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가키야 미우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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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을 각자 관리하고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부부라도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좋은 결혼이란 무엇일까?

-p.326


지카코는 모리코가 보낸 연하장으로 심기가 불편해졌다. 반년 전 만났을 때는 결혼도 안하고 남자친구도 없는 서로의 딸에 대해 걱정했었는데, 뜬금없이 딸 리나가 결혼을 한다고 알려왔다.

그때부터 지카코의 마음은 급해졌다. 딸 도모미가 이대로 결혼도 안하고 독신으로 혼자 늙어갈까 마음이 초조해졌다.

부모가 언제까지 자식 옆에 있어줄 수는 없는 법.

그러던 중 우연히 '부모 대리 맞선'이라는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청을 하며 적극적으로 딸 도모미를 위한 결혼활동을 시작한다.

지카코는 남편과 도모미와 의논해서 조건에 맞는 후보를 간추려 '부모 대리 맞선'에 참석하였으나, 막상 현장에서 본 신상서는 집으로 배달되어 온 일람표의 정보에서 알 수 있는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외모, 학력,직업 전부.

지카코는 도모미를 위해 용기 내어 후보의 남성 부모에게 신상서 교환을 요청하지만 검사하고 얕잡아 보는 듯한 상대방 부모의 눈빛과 태도와 거절은 정말 충격이었다. 상처받고 화가 나고 부글부글 분노가 끓어 올랐지만 지카코는 정신을 차려야했다. 사랑하는 딸 도모미를 위해!!

도모미를 위해 자존심을 버렸지만 자신의 아이와 가정 자체가 무시당하고 부정당한 기분이 드니 참을 수 없이 괴로웠다. 지카코는 부모 대리 맞선에서 심한 분노와 굴욕감을 느꼈다.

많은 사람에게 거절 당하고 또 많은 사람들을 거절했다.

지카코는 도모미를 결혼시킬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결혼성공에 이르는 기술, 방법, 결혼 분투기 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부모 대리 맞선'이라는 결혼활동을 통해 현 세태를 고발하고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인것 같다.

요즘은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놓여진 상황과 가치관도 변하여 젊은 세대들은 결혼의 장·단점을 따져 결혼을 결정한다. 남녀를 떠나 자아실현도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어버린 지금,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자들의 사회적 위상도 높아져 사회에서 남녀의 역할의 구분이 거의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들의 고정관념은 변하지 않았다. 여자들에게 직업을 가져 가정에 경제적 도움을 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전통적 역할 즉 집안일은 전부 여자의 몫이라는 생각과 남자쪽 집안에 헌신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위의 이야기는 지카코의 부모 대리 맞선을 통해 전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같이 공감하고 분노해 준다. 도모미는 결혼 활동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그리고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조율하며 찾아간다. 물론 결혼도 필수가 아니라 본인이 결혼의 필요성에 의해 선택한다.


오늘날의 좋은 결혼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 흐름출판을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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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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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네 아들딸을 데리고 그런 여행을 하고, 페달을 밟고 달리면서 계속 뒤돌아봐줘. 아마 아버지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것일 거야. 길을 열어주고 끊임없이 돌아봐주는 것."

-p.277~278


토마는 어머니 집에서 담배를 찾다가 마리화나를 발견하고 한 번 피워봤다. 어지러움을 느끼고 창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화나와 연주회 스트레스로 인한 환청이라 생각했는데.

이럴수가! 진짜 5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다!

저승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못다한 사랑을 이루어 달라고 요청한다.

카미유.

둘은 사랑했지만 그것을 안 카미유의 남편이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고 한다. 그 후 두 사람은 만나지는 못하고 20년동안 편지로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생의 끝까지 떨어진 채 살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녀도 막 사망했다며 죽은 후 둘이 같이 있으려면 재가 합쳐져야 된단다. 토마는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은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하고 미국으로 떠나는데…….

이 소설은 편안하게, 쉽게 잘 읽히며 아버지 레몽의 위트나 상황의 유머스러움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하다. 읽으면서 유쾌한 코미디 영화가 연상되는 것은 나혼자만의 생각일까? 시종일관 유령인 아버지 레몽은 초연함과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고 소설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준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소원을 기본으로 하여 아버지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아들을 끝까지 따뜻하게 감싸주고 치유해 주고자 하는 부성애도 드러난다. 부모가 이혼한 것이 트라우마로 남았던 토마는 부모의 이혼이 자신 때문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했다. 부모가 토마에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상처로 남는가 보다. 그래서 아버지 레몽은 결혼을 하지 못하고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토마의 마음을 보듬고 다시 사랑을 믿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못다 이룬 사랑보다는 죽기전 아들에게 못다한 아버지의 역할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 레몽은 아들에게 귀한시간을 날려버리지 말고,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멋진 인생을 살 것을 충고한다. 그렇게 레몽은 자신의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를 통틀어 아버지로서의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여행을 아들과 함께 한다.

아버지의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을 믿지 못하는 토마는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출판사 작가정신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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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 하루 1작품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 Collect 5
이용규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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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럽 각지의 미술관에서 활동했던 5명의 도슨트들이 각자가 아끼는 미술작품들을 실제 미술관투어를 하듯 생생하게 소개를 하고 있다. 5명의 도슨트들이 추천하는 작품들이므로 한 사람의 취향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미술사조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접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없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하루에 한 작품을 충분하고 꼼꼼하게 설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결코 학문으로서의 예술을 접하는게 아니라 옆사람과 대화하듯 재미있게 작품을 보며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종교화는 물론 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여러 화풍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림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그림의 탄생 배경이야기를 곁들여 해 주는 작품 설명은 초등학생이라 할 지라도 흥미를 갖고 관심을 기울이기 충분하다. 정말 멋진 여러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 작가들과 작품만 언급하겠다.

개인적으로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드가와 르누아르 작품을 좋아하는데 아마 어릴때 TV에서 복사기 제품 광고 화면에 이 두 화가의 작품이 나와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들은 인상주의 화가들로, 특히 드가는 우리에게 친숙한 발레 주제 그림이 아니라 <압생트>그림의 감상 포인트를 친절히 안내해 주고 있다. 드가는 여성 혐오가 있어 여성의 외모를 예쁘지 않게 그렸다고 하는데 충분히 작품의 분위기 만으로 감상하는 이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르누아르 그림은 <두 자매>와 <피아노 치는 소녀들> 작품이 익숙한데 여기서는 <도시에서의 춤>과 <시골에서의 춤>을 비교 설명해 주고 있다. <시골에서의 춤>은 르누아르 부인이 <도시에서의 춤>을 보고 자신도 똑같이 그려달라고 해서 부인을 모델로 그린 그림으로 부인의 사랑스럽고 행복에 찬 표정이 감상포인트이다.

나이가 들면서 초현실주의 화가의 작품들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를 좋아하게 되었다.

전문적으로 미술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보니 그냥 세월에 따라 취향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다. 아마 르네 마그리트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그림세계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단번에 팬이 되어버릴 것이다. 여기에는 <골콩드>와 <이미지의 배반: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가 수록되어 눈과 머리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정작 드넓은 미술관에 가면 시간에 쫓기며 전체를 보지 못하고, 또 보는 일부분에 전시된 그림조차도 충분한 감상을 하지 못한채 그림과 조각상을 보고 그냥 '아, 누구 그림이구나!' 하고 보고 지나치는게 보통이었다. 그러고 몇년이 지나면 '아, 우리 그 미술관에서 무슨 그림 봤었더라?' 이러곤 한다.

기껏 힘들여 갔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구겐하임에서도 그냥 작품 앞에서 사진만 열심히 찍다 왔던 기억만 난다.

이렇게 친절한 작품에 대한 미술 설명책이 있다면 굳이 힘들여 먼 곳의 미술관까지 가지 않아도 더 깊게 미술작품을 이해할 수 있고, 예술적 소양을 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꼭 소장해서 두고두고 복습하며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출판사 동양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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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리뷰툰 -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 1
키두니스트 지음 / 북바이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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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고 싶게 만드는 마성의 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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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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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불안과 고통과 갈등은 나를 끊임없이 억눌렀고 그럴 때마다 나는 씁쓸함과 죄책감을 느꼈다. 나는 결국 딸들의 고통의 근원이자 배출구였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결국은 그렇게 됐다.

-p.106


레다는 운전을 하면서 옆구리에 고통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머리가 무거워지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그러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광경을 봤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

교통사고가 난 것도 옆구리 통증 때문이었는데 심한 상처가 있었다. 그런데 그 상처의 원인은?

이오니아 해안으로 한달 가량 여름 휴가를 떠난 레다는 그곳 해변에서 시끄러운 나폴리 대가족을 만난다. 그 정신없고 시끄러운 사람들 사이에 유독 이질감 느껴지는 아름다운 모녀 니나와 엘레나가 시선을 끌었다. 니나는 원래도 아름다웠지만 어머니로서 특별한 무엇이 있었다. 그녀는 딸 엘레나에게 헌신했다.

니나와 엘레나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레다는 문득 자신의 어린시절 어머니가 떠올랐다.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불만에 차서 자식들을 버리고 떠나 버릴거라며 악을 써대곤 했었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아름답게 보이던 다정스런 모녀의 모습이 너무 가식적으로 보이고 거슬리기 시작했다

다음 날 늦게 해변에 나와 휴식을 취하는데 일요일이라 피서객으로 해변은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나폴리 대가족은 인파 사이사이에 흩어져 있었고, 니나와 그녀의 남편은 의견충돌로 다투고 있었다. 그들의 딸 엘레나는 혼자 니나의 밀짚모자를 쓰고 인형 나니와 놀고 있었다. 그런 엘레나가 사라져서 나폴리 대가족은 한동안 혼란에 빠졌고, 레다가 엘레나를 찾아준다. 그러나 이번에는 엘레나의 애착인형인 듯한 나니가 없어져 엘레나가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레다가 나니를 훔쳤다……?

「잃어버린 사랑」은 모성애와 상실된 자아를 찾는 일 사이에서 과감히 자아를 찾아 떠났던 레다가 겪는 모성애의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레다는 아이들을 사랑했지만 자기자신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받았다. 엄마라는 무거운 책임감이 그녀를 짓눌렀다. 그래서 그녀는 과감히 자신을 찾으러 아이들을 떠났다. 그러나 곧 본인이 원하는것은 아이들 옆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온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떠나 있었던 3년이란 세월이 상처였으리라 생각된다. 돌아온 후 레다는 자기 자신을 버린 채 헌신했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는 원망의 대상이었다.

레다가 3년간 아이들을 떠나 있었던 일로 모녀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져 있다. 딸들과는 항상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딸들과의 모성애 형성에 어려움을 느껴왔던 레다가 니나와 엘레나를 보고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를 느낀다. 그리고 딸들과의 어려운 모녀관계를 니나에게 투영해 드러내고 있다.

자식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통해 행복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잃어버린 자신을 안타까워하고 찾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자식을 떠나면서까지 그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한 번쯤은 생각을 해 볼 문제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성의 자아와 모성애간의 간극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채울것인가를.

과연 모성애는 밝은 면만 존재하는가?




*출판사 한길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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