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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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는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절묘하게 아름다운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와 결혼해 영원히 신전에 모실 생각이었다. 오랜 세월 인생의 목표가 무엇일까 궁금해하다가 비로소 그것을 발견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p.11



체구가 크고 당당한 외형의 새뮤얼 도즈워스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스물여덟의 나이에 제니스 기관차 회사의 부감독관 자리에 있었다. 아직 마차가 대세이던 1903년, 그는 약 20년쯤 뒤면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여 자동차가 마차만큼 흔해지고 자동차 산업의 전망이 밝을 거라 생각해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새로 생긴 레벌레이션 자동차에 들어가리라 계획했다.

그런 그가 예일대 시절부터 친구였던 터브 피어슨의 초대로 케네푸스 카누 클럽의 파티에 갔고, 거기서 운명의 상대 프랜시스 볼커를 만난다.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였지만 성장 후 만난 프랜은 빛나는 은발과 가녀린 몸매를 가진 얼음 천사였고, 그런 그녀에게 샘은 감전된 듯 이끌리며 매료된다.

그렇게 그녀와 교류를 시작한 샘은 11월 어느 날 프랜에게 청혼하는데….


사랑하는 프랜과 결혼해 프랜과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고 모든 것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샘 도즈워스.

이렇게 성공하고 좌절 없이 평탄한 삶을 산 인물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바라야 할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 그 모든 성공을 뒤로하고 그들은 홀로서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왜?

그들이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보고 그들의 여행을 따라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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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메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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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의 자살 시도 끝에 끝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요절해 버린 비운의 천재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사실 그의 삶부터가 나의 취향은 아니었다. 정신세계가 그렇게 고독하고 암울해서 자살시도를 거듭할 만큼 삶에 대한 의지가 없고 피폐한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나 또한 우울해질 것 같아 읽을 기회가 있어도 굳이 읽기를 거부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용기를 내어 『인간실격』을 읽게 되었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소설을 관통하는 작가의 익살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고뇌로 인해 그가 가졌던 삶에 대한 불안과 번뇌에 공감하며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에게 매료되었다.

나는 그저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는 『인간실격』에 드러난 것처럼 삶을 방조하고 삶에 염증을 느끼며 자기혐오로 점철된 작가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세계는 오로지 우울하고 시니컬한 작품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달려라 메로스』에 실린 작품들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기혐오라는 단어와는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적당한 유머를 보여주고 타인에 대해서 무관심하지 않은 측은지심도 보여주는 한편, 일상적인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들려주는 등 과연 이 작품들이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들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달려라 메로스』는 <달려라 메로스>를 포함해 크게 13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달려라 메로스>는 일본 교과서에도 실린 유명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하며 읽었다. 적당한 유머와 교훈을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정말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다른 작품들과도 느낌이 달랐다. 역시 끝부분에 (옛 전설과 실러의 시에서.)라는 첨언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순수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읽다가 웃음을 터뜨린 부분이 있었는데, 메로스가 왕을 죽이러 느릿느릿 왕의 거처로 갔다가 어이없이 붙잡혀 왕에게 처형을 당하게 되자 여동생의 결혼을 치를 수 있게 처형까지 사흘간의 말미를 부탁하며 세리눈티우스의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그를 인질로 잡으라고 하는 부분이었다. 설상가상 자신이 오지 않으면 그 친구를 목 졸라 죽이라니….

졸지에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밤중에 인질로 왕성에 끌려오는 세리눈티우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우리 아이가 나랑 이야기하다가 뭔가 억울했는지 "진짠데, 왜 안 믿어줘요? 형의 목을 걸고 맹세할 수 있어요."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웃음이 터졌었다. 옆에서 어이없어하던 큰 아이가 왜 자신의 목을 거냐고, 걸고 싶으면 니 목이나 걸라면서.

메로스도 왜 굳이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친구를 본인 의사도 묻지 않고 인질로 걸었을까?

결국 <달려라 메로스>가 말하고자 하는 약속에 대한 믿음과 신의와 신뢰에 대한 교훈을 극대화하기 위해 친구의 목숨을 건 것이겠지?



또한 이 책에서는 일본의 옛날이야기 네 개를 엮어 들려주고 있다.

옛날이야기 중 한 개인 <혹부리 영감>은 13세기 전반에 성립된 설화집인 『우지슈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약간의 디테일만 빼고 우리나라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과 흡사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혹부리 영감>에 대해 찾아보니 역사는 확실하지 않지만 조선 중기 강항의 『수은록』에 <혹부리 영감>은 일본의 유명한 이야기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조선어독본』에 지속적으로 수록되면서 우리나라 대표 동화가 되었다고 한다.


<우라시마 씨>는 우라시마가 아이들이 골리고 괴롭히는 거북을 구해 바다에 놓아준 적이 있는데, 그 거북이 은혜를 갚겠다며 다시 나타나 그를 용궁으로 데려가는 이야기이다. 며칠간 용궁에서 생활한 후 고향이 그리워 돌아왔더니 고향의 모습과 사람들은 모두 없어져 허허벌판뿐이었는데다, 열지 말라던 용궁의 선물인 조가비를 여는 순간 우라시마 본인은 삼백 살의 노인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이다.

그토록 친절을 베풀어놓고 용궁의 선녀는 왜 보물이 아닌 어찌 보면 저주의 선물을 주었을까? 이건 일반적인 시선이고 다자이 오사무는 그것이 결코 우라시마에게는 불행이 아니었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권선징악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카치카치산>. 그런데 이 이야기에 대해서도 다자이 오사무는 역시 익살스러운 풀이를 하고 있으니 책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혀 잘린 참새> 역시 원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자이 오사무식 유머와 특유의 말투로 그만의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만원>이나 <황금 풍경>, <아, 가을>, <축견담>, <도쿄 팔경> 등은 다자이 오사무 본인의 이야기를 적은 소설인 것 같아 읽는 내내 주인공에 다자이 오사무를 대입해 읽어내려갔다. 특히 <도쿄 팔경>은 <인간실격>처럼 그의 인생의 제법 긴 단면을 이야기하면서도 <인간실격>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헤어지겠습니다."로 시작하며 순수했던 화가 남편이 인정받고 성공한 후 속물적인 인간이 된 것을 비판하는 <여치>에서 다자이 오사무는 아내의 입을 빌려 그녀의 남편만이 아닌 그러한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처음부터 시니컬한 『인간실격』을 접하기 꺼려진다면, 재치 있는 유머와 자전적 수필 같은 소설, 옛이야기의 다자이 오사무식 해석 등으로 구성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달려라 메로스』를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분명 다자이 오사무의 매력에 눈뜨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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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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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가정내에서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은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 걸까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인데 우리는 소외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으로 우리의 미래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읽고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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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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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시인했듯이 그건 도망치고 싶은 충동에서 비롯되었다. 머나먼 새로운 곳을 향한 동경, 짐을 벗어던지고 잊어버리고 자유롭게 벗어나고 싶은 욕구, 경직되고 차가우면서도 열정적인 일상의 작업장으로부터, 작품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었다.

p.15



작가 구스타프 폰 아셴바흐는 오전 동안의 힘든 작업 후에 신선한 공기를 쐬며 기력을 되찾으려는 목적으로 점심 식사 후 산책에 나섰다. 영국 정원을 한참 거닌 후 황혼 무렵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북부 묘지 정류장에서 전차를 기다리면서 그 주변의 광경을 둘러보며 몽상에 빠져들던 중 비잔틴 양식 건물의 주랑에서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나무속껍질로 엮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아셴바흐는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 그를 무례할 정도로 뜯어봤다. 그 남자가 아셴바흐의 시선에 도전적인 눈빛을 보내자 아셴바흐는 그곳을 황급히 벗어났고, 자신의 내면에서 뭔가 꿈틀거리며 확장되어 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여행에의 욕구였다.


모든 것을 누릴 경제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삶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창작의 의무에 사로잡혀 자신의 생활권을 멀리 벗어나지 않고 금욕적이고 고독하게 정신과 창작에 몰두하며 살아가던 아셴바흐. 그 삶이 그에게 명예를 가져다주었을지는 몰라도 권태로웠기에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떠난 여행이 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이 될까, 아니면 떠나지 말았어야 하는 여행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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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 미사키 요스케의 귀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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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아침, 한 남성이 무방비 상태의 유치원에 난입해 유치원생 세 명과 교사 두 명을 칼로 무자비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후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증인들의 증언을 듣고 곧바로 몽타주를 작성했으며, 그 용의자가 마약 소지 혐의로 현경 본부 수사부 조직범죄 수사5과가 쫓는 인물임이 드러나며 정체는 곧장 밝혀졌다. 그렇게 용의자 센가이 후히토를 뒤쫓던 경찰은 폐점한 편의점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저항하는 그를 체포했다.


올 2016년 7월에 장애인 시설에서 전후 최다 사망자 19명을 낸 살인 사건이 발생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포함해 다섯 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한데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마약을 악용한 악질적인 센가이 후히토를 향해 언론과 여론은 '헤이세이 최악의 흉악범'이라고 부르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언론과 여론 모두 센가이의 엄벌을 요구하며 검찰에 적절한 대처를 기대했다. 그에 부응해 사이타마 지방 검찰은 아모 다카하루 형사부 1급 검사를 담당 검사로 지목했다.


아모는 검찰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입청 10년차 시니어 검사로 오로지 출세만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열혈 검사였다.

그러한 아모의 강렬한 출세욕은 사법 연수생 시절 미사키 요스케와 같은 조에 있으면서 그에게서 받은 자극으로부터의 반동이었다. 미사키 요스케는 사법에 관해서나 음악에 관해서 아모가 범접할 수 없는 천재였고, 그런 그에게 굴복했던 자기 자신을 뛰어넘고 싶은 마음에 지금껏 항상 높은 곳만 보며 달려왔다.


아모가 기소할 센가이의 재판의 향방을 좌우할 요인은 센가이의 책임 능력 유무였다. 즉 유치원 습격에 계획성이 인정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논란이 되고 있는 형법 39조의 적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그가 마약을 하기 직전까지 제대로 된 판단력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센가이의 소환 조사 중, 센가이는 다른 부분에서는 명확한 대답을 했지만 정작 사건에 대해서는 범행 당시 기억이 없다는 진술만 되풀이하며 자신의 심신 상실 상태를 계속 주장했다.


그렇게 조사를 진행하는 중 아모는 잠이 쏟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아무리 바빠서 잠을 제대로 못 잤어도 피의자 소환 조사 중에 잠이 쏟아지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모는 그렇게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쏟아지는 잠에 당황하며 점점 멀어져 가는 의식과 사투를 벌였고, 옆에서 조서를 작성하던 검찰 사무관 우가는 갑자기 몸이 좋지 않다며 자리를 비운다.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잡고 있었지만 어느새 정신을 잃은 아모를 누군가 세차게 흔들어 깨웠고, 눈을 뜬 아모는 아연실색하고 만다. 자신의 눈앞에 피의자 센가이가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고개를 떨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장 길 건너에 있는 현경 본부에서 온 감식반을 비롯한 형사들에 의해 현장 조사가 진행됐다. 흉기로 쓰인 총에는 온통 아모의 지문이 검출됐을 뿐만 아니라 아모가 입고 있던 양복 소매에서는 초연반응도 나타났다. 같이 온 검시관에 의해 센가이의 사망이 확인되자 아모는 검사에서 살인 피의자가 되어 체포되는데…….



이 작품의 이야기는 전작 『다시 한번 베토벤』에서 10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이다. 전작에서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조인의 길을 걸어가려는 자신에게 음악가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용기를 준 아모가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미사키는 자신의 스케줄을 모두 뒤로하고 지구 반대편에서 한달음에 달려온다.

가끔 문득문득 떠올리던 과거에 동경하던 이가 자신을 만나러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모는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이 얼마나 기대되고 설렜을까?

소설이 중반부를 향해 가는데도 미사키가 살짝 언급만 되고 등장하지 않아 그의 등장만 기다리고 있던 나도 그가 나타나 아모를 향해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장면을 보고는 울컥해버렸다.


『다시 한번 베토벤』 이후의 현재의 미사키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모의 표현처럼 미사키 요스케는 여전히 미사키 요스케일 뿐이었다.

침착하고 진솔하고 예의 바르고 상대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며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 또한 상대를 한없이 신뢰한다. 그러니 미사키와 잠깐의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 절망의 늪에 빠져있던 아모가 희망의 빛을 보며 기운을 차린 것이겠지?

10여 년 만의 갑작스런 미사키의 등장에 당황하며 얼떨떨해하는 아모. 정작 아모 본인은 자신이 미사키에게 음악을 선택할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을 몰라, 미사키가 왜 자신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약속 때문에 거액을 들여가며 자신을 도우려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작가님의 큰 그림이 있었겠지만 읽는 내내 미사키가 왜 사법 연수원을 중간에 퇴소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사법 연수원을 완벽하게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이라도 얻은 다음에 음악가의 길로 들었어도 괜찮았을 텐데. 겨우 몇 개월만 기다리면 가능했을 일이었는데.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더 멋있을 것 같다는 것은 그저 속물적인 내 생각일 뿐이겠지?

미사키 요스케가 등장하면서 전개되는 모든 이야기는 설렘과 전율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의 이야기는…. 꼭 이 소설을 읽고 내가 느낀 떨림과 흥분과 전율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소설은 크게 아모의 살인 혐의를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지만,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일본의 형법 39조의 이야기는 심신 상실에 관련된 법의 맹점에 대해 고민하게 했고, 국민감정을 살피는 것과 대중영합은 별개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포퓰리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다.


우리나라에도 심신 미약으로 인한 형의 감경, 특히 음주 후 심신 미약으로 인정받아 감경 받는 사건이 계속해서 되풀이되어 발생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마신 것이므로 심신 미약이 절대 적용되지 않는데, 한국만 유독 술에 취해 저지른 사건의 경우 심신 미약으로 감경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두순 사건'같은 말도 안 되는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정서를 읽고 꼭 올바른 방향으로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렇게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가독성이 좋은 것과 동시에 읽으면서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 소설은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인기 주인공인 악덕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 법의학자 미쓰자키 교수, 경시청 수사1과 이누카이 형사 등이 등장하는데 미사키가 그들을 집결시킨다.

그들은 이 소설 속에서도 무시 못 할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들의 역할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잘 해낸다. 그들의 이야기는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는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를 미사키가 한 데로 모아 웅장하고 강렬하게 더욱 증폭시키며 정점을 찍는, 그야말로 제목처럼 베토벤의 〈합창〉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그야말로 나카야마 시치리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종합선물 같은 소설이니 후회 없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제 미사키 요스케가 귀환했으니 앞으로의 그의 새로운 활약이 기대된다.

마지막 책장을 덮기가 너무나 아쉬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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