한 책이므로, '근대'를 개항한 구한말부터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를 이룬 최근까지의 100년으로 보고, 그 안에서 혁신적인 문물들의 발생과 변화, 대체와 소멸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전차, 무성 영화, 성냥, 재봉틀, 인력거, 석유풍로, 축음기, 고무신의 8가지 근대 사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내가 어릴 때 전차와 인력거는 없었으나 나머지 물건들은 책에 나온 원형 그대로 우리 집에서 보고, 듣고, 사용했던 것들이었다.

아! 난 현대가 아닌 근대 사람이었던 것일까?

이 말을 했더니 우리 아이들은 "역시 엄마는 단군시대 사람이 맞았어!"라는 반응…. 😂



1895년 뤼미에르 형제는 「라 시오타 역에서의 열차의 도착」이라는 50초 정도 되는 영상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이것이 최초의 영화이다.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신문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움직이는 영상을 본 일본인들은 이것을 '활동사진'이라고 명명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명칭을 한동안 사용했다.

이것은 새로운 시대의 상징이자 서구 기술의 결정체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당시 영상에는 소리가 들어가지 않아 '무성 영화'라고 부른다.

이 무성 영화는 오늘날의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데, 소리가 들어가지 않은 화면이 이어지다가 중간중간 대사나 지문이 적힌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가 어릴 때 봤던 버스터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는 완전 무성이 아니라 영화 내내 음악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표현했다.


무성 영화의 상영으로 변사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했다. 변사는 초기에는 활동사진에 등장하는 장소를 설명하는 간단한 역할을 했지만, 점차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영화 흥행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는 「의리적 구토」라는 연쇄극인데 이것은 영화와는 사뭇 다른 형태였고, 이후 조선 사람의 자본과 인력으로 무성 영화가 만들어졌다. 1926년 개봉한 나운규의 「아리랑」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조선 무성 영화는 배우의 대사가 화면에 함께 담긴 토키 영화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내가 어릴 때는 모든 가정에 반드시 있었던 게 석유풍로(곤로)였다. 그런데 책에도 나와 있다시피 풍로라는 표현보다 곤로라는 표현을 썼다.

저자는 집 한구석에 쓰지 않는 낡은 석유풍로가 있는 걸 봤다고 하지만…, 우리 집은 아파트로 이사 가기 전까지는 부엌에서 곤로를 사용했었다. 불을 붙일 때는 성냥으로 점화를 해야 돼서 부엌에는 항상 팔각형 모양의 성냥통이 있었다.


곤로는 근대에 일본과 함께 들어와 널리 사용되다가 1980년 흔히 부루스타라고 부르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등장과 함께 사라져갔다.

나는 석유풍로부터 도시가스까지 전부 경험해 봤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밖에 책에는 우리나라에서는 70년간 운행하다 사라져버린 노면 전차와, 가스라이터와 전기의 보급으로 2013년을 마지막으로 국내 생산이 중단된 성냥, 할부제와 강력한 영업망을 통해 조선 진출에 성공한 싱거사의 재봉틀,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가 끌던 인력거, 고가인 관계로 범죄의 표적이 되었던 축음기, 근대에 만들어져 태평양을 건너 조선으로 건너와 조선인에 맞추어 한국식 정서로 탈바꿈한 고무신 등에 대한 읽을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것들은 지금은 사라지거나 형태를 바꾸었지만 근대에는 획기적이고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문물들로, 그것들을 통해 역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어렵지 않고 흥미를 유발하면서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근대 사물 탐구 사전』을 통해 우리나라 근대의 역사 속으로 다 같이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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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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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 때 비싼 돈 주고 파리까지 날아간 본전(?)이라도 뽑는다는 생각에 유명 작품들을 직접 최대한 많이 보기 위해 인파를 헤치고 다니며 봤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 몇몇 작품을 직접 봤다는 것 외에는 루브르에 가봤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기억에 남은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요즘 이렇게 잘 만들어진 미술관 관련 서적들을 볼 때마다 괜스레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이창용 님은 2012년부터 6년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의 도슨트로 활약했고, 지금은 한국의 각종 방송가·미술사 강의 섭외 1순위의 스타 강사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프랑스 미술관에 있는 수많은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흔히 알려진 공공연히 널리 인정받는 작품이 아닌, 각자의 기준에 의해 개인에게 특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날 것을 바라고 있다.


책은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의 작품들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12세기 지어진 루브르 박물관의 시초는 영국으로부터 파리를 방비하기 위한 요새였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요새 기능은 미비해졌고, 16세기에 이르러 궁전으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 직후, 혁명정부에 의해 루브르는 우리가 아는 박물관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뭐니 뭐니 해도 루브르 박물관의 최고의 스타 작품은 「모나리자」일 것이다. 루브르를 방문하는 25% 정도의 관람객은 그저 「모나리자」만 보고 박물관을 빠져나온다고 한다.

나도 예전에 부푼 기대를 안고 작품을 영접했으나 첫 느낌은 '에계…?' 뭐 이런 정도였던 것 같다. 미술작품을 이야기할 때는 빠지지 않고, 미의 기준을 이야기할 때는 항상 거론되는 「모나리자」는 그 놀랍도록 작은 크기를 당당하게 뽐내며 우중충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교과서든 어디서든 항상 보던 그림이어서 그런지 작품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흥 없이 그저 인파에 떠밀려 작품 앞을 떠나야만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는 다빈치가 인물의 측면 위주로 그렸던 당시 화가들과는 달리 정면을 보고 있는 모나리자를 그린 이유부터 작품에 사용된 스푸마토 기법과 대기 원근법뿐만 아니라 모나리자의 신비하고 완벽한 미소의 비밀이 해부학의 원리에 근거했다는 분석까지,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프랑스 혁명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배경을 흔히들 프랑스 대혁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그림은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아니라, 그보다 40년 뒤에 일어난 7월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 가운데 가슴을 풀어헤치고 있는 여인은 당시 치열하고 처절했던 싸움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고전주의 작품에서 여신만이 나체로 등장하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음을 이야기하며,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평범한 사람이 아닌 여신임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어떤 여신을 상징하고 있느냐에 대한 대답은 여인이 쓰고 있는 모자에 나와있다. 그녀가 쓰고 있는 모자는 바로 자유를 상징하는 프리기아라는 모자이고, 그것으로 미루어 보아 작품 속 여인은 자유의 여신인 '리베르타스'라고 한다.

이 외에 책에는 작품과 모자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나와 있다.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중에는 현대 미술의 시작을 알린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이 인상주의 작품들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이 그림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비판을 많이 받은 논란의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 마네는 커다란 화폭에 금기시되었던 당시 부르주아의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들추어내고 있다. 바로 오후가 되면 그들의 정부와 불로뉴 숲으로 찾아가 식사를 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

작품 속 여인은 실존 인물로 당시 파리에서 모델이자 매춘부를 했던 빅토린 뫼랑이라고 한다. 그녀의 마주 보는 듯한 시선에서 부르주아 남성은 자신의 치부를 더 떠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중간색을 생략하고 붓 자국을 남기는 등의 당시 고전주의 화가들과는 다른 채색법과 원근을 무시한 듯한 표현 등에서 논란을 가져왔다.



이 외에도 클로드 모네의 마지막 안식처이자 예술의 원천이었던 지베르니 정원과 모네의 인생 걸작이자 그의 말년 인생과 맞바꾼 작품인 「수련 대장식화」를 전시하고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에 대한 설명도 있다.

또한 오귀스트 로댕의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작품 7천여 점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이자 라이벌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까지 소장, 전시하고 있는 로댕 박물관과 소장 작품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책은 작품의 탄생 배경과 작품의 자세한 해석에 화가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흥미를 더욱 높이고 있다.

작품에 대해 잘 모르고 봤을 때는 그저 '멋있다', '웅장하다', '아름답다' 정도의 느낌이었지만, 설명을 통해 작품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이루어지니 예술적 소양이 깊어지는 느낌이 들며, 굳이 힘들여 먼 곳의 미술관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미술관에서 작품을 봤을 때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좀 더 가슴에 와닿는 점이 많았다고 할까…. 😅

어쩌면 언젠가 다시 루브르나 오르세에 간다면 예전처럼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 정말 제대로 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꼭 소장해서 가까이에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복습하며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창용 도슨트의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앞으로 스페인·네덜란드, 이탈리아·오스트리아를 거쳐 한국 편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예정 편인 스페인·네덜란드에 있는 미술관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기에 무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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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 풀빛 그림 아이
텔마 기마랑이스 지음, 자나 글라트 그림, 이정은 옮김 / 풀빛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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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출간된 아이들을 위한 감각적인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라는 그림책이에요.

원색의 화려한 색채의 감각적인 그림으로 구성된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는 브라질 아동 문학상인 자부치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위 사진처럼 글자가 거의 없어서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어요.

또한 단순한 원색을 사용한 강렬한 그림은 어린아이들의 시각을 자극해 시력 발달뿐만 아니라 두뇌 발달에도 큰 도움을 준답니다.


이야기는 우리가 어릴 때 불렀던 끝 단어가 연결되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라는 노래처럼 쫓고 쫓기는 대상이 연결돼요.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라는 질문에,



"개가 물고 갔어!"


여러분은 책을 물고 가는 개가 보이시나요?

전 오리 튜브와 찻주전자, 그리고 모자가 보이는데요.

앗! 찾았다.

여러분도 찾으셨나요?

개는 책을 물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개는 어디 갔어?"

"고양이를 쫓아갔어!"



개가 고양이를 쫓아갔대요. 그럼 개를 찾으려면 고양이를 찾아야겠네요.


"고양이는 어디 갔어?"


어떡하죠? 이전 페이지에 분명 고양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찾으려고 하니 고양이가…….

세상에나, 고양이가 정말 어디 간 거죠?



"쥐를 쫓아갔지!"


쥐를 쫓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셨나요?


이렇게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필사(?)의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과연 책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아마 책을 찾기 위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추격을 벌이고 있는 동물들을 열심히 찾아야 할 거예요.

그런 다음 어쩌면 이 책의 형형색색 그림들을 보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며 원래의 책 내용과는 다소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요.

"엄마, 책 읽어 주세요."가 아니라 "엄마, 내 이야기 들어봐 주세요."라고 말할지도….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저는 마치 정열의 삼바 축제 같은 화려한 축제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우리 아이는 그 축제를 눈으로 좇으며 어떤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그려낼까요?

자, 그럼 아이와 같이 축제를 즐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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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모르는 진실 특서 청소년문학 29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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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윤은 고등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그게 3월 마지막 날이었다.

윤이 다니던 나경 고등학교는 신도시에 위치한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설 가톨릭 고등학교로, 자살은 가톨릭 교리에서 크나큰 죄악으로 여겨졌다. 그런데다 다음날이 하필이면 만우절이어서 그 소식을 접한 다른 아이들은 그저 질 나쁜 수준의 장난으로 여겼는지 웃기까지 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금세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는 숙연해졌다.


제갈윤이 자살한지 7개월이 지난 11월 1일, 학교 건의사항 오픈 채팅방에 '제갈윤'이라는 이름의 사용자가 입장해 이전 제갈윤이 활동했던 동아리 '엔지 시네마'의 부원들인 성규, 우진, 소영, 동호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교육열이 높은 나경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에 끊임없이 항의 전화를 했다.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내용에는 글 외에도 네 명의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었는데, 그 내용은 심히 충격적이었고, 이에 대해 학교에서는 해당 학생들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네 명의 학생들과 일대일로 면담을 진행했으나, 그 누구도 제갈윤을 위해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을 보호하면서 오로지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피하려는 모습만 보였다.

나경 고등학교의 교장조차도 제갈윤의 자살이나 7개월이 지난 뒤 퍼진 이야기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제갈윤의 자살에 관련된 네 명을 철저히 조사해 마땅한 처벌을 내리지 않으면 교육청에 제보하겠다는 자신을 협박하는듯한 편지 내용에 불쾌감을 표출할 뿐이었다.

교장은 제갈윤의 1학년과 2학년 담임이었고 동아리의 담당 교사였던 나현진에게 조사를 맡겼고, 현진은 학생들과의 면담을 진행할수록 제갈윤의 죽음에 자신 또한 큰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되는데….



무심코 소설을 펼쳤다가 속절없이 빠져들어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너는 윤이가 왜 죽었다고 생각하니?"


이야기는 제갈윤의 자살을 둘러싸고 네 명의 아이들의 진술을 통해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에 접근해 나간다. 각자가 알고 있으면서 애써 외면하고 모른척하는 진실.

소설 속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글에 나오는 것처럼 누구나 윤이 겪었던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학생들과 나경 고등학교 교장의 이기적인 반응은 더욱 슬프고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 한 생명이 죽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것에 연관되어 자신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에만 급급한 모습에는 불쾌감마저 느꼈다.


죄를 저지르고도 그것이 죄인지도 모르고 반성 없는 아이, 좋아했지만 열등감에 휩싸여 상대의 진심을 바로 보지 못하고 원망해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선택해 버린 아이, 다른 이의 죽음에 책임이 있으면서 그저 감추기 급급하며 자신을 오히려 피해자로 포장하는 아이, 그리고 끝내 손을 내밀 용기를 내지 못한 아이에게 남겨진 끝없는 죄책감.

윤의 주변인들은 윤의 죽음의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잘못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벌어졌을 때 누군가가 함께였다면 분명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윤에게 작은 관심과 약간의 다정함만이라도 주어졌다면, 분명 정신적 버팀목과 위안이 되어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좀 더 살기 좋게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너만 모르는 진실, 아니 이제 모두가 전부 아는 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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