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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바로 지구에서 - 우리는 풍요로운데 왜 지구는 위태로울까
김진만 지음 / 말랑(mal.lang) / 2023년 6월
평점 :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는 어느새 그 구분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너무 추워서 아무도 살지못했던 남극은 이제 토끼마저 살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물론 남극대륙은 아니고 남위 60도 이상이라 남극으로 인정받는 지역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가 이상기후를 겪고있는 게 현재 지구의 실정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때다. 사실 워낙 많은 원인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어서 셀 수조차 없을 정도지만 이번에 읽은 환경 에세이 『여기, 바로 지구에서』 속에서만 꼽아보자면 크게는 7가지로, 세부적으로는 28가지의 다양한 원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목차를 보면 다른 환경 도서들과는 다르게 제목에 동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예를 들면 '왕관을 잃어버린 곰'이라던지, '남극의 주인, 토끼...?' 라던지 등등) 그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곤충, 위대한 본능>, <곰> 등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 다큐멘터리 PD 김진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직접 다큐를 찍으며 보고 느꼈던 여러 기후변화 원인들과 그로인해 고통받은 동물들을 모두 책 속에 담아놓았는데 여러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꿀벌'의 실종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꿀벌의 소중함을 들어보아 잘 알겠지만 그래도 책에 적힌 글을 토대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 채소 등의 생산량이 감소해 연간 142만 명의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꿀벌이 살지 않는 땅은 더 이상 열매를 맺지 못하는 불모지가 될테고,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폭염이 휩쓸며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비상'이라는 단어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한다.
환경단체 어스 워치(Earch Watch)가 뽑은 지구상에서 절대 사라져선 안될 생명체 다섯 종 중 첫 번째가 꿀벌인만큼 꿀벌은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꿀벌을 사라지게 하는 가장 큰 범인이 다름아닌 인간이라니...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꿀벌이 완전히 실종되어 생태계가 파괴되기 전에 꿀벌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차례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야생동물이 있고, 그들은 자연과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지내고 있다. 지금처럼 계속 인간에 의해 이 균형이 깨어지고, 자연이 파괴되며, 야생동물이 사라진다면 우리 인간도 살기 어렵다는 게 책의 저자가 전하고 싶은 내용 중 하나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의 편리함을 조금, 아니 꽤 많이 버려야 하지만 작게나마 실천하다 보면 조금의 보탬이 될 것이고, 그 변화로 지구가 조금씩 회복하게 된다면 얼지 않는 북극해 앞에서 굶주린 북극곰에게도, 불타는 원시림 속에서 공포에 떠는 코알라에게도, 서식지를 가로막은 빙산 앞에 망연자실하게 서있는 아델라펭귄에게도, 타는 목마름으로 몸부림치는 코끼리에게도, 사라져가는 아마존의 숲에게도, 봄마다 황사 바람이 불어와 힘든 우리에게도 조금씩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저자가 전하고 싶은 바를 서평으로 다 녹여내진 못했지만 환경 다큐멘터리를 한 번이라도 접해본 분들이나, 기후변화와 환경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분이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저술했을지 분명히 느꼈을거라 믿는다. 모든 내용이 별표 백만 개의 내용이기에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며 이만 서평을 마치겠다.
[말랑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