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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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실종 사건의 진실이 무엇일까? 여기서 나타나는 여러 형태의 이별을 접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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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호텔 영어 - 비즈니스를 위해 호텔리어에게 꼭 필요한 영어
연호탁.길우경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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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호텔리어에게 꼭 필요한 영어회화라고 적혀있지만 실제 내용은 호텔리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보면 유익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을 갔을 때 필요한 일상적인 영어회화와 호텔에서 필요한 영어회화가 적당하게 포함되어 있다.

어떠한 유형의 회화가 주어지고 그 회화에서 학습해야 되는 중심이 되는 표현을 '문형 암기와 말하기 연습'에서 여러가지 변형어구를 통해 익히도록 구성해놨다. 물론 그냥 어구를 익히라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문형이 이루어 지는지 문법적인 설명도 친절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쓰지만 입에 익지 않은 필수 동사구를 제시하며 반드시 암기하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일반 관광 영어회화 책과 다른 점은 TOEIC에 출제되는 문제 유형과 그 해법을 일부나마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문제는 너무 과하거나 어렵지 않고 일상적으로 쓰이는 구문을 위주로 구성되어있다.

다른 영어회화 책들과 가장 차별점을 두는 것은 아무래도 관광 호텔 영어이다 보니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호텔의 서비스에 대해 각 단원마다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가장 생소했던 서비스가 Fish Valet라는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는 Fairmont Vancouver Airport에서 제공하고 있다.

The Fairmont Vancouver Airport is luring guests from local fishing lodges in British Columbia with the guarantee of frozen bragging rights for the flight home. The hotel official Fish Valet, checks the fish into a 575-cubic foot freezer, where its then stored until the guest departs for their journey home.

Throughout the summer, once all the fish are caught, the owner of the biggest catch will receive two nights complimentary accommodation at any Fairmont Hotel & Resort of their choice within North America.

-p.102

그리고 외국인 고객에게 알려줄 한국 음식에 대해 영어로 소개되어 있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것은 굳이 호텔리어로서 외국인 손님들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생활하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먹거리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음식에 관한 설명 표현들을 봐두면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어디가서 육회를 Six Times라고 하면 큰일날 것 아닌가. 하하.

마지막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중의 하나가 '호텔의 비밀 이야기' 부분이다. 우리가 캐치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호텔 숙박시 주의해야 될 점들이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팁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 충격을 받았던 팁이 다음과 같다.

Always request clean linens when you check in.

We wash the sheets every day, but blankets often only get washed once a week. And the bedspreads? If there's no visible stain, it's maybe once a month.

-p.165

이외에도 해외 여러나라의 문화와 이야기가 각 단원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적당히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소개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호텔리어가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곧 있으면 코로나19도 종식될 것이고 마음껏 해외여행을 떠나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분좋게 떠난 여행에서 호텔 서비스에 실망하고 내가 값을 지불했지만 미처 챙기지 못해 누리지 못한 호텔 서비스가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 한 권을 정독하고 학습한다면 해외여행시 호텔에서 당황하지 않고 영어로 당당히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스타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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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2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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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음표 안에 있지 않고 음표와 음표 사이에 있는 침묵 속에 있다.'는 모차르트의 말을 나는 신뢰한다. 슬픔과 슬픔 사이의 침묵을 노래하자. 고통과 고통 사이의 침묵을 노래하자. 체 게바라처럼. 넬슨 만델라처럼. 안중근처럼. 이순신처럼.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p.127


정인은 자신의 그림을 미친년 그림같다고 말한 사람도 있지만 끝까지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이에 인하도 세상이 자신에게 앞 못보는 놈이 소설쓴다고 손가락질해도 묵묵히 써내려 갈것이라며 자신을 지켜봐 달라고 이야기한다.

비록 그들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사회는 그들을 멸시하며 업신여기더라도 세상에 당당히 맞서려고 한다. 인하와 정인은 만남을 계속하며 둘사이의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한편 인혜와 인석이 외삼촌 집에 가기전에 영선과 용팔은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찾아간다. 그런데 용팔이 처음 배달갔을 때 만났던 집이 아이들의 집이 아니었다. 용팔이 보기에 집주인인 전직 교장이라던 할아버지는 어딘지 모르게 음침한 구석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문득 예전에 인혜가 말했던 현대사우나 뒤 하늘색 대문집에 찾아가고 거기가 진짜 아이들이 머무는 집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인혜는 낮에 집을 나간 뒤로 연락이 안되었다. 없어진 인혜를 찾다가 집에 혼자 있을 동배가 걱정되어 용팔이 동배를 데리러 고래반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고래반점 옆 어스름한 담벼락에서 혼자 동네 아이들의 낙서를 지우고 있는 인혜를 발견한다. 용팔은 지난 추운 겨울날에도 장갑없이 낙서를 지우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분식집 여자는 본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대출에게 몸로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최대출은 처음에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줄 것처럼 하지만 나중에는 안된다고 못박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분식집 여자가 위태로워 보인다.

서연은 최대출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결국은 가출을 단행한다. 오갈데 없는 서연을 다독이며 받아준 것은 예전에 서연을 좋아했던 상수였다. 상수는 여동생과 둘이 사는 자신의 집에 서연을 재워주고 본인은 아르바이트 하는 곳의 쪽방에서 지낸다. 그리고 서연에게 집에 들어가고 다시 학교에 가도록 좋게 타이르지만 서연은 막무가내인데…….

상수와 같이 다니던 용길은 최대출의 비서 양희원의 동생이었고, 어느 날 술에 취한 양희원을 최대출이 부축하여 모텔촌으로 가는 것을 보고 분노하는데…….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상처와 삶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어릴때 꿈꿔 왔던 동화속 아름다운 세계가 아니다. 단지 현실일 뿐이다.

인하와 정인은 비록 신체적 핸디캡은 있지만 불의가 있는 세상을 피하지 않고 부딪쳐 헤쳐나간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 강한 인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진정 행복했으면 했는데……. 모두가 정당하게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는 과연 선과 악의 경계가 있는 것일까? 피해자인줄 알았던 사람이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였던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 살기 위해 서슴없이 악마가 되기를 자처하는 세상이다. 누가 세상을 이렇게 병들게 했을까? 나는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모두가 반성해봐야 할 문제인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권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했다

학교의 역할, 교육이란 무엇인가?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가?

학교의 역할은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지만, 실제 학교에서 공부 못하는 애들은 투명인간 취급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전쟁 후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서로 협력하기 보다는 경쟁을 통해 능력을 발전시키기를 강요받았다. 그것을 개혁하기 위해 교육제도를 고치고 있지만 이전의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제도 속에서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가 있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고 폐단은 계속된다. 아니 새로운 교육제도에 맞춰 새로운 폐단들이 생겨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교육을 정상화 시켜서 대한민국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영혼의 상처를 받지않고 희망차게 성장할 수 있는가? 모두가 생각하고 풀어야할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처음에 그냥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일반 소시민들의 삶을 풀어놓은 소설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마음이 무겁고 우리사회를 뒤돌아 반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한번 마음에 경종을 울리게 해 준 작가의 사회의식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출판사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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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봄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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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그런 욕망이 내 안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좁고 어두운 방. 붉은 기모노를 입은 소녀. 옆에서 정성껏 소녀를 돌보는 남자.

《봉인된 빨강》 중에서 p.12


『거짓의 봄』은 다섯편의 범죄 추리 소설 단편의 모음이다. 전혀 상관없는 단편들의 모음이 아닌 가미쿠라시와 경찰 가노 라이타와 연관된 범죄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들은 각 단편들이 범인들의 관점에서 적혀 있어서 범인이 누굴까하고 의심하고 추측하게 하는 긴장감은 없다. 그러나 독자들만 알고 있는 범인이 극중에서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 그 이면에 허를 찌르는 반전들이 튀어나온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소설이 <봉인된 빨강>이었다.

<봉인된 빨강>에서 주인공 미야조노 다케루는 어릴 때 어디에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붉은 기모노를 입은 소녀의 모습이 뇌리에 박혔고, 성장기 내내 의식 깊은 곳에서 그의 내면을 침잠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본인의 욕망을 결코 드러내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외할머니와 재혼한 할아버지 후지키가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하자 아버지는 대학생이 된 다케루에게 비어있는 할아버지의 집을 돌보는 것을 부탁한다. 다케루는 마지못해 할아버지의 집을 찾지만 그것은 다케루의 욕망을 분출시키는 도화선이 된다. 그것은 과연 본인 스스로 원한 진실된 다케루의 욕망이었을까?

이 단편 하나만으로도 이 소설 『거짓의 봄』을 읽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단편 <거짓의 봄>에서는 미쓰요라는 고령의 여인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된다. 미쓰요는 고령의 남성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단의 리더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사기단의 멤버 아케미와 노조미가 돈을 들고 사라졌다.

거기서부터 일이 꼬였을까?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쓰요는 의문의 협박장도 받게 된다. 멤버가 돈을 들고 사라지자 이 일을 접고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마음 먹었던 미쓰요다. 그러나 가족도 의지할 곳도 없는 그녀에게 옆집의 꼬마 하루토는 그녀에게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게 했다. 사기꾼이었지만 불쌍한 인생의 미쓰요에게 조금은 동정이 가는 이야기였다.

<이름없는 장미>의 주인공 쇼고는 전과가 있는 도둑이다. 나이도 40이 넘었다. 어느 날 어머니의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간다. 그곳에서 쇼고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재배한 장미를 선물하며 친절히 대하는 하마모토 리에라는 20대 간호사와 가까워진다. 쇼고는 자신의 처지를 너무 잘 알기에 그녀에게 확실한 선을 그으려 자신의 도둑 신분과 전과 사실을 밝힌다. 리에는 그의 말을 믿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장미를 훔쳐다 달라는 부탁을 하며 그를 떠본다.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그 훔친 장미 한송이가 두 사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낯선 친구>의 미호는 친구 나쓰키에게 약점이 잡혀 그녀의 말은 거역을 하지 못하는 대학생이다. 그녀는 나쓰키가 그녀의 약점을 잡고 아닌척 그녀를 조종하고 부려먹는 순진한 천사의 가면을 쓴 악랄한 악마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더해져서 드디어는 나쓰키를 죽이고 싶어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나쓰키는 사고를 당하고 범인을 추리해 내는 과정에서 역시 가노가 등장하지만 여기서 가노는 파출소로 좌천되기 전의 가노이다. 마지막 또 하나의 사건이 충격적이었다.

다섯 번째 단편 <살로메의 유언>은 아이돌 성우 우타모리 에밀리가 등장부터 주인공 다카기 카기 앞에서 죽는다. 다카기의 모든 행동은 그가 범인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 단편은 에밀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보다 다카기에 관한 이야기가 더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는 충격과 반전을 안긴다. 마지막 이 다섯번째 이야기에서 유능한 가노 라이타 형사가 현경 수사1과에서 지역 파출소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드러나 있다.

다섯 편 모두가 군더더기 없는 흐름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든다. 작가의 이름을 모르고 그냥 읽었다면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다섯 편 모두 재미있고 짜릿한 반전을 주지만 여전히 <봉인된 빨강>의 반전은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나왔던 문구가 머릿속에 너무 강렬하게 새겨졌다.

'좁고 어두운 방. 붉은 기모노를 입은 소녀. 옆에서 정성껏 소녀를 돌보는 남자.'

이 문구만으로 긴장감과 스릴과 어두움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범죄심리가 그대로 전해져 왔다.

경찰 가노는 허술해 보이는 외모에 날카로움을 숨기고 사건을 예리하게 캐치하고 해결해 나간다. 그의 추리과정 또한 군더더기가 없어 너무 쉽게 범죄해결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이 복잡한 범인의 범죄심리와 사건을 정리하는데 깔끔한 장치가 된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난 후 자연스럽게 가노가 활약하는 다른 이야기를 더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허를 찌르는 반전과 깔끔한 뒷마무리의 범죄 심리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라면 주저없이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출판사 블루홀식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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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의 정원 - 빨강 머리 앤이 사랑한 꽃, 나무, 열매 그리고 풀들
박미나(미나뜨) 지음, 김잔디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지금이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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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여러 식물이 사람에게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고 다양하다. 매일 키가 자라고 살아 숨 쉬며 계절마다 아름다운 빛깔의 변화를 보여주며 피고 지는 식물들에게서 우리는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인 '반려식물'이라고 부르며 식물과 소통하고 애정으로 돌보며 마음을 다해 의지하는 모습들이 자연을 대하는 앤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느끼곤 했다.

-p.173~174


이 책은 박미나 작가님이 빨강 머리 앤의 총8편에 자주 언급되거나 인상깊었던 식물을 찾아 일러스트로 그리고 관련 문장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적었다고 한다.

일단 식물의 그림들이 실제와 같이, 아니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 것 같다. 식물에 그다지 관심이 없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이 일러스트들을 보고 나면 나도 이런 자연 속에서 어울리고 싶다라는 감정을 갖게 한다.

이 책을 보기 전에 『빨강 머리 앤』에 이렇게 많은 식물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단지 어린 소녀 앤의 성장에만 초점을 두고 소설을 봤었는데, 식물이라는 새로운 초점으로 소설을 바라보니 『빨강 머리 앤』은 내가 기억하는 소설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소설로 다가왔다.

내가 기억하는 앤은 즐겁고 때로는 허황된 상상을 즐기며 자신의 처지를 좀더 긍정정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더 나아지고자 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앤의 상황이나 대사를 보니, 앤은 자연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숨쉬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표현하기에 거리낌이 없었다. 그런 자연과 같이 호흡하며 앤은 성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젊은 데이비드 랜섬 부인은 캐러멜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수전은 데이브가 그녀와 결혼할 때 말했다. "농장에만 있기엔 너무 예쁜 사람이야." 어린 신부 모턴 맥두걸 부인은 잠에 겨운 하얀 양귀비 같았다.

《잉글사이드의 앤》 중에서

-p.38


다른 모든 식물들도 기억에 남지만 양귀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기서는 어린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하는 꽃으로 표현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아이들이 거리낌없이 만나는 꽃이 붉은 양귀비poppy가 아닐까 싶다.

A poppy is to remember and a poppy is for peace.

캐나다에서 붉은 양귀비꽃poppy은 In Flanders Fields라는 시를 통해 전쟁기념일의 영웅들을 기념하는 자랑스러운 꽃이다. 아이들은 붉은 양귀비꽃 조화를 학교에서 만들고 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러워한다.

분명 캐나다의 대자연은 경외로운 것이었다. 여전히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고 인간은 최소한의 손길만 행사한 날 것 그대로의 자연들이 대부분이다. 아니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과수원이나 밭, 공원 조차도 최소한의 개발을 하여 자연을 그대로 느끼게 하였다.

『빨강 머리 앤의 정원』에서는 캐나다에 펼쳐진 웅장한 자연속에 있는 세세하고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움을 찾아 느끼게 해준다. 그곳에 앤과 앤의 초록 지붕집이 있다. 그리고 마치 그곳이 나의 고향인 것처럼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은 『빨강 머리 앤』의 원작도 다시 기억나게 하지만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기억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 기억 어디엔가 저장되어 있을 식물들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감히 그 자연속의 일부에 나를 그려 넣는 작업을 해 본다.

메마르고 각박한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재충전과 여유를 가지게 하는 책이 바로 이 『빨강 머리 앤의 정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빨강 머리 앤』이라는 소설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읽게 해준 이 책에 감사한다.



*출판사 지금이책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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