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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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는 체육대회를 해서 노래와 함께 메가폰인지, 확성기인지 응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잠깐 들러서 어느 동민이 많이 나와 있는지 보았다. 각 지역마다 대형 천막을 치고 유니폼을 입은 사람, 일상복을 입은 사람이 있었다. 맑은 가을날의 행사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표정은 비교적 밝고 사은품을 받으셨는지 휴지 등을 갖고 다니는 분들도 있었다. 달리기, 배구, 족구, 축구, 배드민턴, 제기차기, 줄넘기, 윷놀이 등의 경기 및 초청가수 공연이 이뤄진다고 한다. 나는 사무실에 앉아 해야 할 일을 조금 해보고 있다. 잠을 자도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아 휴식을 겸하고 있다. 

'잡화감각', 이 책에는 10년 이상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생각하는 잡화, 잡화의 종류,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가게에 틀어두거나 근처 음악인과의 교류,  키치(kitsch, 힙한 느낌도 들고 개성이 넘치는)한 분카야잡화점, <어린왕자> 굿즈 상품과 비행사였던 생떽쥐페리 이야기, 잡화계의 한계취락, 어릴적 부터 모아왔던 레고를 친구에게 맡긴 일 등이 나온다. 

이 책에는 주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해석해주는데 일부분은 이해가 잘 되지 않기도 한다. 다른 나라의 저자라서 그럴 수도 있고 내가 음악이나 미술, 건축 같은 분야에 사전 지식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다. 어쨌거나 에세이 형식으로 저자는 자신의 소소한 경험담으로 자기가 하고 있는 잡화점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디에서 운영하고 어떤 이유로 이사를 한다거나 물건을 새로 들여오거나 배치를 어떻게 하거나 하는 내용도 있어서 나름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힘들어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번 추석만 하더라도 잘 되는 가게는 잘 되고 운영이 잘 안되는 곳은 불만 켜진채 비어있는 곳도 보였다. 자신의 가게에 누군가를 오게 하려면 청결함이나 친절, 분위기도 중요하겠고 이벤트나 유행을 따를 필요도 있겠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식당이면 음식의 맛, 미용실이라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능숙한 컷트, 건축업은 설계대로 자재를 사용하는 것, 제조업이라면 연구를 통해 잘 팔리는 제품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을 확실히 하면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잡화뿐 아니라 장사란 원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력발전처럼 낙차가 클수록 이익도 크다. 기술, 지식, 풍요, 문화, 정보 등의 낙차. 상품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돈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윤은 사람들이 낙차에 더 이상 놀라지 않는 날까지 계속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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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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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다. 잠시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한다. 가장 더운 시기인 듯 하다. 이럴 때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이 좋다.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강으로 회전시키고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겉과 속을 차갑게 하니 진정이 되었다. 

톨스토이 단편선에는 아주 오래전 '뽀뽀뽀'나 'TV유치원'에서 본 적이 있는 듯한 단편이 여러 개 있었는데 주인공이 돈을 걸고 하루만에 걸어갔다가 표시를 하고 해질때까지 출발지로 돌아오기 까지의 드넓은 면적을 소유하려다가 죽음에 이르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에멜리안의 이쁜 아내를 뺏으려는 욕심에 해내지 못할 여러 가지 명령을 내리는 왕의 군대를 물리치고 단념하게 만드는 '에밀리안과 북' 이 특히 그러했다. 군대를 잘 이끄는 큰형 '세몬', 돈을 잘 모으는 둘째 '타라스', 바보 같은 셋째 '이반'이 나오는 '바보 이반'도 읽을 만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구둣방을 운영하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세몬'이 몇 년만에 외투를 하나 사려고 한겨울에 나가지만 돈이 모자라서 사지 못하고 술한잔 하고 돌아오는 길에 교회 근처에 발가벗고 쓰러진 한 남자를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아내는 자신의 옷을 사기는 커녕 외투를 낯선 남자에게 입히고 온 남편을 보고 화를 쏟아내다가 가엾은 마음이 들었는지 저녁밥을 같이 먹게 된다. 젊은 남자의 이름은 '미하일'이었는데 오갈데가 없어서 구두를 만들고 수선하는 일을 제대로 익혀 세몬의 사업은 성공을 달리게 된다. 어느 날 한 신사가 1년이상 모양이 변하지 않고 실밥이 터지지 않는 구두를 만들라고 하는데 미하일은 신사의 죽음을 미리 알았는지 엉뚱하게 망자용 슬리퍼를 만든다. 그리고 어느 날은 옷을 잘 차려입은 여성이 양자로 삼은 쌍둥이 아이 둘을 데려와 신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미하일은 자신이 천사였으며 그들과의 인연에 대해 설명해 주며 하느님이 내린 질문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하늘로 올라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인생의 화두이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 흔들리기 쉽고 마음이 상하는 순간도 여럿이다.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여겨지는데 '얘기를 해야 되나, 그냥 넘어가야 하나' 싶을 때도 있고 후회가 남고 눈물이 나오는데 '다른 좋은 방법이 없었을까' 싶은 경우도 있다. 중심을 단단히 잡고 살아가야 되겠지만 가끔 이런 저런 이유로 주저앉고 싶을 시기도 있다.    

"모든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람이 되었을 때 살아남은 것은 나 때문이 아니라 길 가던 사람과 그 아내의 마음에 사랑이 있어 나를 가엾게 여기고 보살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노력이나 걱정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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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비행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보희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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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오랜만에 다시 읽은 후 생텍쥐페리에게 관심이 갔다. 사막에 불시착해 어린 왕자를 만나는 비행사를 통해 항공 운항의 위험을 약간 보여준 거였다면 '야간 비행'에서는 세밀하고 개연성 있는 얘기를 다각적으로 다룬다. 1944년 정찰 비행을 하다 독일군의 공격으로 실종되기까지 저자는 비행을 문학에 접목시켜 <비행사>, <남방우편기>, <야간비행>, <인간의 대지>, <전시 조종사>, <성채>를 펴냈다고 한다. 

비행사 파비앵은 남아메리카 최남단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파타고니아 노선 우편 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팜파스 평원같이 드넓은 초원이 있는가 하면 안데스산맥의 끝자락을 경험해 볼 수 있기도 한 곳이다. 맑은 날에는 심심할 만치 평온하다가도 폭풍우나 거센 눈발, 돌풍을 만나면 큰 위험을 무릅쓰게 되는 그런 항로였다. 어느 날 파비앵은 어둠속에서 폭풍우의 난기류를 맞으며 비행하게 된다. 어느쪽으로도 착륙이 불가능하고 통신은 두절되어 폭풍우 위쪽으로 빠져나와 밤하늘을 보게 되지만 연료가 바닥이 날 지경이어서 구름을 뚫고 다시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강한다. 구름 속으로 진입 중. 아무것도 보이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공망 전체를 담당하고 있는 리비에르는 여러 수송기의 출발 전 상태 체크부터 목적지에 도착해서 기록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험은 존재하나 '야간 비행'의 필요성을 역설해 계속 진행되도록 하려 한다. 파비앵의 아내는 남편의 연락을 기다리다 지쳐 본부에 도착하고 리비에르는 다음 유럽행 우편기를 출발시킨다.

인간은 한번은 죽게 되어 있지만 항상 죽음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어나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휴식이 필요할때 쉬고 하고 싶었던 것도 해보고 보람과 아쉬움도 느끼고 그렇게 살아간다. 이 책은 처음에 몇장 보다가 그냥 던져 두었다가 다시 시간이 지난 후에 2시간 정도만에 처음부터 다 읽었는데 '숙명'이라는 게 있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다. 고전이지만 예상보다 지루하지 않고 애써 담담하지만 슬픔이 담겨 있고 재미있고 심도있게 잘 읽혔고 끝에 해설도 유익했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처럼 씁쓸하고 답답한 무언가가 모두의 입가에 떠올랐다. 무엇인가 끝을 맺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약간은 메스꺼운 기분까지 들었다. 잠시 후 니켈과 구리선이 가득한 이곳에 폐허가 된 공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듯한 비통함이 몰려들었다. 모든 설비들이 그저 무겁고 쓸모없는 쓰레기로 보일 뿐이었다. 시들어 떨어진 나뭇가지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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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스페셜 에디션 홀로그램 은장 양장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수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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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전기기사 필기가 되고 나서 실기 시험을 준비했었다. 왜 그리 합격이 안되는지 가능 횟수가 넘어 버렸고 다시 필기를 쳐야 되는 상황에 놓였다. 자신감이 확 떨어져 필기를 치지 않았고 책은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소방설비기사 (전기) 시험이 좀 쉽다는 말을 듣고 올해 필기를 접수해 합격했고 실기를 준비중이다. 소방원론 55, 소방전기회로 80,소방관계법규 65, 소방전기시설의 구조 등 60점으로 처음엔 소방원론이 좀 쉽게 느껴졌는데 의외로 전기회로 점수가 높은 걸 보니 그동안 전기기사 공부를 했던 기간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나 보다. 법에 저촉되거나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뭔가를 해본다는 것은 나름 의미있는 것 같다.

'어린왕자' 책을 본 것 같긴 한데 막상 읽다보니 '이런 내용이 있었나' 싶은 부분이 있고 삽화는 기억에 더 오래 남는지 '이 그림은 생각나는데' 싶다. 화자는 비행기 사고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이다. 그는 어릴 적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려 보여주곤 했는데 그 모양이 모자와 비슷하다는 어른들에게 설명하느라 피곤함을 느껴 화가의 꿈을 접은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양 한마리만 그려 달라는 어린 소년을 만난다. 이 소년은 다른 별에서 온 어린 왕자였는데 별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바오밥나무의 뿌리를 뽑고 여러 꽃(특히 장미 한송이)을 키우고 불꺼진 화산을 청소하곤 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서 절대군주가 사는 별, 허영심에 빠진 사람이 사는 별, 술꾼이 사는 별, 사업가가 사는 별, 가로등이 있는 별, 큰 책을 기록하는 지리학자가 있는 별을 지나 지구에 도착한다. 어린왕자는 뱀, 장미, 메아리, 여우, 철도원, 상인 등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화자인 비행사와 사막에서 우물을 찾기도 한다. 지구에서 1년이 되는 날 어린 왕자는 자신이 죽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는 쓰러진다.

"부탁인데... 나를 길들여줘. 인내심이 아주 많아야 해. 너는 나한테 아무 말도 하면 안돼. 말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든. 하지만 너는 하루하루 나에게 조금씩 더 가까이 와서 앉을 수 있어.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게 좋겠어. 네가 만약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할거야.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가 되면 흥분으로 안전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게 되겠지."

'어린 왕자', 이 책을 분석하는 것보다 그 자체로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읽으면서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그것으로 족하다. 나이가 들면 추억으로 산다고 한다. 추억하고 그런 순간을 다시 만들고 기억하고 또 만나고 연락하면서 행복을 느끼면서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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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ONSCHOOL IELTS Study Pack - 시원스쿨 아이엘츠 학습지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외 지음 / 시원스쿨LAB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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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에는 토익 위주로 학습해서 아이엘츠 시험은 익숙하지 않다. 시험비도 30만원 내외로 만만치 않기에 약간만 공부하거나 요행을 바라면서 시험을 치기도 쉽지 않다. 주황색 두권(1,2주)으로 몸풀기겸 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살펴보고 빨간색 열권(3~12주)로 점점 실력을 향상시키고 갈색 두권으로 실전 테스트를 하면 되겠다. 먼저 speaking에서 발음과 강세 및 길게 말하는 방법과 시제, writing에서 to부정사와 동명사, 수, 시제 익히기, listening에서는 기초발음과 딕테이션, 쉐도잉, reading에서는 키워드, 패러프레이징, 스키밍, 스캐닝 등으로 연습을 시작해본다.

이 책은 시험을 위한 책이기에 점수를 어떻게 확보할지 생각하면서 보면 좋겠으나 물론 다방면의 영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마다 qr코드가 나오는데 음원듣기는 들을 수가 있으나 강의보기는 강의 수강을 해야 되는 것 같다. 해설은 나와 있으니 학습은 가능하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있게 본 부분은 writing의 '격식, 준격식 편지쓰기' 였다. 'would appreciate', 'would be better', 'Should you require any information', 'Best wishes', 'express one's dissatisfaction with' 등의 표현을 넣어 쓰면 좋을 듯 하다.

시간이 지나고 전에는 참 어려웠던 문제가 조금은 쉽게 다가오기도 하고 여전히 머리에 안들어오고 지루하지만 공부가 약간 편해지는 시기도 오는 것 같다. 완전히 손을 놓으면 당연히 안되고 쉬면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보기에 그렇지 않을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면서 도전하거나 즐기고 싶은 것들에도 시간을 보내며 한걸음 다가서보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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