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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평점 :
"언젠가 네 아들딸을 데리고 그런 여행을 하고, 페달을 밟고 달리면서 계속 뒤돌아봐줘. 아마 아버지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것일 거야. 길을 열어주고 끊임없이 돌아봐주는 것."
-p.277~278
토마는 어머니 집에서 담배를 찾다가 마리화나를 발견하고 한 번 피워봤다. 어지러움을 느끼고 창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화나와 연주회 스트레스로 인한 환청이라 생각했는데.
이럴수가! 진짜 5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다!
저승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못다한 사랑을 이루어 달라고 요청한다.
카미유.
둘은 사랑했지만 그것을 안 카미유의 남편이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고 한다. 그 후 두 사람은 만나지는 못하고 20년동안 편지로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생의 끝까지 떨어진 채 살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녀도 막 사망했다며 죽은 후 둘이 같이 있으려면 재가 합쳐져야 된단다. 토마는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은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하고 미국으로 떠나는데…….
이 소설은 편안하게, 쉽게 잘 읽히며 아버지 레몽의 위트나 상황의 유머스러움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하다. 읽으면서 유쾌한 코미디 영화가 연상되는 것은 나혼자만의 생각일까? 시종일관 유령인 아버지 레몽은 초연함과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고 소설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준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소원을 기본으로 하여 아버지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아들을 끝까지 따뜻하게 감싸주고 치유해 주고자 하는 부성애도 드러난다. 부모가 이혼한 것이 트라우마로 남았던 토마는 부모의 이혼이 자신 때문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했다. 부모가 토마에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상처로 남는가 보다. 그래서 아버지 레몽은 결혼을 하지 못하고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토마의 마음을 보듬고 다시 사랑을 믿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못다 이룬 사랑보다는 죽기전 아들에게 못다한 아버지의 역할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 레몽은 아들에게 귀한시간을 날려버리지 말고,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멋진 인생을 살 것을 충고한다. 그렇게 레몽은 자신의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를 통틀어 아버지로서의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여행을 아들과 함께 한다.
아버지의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을 믿지 못하는 토마는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출판사 작가정신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