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녀의 수호자 1
토모후지 유 지음, 고나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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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까지 전부 읽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 중에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이라는 만화가 있어요. 마왕과 99번째 제물로 바쳐진 소녀의 로맨스를 그린 만화였는데요. 『미녀와 야수』가 떠오르는 비주얼의 만화에요. 주인공인 마왕 레온하트가 너무 멋있다는…. 😆

이 만화는 2023년 애니메이션 방영이 결정되었네요.

이 만화 추천해요.


그런데 그 만화 완결판이 이번에 출간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만화의 작가 토모후지 유의 신작이 나왔네요.

바로 『성무녀의 수호자』입니다.

전작인 『제물공주와 짐승의 왕』은 '이종 로맨스의 결정판'이었는데, 신작 『성무녀의 수호자』는 '주종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풍기지 않나요?



세상에 아직 '신'이 존재하지 않던 때, 사람들이 나쁜 감정들을 가지자 '흑룡'이 그들을 부정으로 물들였습니다. 이에 '백룡'은 그것을 성스러운 빛으로 덮고 세상을 재생해요. 그때 백룡의 사자가 되었던 무녀는 성무녀가 되었고, 그 후 사람들은 백룡 즉 '용신'을 섬기며 성무녀의 부활을 기다립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한마을 수도원에서 처녀 수태로 소녀 '아리스'가 태어납니다. 사람들은 아리스를 성무녀의 환생이라고 여기고, 언젠가 부활할지도 모르는 성무녀의 혼을 담을 그릇으로 '귀하게' 키웁니다.

'귀하게' 키운다는 것이 진짜 귀하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 접촉을 못 하게 하고 오직 수도원 안에서 가둬 키우며 아무것도 못하게 해요. 수녀와 사제들은 아리스에게 아리스의 것은 전부 용신님 것이라는 생각을 주입시켜요. 😥


아리스는 성무녀의 환생이므로 성서의 내용에 따라 16살 생일 전에 자신의 반쪽 날개가 될 '수호자'를 한 명 선택해야 되는데요. 그 후보군으로 있는 아이들은 죄다 유서 깊은 혈통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즉 가문과 신분이 좋은 아이들이었어요. 🤨



그런 수도원에 이단자로 불리는 '사비'라는 소년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늘 몰래 들어와 말썽을 일으키는데요. 사비의 친부모님은 교회의 가르침을 거슬러 마을에서 추방되었고,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던 사비는 어릴 때 버려져 혼자 살아가고 있었어요.


사비는 그날도 역시 수도원에 몰래 들어와 음식을 훔쳐먹고 수녀들을 피해 다니다 아리스를 만나게 돼요.

순수하고 아름다운 아리스를 본 사비는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아리스가 수도원 밖으로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다는 말을 들은 사비는 아리스를 수도원 밖으로 데리고 나가 높은 곳에서 마을 밖까지 보여줍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위치도 말해줘요.

하지만 이내 수녀들에게 들켰고, 수녀가 사비에게 '이단자', 아리스에게는 '성무녀'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사비는 서로의 위치를 절실하게 깨닫고는 그대로 발길을 돌립니다.



시간이 흘러 아리스의 16번째 생일, 정식으로 '성무녀'자리에 오르는 날.

아리스는 처음으로 고집을 부려 교회 밖으로 나와 예전 사비와 같이 내려다보았던 곳에 와요.

그리고 거기서 사비와 아리스는 서로를 멀리서 보게 돼요.



그런데 거기서 아리스와 함께 나온 수호자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청년이 성무녀를 독차지하겠다는 부정한 마음을 먹고 스스로가 부정에 먹혀 부정의 화신이 되어 아리스를 공격합니다.

이때 사비가 나타나 아리스를 구해주지만, 청년은 더욱 짙고 어두운 부정에 먹혀버려요.



그렇게 폭주하여 완전한 '부정의 악마'로 변한 청년의 공격을 아리스가 막아냅니다.

아리스는 사비를 구해내지만 그로 인해 본인은 죽고 말아요.



지만 그런 아리스의 몸에 성무녀 '시아리즈'가 부활하게 되고, 그녀는 사비를 '성무녀의 수호자'로 선택합니다.

아니, 아리스는 정말 죽은 것인가요? 벌써? 이제 시작인데? 😢


성무녀의 수호자가 된 사비는 성력을 사용하여 마을에서 일어난 부정의 전염을 막아내고 사람들을 구해냅니다. 사람들은 성무녀의 부활을 기뻐하며 성무녀에게 세상을 다시 한번 정화해 줄 것을 부탁해요. 성무녀는 이를 받아들이며 사비와 함께 세상을 구원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그딴 것은 사비에게 필요 없었어요. 세상이 어찌 되든 간에 아리스가 중요했던 거죠.


이에 성무녀는 자신의 여정을 함께하고 자신을 잘 지켜준다면 어딘가 갇혀있을 아리스의 혼을 되찾아주겠노라 약속합니다.

이렇게 성무녀 시아와 수호자 사비의 성지로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만화는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감정의 군더더기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각 등장인물마다 서사가 있고 짠내가 솔솔 풍겨와서 제 감정에는 군더더기가 생겨났지만요. 일단 우리가 보통 접하는 순정 로맨스의 서로를 탐색하며 서서히 사랑이 달아오르는 그런 전개는 아니에요.


그런데 여기서도 벌써부터 빗나간 사랑의 작대기가 몇 개 보이는데요. 아주 오래전부터 성무녀인 시아를 향해 비뚤어진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여온 흑룡 '크로우'와 그 크로우를 사랑하는(?) '카밀'이에요.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던 아리스와 사비, 그리고 아리스의 몸에서 부활한 시아까지….

이들이 사랑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네요.


그런데 사실 아무리 생각을 많이 했더라도 자주 접하는 것하고는 다르잖아요? 어릴 때 수도원에서 한번 만난 뒤 시간이 흘러 거리에서 딱 한 번 더 마주쳤을 뿐인 아리스보다 성지로 함께 여행하는 시아와의 감정 교류가 더 많을 것 같은데…. 이야기 끝에 사비, 아리스, 시아가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냥 시아가 지금의 성격처럼 쿨하고 얄짤없이 굿바이를 말할까요? 그건 그거대로 이 만화의 대부분이 될 성무녀와 수호자의 감정 교류를 무시한 처사 같은데.

도저히 로맨스가 어떻게 될지 감이 잡히지가 않네요.


또한 백룡을 깨우러 가는 길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너무 궁금한데요. 이미 1권에서 나온 여정에서 겪은 일 중에 마음 아픈 이야기도 있거든요. 😭

앞으로 그런 일들이 더 많겠죠?

'주종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만만치 않은 쎈 캐인 두 사람이 그려낼 이야기가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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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
레이죠 히로코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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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츠타는 예상치 못하게 소설 신인상을 수상한 후, 계속 작가로서 글을 써나가다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을 휴학한다. 그렇게 집필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는 찰나, 엄마로부터 먼 친척 할머니가 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었는데 할머니가 퇴원할 때까지 그 집에 살면서 관리해 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그리하여 사츠타는 얼떨결에 그 집, 버찌관에서 머무르게 되었다.

버찌관은 정원의 벚나무에 하얀 벚꽃이 소담스레 피어 지은 이름이라고 했다.


버찌관에 머무른 초기에는 혼자서 느긋한 생활을 할 수 있어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버찌관 주인 이에하라 할머니의 손녀 리리나가 와서 머물게 되며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리리나의 부모님은 리리나의 할머니가 결혼을 반대하자 절연한 채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리리나의 부모님 두 분 모두 돌아가시게 되자 리리나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할머니를 찾아갔고, 할머니는 자신을 찾아온 리리나에게 일단 버찌관으로 이사하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다.


리리나의 첫인상은 귀엽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첫인상은 금세 날아가 버렸다. 물론 열 살 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면모도 있었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려고 하고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요구하는 리리나는 사츠타에겐 너무 까다롭고 조금 벅찬 아이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사츠타는 리리나와 지내면서 점차 리리나와 친해지고 리리나에 대한 걱정이 늘어가며, 본인이 생각해도 딸바보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다. 사츠타는 어느새 리리나와 헤어지게 되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렇게 계속될 것만 같았던 리리나와의 생활은 이에하라 할머니가 곧 퇴원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끝이 보였다. 그러나 사츠타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친한 친척으로 어딘가 다른 곳에서 리리나와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위안으로 삼았다. 그러한 사츠타에게 리리나는 꽃구경을 제안했고, 사츠타가 버찌관을 나가기 전에 둘은 가까운 공원으로 벚꽃을 구경하러 갔다.

공원에 도착하여 한껏 들뜬 리리나를 따라가던 사츠타는 갑자기 오한이 든 듯 오싹하고 온몸이 무거운 것을 느꼈다. 그러나 함께 지내는 마지막 시간을 즐겁게 마무리하기 위해 사츠타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그러던 중 사츠타는 리리나의 말에 난간 너머를 보다가 누군가 민 듯 중심을 잃고는 난간 너머로 떨어지게 되었다. 사츠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웃음을 띤 리리나의 얼굴이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사츠타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사츠타는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을 떠올리며 혹시나 리리나가 민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며 서둘러 리리나를 찾았다.

그러나 자신을 버찌관으로 보내고, 리리나를 돌보게 했던 엄마는 리리나와 버찌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척했고, 이에 사츠타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이별에 대해 남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마냥 슬퍼 울 수도 있고, 한바탕 운 다음에 털어내고 일어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에서처럼 이별을 새로운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서로 다르다고 해도, 결국 모두 이별로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똑같을 것이다.


어쩌면 이별은 사랑과도 유사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사랑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꿔 놓듯이, 이별 또한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변화를 가져온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니 '손만 놓았더라면, 아니 손을 잡지 않았더라면…'하는 후회는 소용없다. 슬프겠지만 잊지 않고 기억하는…, 아니, 잊지 않더라도 그 이별의 슬픔에 사로잡혀 침잠하는 것이 아닌 이별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남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아름다운 의무가 아닐까?


가슴 아프면서도 가슴 따뜻한, 여운이 깊게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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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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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학작품 중 하나인 『우신예찬』은 1509년 에라스무스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단 일주일 만에 써 내려간 작품이라고 한다. 그러한 작품을 에라스무스는 친구들에게 보여주었고, 그것을 본 친구들이 에라스무스의 동의 없이 1511년 출간했다고 한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로마 가톨릭교회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으로 인해 결국엔 금서 목록에 들어가게 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에라스무스는 『우신예찬』의 서문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평가하지만 특정인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지 않았고, 글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을 질책하고 있으며 자신은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적었다며, 우신에게 욕먹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신예찬』은 우신(愚神)이 자신을 예찬하는 연설문 형식의 글이다.

그렇다면 우신은 누구일까?

『우신예찬』의 첫 부분에서 우신은 자신이 여신 모리아이고, 자신의 아버지는 부와 재물의 신 플루토스, 어머니는 '생기발랄' 즉 젊음을 상징하는 헤베라고 밝히고 있다. 그녀는 아도니스의 정원에서 자라는 영묘한 약초들이 지천에 널려있는 '씨를 뿌리지 않고 밭을 갈지 않아도' 모든 것이 저절로 자라는 행복의 섬에서 바쿠스의 딸 '만취'와 판의 딸 '무지'의 젖을 먹고 자라난다.

그녀는 삶에 쾌락을 더하는 신으로 감정과 정념을 병으로 규정하고 감정을 현자에게서 떼어 놓은 스토아 철학자들을 비난하며, 그들이 말하는 완벽한 현자란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고 비꼬고 있다.



특히나 『우신예찬』은 우신을 칭송한 성경의 부분을 예로 들며,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어리석은 자의 표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신은 예수 그리스도가 영생을 얻은 자기 사람들을 양 떼라고 부르고, 자신을 양 떼의 목자라고 말하는 것을 언급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에서 나오는 '양 같은 행태'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양은 어리석고 아둔한 자를 가리킬 때 상징적으로 사용되는 동물이다.

그런데도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를 양 떼의 목자로 지칭하니,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포함한 인간 모두가 어리석음을 웅변하고 우신을 칭송하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우신은 "너희 중에 자기가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리석은 자가 되어라. 그래야 지혜롭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바울이 어리석음이야말로 하나님의 구원을 받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라고 공개적으로 가르쳤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독교는 일종의 어리석음에 가까운 종교이며 기독교인이 추구하는 행복은 광기와 어리석음이요, 기독교인이 받을 최고의 상은 광기라고 언급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 또한 기독교인이 되어 삶이 변해도 우신의 영역은 제거되지 않고 도리어 완전해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우신예찬』은 라틴어 원서를 직접 번역하여 에라스무스가 원래 이야기하고자 했던 의도를 잘 살려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웃음과 농담이 아닌 해학과 풍자로, 우신 모리아의 입을 빌려 어리석은 현자들을 비웃는 동시에 순수한 어리석음을 강조하며 당시의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한 시대를 비판하는 에라스무스의 깨어있는 의식과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재치와 유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고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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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찾아서
박현민 지음 / 달그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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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민 작가님의 신간 『빛을 찾아서』를 보았습니다.

박현민 작가님은 2021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역시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창작 그림책이에요. 그런데 저는 표지에 그려진 네이비와 실버의 멋스러운 도시 광경을 보고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인 줄 알았지 뭐예요.

제목처럼 표지에 있는 저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캄캄한 한밤중 잠에서 깨어나요. 잠결에 그를 깨운 것은 무엇일까요?

아! 창틈으로 살며시 스며든 불빛이네요.

하지만 그 불빛은 평소에 비쳐든 불빛과 뭔가 다른 이상한 빛이었어요.

그래서 주인공은 그 빛은 찾아 나서기로 해요.



어두운 밤, 주인공은 용기를 내어 집 밖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해요.

역시 어두운 밤에 혼자서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건 무섭고 힘든 일이었어요.

그래서 주인공은 친구를 불렀어요.



친구는 말했어요.

"높은 곳으로 가면 빛의 방향을 알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둘은 버스를 타고 도시의 높은 곳으로 가요.



그리고 마침내 다다른 높은 곳에서 빛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요.

이제부터가 두 친구의 진짜 모험이에요.

저 멀리서 비치는 빛은 과연 무엇일까요?

두 친구는 그 빛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단순한 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묘하게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눈을 떼지 못하게 해요.

어둠 속에서 마치 점선처럼 표현되는 선을 한없이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것의 원래 형태가 눈앞에 떠오르는 것이 보여요. 이건 어둠 속에서 무수한 작은 네모와 긴 선으로 표현된 건물의 창문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이 책의 그림을 보면 단지 보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눈으로 받아들이게 돼요.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어둠 속에 잠겨 있을 무언가도 눈으로 그려보게 돼요.


빛을 찾아 나서는 두 친구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며 빛을 찾으러 가요.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요.

우리의 인생도 이 그림책의 친구들처럼 보이는 듯하면서도 보이지 않고, 닿을 듯하면서도 닿지 않는 저 너머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죠. 그 길을 혼자서 나아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그림책의 주인공처럼 그 길을 함께 갈 동행을 구하죠.

둘이 함께라면 결코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힘든 일도 용기를 얻어 이겨낼 수 있게 돼요.

그렇게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목표에 다다랐을 때 느끼는 기쁨과 성취는 우리 인생 최고의 보물이 될 거예요.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이고 세련된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답니다.

보이지 않지만 보이고,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자, 이제 우리도 용기 내어 빛을 찾아 떠난 두 친구처럼 우리만의 빛을 찾아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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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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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쉬우면서도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삶에는 정답이 없기에 그저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려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서 내린 결정과 그 선택으로 나아가는 길이 올바른지 확신하지 못해, 자신의 선택과 걷고 있는 길을 계속 의심하고, 고르지 않았던 다른 선택들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렇게 삶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주위의 인생 선배들이나 책에서 조언을 구한다.


인생을 바르게 이끌어주는 조언들을 건네는 책들은 우리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삶을 가치있게 살아낼 지혜와 용기를 준다. 그러나 그러한 책들은 대부분 너무나도 이상적인 가치를 추구하여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한 책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사람을 얻는 지혜』를 읽을 때 약간의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책은 단지 이상적인 말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어쩌면 세속의 때가 묻어 보이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조언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속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아이러니하게도 17세기 스페인의 신부이자 작가였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에서는 마키아벨리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라시안의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인생 조언은 니체와 쇼펜하우어, 몽테뉴, 파스칼 등 세계적인 철학자나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은 이 책을 늘 가까이에 두고 읽었고,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또한 이 책을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혔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사람을 얻는 지혜』는 그라시안의 원본 저서를 국내 최초로 직접 번역하여 출간한 것이다. 여태까지 출판되었던 책들과는 달리 300개의 글 전체를 생략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원문 순서 그대로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라시안의 조언들은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우리에게 신의 교리가 아닌 인간 본성에 따라, 추상적이 아닌 현실적 인생을 그대로를 들여다보게 하며 세상 풍파에 맞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한 예로 그라시안은 이 책에서 '자기 장점을 다 드러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월함은 늘 남의 반감을 사기 마련이고, 특히 윗사람보다 우월하면 더 많은 반감을 사기 때문이다. 윗사람은 도움받는 것은 좋아하지만 아랫사람이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신중하게 감출 줄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그라시안은 '간계를 쓰지 말라'가 아니라 '간계를 쓸 때는 절대 들키지 말라'고 조언한다. 간계를 쓰되 남용하지 말고, 간계를 쓰되 티 내지 말라고 한다.


또한 그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을 강조하며, 비록 수단이 옳지 못해도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이 황금빛이 되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규칙을 어기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수단은 결과에 이바지할 때만 빛난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외에 '겉모습이 별로면, 실제로 의도가 좋아도 부족해 보인다', '희생양을 두는 것도 갖춰야 할 능력이다' 등 놀랍도록 현실적이고 인간의 욕망과 본질을 꿰뚫어보고 이해하는 돌직구들을 날리고 있다. 그는 모든 조언에서 신의 이상적인 말씀을 거론하는 일이 결코 없다.


이 책은 세월의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한 경쟁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침서임에 틀림없다.

인생을 풍요롭고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해답과 길을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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