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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만이라도 멋지게 사랑하라
용혜원 지음 / 나무생각 / 2016년 2월
평점 :
이상하게 시집은 위아래로 길이가 긴 책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옆으로 넓은 책이 아니라 위아래로 길이가 긴 책.... 그런 시집을 많이 봐와서인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에 있는 느낌이 그랬는데 이 책이 바로 위아래로 길다. 이상하게도 그래서 시집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표지도 여자가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는 그림으로 어울린다.
작가 ‘용혜원’은 1986년에 시집을 발표한 이래로 180권이 넘는 시집을 발표해 냈다. 정말 대단하다. 한 길을 묵묵하게 가면서 시집을 이렇게 꾸준히 많이 발표한 것은 그 내용을 떠나서 성실함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P51
(전략)
초밥과 와사비와 생선살이
아주 잘 어우러지는 맛이란
입안에 가득한 맛이 천하일품이다
간장에 살짝 찍어
생선 초밥을 입안에 넣고
꼭꼭 씹으면 밥알이 사르르 터지고
생선살을 씹어 목구명에 넘기면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생선 초밥이 참 좋다
이 시의 제목은 예상대로 ‘생선 초밥’이다. 시의 소재가 얼마나 다양하고 생활 속에서 알 수 있는 것들로 만들어지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서 시를 지어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하고 많은 내용들...
이 시는 예외의 경우이고 시들은 거의 인간의 가장 순수한 감정인 사랑과 이별 등의 감정을 잔잔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시는 작가의 연륜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느낄 수 있었던 많은 감정들이 가감 없이 실려 있어 독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연륜 있는 시인이지만 톡톡 튀는 시어와 잔잔한 감수성 있는 젊은 감성이 보인다. 시인들은 늙지 않는 것 같다. 늘 감성적이고 늘 열려 있는 마음으로 사물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랜만에 정통 시집을 만나 멋진 유화들과 함께 읽어 볼 수 있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