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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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로이스>


네 외삼촌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서 내 사랑, 내 아가, 내 로이스를 그 집에서 크게 필요로 하진 않겠지만 오, 로이스, 그렇다고 네가 나와 함께 죽을 수는 없지 않니! 네 생각을 하면 편히 눈을 감지 못하겠구나!

p.99



로이스의 아버지 바클리 목사는 끔찍한 열병으로 이미 돌아가셨고 이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려고 했다. 로이스의 어머니 헨리에타 바클리는 자신의 딸 로이스가 의지할 곳 없는 바퍼드에 남지 말고 자신의 남동생 랠프 힉슨을 찾아 뉴잉글랜드 세일럼에 가기를 원했다. 그곳으로 가는 것에 대한 것은 버클리 목사의 오랜 친구 홀더니스 선장에게 이미 편지로 다 얘기해 놨다며 당장 떠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로이스는 바퍼드에 자신을 기꺼이 맡아줄 사람도 있고, 자신을 사랑하는 휴 루시가 있음에도 어머니의 유언에 따른다.


주위 사람과 사는 환경이 전부 바뀌는데 왜 굳이 다른 곳으로 딸을 보낼 생각을 할까? 바퍼드에는 로이스를 사랑하는 남자도 있는데.

아무리 혈연이라도 한 번도 보지 않았으면 이웃보다 못한 사이 아닌가? 굳이 외삼촌에게는 로이스가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며 그곳을 보내는 어머니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아프고 죽기 직전이라 판단력이 흐려진 것 같은데….

로이스에게 관대한 바퍼드의 주민에게 로이스를 맡겼으면 좋을 텐데. 아니면 친절한 홀더니스 선장에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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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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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호는 생각을 바꾸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수십 년이 아니라 천년만년이라도 바꿀 수 있었다. 어마무시하게 멋진 삶도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었다. 나는 설이를 만나야 한다. 설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p.11



불사조가 되기 위해 천 명의 생을 모으고 있는 천 년 묵은 여우 만호.

죽은 뒤 심판을 받고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채우에게도 역시 만호가 찾아와 채우가 얻게 된 생을 팔라고 이야기한다. 대신 전에 살던 세상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의 곁에서 길게는 100일, 짧게는 30일을 같이 있게 해주겠다며.

채우는 망설이지 않고 수락했고, 만호는 그 사람을 찾기 위한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진짜 시간은 꽤 오래 지났고 만호에게선 아무런 말이 없었다.

기다림의 초조함을 달래기 위해 채우는 저승의 풀과 꽃으로 음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만호는 채우가 만든 음식에 관심을 보였고 점점 채우의 음식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찾았을 때 만호는 채우의 결정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하는데….


대체 설이는 어떤 사람이기에 채우가 자신의 새로운 삶, 아니 천년만년이라도 바꾸고 꼭 만나고 싶어 할까?

이전에 무슨 약속을 했든 이미 모든 걸 잊고 새롭게 태어난 설이에게 가서 그 약속을 지켜봤자 소용이 있는 걸까?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의 사랑이었던 걸까?

채우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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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목소리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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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목소리>


나는 그들에게 발타사르 체사리라는 이 가수가 차피리노라는 별명을 갖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발타사르 체사리는 어느 날 밤 가면을 쓴 이방인으로부터 신비한 문양이 새겨진 사파이어 반지를 받았는데, 현명한 사람들은 그 이방인이 인간의 목소리를 뛰어나게 조련하는 악마라는 걸 알아보았다고 한다.

p.182



예술가들의 하숙집에 묵었던 시절, 망누스가 18세기 음악과 음악가들에 미쳐 있다는 걸 알고 어느 미국인 에칭 화가가 '산 폴로 광장'에서 그 시절 가수를 그린 초상화를 사다 주었다. 사람들은 그 에칭 초상화에 관심을 가지며 그 인물에 대해 망누스에게 물어보았고, 망누스는 그가 멍청하고 사악한 목소리의 노예이자 경멸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사람들에게 그 초상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대체 왜 망누스는 가수에 대한 경멸감을 표할까?

그리고 그는 어떤 괴상한 병을 앓고 있는 것일까? 과연 병일까? 주술? 강박관념?

그는 그가 완성하고자 하는 <덴마크인 오지에>라는 곡을 과연 끝까지 완성할 수 있을까?

그의 이야기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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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못한 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5
도러시 매카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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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 젖어 반짝이는 세상을 해가 비추고 있었다. 패멀라가 내려왔을 때 스텔라는 나오지 않았고, 문을 두드려도 대답하지 않았다. 정원으로 찾으러 나갔다. 스텔라는 죽은 나무 옆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우리가 오는 소리에 고개를 서서히 돌렸다. 잘 잤는지 몸은 어떤지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스텔라는 기쁨에 넘쳐 있었다. 행복해서 눈물을 글썽였다.

"오, 왜 말씀하지 않으셨죠?" 스텔라가 몸을 떨며 물었다. "모르셨어요? 어젯밤 제게 찾아오셨어요. 저와 함께 아기방에 계셨어요. 꿈인 줄 알고 두려웠지만 리지도 봤대요. 계단에 있었던 분, 제 어머니예요. 짐작 못 하셨어요?"

p.197



집들이 이후, 스텔라는 여러 차례 '클리프 엔드'를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클리프 엔드'에서 일하는 리지가 계단에서 유령을 보고 기절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브룩 중령은 스텔라가 '클리프 엔드'에 가는 것을 다시 반대하였다.

하루는 스텔라가 '클리프 엔드'를 몰래 방문하였는데, 오한이 들게 되어 브룩 중령에게 이를 알리게 되었고, 브룩 중령을 설득한 끝에 '클리프 엔드'에서 묵고 가게 되었다. 스텔라는 패멀라와 로더릭이 '아기방'이라고 부르는, 과거 스텔라가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여태껏 '클리프 엔드'에서 들었던 소리이며 보았던 모습들이 모두 스텔라의 어머니인 메리 메러디스였던 것일까? 그런데 스텔라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고, 또 리지가 계단에서 보았다는 모습도 슬퍼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 들었던 소리는 흐느끼는 듯한 한숨 소리였고, 집들이에 왔던 친구 중 주디스가 거울 속에서 보았다는 '망자의 얼굴' 또한 '폭삭 늙은' 모습이었다고 했다. 아무리 서로 끼워 맞춰 보려고 해도 맞지가 않아 이상하다. 혹시 유령이 하나가 아닌 건가? 예를 들어 메리와 카르멜 모두 유령이 되어 '클리프 엔드'에 남아 있다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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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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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단편 <편지>에서 리지 웨스트는 그림을 공부하러 파리까지 왔으나 능력의 한계로 좌절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미국 화가 빈센트 디어링 씨의 딸 줄리엣을 2년째 가르치고 있다.

디어링 부인은 딸 줄리엣의 일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약 냄새 풍기는 공간에서 홀로 책만 읽으며 시간을 보냈기에 줄리엣에 관한 일은 디어링 씨와 이야기해야만 했다.

줄리엣은 공부에는 관심 없고 말을 듣지도 않을뿐더러 요리사와 보모가 들려주는 가십거리에만 신경을 썼기에 참다못한 리지는 그것에 대해 디어링 씨와 이야기해야 했다. 그리고 이야기 도중 디어링 씨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에 리지는 감정적으로 무너지며 그와 입맞춤을 한다. 이후 리지와 디어링 씨가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던 중 갑작스레 디어링 부인이 죽는다. 이에 디어링 씨는 아내의 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줄리엣을 친구 집에 맡겨 놓은 채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는데….


<빗장 지른 문>에서 휴버트 그래니스는 유명 변호사 피터 애스첨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그래니스는 10년 전 사촌 조지프 렌먼으로부터 유산을 받은 후로 끊임없이 유언장을 손보아왔으나, 오늘 애스첨을 초대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었다.

그래니스는 재산을 얻은 후 자신이 바라던 극작가가 되기 위해 희곡을 썼지만 거듭 퇴짜만 맞았다. 그래서 자신의 돈으로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지만 결과는 대실패. 그 후 모든 종류의 희곡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좌절한 그래니스는 사는 게 힘들어 자살하려고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애스첨을 초대해 저녁 식사 후 자신이 사촌을 죽였음을 실토하며 자신의 염증 난 삶을 끝내주기를 바라는데….


세 번째 단편 <석류의 씨>에서 케네스 애슈비는 뜨겁게 사랑했던 첫 아내 엘시가 갑작스레 죽은 후 절망을 겪으며 자살할 뻔했지만 일에 빠져 지내며 그 위기를 극복했고, 샬럿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 저녁 샬럿은 회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받는다. 정확히는 남편 케네스 앞으로 온 편지였다. 그녀는 회색빛 봉투에 적힌 필적이 기억은 안 나지만 전에 어디선가 본 적 있다고 생각했다. 케네스는 봉투의 희미한 글씨를 보더니 편지를 열어보지 않고 말없이 호주머니에 집어넣은 뒤 샬럿과 서재로 들어갔다. 잠시 뒤 케네스는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일찍 침대에 들었다.

그 이후로 편지를 받는 날이면 케네스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편지를 뜯어보았고, 저녁 식사 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나타났을 때는 몇 년은 늙고 생기 없어 보였다. 그러고는 샬럿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듯 저녁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거나, 그녀가 집안일하는 방식에 꼬투리를 잡곤 했다.

샬럿은 회색 편지가 오기 시작한 후 낯설게 느껴지는 케네스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그 편지 봉투에 적힌 필체가 남성적 곡선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쓴 것이라고 확신하며 케네스에게 말을 꺼내는데….


마지막 <하녀의 종>에서 앨리스 하틀리는 장티푸스를 앓아 병원에서 석 달을 지내야 했고, 병이 낫고 나와보니 그녀를 하녀로 고용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직업소개소를 찾아다니며 그럭저럭 점잖아 보이는 광고에는 연락을 전부 해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하틀리는 더욱 야위어갔다.

그러던 중 자신을 미국에 데려와주었던 귀부인의 친구 레일턴 부인과 우연히 마주쳤다. 레일턴 부인은 그녀의 몰골을 보고 그녀의 사정을 물었고, 사정을 들은 레일턴 부인은 하틀리를 자신의 조카딸 브림프턴 부인의 하녀로 취직시켜 준다.

시골에 위치한 브림프턴 가에 도착한 하틀리는 다른 하녀에게 자신의 방을 안내받던 중 정체 모를 여자와 마주치지만 안내를 하던 하녀는 그녀를 의식하지 않았다. 그 후 하인들의 방에서 다 같이 모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 여자가 들어왔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여자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브림프턴 부인은 하틀리 방에 직접 연결된 종이 있음에도 그 종을 사용하지 않고 번거롭게 다른 하녀를 불러 하틀리를 부르는데….



이 책은 네 개의 단편 모음집으로 <빗장 지른 문>의 주인공 휴버트 그래니스만 제외하면 전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아마 여성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여성으로서 느끼는 공포와 불안감을 잘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편지>를 읽으면서 결혼 전부터 이미 짐작하여 알고 있던 진실이 마침내 눈앞에 드러났음에도 애써 외면하려 하고 현실을 부정하여 모래 위에 쌓아 올린 행복을 선택할 것 같은 리지에게 답답함을 느꼈다. 물론 리지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명확하게 나와있지는 않지만 앤도라에게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모습에 눈 막고 입 닫으면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이제까지의 삶이 유지될 것이란 생각을 하는 리지를 보며 안타깝기만 했다.


<빗장 지른 문>에서 주인공 그래니스가 진정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계속된 실패로 삶에 염증을 느끼고 마지막 남은 양심으로 실제 자신의 과거 범죄 사실에 대한 합당한 벌을 받고자 하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그렇게 함으로써 실패로 점철된 자신의 인생에 마지막 스포트라이트라도 한 번 받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을까?

결국 그러한 노력조차 실패를 거듭하자 좌절하며 내면에서 서서히 무너지고 마는 불쌍한 인물만 남게 되어 안타까웠다.


<석류의 씨>는 읽는 내내 공포의 근원적인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짐작만 하게 함으로써 심장을 옥죄게 했다.

진실을 알려주지 않고 숨기고 제재하고 금지하는 남편 케네스의 행동에 샬럿은 점점 의심만 깊어지지만 당시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남편의 실종….

끝까지 편지의 비밀은 밝혀지지 않고 답답한 상황은 그대로지만 샬럿은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처음으로 행동에 옮긴다.


마지막 <하녀의 종>은 브림프턴 가에 등장하는 에마 색슨의 유령이라는 존재와 저택에 깔려있는 음침한 분위기에 압도되고, 브림프턴 씨의 폭력성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계속 마음을 졸이며 읽어야 했다. 그러고는 다른 소설처럼 자신의 죽음이 억울해 원한을 품은 유령이 복수해 주기를 바랐다. 선량한 브림프턴 부인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편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편들은 공포스러운 분위기나 인간의 이상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다루어 등장인물의 불안과 공포를 잘 표현하며 전달하고 있다. 거기에다 여성작가이기 때문에 당시 여성들의 억압받고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군데군데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고딕소설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좀 더 넓어졌으며, 이디스 워튼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당시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이 대면하는 공포의 근원과 실체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보고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섬세한 여성의 내면을 잘 표현한 고딕소설을 읽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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