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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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다. 잠시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한다. 가장 더운 시기인 듯 하다. 이럴 때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이 좋다.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강으로 회전시키고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겉과 속을 차갑게 하니 진정이 되었다. 

톨스토이 단편선에는 아주 오래전 '뽀뽀뽀'나 'TV유치원'에서 본 적이 있는 듯한 단편이 여러 개 있었는데 주인공이 돈을 걸고 하루만에 걸어갔다가 표시를 하고 해질때까지 출발지로 돌아오기 까지의 드넓은 면적을 소유하려다가 죽음에 이르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에멜리안의 이쁜 아내를 뺏으려는 욕심에 해내지 못할 여러 가지 명령을 내리는 왕의 군대를 물리치고 단념하게 만드는 '에밀리안과 북' 이 특히 그러했다. 군대를 잘 이끄는 큰형 '세몬', 돈을 잘 모으는 둘째 '타라스', 바보 같은 셋째 '이반'이 나오는 '바보 이반'도 읽을 만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구둣방을 운영하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세몬'이 몇 년만에 외투를 하나 사려고 한겨울에 나가지만 돈이 모자라서 사지 못하고 술한잔 하고 돌아오는 길에 교회 근처에 발가벗고 쓰러진 한 남자를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아내는 자신의 옷을 사기는 커녕 외투를 낯선 남자에게 입히고 온 남편을 보고 화를 쏟아내다가 가엾은 마음이 들었는지 저녁밥을 같이 먹게 된다. 젊은 남자의 이름은 '미하일'이었는데 오갈데가 없어서 구두를 만들고 수선하는 일을 제대로 익혀 세몬의 사업은 성공을 달리게 된다. 어느 날 한 신사가 1년이상 모양이 변하지 않고 실밥이 터지지 않는 구두를 만들라고 하는데 미하일은 신사의 죽음을 미리 알았는지 엉뚱하게 망자용 슬리퍼를 만든다. 그리고 어느 날은 옷을 잘 차려입은 여성이 양자로 삼은 쌍둥이 아이 둘을 데려와 신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미하일은 자신이 천사였으며 그들과의 인연에 대해 설명해 주며 하느님이 내린 질문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하늘로 올라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인생의 화두이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 흔들리기 쉽고 마음이 상하는 순간도 여럿이다.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여겨지는데 '얘기를 해야 되나, 그냥 넘어가야 하나' 싶을 때도 있고 후회가 남고 눈물이 나오는데 '다른 좋은 방법이 없었을까' 싶은 경우도 있다. 중심을 단단히 잡고 살아가야 되겠지만 가끔 이런 저런 이유로 주저앉고 싶을 시기도 있다.    

"모든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람이 되었을 때 살아남은 것은 나 때문이 아니라 길 가던 사람과 그 아내의 마음에 사랑이 있어 나를 가엾게 여기고 보살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노력이나 걱정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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