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떠나길 잘했어 - 청춘이 시작되는 17살 딸과 청춘이 끝나가는 41살 엄마, 겁 없이 지구를 삼키다!
박민정.변다인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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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정감어리다. 석양이 물드는 바닷가에 여섯 명의 사람들이 같은 동작을 하면서 서 있다. 마치 춤추듯....표지부터 정감어리다. 이 책은 여행기다. 그냥 여행기가 아니라 41살 엄마와 17살 딸의 여행기다. 호화롭게 호텔을 다니면서 맛있는 것만 찾아 먹는 귀족적인 여행이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여행을 계획한다. 여행이란 것이 항상 그렇지만 신나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17살 딸과 40살이 넘는 엄마의 여행이라니...상상이 가지 않는가?

더불어 엄청 부럽다. 가족 간의 여행은 늘 색다른 설레임과 은근한 긴장감이 있다. 17살 딸이 어느 날 “엄마는 꿈이 뭐야? 엄마는 왜 살아?”하는 말을 한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다음 날 바로 딸에게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나자는 말을 한다. 러시아와 동유럽, 그리고 유럽, 남미의 나라들...모두 내가 가고 싶은 곳이다. 엄마와 딸은 번갈아 한 번씩 자신의 상황을 애써 변명도 했다가 속 깊은 이야기를 지면으로 나누기도 한다. 같은 상황을 보는 두 개의 다른 눈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우습기도 하고 공감 백배인 내용도 많다.

p31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와 방법으로 세상을 탐색한다. 벌어진 가리는 앞 선 사람이 뒤를 돌아보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러나 가족이라 문제다. 서로의 거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탓만 하는 것이다. 마음의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수시로 사고가 발생하는 세 가족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묶여 있던 규칙과 틀이 서로를 힘들게 만들고 오히려 긴장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여행을 하다보면 사람들의 참 모습을 잘 알 수 있다. 이런 아기자기한 여행을 나도 해 보고 싶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없을 뿐...하지만 언젠가는 손을 잡고 가족간의 정을 새록 새록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여행지에서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더더욱 좋게 느껴진 건 딸인 다인이가 여행지에서 만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꿈에 대해 질문한 것에 있다.

p114

다인이는 러시아에서도 핀란드, 스웨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길 위의 사람들에게 묻는다. 꿈을 찾을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훗날 다인이게게 쑴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17살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할 것이다. 꿈을 이뤘든 이루지 못했든 그 시절이 있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꿈을 묻고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여행이란 이런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는 방향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다시금 만들어 보고 또 고쳐 간다. 가족도 이런 것이다. 따뜻함이 많이 묻어나는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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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치미교 1960
문병욱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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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제목까지 대단한 비밀이 많이 많이 숨어 있을 것 것만 같다. 이 이야기는 제 1회 이답스토리공모전 최종 당선작이다. 이 이야기는 ‘백백교 사건’을 모티브로 했단다. ‘백백교 사건’이 도대체 뭘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1923년 우광현이 창시한 종교다. 우광현은 백도교 교주 전정예가 1919년에 사망하자 그의 죽음을 숨기고 전정예의 아들 전용해와 상의하여 암매장 하였다. 실질적인 교단의 업무를 맡아온 전용해는 희대의 살인사건을 일으켜 세상을 놀라게 했는데 신도 31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내용을 듣고는 너무 놀랐다. 314명이라니....듣도 보도 못한 살인이다. 사이비 종교가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다니. 또 이 소설도 마찬가지로 사이비 종교가 등장한다. 우리는 흔히 번화가에서 사람들을 상대로 ‘도를 아느냐’고  외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종교를 만들어 내고 믿는가. 맹신하는 종교가 과연 의미가 있는가 시대 상황이나 자신의 처지에 따라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 과연 맞는 말인가...

주인공 해용은 치미교의 대원으로 불리운다. 그의 과거는 일본의 731부대에서 일하기도 하고 일본의 앞잡이로 살았다. 해방 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다가 치미교를 설립하게 된다. 신도들은 치미교에 의심을 품으면 생매장하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인다. 해용은 더 나아가 균을 전국에 뿌려 나라를 자신이 지배하려고 한다. 또 다른 주인공 성원은 치료제를 만들자고 하고....가족들을 버려둔 채 혼자 탈출한다.

실화의 내용을 미리 찾아보고 이 책을 읽으니 책의 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와 닿는다. 무섭기도 하고...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들이 어떻게 개인을 지배하고 엉망을 만들어 가는가하는 무서움이 남는다. 종교의 역할을 잘 생각하고 종교 그 이상으로 여기면 안 된다. 올바른 믿음과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에 따라 자신의 신념을 지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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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떻게 다시 일하게 되었을까 - 경력단절을 뛰어넘은 여성 34인의 어떤 도전
김규정 지음 / 조선앤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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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경력단절을 뛰어 넘은 여성 34인의 어떤 도전’이다. 얼마나 매력적인 제목인가? 표지의 사진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분홍색 빅 백을 들고 시내의 횡단보도를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청바지에 봄 코트를 입은 여성은 어디로 그렇게 열심히 가고 있는 걸까? 작가도 여성이고 엄마이면서 직장인이다.

34인의 여성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 유지해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서 반가웠다. 경력 단절녀였다가 자신만의 일을 찾은 선배들의 상황별 사례별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어 도움이 되는 독자들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편의 권유로 법무사 시험을 준비해 합격한 여성의 사례는 놀라웠다. 여성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자격증은 많이 있지만 법무사를 생각하는 여성들은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그만큼 시험이 어렵고 공부가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잘 했을까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2년 9개월 만에 수석 합격까지 할 수 있었다는 집중력이 부럽다.

자격증뿐만이 아니라 요리나 바느질 등 자신만의 감각과 손재주를 이용해 가게를 차리고 활발한 강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성들도 존경스럽다. 자신의 재주를 집 안에서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가기는 두렵기도 했을 것 같은데 대단하다.

자신이 매일 하고 있는 일인데도 시각을 한번만 바꿔보면 그 일이 다르게 여겨지는 것을 그녀들은 알았던 것이다. 집안을 꾸미고 정리하는 일도 반복과 습관을 거쳐 나만의 독특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행동을 옮긴 것이다. 사실 가장 어려운 일은 행동을 옮기는 일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무리 넘쳐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올 한 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행동을 옮기는 실천력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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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잃어버린 것 - 창작집단 독 희곡집 제철소 옆 문학관 1
유희경 외 지음, 창작집단 독 엮음 / 제철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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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랜만에 보는 희곡집으로 정말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다.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희곡집은 ‘장진’의 작품들이었다. 장진 감독은 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사람이다. 무한한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희곡이라는 것이 이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희곡 작품을 읽을 때는 준비단계가 필요하다. 머릿속을 비우고 희곡 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들을 내 머릿속에 만들어 내야 한다. 이 희곡이라는 내용으로 극이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과 장면이 내 머릿속에 생동감 있게 만들어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창작집단 독’의 희곡집으로 9명의 작가가 만들어 낸 26개의 작품들을 싣고 있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창작집단 독’은 아홉 명의 극작가로 만들어진 연극 집단이다. 아홉 명의 작가들은 희곡뿐만이 아니라 시, 소설 등의 작업도 하고 다양한 연극 작업을 해 오고 있단다. 9명이 함께 작업을 해 내는 것도 부러워진다.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 모아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은 나도 언젠가 해 보고 싶은 작업이다. 그런 작업을 통해 엄청난 작품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3장으로 나눠져 있다. 1장은 당신이 잃어버린 것, 2장은 사이렌, 3장은 터미널로 나눠 작품을 써 두었다. 26편의 작품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제목이 ‘은하철도 999’였다. 어릴 때보던 만화영화의 제목과 같아 호기심이 갔다. 역시나 등장인물은 ‘메텔’과 ‘철이’그리고 ‘역무원’이다. 짧은 이야기였는데 열심히 은하철도를 기다리고 있는 메텔과 철이의 초지일관한 생각과 대사. 그리고 역무원의 자신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은하철도 999’는 우리들이 자라면서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 영화로 주제가는 누구나 따라 불렀었다. 대사 안에 들어가 있던 주제가의 가사는 보는 순간 반가움이 왈칵 느껴졌다. 메텔의 까맣고 기다란 모자와 코트, 철이의 산초 같은 복장까지 옛 추억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희곡이었다. 비정규직의 설움, 방사선 검사를 해 가면서 생선을 먹어야 하는 환경적인 문제 등 고발성 내용도 조금씩 들어가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곳이 얼마나 살기 힘들어 졌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어 마냥 흘려 넘기기에는 뭔가 생각해 볼 거리를 만들어 내어 인상 깊었다.

26편의 희곡들이 이렇듯 각자의 아이디어와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어 볼 수 있어 행복했다. 더불어 26편의 연극을 보고 난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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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만이라도 멋지게 사랑하라
용혜원 지음 / 나무생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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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시집은 위아래로 길이가 긴 책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옆으로 넓은 책이 아니라 위아래로 길이가 긴 책.... 그런 시집을 많이 봐와서인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에 있는 느낌이 그랬는데 이 책이 바로 위아래로 길다. 이상하게도 그래서 시집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표지도 여자가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는 그림으로 어울린다.

작가 ‘용혜원’은 1986년에 시집을 발표한 이래로 180권이 넘는 시집을 발표해 냈다. 정말 대단하다. 한 길을 묵묵하게 가면서 시집을 이렇게 꾸준히 많이 발표한 것은 그 내용을 떠나서 성실함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P51 

(전략)

초밥과 와사비와 생선살이

아주 잘 어우러지는 맛이란

입안에 가득한 맛이 천하일품이다


간장에 살짝 찍어

생선 초밥을 입안에 넣고

꼭꼭 씹으면 밥알이 사르르 터지고


생선살을 씹어 목구명에 넘기면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생선 초밥이 참 좋다


이 시의 제목은 예상대로 ‘생선 초밥’이다. 시의 소재가 얼마나 다양하고 생활 속에서 알 수 있는 것들로 만들어지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서 시를 지어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하고 많은 내용들...

이 시는 예외의 경우이고 시들은 거의 인간의 가장 순수한 감정인 사랑과 이별 등의 감정을 잔잔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시는 작가의 연륜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느낄 수 있었던 많은 감정들이 가감 없이 실려 있어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연륜 있는 시인이지만 톡톡 튀는 시어와 잔잔한 감수성 있는 젊은 감성이 보인다. 시인들은 늙지 않는 것 같다. 늘 감성적이고 늘 열려 있는 마음으로 사물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랜만에 정통 시집을 만나 멋진 유화들과 함께 읽어 볼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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