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잃어버린 것 - 창작집단 독 희곡집 제철소 옆 문학관 1
유희경 외 지음, 창작집단 독 엮음 / 제철소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오랜만에 보는 희곡집으로 정말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다.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희곡집은 ‘장진’의 작품들이었다. 장진 감독은 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사람이다. 무한한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희곡이라는 것이 이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희곡 작품을 읽을 때는 준비단계가 필요하다. 머릿속을 비우고 희곡 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들을 내 머릿속에 만들어 내야 한다. 이 희곡이라는 내용으로 극이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과 장면이 내 머릿속에 생동감 있게 만들어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창작집단 독’의 희곡집으로 9명의 작가가 만들어 낸 26개의 작품들을 싣고 있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창작집단 독’은 아홉 명의 극작가로 만들어진 연극 집단이다. 아홉 명의 작가들은 희곡뿐만이 아니라 시, 소설 등의 작업도 하고 다양한 연극 작업을 해 오고 있단다. 9명이 함께 작업을 해 내는 것도 부러워진다.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 모아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은 나도 언젠가 해 보고 싶은 작업이다. 그런 작업을 통해 엄청난 작품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3장으로 나눠져 있다. 1장은 당신이 잃어버린 것, 2장은 사이렌, 3장은 터미널로 나눠 작품을 써 두었다. 26편의 작품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제목이 ‘은하철도 999’였다. 어릴 때보던 만화영화의 제목과 같아 호기심이 갔다. 역시나 등장인물은 ‘메텔’과 ‘철이’그리고 ‘역무원’이다. 짧은 이야기였는데 열심히 은하철도를 기다리고 있는 메텔과 철이의 초지일관한 생각과 대사. 그리고 역무원의 자신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은하철도 999’는 우리들이 자라면서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 영화로 주제가는 누구나 따라 불렀었다. 대사 안에 들어가 있던 주제가의 가사는 보는 순간 반가움이 왈칵 느껴졌다. 메텔의 까맣고 기다란 모자와 코트, 철이의 산초 같은 복장까지 옛 추억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희곡이었다. 비정규직의 설움, 방사선 검사를 해 가면서 생선을 먹어야 하는 환경적인 문제 등 고발성 내용도 조금씩 들어가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곳이 얼마나 살기 힘들어 졌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어 마냥 흘려 넘기기에는 뭔가 생각해 볼 거리를 만들어 내어 인상 깊었다.

26편의 희곡들이 이렇듯 각자의 아이디어와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어 볼 수 있어 행복했다. 더불어 26편의 연극을 보고 난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