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란 쉬우면서도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삶에는 정답이 없기에 그저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려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서 내린 결정과 그 선택으로 나아가는 길이 올바른지 확신하지 못해, 자신의 선택과 걷고 있는 길을 계속 의심하고, 고르지 않았던 다른 선택들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렇게 삶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주위의 인생 선배들이나 책에서 조언을 구한다.


인생을 바르게 이끌어주는 조언들을 건네는 책들은 우리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삶을 가치있게 살아낼 지혜와 용기를 준다. 그러나 그러한 책들은 대부분 너무나도 이상적인 가치를 추구하여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한 책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사람을 얻는 지혜』를 읽을 때 약간의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책은 단지 이상적인 말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어쩌면 세속의 때가 묻어 보이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조언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속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아이러니하게도 17세기 스페인의 신부이자 작가였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에서는 마키아벨리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라시안의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인생 조언은 니체와 쇼펜하우어, 몽테뉴, 파스칼 등 세계적인 철학자나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은 이 책을 늘 가까이에 두고 읽었고,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또한 이 책을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밝혔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사람을 얻는 지혜』는 그라시안의 원본 저서를 국내 최초로 직접 번역하여 출간한 것이다. 여태까지 출판되었던 책들과는 달리 300개의 글 전체를 생략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원문 순서 그대로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라시안의 조언들은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우리에게 신의 교리가 아닌 인간 본성에 따라, 추상적이 아닌 현실적 인생을 그대로를 들여다보게 하며 세상 풍파에 맞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한 예로 그라시안은 이 책에서 '자기 장점을 다 드러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월함은 늘 남의 반감을 사기 마련이고, 특히 윗사람보다 우월하면 더 많은 반감을 사기 때문이다. 윗사람은 도움받는 것은 좋아하지만 아랫사람이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신중하게 감출 줄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그라시안은 '간계를 쓰지 말라'가 아니라 '간계를 쓸 때는 절대 들키지 말라'고 조언한다. 간계를 쓰되 남용하지 말고, 간계를 쓰되 티 내지 말라고 한다.


또한 그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을 강조하며, 비록 수단이 옳지 못해도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이 황금빛이 되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규칙을 어기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수단은 결과에 이바지할 때만 빛난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외에 '겉모습이 별로면, 실제로 의도가 좋아도 부족해 보인다', '희생양을 두는 것도 갖춰야 할 능력이다' 등 놀랍도록 현실적이고 인간의 욕망과 본질을 꿰뚫어보고 이해하는 돌직구들을 날리고 있다. 그는 모든 조언에서 신의 이상적인 말씀을 거론하는 일이 결코 없다.


이 책은 세월의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한 경쟁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침서임에 틀림없다.

인생을 풍요롭고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해답과 길을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