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원의 그리스신화 2 - 신에 맞선 영웅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 2
유재원 지음 / 북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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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 걸까. 사주와 팔자, 얼굴상과 손금 등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통계학(?)으로 미래를 알 수 있다는데 그대로 순응하고 살아야 하는 건지 의문이 남는다. 하늘을 거스르면 노한다지만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려는 것이 잘못된 건 아니겠다.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더라도 순간순간의 올바른 선택으로 좋은 방향으로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신들과 영웅들의 등장, 모험과 사랑 이야기로 즐거움을 안겨준 그리스 신화. 많은 책 중에서 처음 접했던 토마스 불핀치의 책과 이윤기씨의 그리스로마신화가 생각난다. 신과 인간의 대결, 어떻게 보면 이건 누가 승자인지 이미 정해진 싸움이다.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속이고, 명계의 여왕 '페르세포네' 마저 놀려먹는 꾀돌이 시시포스. 제우스는 그에게 커다란 바위를 가파른 언덕 아래에서 꼭대기까지 굴러 올라가야 하는 형벌이 주고 영원히 반복되게 만든다. 왕위 다툼때에 포세이돈이 미노스에게 힘을 실어준 황소는 이후 제물로 바쳐져야 했지만 미노스는 다른 황소를 바친다. 화가 난 포세이돈은 아프로디테와 상의해 미노스의 아내 파스파에를 황소에게 욕정나게 만들어 버린다. 가짜 암소 형상에 들어간 파스파에는 황소와 관계를 가지고 머리가 황소이고 몸은 사람인 미노타우로스를 낳는다. 이후 테세우스의 이야기는 유명하니...

 

음악으로 현세를 지배한 오르페우스, 어린나이에 죽은 사랑스런 아내를 찾아 지하세계로 떠난다. 햇빛에 들어설때까지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거의 다다라서 뒤를 돌아보는 오르페우스, 아내는 되돌아오지 못한다. 신과 인간이 항상 대립하는 것은 아니다. 희대의 영웅 페르세우스는 헤르메스의 도움을 받아 메두사를 처치하고 시시포스의 아들인듯 보였으나 실제는 포세이돈의 자식인 벨레로폰은 페가소스를 타고 괴물 키마이라를 죽인다.

 

수많은 신과 인간들이 나오는데 가장 관심있게 본 이는 코로니스가 낳은 아스클레피오스이다. 코로니스는 이스키스라는 약혼자가 있었으나 아폴론의 질투로 둘 다 죽고 만다. 아스클레피오스 의술을 익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그는 마침내 죽은 이까지 살려낼 정도가 되었는데 이것이 제우스 신의 눈밖에 나서 번개 맞아 죽고 만다. 죽음을 삶으로 만드는 것은 신의 영역의 들어가는 것. 아스클레피오스는 비록 신들에겐 반역의 아이콘이었을지 모르나 인간에게는 그만큼 고마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이지만 위대한 신으로 추앙받는다. 배경 설명과 함께 족보와 사진이 잘 어울렸고 그리스 신과 영웅을 천천히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어렵게 느껴져기도 하지만 약간 느리게 음미하면서 읽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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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바위 바람 분들 푸른 나무 눈이 온들 - 춘향전 열네살에 다시보는 우리고전 3
고영 지음, 이윤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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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떠오르는 춘향전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과 새로운 시각이 가미된 '방자전'이다. 전자가 전통적인 춘향전에 가깝다면 방자전에서는 방자가 주인공으로 사또, 향단의 재발견이 흥미로웠다. 시대와 가치관, 상황 변화 또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고전의 인물관계, 소재는 물론 중심 주제도 변할 수 있다. 꽃노래도 세번 네번 하면 지겹듯이 같은 걸 반복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요새 개봉한 터미네이터와 미션 임파서블의 경우 새로운 인물과 로봇의 등장, 어떤 사건과 이야기를 덧대는가가 관건이고 평이 엇갈리는 걸 본다. 의리로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올해 말에 개봉될 스타워즈 7편은 어떨지 궁금하다.

 

춘향전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책으로 읽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표지의 판화 그림이 왠지 잘 어울리는 듯 해서 관심이 갔다. 여는 글이 비교적 긴 편인데 어떻게 이 책을 보아야 할지 밑그림을 보여준다. 중간 중간 남원이라는 지역의 중요성, 아버지가 양반인지 여부와 춘향의 신분, 서울 출신 양반이자 고을 사또의 자제 이몽룡의 내력, 수령의 위치와 덕목, 신분 상승의 방법과 과거제도, 춘향이 기생인지 아닌지의 여부 등 해설과 지도, 그림이 있어 이해하기에 편하다.

 

사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거 아닐까. 춘향을 보고 완전히 맘에 든 이몽룡은 방자를 시켜 데려오라고 해보지만 춘향은 오지 않고 자기 집으로 가버린다. 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는 건 당연한 일, 집에 방문해 마음을 얻고자 한다. 이를 엿듣고 있던 월매, 곱게 키운 우리 딸을 아무런 약속없이 양반자제의 불장난이 될 수 없다 여기곤 불망기를 받아낸다. '사랑사랑 사랑 내사랑아'로 시작되는 <사랑가>가 언제까지고 계속 될리는 없는 일. 아버지가 높은 벼슬을 얻게 되어 서울로 가게 되는 몽룡에게 월매가 울며불며 큰 소리로 알려 마을 사람들을 모이게 해서 약속을 단단히 잡는다.

 

변학도의 부임과 수청을 명하나 춘향을 이를 거절하고 엄청난 고문을 당한다. 사람의 마음이 같을텐데, 꾀죄죄하게 돌아온 이몽룡을 월매처럼 푸대접할 수도 있으련만 자신이 죽고 나면 세간을 팔아 대접하게 하라는 춘향, 사또의 생일 잔칫날 몽룡은 암행어사임을 밝히고 멋있게 등장, 춘향에게 감동을 주는 뭐 그런 이야기다. 표지 오른쪽 위에 열네살에 '다시 보는 우리고전'이라고 쓰여 있는데 심청전, 장화홍련전에 이어 펴낸 우리 고전 시리즈 중 한권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봐도 되겠다.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으나 생각보다 양념을 잘 쳐주는 월매의 영향력이 크다고 느꼈다. '월매의 사랑' 뭐 이런 제목으로 영화가 나온다면 에로 영화가 될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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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을 말하다
박대홍 지음 / 워커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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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한 10년 된 카메라가 있다. 처음엔 아주 기본이 되는 렌즈만 가지고 사진을 찍었다. 처음 접하는 dslr에 대한 환상(?)은 조금 수그러드는 듯 했다. 별 일이 없는데도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녔고 소소한 것을 찍기 위해 시간을 내기도 했다. 근처의 사진찍는 명소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건 즐거웠고 아는 이의 결혼식이나 돌 사진, 환갑 행사를 찍은 건 나름 보람있는 일이었다. 실내 사진의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매크로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를 두세 개 추가하고 플래쉬, 삼각대 등 다른 액세서리도 구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나는 예전만큼 사진을 찍고 있지 않다. 무겁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열정이 사그라들어서일까. 핸드폰 카메라로 간단하게 찍을 수 있기 때문일까. 이번에 또다시 렌즈를 하나 샀다. 고급렌즈로 분류되는 비싼 렌즈인데 예전만큼 사진을 많이 찍을지는 미지수라 뭔가 이유를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이번 여름, 가족 여행에 사용하려고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을 말하다' 제목이 마음에 든다. 다툰 사람 사이의 거리는 얼마쯤 될까. 반대로 돌아누운 부부는 지구를 한바퀴 돌아야 만나게 된다는데. 그럼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거리는... 이 책은 사람의 뒷모습이 특히 많이 담겨 있는 에세이 포토북이다. 글은 길지 않은 편으로 사진과 어울려 뭔가 생각하게끔 한다. 사람의 뒷모습에 대한 글도 있는데 '어떤 의도'도 갖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고 진실한 모습에 가깝다는 걸 저자가 말하고 싶은 듯 하다. 나이 많은 사람의 얼굴과 손의 주름이나 굳은 살, 그리고 뒷모습에서 뭔가 아름다움이 느껴질때가 있다. 무슨 일을 했는지는 상관없이 삶에는 예측하지 못하는 수많은 순간이 있으며 아픔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누구의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거나 막막한 길에 혼자 서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을 지도 모른다.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쯤 읽기에 좋을 것 같다. 순서대로 볼 필요도 없고 글을 읽지 않고 사진만 먼저 봐도 된다. 요 근래에 본 미드에서 본 내용 중 기억나는 장면이 있어서 옮겨 보자면 "You are not done. You are unfinished. You are a work in progress. You don't know what tomorrow brings. It can be anything. It could be good, bad. You don't know you're not done"으로 너는, 네 인생은 끝장나지 않았고 내일 좋든 나쁘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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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 이야기 영어리딩훈련 중세 1 (읽기용 원문 + 해설 + 오리지널 음원) 처음 만나는 인문학 영어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지소철.심금숙 지음 / 윌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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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영어가 어떻게 보면 쉬운데 조금만 더 들어가면 어렵다. 이 책, 저 책 많이 봐왔는데 이 답답함과 갈증은 어디서 오는 건지. 영어책이 쌓여 있고 심심찮게 봤는데도 '바로 이거다'하는 건 없다. 별로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늘상 틀어 놓던 미드 중의 대화가 조금씩 들린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다. 계속 영어라는 끈을 놓지 않을 것이고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상상한다. 더운 날 청량감있는 음료수가 생각나듯 좀 더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학습 방법을 찾고 있다.

 

역사책을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소개글에 관심이 갔다. 이 책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시대 중 중세 시대 1권에 해당한다. 먼저 cd에서 파일을 핸드폰에 옮기고 무작정 듣기 시작했다. 이해가 되고 말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매일 조금씩 하다가는 마지막장까지 보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일단 '끝까지' 들었다. 그렇다고 집중해서 들은 건 아니라 흘러가는 노래 듣듯이 편하게 접했다. 로마, 베오울프, 영국, 무슬림, 십자군 전쟁, 인도, 중국, 바이킹, 유대인 등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듯 했다. 영어학습과는 전혀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1인 3역을 하는 이 화자에 대한 궁금증이 늘었고 이런 식으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본에 관한 내용이 한국에 비해 많이 나와서 그런지 조선시대 말기 이후 상황에 대해 조금 안타까운 맘이 들기도 했다.

 

두 번째는 책을 펼치기 시작해 각 장의 뒷 부분에 있는 단어 설명을 봤는데 어원과 함께 약간의 이야기가 있는 내용도 있어 외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세 번째는 책을 펼쳐놓고 보면서 녹음 파일을 들었다. 흐릿하게 떠오를듯 말듯 하는 단어를 휙휙 지나치며 중세의 세계 전역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꼈다. 신화와 전설, 역사적 사실, 소설같은 이야기 등이 얽혀 있어 보는 동안 심심하지 않았다. 이 책에는 모든 내용의 해석이 있는 게 아니라 배경 설명이 있다. 파란색 칠이 안된 단어에 대해 궁금하면 직접 단어를 찾을 필요가 있어 번거로울 수 있겠으나 오히려 그런 게 학습 의욕을 높일 수도 있겠다. 문장은 간결하고 조금 해석하기 어려운 건 책 마지막 부분에 설명을 달아 놓았다. 이 책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누구나 읽기에 괜찮을 것 같은데 특히 중학생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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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토익 Vocabulary - 정답이 보이는 20일 완성 토익 보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토익 Vocabulary
쓰카다 유키히로 지음 / 로그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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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초기 사용자로 처음 판매할때 영화, 드라마 등 모든 자료를 이용하는게 무료였는데 저작권, 수익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점점 줄어나가더니 tv로 일반 방송사 프로그램을 다시보기 하더라도 몇주를 기다려야 무료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지상파 방송 다시보기는 점점 안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미드를 한주에 한번씩 릴레이 무료 형식으로 보여주길래 심심할때 그냥 틀어놓고 있다. 시즌 1부터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그에 개의치 않고 보고 있다. 한글 자막으로 나오니까 무슨 내용의 대화를 하는지는 알 수 있으나 영어로 적어보라고 한다면 막막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없는 재미, 있는 재미 붙여가며 꾹 참고 다음회를 넘겨 간다. 어쩌겠는가. 뭔가 좀 나아지겠지 하며 계속 보는 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영어 실력 향상에 나을 거니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의학 드라마에는 의학 용어가, 범죄 드라마에는 법률관련 용어가, 전쟁 드라마에는 또 그와 관련된 용어가 자주 나오기 마련이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토익 vocabulary>이란 제목에서 '친절하다'라는 건 뭘 뜻하는 걸까. 자동사, 타동사 등의 복잡한 구별보다는 반드시 꼭 알아야 할 단어의 대표 뜻과 표현 두세가지 정도는 꼭 알고 넘어가도록 한다는데 있지 않을까 싶다. 각 표제가 되는 단어와 숙어에는 각각 자그맣게 숫자를 달아 놓아 찾기 쉽게 해두고 단어와 대표문장 하나를 반복할 수 있게 해준다. 일단 이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mp3는 여러 버전, 즉 일자별, 단어별, 예문반복청취별로 영국, 미국식 발음을 연이어 들려준다. 팝송100여곡을 연달아 반복해 듣다보니 개별 가사는 모르더라도 이 다음에 무슨 노래가 나올지는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이런 효과를 노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mp3파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들으면서 '모르겠다' 싶으면 잠시 멈추고 단어와 문장을 찾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각 단어별로 빈출 표현을 두세가지만 정리해 뒀고 이 부분을 확인하고 정리하고자 각 장마다 빈칸 채워넣기 복습 문제를 두었다. 문제풀기가 쉽지 않을 경우 조금 반성(?)하고 표현을 크게 읽어가기만 해도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파트별+주제별로 자주 나오는 문항을 기초로 단어를 선별해 구성했다고 하니 처음 토익을 접하거나 급하게 점수가 필요한 이에게 특히 유익하겠다. 단어를 모르면 참 답답하고 시간도 많이 가며 정답을 찾기도 어렵다. 문맥상 이해하는 건 문장 구성 단어중 대부분을 알고 있어야 해당되는 얘기인 듯 하고 들으면서 지문을 훑어야 하는 문제도 많은 토익 리스닝에서 유추하기에는 힘이 들고 어휘 문제는 물론 리딩의 paraphrasing에서도 유사 어휘나 표현을 알아야 한다. The man is mowing the lawn. 이라는 짧은 문장에서조차 mow의 뜻을 모른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자. 대부분 뜻을 아는 단어였으나 그런 단어를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단 생각에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언제쯤 자신감 있게 문장을 만들어 회화든, 영작이든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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