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모든 순간을 나답게 사는 법
브레네 브라운 지음, 이은경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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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 무엇이 중요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하는 데서 비롯되는 '나'를 이해하는 법!

진정한 소속감이란 무엇이며 '나'를 바로 세우는 법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들!

 

 

   초등학생 시절, 나는 소위 '왕따'라는 것을 당한 적이 있다. 점심시간 이후에 함께 고무줄 놀이를 하던 친구들이 나를 따돌리기 시작했고, 같은 반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샤프가 갑자기 없어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하교 후 교실 밖으로 나가려 하면 나를 험담하는 목소리가 일부러 들으라는 듯 크게 들리기도 했다. 당시의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나로 인해 부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아이가 질투심에 친구들을 선동해 나와 놀지 말라고 얘기하고 다녔다고 한다. 또 내 생일에 샤프를 선물해준 남자 아이를 그 아이가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 또한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지금이야 너무나도 터무니없고 사소한 이유라 웃고 넘기면 그만인 일이지만 만약 내가 그 일로 인해 크게 상처를 입고 친구들과의 대인 관계에 지장을 줄 만큼 소극적으로 변하거나 스스로를 부정해버리는 극단적인 일까지 나아갔다면, 나는 지금쯤 어찌 되었을까. 나의 오랜 친구들은 여전히 나를 좋아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지 못했거나 혹은 나를 따돌렸던 무리에 어떻게 해서든지 소속되려고 무리를 했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타인이 아닌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실천법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유년 시절을 회고하며 '적응하려는 욕구와 무소속의 아픔은 내가 살면서 겪은 가장 괴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유년시절,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었던 나처럼 그녀 역시 인종차별 때문에 학교라는 기본 집단으로부터 배제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이를 어떻게 달래어야 할지 몰랐던 가족들로 인해 그녀는 더욱 괴로웠다고 고백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개인이나 집단으로부터 배제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겐 미성년기 전체를 관통할 만큼 커다란 상처가 되고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스스로를 몰고 가기도 한다. '부모가 침묵하면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를 꾸며낸다. 그렇게 방치되는 상황이 자녀에게는 가장 위험할 수도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에서 아이는 항상 사랑과 소속감을 누릴 자격이 없는 외톨이 역할을 맡는다.'는 책 속의 글처럼 저자 역시 소파에 웅크리고 숨어 거친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어떻게든 친구를 사귀려고 애썼고, 자신을 원하는 느낌과 내가 어떤 집단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기 위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적응하는 일에 능숙해지는 길을 택했다. 때로는 자기 파괴적인 행동도 하며 자신을 괴롭힌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한결같이 응원하는 스티브를 만나면서 말없이 수치스럽게 여기며 괴로워하는 대신 두려움과 상처를 털어놓는 법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특히 '나한테 무엇이 중요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해봄으로써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속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경험들은 '진정한 소속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들로 이어졌고,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는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얻으려는 많은 시도 끝에 탄생되었다.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없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 42p

 

 

 

 

 

 

   한 개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는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 속에서 힘을 공유하고 미래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대신, 사람 '위'에 군림하는 독재 권력을 추구하는 미래로 퇴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정계 내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국회는 좌초되고 선거는 더 이상 정책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고르는 격렬한 선택이 됐다. '이쪽 아니면 저쪽', '아군 아니면 적군'과 같은 편가르기식의 선택이 우리를 더욱 끈끈하게 만든다거나 사회적 상호 작용을 촉진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모두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우리는 어쩌다가 이렇게 편을 가르면서도 더욱 가중되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저자는 '두려움'을 꼽는다. 취약하다는 두려움,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단절의 고통에서 비롯되는 두려움, 비난받고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등등.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진정한 소속감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소속감이란 무엇일까. 책에서는 '자기 자신을 굳게 믿고 자기 자신에게 속함으로써 가장 진정한 자기 자신을 세상과 함께 나눌 수 있고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동시에 황야에 홀로 서는 것에서 성스러움을 찾을 수 있는 정신적 체험이다. 진정한 소속감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바꾸길'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길' 요구한다.'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철저하게 자신에게 속하고 자기 자신을 완전히 믿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진정한 소속감은 수동적이지 않다. 집단에 들어가기만 하면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더 안전하다는 이유로 적응하거나 가식적으로 행동하거나 신념을 버리는 행동도 아니다. 취약성을 드러내고 불편함을 느끼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사람들과 함께 있는 법을 배워야 가능한 것이다. 진정한 소속감을 얻으려면 힘들 걸 알면서도 역경에 부딪히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 57p

 

 

 

 

 

 

   책에서는 진정한 소속감을 느끼면서 '나'로 살아갈 용기 근육을 키우는 7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는 남의 마음에 들겠다는 생각과 남을 실망시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다. 둘째는 진심을 말하는 법과 말에 진심을 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셋째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그 후에는 스스로를 책망하지 않고 수치심에 휩싸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는 비밀을 지키되, 공유할 정보와 그러지 말아야 할 정보를 구분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을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나의 조력자와 해결사에게서 자신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찾지 말라는 것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남에게 관대하되, 괜찮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다.

 

 

 

갈등을 전환하는 의사소통에서 가장 본질적이고도 가장 용감한 행동은 마음을 여는 동시에 상대방의 관점을 더 잘 알고자 하는 바람으로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거북한 대화를 나누면서 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말 중 하나는 "좀 더 자세히 말해 보세요."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척 화제를 바꾸고 싶거나 그냥 대화를 끝내거나 '반박'하고 싶은 바로 그 순간은 우리가 상대방의 관점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그밖에 무엇을 더 알아야 할지 물어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당신에게 왜 그토록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거나 "이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요청할 수 있죠. 그다음에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정말로 경청해야 하죠. 동의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해받기를 원하는 만큼 이해하기 위해 경청해야 하죠. / 115p

 

 

나는 연구를 통해 아주 놀라운 대답을 도출했다. '기쁨과 고통을 느끼는 순간을 함께하면 불가분의 유대감을 증명할 수 있다'라는 결론이었다. 진정한 소속감을 굳게 다진 사람들은 기쁨과 고통의 순간을 타인과 함께함으로써 불가분의 유대감이 있다는 신념을 굳게 지킨다. 간단히 말해 그런 눈부신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불가분의 유대감이 실제로 존재하며 누구나 이를 느낄 수 있다고 믿으려면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함께 즐기는 순간을 충분히 목격해야 한다. / 162p

 

 

 

 

 

 

   한 학생이 "학교에서 소속감을 못 느끼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집에서 소속감을 못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인터뷰처럼 가족으로부터 느끼는 진정한 소속감이야말로 어쩌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저자 역시 내 아이들이 자신을 믿고 또 자신에게 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 무엇보다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언급한다. 다시 말해 아이들이 친구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임무는 항상 있는 일이고, 아이들에게 적응은 실질적인 문제이지만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아이들의 여리고 용맹한 심장을 보호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부모는 황야까지 아이들을 따라가고 황야를 좀 더 안전하고 안락한 곳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한다. 부모라면 홀로서기에서 비롯되는 상처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이 다른 비주류들과 함께 황야를 헤치며 직접 지혜를 얻을 기회를 빼앗는 것은 부모가 두려워하고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 역시 황야를 알아야 하며 이를 부모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통해 직접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분명한 근거가 되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는 진정한 소속감의 의미를 깨닫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답게 사는 법이야 말로, 세상과의 관계 역시 바로 선다는 점을 일러준다. 특히 세상에 넘쳐나는 개소리에는 진실을 말하되 예의를 갖추라는 말은 꽤 사이다 같은 말처럼 다가온다. 결국 우리 모두는 함께 사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들이기에, 이 책이 관계 앞에서 흔들리거나 좌절해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용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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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셀프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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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단장한 셀프트래블 시리즈로 만나는 괌 여행에 관한 모든 것!

필요한 정보만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이 책 한 권이면 괌 여행 준비는 끝!

 

 

   점점 코끝이 시린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일을 하고, 둘째 아이까지 생겨서 이렇다 할 여행도 꿈꿔보지 못했기에 유독 따뜻한 휴양지로 떠나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이럴 땐 여행책이나 여행에세이를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게다가 애정하는 셀프트래블 시리즈에서 "괌" 편이 나온 것을 보고 괜스레 마음이 들떴달까. 더욱이 2019~2020 최신판이라 그런지 괌의 이미지와 어울리게 산뜻해지고, 내부디자인도 한눈에 확 들어오는 스타일이라 읽는 재미까지 더하는 느낌이다.

 

 

 

 

 

 

괌을 한 번도 안 가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

 

 

   "1괌", "2괌", "7괌",심지어 "8괌"까지.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괌을 한 번도 안 가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라는 명언(?)이 있을 정도로, 괌 관련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보면 '괌 앓이'에 빠진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괌이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가 무엇일까? <괌 셀프트래블>의 저자 정승원은 첫째로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비치, 각종 리조트가 더없이 만족스러운 휴식을 제공한다는 점을 손꼽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적인 신혼여행지에서 태교 여행지, 가족 여행지를 아우르는 곳으로 "괌"만한 곳이 없다는 평가가 자자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미국령으로 각종 의류, 잡화 브랜드, 의약품, 식품 등 다양하고 질 좋은 제품들을 국내에서보다 월등하게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원주민 문화와 더불어 스페인 문화, 미국 문화가 아름다운 자연과 공존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괌은 스페인, 일본, 미국의 지배라는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고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차모로족이 이 땅의 진정한 주인으로, 현대 문명의 발달로 많이 희석되기는 했지만 관광지 곳곳에서 전통문화를 쉽게 경험해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큰 매력이리라. 넷째는 차모로 전통 음식과 미국 음식, 일본 음식 등 다국적 음식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코코넛 크랩과 슈림프, 단돈 5달러에 먹을 수 있다는 신선한 참치와 연어는 회 마니아인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뭐, 어디 이 뿐이겠는가! 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왜 사람들이 "괌에 가고 싶다"고 외치는지 단박에 알 것 같다.

 

 

 

   <괌 셀프트래블>은 크게 주요 지역 소개에서부터 여행 핵심 정보, 셀프여행에 필요한 여행 준비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현지에서 사용 중인 한국어 안내와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원어 표기와 구글 맵스 활용법, 지도 활용법, 각종 투어코스 및 노선도, 할인 쿠폰, 티켓 구하는 법 등 놓치면 아까운 팁들까지 수록되어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헤매지 않고 괌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듯하다. 특히 괌 여행에 있어서 가장 고민이 될 듯한 렌터카 활용과 뚜벅이들을 위한 셔틀버스 활용법은 선택에 있어서 매우 유용할 듯하니 여행 전에 반드시 참고하면 좋겠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만큼 정해진 일정에 알맞은 선택하기란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 이를 위해 책에는 주제별 하이라이트를 통해 추천하는 필수 정보만 모아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테면 '먹고 즐기고 힐링하는 괌', '괌에서 놓치면 100% 후회할 이곳!', '괌, 최고의 비치는 어디?', '세계인들이 선택한 괌 베스트 레스토랑 10', '아는 것이 힘, 괌 쇼핑의 모든 것!', '호텔&리조트 120% 즐기는 법' 등 보고 맛보고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괌에 관한 하이라이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서도 '괌 관광명소', '괌 액티비티', '괌 쇼핑', '괌 레스토랑', '괌 호텔&리조트' 이렇게 원하는 부분만 골라서 읽을 수 있도록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사랑의 절벽

| 아름다운 차모로족 여인이 부모에 의해 스페인 장교와 강제 결혼을 하게 되자, 서로 깊이 사랑했던 연인과 섬을 탈출하려 하다 이 절벽에까지 오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며 머리를 한데 묶고 바다로 몸을 던졌다는 것. 이 사연이 전해지며 수많은 연인이 이곳을 방문하여 서로의 사랑을 다짐한다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전망대철조망에는 커플들의 이름이 쓰인 하트 모양의 자물쇠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또한 '사랑의 종'을 치며 영원히 해로할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선셋은 아름답기로 유명해 해 질 무렵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댈 정도이다. / 101p

 

 

PIC 워터파크

| 스노쿨링과 스쿠버다이빙이 가능한 인공 수족관과 카약을 즐길 수 있는 인공 열대우림이 조성돼 있다. 이 외에도 윈드서핑, 수중 징검다리 등 각종 액티비티를 체험해 볼 수 있고 종목에 따라서는 무료 강습도 해준다. 키즈풀, 유아풀처럼 나이대에 맞는 시설과 각종 아동용 프로그램이 따로 마련돼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사족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123p

 

 

 

 

 

 

   앞서도 언급했지만 새우요리 전문점으로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며 3호점까지 문을 열었다는 '비친 슈림프'의 코코넛 슈림프와 통통한 새우튀김, 고구마튀김은 괌에 가면 꼭 한 번 먹어보고 싶다. 경쾌하게 흘러나오는 레게 음악과 알록달록한 실내 인테리어로 남아메리카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자메이칸 그릴'도 이색적이다. 여러 리조트 중에서 패키지 여행자들의 80% 이상이 머문다고 할 수 있는 '퍼시픽 아일랜즈 클럽 괌'에서 아이와 함께 워터파크 및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겨보리라.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이 리조트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와 이벤트에 참여해보는 것만으로도 괌 여행을 다 한 듯한 느낌은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 베스트 스파상을 휩쓸 만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태국 정통 스파 브랜드인 '앙사나 스파'에서 몸을 풀고 오는 것도 잊지 말고 말이다.

 

 

 

 

 

 

 

   이처럼 새로 바뀐 최신판 <괌 셀프트래블>은 투몬, 타무닝, 아가냐, 남부, 북부에 이르는 괌의 다양한 명소들과 즐길 수 있는 핵심 정보들을 보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리만족 삼아 읽는 것이지만 마치 괌에 와 있는 듯한 생생한 사진들도 볼거리를 더한다. 올 겨울, 혹은 내년에 괌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즐거운 여행을 계획해보면 좋을 듯하다. 아, 나는 언제쯤 둘째 아이를 낳고 저기에 가보려나. 마음 같아서는 당장 티켓을 예약하고 싶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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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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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자기 사랑과 행복, 자존감을 위한 나를 찾는 여행!

자기 성장을 위한 극복과 행복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기 이해의 심리학!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 MBC FM4U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송형석 정신과 의사가 출현해 심리 상담을 해주는 코너가 있었다. 청취자들의 고민을 듣고 이것이 어떤 심리에서 기인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를 모색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나긋나긋한 어조와 달리 뻔하지 않으면서 간결하고 유쾌한 상담법으로 인해 즐겁게 애청하고 있던 터라 얼마 전 그가 하차인사를 밝혔을 때는 무척 아쉬울 정도였다. 그러면서 조만간 심리학책을 출간할 것이고 DJ정지영님이 추천사를 쓸 예정이라는 멘트를 흘려듣지 않고 있었는데, 정말 그의 책이 딱 출간된 것을 보고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라는 이상한 나라>는 MBC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송형석 박사의 심리학책이다. 예전에 <위험한 심리학>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나라는 이상한 나라>는<위험한 관계학>과 더불어 3부작 중 하나로 자기 마음을 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가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형석 박사는 자신에 대해 탐색하다 보면, 내 능력이나 성향이 어떠한지 내가 집착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점점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직업, 결혼, 양육 방식 등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가 될 뿐더러, 수많은 일상의 갈등이나 고민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더욱이 자신의 능력과 장, 단점을 앎으로써 그에 맞는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은 물론, 타인의 욕구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욕구에 맞춰 사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일 것이다.

 

 

 

   6장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나를 들여다보는 방법 및 마음속에 존재하는 관념과 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격들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내 마음의 영토를 한 뼘 더 넓히기 위한 방법들을 살펴본다. 1장에서는 내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일러주는데, 가장 쉬운 방법으로 자기 책상이나 가방에 넣어 다니는 물건들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자기 책상이나 가방에 어떤 심리적 공간이 펼쳐져 있는 것인지 상상해보는 것으로, 이는 어떤 물건이 들어있고 놓여있는지 그것이 상징하는 바에 따라 내 속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꽤 구체적으로 정리해보면서 자신의 취향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고, 자신이 일하는 스타일이나 게임하는 스타일, 사람을 다루는 스타일을 통해 파악해보는 방법도 있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취향이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평소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주제들이 있지는 않은지, 항상 반복하는 농담이나 화젯거리가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측면을 놓지 않고 계속 언급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말을 하는 게 어색한 상황에서도, "난 착해"라거나 "내 머리가 좀 좋지"같은 말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는 식이다. 진실이건 착각이건 간에, 그 말이 그 사람에게는 정체성의 토대가 될 정도로 중요한 사실이기 때문에 반복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실제론 자신이 착하지 않거나 머리가 나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 28p

 

 

 

 

 

 

   심리학 용어로 마음이 편안하도록 중재하는 모든 시도들을 '방어기제'라고 한다. 이는 곧 자기를 지키기 위한 여러 가지 정신적인 장치들을 가리키는 말로, 타인이 나를 비난하거나 내게 참견할 때 짜증을 내고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이나 타인이 내 속마음을 알아볼까 봐 일부러 엉뚱한 표정을 짓는 것 등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의지, 도덕으로부터 자신을 지켜 정체성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도 심리적 방어의 중요한 기능이다.

 

 

 

   나 같은 경우는 타인 앞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감정이 무너지는 것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슬픈 영화는 보지 않거나 불필요한 주제는 피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또 언제부턴가 매일 어떤 책이든 무엇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생겨났다. 이런 경우 저자는 무언가를 향한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그것에 대한 반대 동기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무언가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게 있다면 그것이 곧 나의 빈곤과 결핍을 드러내는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읽는 것에 집착하는 나의 행동은 타인으로부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걸 의식하고 있거나 혹은 부족한 상식을 어떻게든 채우려고 책에 매달리려는 심리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싶다.

 

 

 

방어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인지 파악할 수 없는 애매한 방어는 전적으로 무의식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이어서, 스스로에게조차 거짓말을 한다고 보아야 한다. 머릿속에 떠올린 말들만 자기 생각이라고 여기지,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의도나 기전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자기기만이어서, 자신을 정당화시켜주긴 하지만, 그 때문에 심리적 증상과 사회에서의 소외에 시달릴 수 있다. 나중에 정리할 텐데, 인식 자체를 거부하는 것만큼 강력한 방어도 없다. / 63p

 

 

자가 대화 기법은 자기 내면에 있는 다양한 자아들을 성장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를 시작하는 순간 여태껏 무시받거나 억압받았던 존재들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다루기 힘든 분노나 질투, 슬픈 인격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들이 등장할 때마다 나타나는 포근하고 안정된 인격들도 있는데, 이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킨다면 자신의 성격 자체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 80p

 

 

자기 내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여러 가지 인격들을 이해하다 보면, 그들을 관찰하는 새로운 자아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들이 밉거나 부끄럽지만, 내부의 부정적 자아도 긍정적 자아들과 함께 맡은 역할이 있음을 차차 이해하게 된다. 결국 자기 자신은 성장하고 있는 존재이며 아직 완벽하진 않더라도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음을 이해하고, 자애롭고 균형 잡힌 눈으로 자기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 169p

 

 

 

 

 

 

   아무래도 곧 있으면 태어날 아이와 함께 두 아이의 엄마인 입장이다 보니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속에서 인지해야 할 부분들을 언급한 대목에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아이의 인격 성장에 있어서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부모일 것이다. 인생 초기에 안정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안정감을 획득한다. 가족은 아이-어머니라는 구도에 아버지(혹은 다른 형제)의 존재가 긴장감을 부여하는 형태인데, 이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 어머니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로 살거나, 분리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감을 가지고 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가르쳐준(그게 좋든 나쁘든) 인간에 대한 관점, 사회가 가르쳐준 관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위치와 삶의 목표를 돌이켜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참자아가 발생하며, 부모와 사회를 넘어선 이후에는 또다시 자신이 만들어낸 관점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이에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나라는 이상한 나라의 영토가 점점 더 확장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아이가 '그것이 할 수 있을 만한 것'이라고 느끼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심리학자 하인즈 코헛이 말했듯이, 부모가 완벽한 이상적 존재가 됨과 동시에 아이도 스스로 자신이 부모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부모나 형제들에게 패배감을 느끼면, 그들을 모방하거나 배울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음악을 열심히 들려주는 엄마의 의도는 오히려 지나친 간섭의 이미지로 남을 수 있다. / 246p

 

 

 

 

 

 

   책에서는 아이가 최대한 다양한 세계관을 접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 자신부터 다양한 세계관과 관점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가져야 한다. '내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 '내 아이가 외국어를 잘했으면 좋겠어', '내 아이가 커서 ~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어' 하고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자식에게 바라게 되는 점이 있는데 비록 이러한 집착은 아이에게 거북할 수 있겠지만, 적정선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사심 없는 자애로운 마음은 아이에게도 좋은 유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겠다. 아이는 부모 자신도 모르는 부모의 '진짜' 좋은 점을 알아서 베끼고 존경할 것이라는 말도 함께.

 

 

 

   <나라는 이상한 나라>를 읽으며 나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간 특정 무언가를 기피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내가 가장 원하는 것들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고, 또 내가 가장 집착하는 것들이 나의 빈곤과 결핍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렇듯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란 결과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나 가족모두의 심리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아 매우 유익한 독서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우리 사회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왔다고 말하면 이 사람에게 뭔가 큰 문제가 있나 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나 자신을 바로 들여다보고 또 그것이 앞으로의 삶에 좋은 자극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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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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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와 프랑스 사이의 경계에서 평생을 숙고해왔던 문제들을 다룬 작가의 역작!

피식민자의 삶과 고뇌를 오롯이 담아내기 위한 섬세하고도 유려한 문장들이 전하는 문학적 힘!

 

 

   19세기 후반, 서양의 열강 세력들이 월등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약소국을 식민지 삼아 팽창주의를 펼쳤던 때가 있었다. 모로코와 리니지에 인접한 아프리카 국가, 일명 '알제'라고 불리는 알제리(Algeria)는 지정학적으로 유럽권 국가와 인접했기에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프랑스의 침공으로부터 피할 수 없었다. 1830년부터 1962년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최근까지 프랑스의 영향권 하에 있었고 독립을 하는 과정에서도 민족주의자들간의 대립, 아랍권 과격파 및 정치적 유혈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자국민들의 의식과 피부 속에 갖가지 상흔을 남겼다. <프랑스어의 실종>은 바로 이러한 프랑스의 식민지하에서 고통 받았던 알제리 국민들의 애환과 상처들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덕분에 알제리란 나라가 우리에겐 멀고도 꽤 낯선 나라임에 틀림없지만 제국주의라는 명명 하에 자유로울 수 없었던 우리의 역사와 유사점이 많아 그 슬픔과 상처가 가깝게 다가온다.

 

 

 

언어와 정체성, 경계자의 시선에서 그려낸 피식민자의 삶

 

 

   아시아 제바르. 매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 덕분에 아랍의 여느 여자아이와 달리 프랑스 학교를 다니며 역사를 공부하고, 파리로 유학을 가 최초의 무슬림 여학생이 세브르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하는 이례적인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알제리이슬람학생총연합의 동맹 파업에 가담하여 시험에 응하지 않은 탓에 퇴학 처분을 받은 뒤로 작품 집필 및 영화 제작에 몰두하며 프랑스 식민지하에서 고통 받던 알제리의 실상과 내부 문제들을 드러내는 작업에 몰두한다. <프랑스어의 실종>은 그녀의 열한 번째 장편 소설로, 역사 속 격변기를 통과하며 살아온 피식민자로서의 삶을 생생하게 구현해냄으로써 작가의 주제 의식과 희망이 종합적으로 담긴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설은 크게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망명지인 프랑스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사회보장기금 행정부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베르칸이 불현듯 직장을 그만두고 고국 알제리로 돌아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나간다. 그는 돌아온 곳에서 알게 된 어부 라시드와의 대화를 통해 그간 '상실된 수많은 단어와 부활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언어'를 다시 발견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으로부터 창씨개명을 강요받았던 우리처럼, 베르칸 역시 구어인 아랍어와 문어인 프랑스어 사이의 경계에 위치해있어야 했기에 모국어처럼 사용한다고는 하나 프랑스어는 그에게 있어서 외부의 언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고뇌는 프랑스에서 머물던 시절 자신의 연인이었던 배우 마리즈에게 편지를 쓰며 '그 망명이 왜 그리 길었고 또 왜 그렇게 늦게 끝났을까' 하며 자신의 어지러운 마음을 토로하는 데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귀향의 충격, 당신과 헤어진 데서 오는 슬픔, 여자를 가까이 못한 지 6개월이 되었다는 사실, 내가 고독을 즐기고, 내가 고독을 선택했지만 한밤중에 밖에서 가을날의 폭풍우가 내 감각을 무기력하게 만들 때,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 어린아이는 바로 이 귀향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 "이 땅에서는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잃어버렸던 목소리가 다시 살아나고, 소리치고, 나로 하여금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하고 있소. 정신을 사납게 하는 모호한 그 목소리를 당신에게 편지로 전하는 건 어둠 속에서 되살아나는 이 두려움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요. / 27p

 

 

 

   소설에 있어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베르칸이 유년 시절에 자신이 누비고 다녔던 카스바의 거리에서 프랑스의 압제가 가져다 준 공포, 즉 원체험을 떠올리는 데서 알제리의 불운한 역사를 복기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다니던 프랑스 학교에서 알제리 국기를 그림 속에 그렸다는 이유로 교장실에 끌려가 따귀를 맞았던 경험들, 프랑스인 정육점 주인을 갈고리에 매달고 경찰서를 공격해 그들의 무기를 빼앗자고 선동하는 무리들, 대마초 흡연자들의 모임 장소로 쓰인 삼촌의 이발소와 그의 죽음까지. 하지만 더욱 그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비록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했으나 그렇다고 상황이 현저히 나아진 것 같지 않은 파손되고 황폐화된, 심지어 타락한 이 터전과의 재회였다.

 

 

 

"다른 거, 그들이 교문이 걸어 놓은 건 그들 거야!"

누구나 자기 깃발이 있다는 논리는 빈틈이 없는 것 같았다. 다만 '우리 것은 왜 감출까?'라는 의문만 빼놓고는. / 41p

 

 

프랑스어는 공급자 선정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네! 단지 자본의 네트워크만 있을 뿐인데, 그것이 이러한 도시 계획의 병원이야. 그들은 무엇보다 현장에서 살게 될 사람은 염두에 두지 않아. 함께 대화해야 할 가문의 대표자도, 뒷받침해 주어야 할 전통 장인도 마찬가지야. 그래, 시민들은 전혀 믿지 않는 거야! 오직 동료 악당들끼리 나눠 가질 수입만 고려하고 있어. 자네도 잘 알고 있잖은가! / 73p

 

 

이것이 제3세계 국가에서 일어나는 기억력 마비의 운명 아니던가? 마치 그 장소에 새겨진 고통의 기록이 검인 도장 이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듯하다. 이름이라니! 그게 전부라니! 이것은 사회 전체가 숨 가쁘게 앞으로 달려가고, 기본적인 생존 임무를 향해 맹목적으로 서두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맨살이 그대로 드러난 수도 중심지에서 사라진 덧없는 흔적들이여! / 80p

 

 

 

 

 

 

   2부는 귀향 후 한 달 뒤, 베르칸이 나지아라는 낯선 여인을 만나는 데서 시작한다. 이때 베르칸은 과거 민족해방전선에 의해 할아버지인 라르비가 암살된 날의 이야기를 듣는데, 여기에서 그간 베르칸의 입장에서만 서술되어오던 전개가 여성인 나지아로 바뀌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또 다른 피식민자로서의 삶은 물론, 여전히 여성을 억압하는 알제리사회 내부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나지아의 목소리를 통해 어쩌면 작가 자신을 그녀에게 투영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욱이 소설은 베르칸과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나눈 나지아를 통해 그간 결핍처럼 느끼고 있었던 언어와 자신의 정체성의 경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 만난 마리즈에게서는 채워지지 않던 갈증이 나지아를 통해 비로소 해소되는데, 이는 프랑스어를 상징하는 마리즈가 아닌 아랍어와 알제리를 상징하는 나지아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프랑스어의 실종'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늙은 할머니(이 일은 할머니가 나이 든 후였어요)와 젊은 아버지, 서로 결속되어 있는 두 사람이 실성한 건 그날이었다고 생각돼요……. 그들은 영원히 미친 사람이 되었어요. 나와 너무도 가까운 사람들, 영원히 불타 버린 사람들, 치유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뒤집어 쓴 피 때문이에요! / 118p

 

 

두 살. 그녀는 이제 거의 마흔 살이 되어 간다. 원숙한 여인인 그녀가 정박하고 있는 곳은 아디인가? 최초의 드라마가 있었던 그 현장인가, 아니면 망명지마다 그녀가 모시고 다닌 할머니의 끊임없는 고통 속인가? / 119p

 

 

 

 

 

 

   이어 3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베르칸의 실종으로 인해 동생인 드리스, 마리즈, 나지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환되며 알제리의 현실과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여성, 언어, 역사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관조한다. 3부에서는 대체로 상징적인 문체들이 나의 발목을 잡고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하지만, 나지아가 '베르칸, 나는 어떻게 될까요. 망명자인가요? 흔히들 망명이 쓸쓸한 거라고 하지만, 내 경우는 그렇지 않아요! 나는 난민인가요? 하지만 무엇으로부터의 피난민일까요? 나는 무국적자예요, 비록 내가 두 개의 여권을 갖고 있고, 마치 결정적으로 '앞으로만 정진하자!'라고 생각하기라도 했던 것처럼 3개 국어를 말하지만요. 그래도 나는 내가 도망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라고 쓴 편지의 대목이나 "땅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와 같은 코페르니쿠스의 인용된 말은 경계인의 삶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삶의 방향성을 가늠케 한다.

 

 

 

   이렇듯 <프랑스어의 실종>은 식민지하에서 분열과 대립, 억압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애환과 삶의 방향성이라는 꽤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유려하고도 섬세한 문장과 입체감 있는 구성으로 인해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할 만하다. 더욱이 프랑스어권 문학에서 고전 반열에 오른 아랍 작가라는 프로필만으로도 우리는 그녀가 도전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삶의 열망들을 기꺼이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의 언어는 내게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 나의 아버지와 또 아버지의 아버지가 통과한 삶이 우리에게 어떠한 현실을 비추고 있는 것인지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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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함께하면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경연 옮김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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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길 때 마다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감과 따듯한 이야기가 주는 감동의 그림책!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이야기, '함께'라서 좋아!

 

 

   얼마 전, 동네에서 할로윈 축제가 열렸습니다. 시에서 참여한 축제라 행사 참여 차 갖가지 할로윈 분장을 한 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했었지요. 4살인 제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가 이내 낯선 이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외국인들의 영어 인사에"hi." "hello."를 신나게 외치기도 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지만 또래 외국인 아이들과 손인사도 주고받고 서슴없이 다가서기도 하는 아이의 모습은 저에게 색다른 기분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아이 역시 한동안 축제 때의 흥분과 즐거움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던 걸 보면 그 날의 경험은 꽤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게 바로 "함께"한다는 의미가 주는 감동이겠지요?

 

 

 

   그 날의 경험덕분인지 저는 공동체와 다문화, 인종, 공존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조금씩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싶었지요. 굳이 말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꼈던 할로윈 축제의 그 날처럼, 이왕이면 그런 주제를 다룬 책이 있다면 좋을 텐데 아무리 뒤져봐도 아이의 책장에는 그러한 내용의 책이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때마침 낯익은 그림체의 신간 도서 하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브리타 테큰트럽의 <다 같이 함께하면>입니다.

 

 

 

 

 

 

우린 모두 다르지만 하나라서 더 특별해질 수 있는 거야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예전에는 몰랐던 그림책의 세계가 얼마나 무궁무진하고 아름다우며 철학적이기까지 한지 한 번씩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계절>로 먼저 만난 적 있는 브리타 테큰트럽의 그림책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모두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자연과 동물, 사람, 계절의 질감을 풍성하게 다룰 줄 아는 특유의 색채감은 이 땅의 풍요로움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합니다.

 

 

 

우린 하나하나 다 특별해.

저마다 꿈이 다를지도 몰라.

하지만 손에 손을 잡고, 모두 함께하면

우린 한 팀이야.

 

 

 

   푸른 언덕 위, 아이들이 띄워놓은 연이 하늘 위로 두둥실 날아갑니다. 아이들이 들판 위를 마음껏 뛰어다니며 새파란 하늘 위로 띄워놓았을 연을 보고 있으려니 우리 아이들의 꿈도 훨훨 날아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솟구치며 날아오르는 새처럼 말입니다. 비록 폭풍우 구름이 몰려와 거센 비가 쏟아지고, 흔들흔들 출렁이는 바다 위는 때로 위태롭지만 하나둘씩 모여든 아이들이 함께 용기를 북돋우는 합창을 하고, 서로를 격려하면 오르지 못할 것 같은 높은 산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삶의 색깔을 보듬으면 삶을 더 밝아질 것'이라는 글은 매우 시적이면서 아름답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세상의 모든 빛깔을 아름답게 보듬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보게 되네요.

 

 

 

너무 외로우면

큰소리로 외치는 거야.

"함께 모여 손을 잡고

행복한 한 팀이 되자!"

 

 

 

 

 

 

   <다 같이 함께하면>이 전하는 메시지는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더욱 뚜렷해집니다. 두 명의 소년과 소녀에서 네 명으로 늘어나고, 또 여섯으로 늘어나면서 하나의 원을 그리기까지 인종과 성별을 불문하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특별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특히 '천공 기법'을 이용해 책을 읽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재미와 책의 주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4살인 저의 아이는 "엄마, 구멍이 점점 늘어나. 우아, 친구들이 엄청 많아졌어."하고 신기해하기도 했지요.

 

 

 

 

 

 

   이렇듯 책은 어느 한 페이지도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이 다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브리타 테큰트럽 만의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굳이 글을 읽어주지 않아도 아이가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 하는 만큼 계속 곁에 두고 보았음 하는 바람이네요. 끝으로 한 마음으로 모인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가 함께 하는 즐거움을 내내 누리며 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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