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사회 쫌 아는 십대 19
김성호 지음, 서와 그림 / 풀빛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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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감수성은 왜 필요할까?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을까?

내셔널리즘이 주장하는 가치 안에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있을까... 숭고한 죽음 앞에 고개 숙이지만 애초에 전쟁이 없었더라면 죽음도 없었을 것을...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인간도, 동식물도, 미생물까지도 괴롭다.



전쟁, 점점 더 증가하는 학교폭력, 스스로 포기하는 생명 등 인간의 생명을 소홀히 여기면 생겨나는 일들이 인간의 존엄성과 삶 자체를 해친다.

자연, 동식물들에게 끼치는 해악은 말할 것도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지구에게, 자연에게 민폐가 되어가고 있다.


생명감수성이란 무엇일까?

생명감수성은 생명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풀이되는데 세상 그 어느 가치도 생명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낯설고 모르는 무언가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경계심을 심어준다. 친숙하지 않더라도 아는 것이 있다면 적어도 가진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생명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나와 남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얼마나 서로에게 가치롭다는 것을 아는 것.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책에는 생물학이 말하는 생명의 범주와 의학, 법학이 정하는 생명의 기준을 비교해서 설명해준다. 어디까지를 소중한 생명이라고 보는지에 대한 저자의 언어가 찬찬히 쉬운 말로 친근하게 말을 걸어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없고 이해하기에 거침이 없다.


생명 감수성은 왜 필요할까?


축제의 의미를 단지 즐기는 것으로만 바라보고 있던 나를 반성하는 대목이다. '체험'의 진가와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여 가족단위로 소비해버렸던 '생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책의 예제로 나온 함평 나비축제와 화천의 산천어 축제편을 읽고 인간의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아이들과 함께 축제에서 만나는 생물에 대해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가져야하는지를 돌아보았다. '맨손잡기'를 학대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재미로 잡아서 먹는 것에 치중하는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었다. 게다가 산천어는 화천에 살지 않는 '외래 유입종'이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산천어의 이입으로 심각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니... 한정된 공간에 가두어 축제를 한다는 화천군의 입장처럼 생명이 그 자리에서 온순하게 견뎌준다는 착각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을까. 외래어종 베스와 블루길의 선례를 보고도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나는 <~쫌 아는 십대>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일단은 쉬운 설명. 친근한 어투. 차근차근히 단계적으로 접근하여 하위에서 상위의 개념에 다가서는 방식이 이 시리즈에 잘 담겨 있다.

아이와 함께 전 권을 다 읽는 것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이 시리즈를 애장한다.


찻길이나 도로를 만들어서 발생하는 로드킬. 동물의 이동경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개발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죽어가는 많은 동물들. 야생 조류의 유리창 충돌에 대한 경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 책에 해결책도 제시되어 있다. 점을 찍는 방법인데... 인간의 조망권에 대한 욕망 때문에 시행되지 못하고 있나 보다. 정책 결정권자의 생명 감수성이 정책에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어지는 내용으로 훼손되어지는 삼림에 대한 경고는 기후 위기 변화를 겪고 있는 지구촌 곳곳에서 지켜져야 할 이유를 담고 있다.


끝으로 생명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이 제시된다. 

'다가섬이 시작이야'

동물과 식물, 미생물에게 다가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무엇을 체험하여야 하는지... 보고 만지는 체험이 오히려 생물에게 독이 된다면 어떤 체험이 생명 감수성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지 제시하고 있다. 친숙함이 key다. 이를 위해서는 오래보고,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이 모든 생명 감수성은 결국 내게로 향한다. 

'모르니까 답답했다.'

모르니까 답답함이 저자를 그들의 세계로 이끄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 세계를 알면 알수록 나를 돌아보게 된다.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 나.

남과 연결되어 있는 나.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결국엔 사랑이라는 것을 깨우치는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된 사랑이 모든 것을 살리는 힘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책.

십대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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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지? 신기하고 재미있는 식물도감 - 술술 읽다 보면 오늘부터 식물 박사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가니 멤마 그림, 심수정 옮김 / 카시오페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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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식물은 사이코트리아엘라타.

뜨거운 입술, 악마의 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중남미 정글에 산답니다.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처럼 생겨서 '정글의 입맞춤'이라고도 한대요. 나비와 벌새의 눈에 잘 띄려고 진화한 결과인데요, 입술처럼 보이는 부분은 꽃송이를 감싸는 잎의 일종인 '포엽'이라네요. 진짜 꽃이 피기 전에 아주 짧은 동안 이 입술을 볼 수 있대요. 중남미 열대 우림에서 볼 수 있다는데 진통제로도 쓰여셔 소중한 식물이었대요.


서사를 알면 친숙해지고, 호기심이 늘어납니다.

도감을 좋아하는 아이와 재밌게 읽은 <신기하고 재밌는 식물도감>.


밖에 나가면 흔하게 마주하는 게 식물인데~ 이렇게 다양하고 신귀한 식물들은 처음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세쿼이아.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은 자이언트라플레시아.

세상에섯 가장 키가 큰 꽃은 타이탄아룸.

엄청 화려한 종 해머오키드, 히비스커스.


아무데서나 잘자라서

춥디추운 고산지대에 적응한 사우스레아고시피포라.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


빛을 따라 이동하는 소크라테아엑소리자.

이름에서 포스가 느껴지는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서 따온 이름 맞아요.

비행기의 모델이 된 씨 알소미트라마크로카르파.

오래~~ 오래~~ 산다 강털소나무.

구린내를 풍겨 곤충을 끌어당기는 이름도 구린 계요등.

악마의 상징 캐롤라이나리퍼.

맹독을 품은 투구꽃!


식물종만으로도 수천수만 가지도 넘는데 환경에 적응하여 필요를 충족하며 살아가는 식물들의 놀라운 능력을 담은 책입니다.


제 3장으로 나눠 신기한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이상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총 70종의 식물이야기를 읽다보면 식물박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식물의 특징을 풀어서 설명하고,

이름, 크기, 비슷한 식물 사촌도 알려주고, 지도에서 별로 표시된 곳에 서식하며, 식물의 마음의 소리도 담아 재미있는 구성에 폭 빠지게 돼요.


파리를 끌어당겨서 꽃가루를 잔뜩 묻게 한후 살려주는 반하.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서 피는 천남성은 암꽃에 빠진 파리는 살아나올 수 없어요. 생긴 것은 부처님을 닮아서 '불염포'라는데... 자비의 대명사인 부처와 파리를 잡아먹는 식물인 천남성은 어울릴 수 없겠죠?


이름이 예쁜 자운영은 '꿀벌만을 위한 꽃'이래요. 추수를 마친 논밭에 자운영 씨를 뿌려서 식물에 필요한 질소를 땅속에 붙잡는 역할을 담당하게 했대요~ 신기하네요.


여름에도 눈이 흩날리는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사우스레아고시피포라는 솜털 옷 안에 핀 꽃의 꽃가루를 묻혀 옮기게 해요. 보기에는 엉겅퀴를 닮았는데 손으로 만져도 된대요. 오호~!




고산지대 파리들의 사교장을 아시나요? 히말라야 산맥의 고산지대에서 가장 큰 식물로 알려졌는데 '온실'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한대요. 

강한 자외선을 막고 햇빛은 받아 들여요. 벌레가 들어와 꽃가루받이를 도웁니다.



세계에서 가장 콘 꽃 자이언트라플레시아는 잎도 뿌리도 없는 것을 아시나요?

귤 알멩이의 실체가 거의 '털'이었다는 사실은요?

숩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인 '검은박쥐꽃'이 꽃으로 보이나요?

땅에서 50cm~1m 정도 솟은 곳에 꽃이 피는데요~

휘파람 가시나무와 개미의 무슨 사이일까요?

사자를 죽일 수 있는 식물을 아시나요?

실러캔스처럼 살아있는 화석인 소나무가 있어요~

무시무시한 화학 무기를 내뿜어 주변 식물을 죽이는 식물은요?

먹이를 훅 빨아들여 잡아먹는 식충식물은요?

조약돌같이 생겨서 사막동물들을 피하는 리톱스도 신기해요. 해마다 한 번 탈피를 한다는데 색깔도 예쁘네요. 돌을 닮은 식물이라니... 식물을 좋아하고나, 모으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대요.


이렇듯

신기한 식물종으로 가득찬 도감이랍니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국과 일본에 살고 있는 식물들은 모조리 찾아볼 기세예요.^^

이제 꽃이 피는 봄이 되면 아이와 함께 책에 나온 식물들을 찾아볼까해요. 재밌는 여행의 아이디어를 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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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영문법 SWIFT Grammar for Essay Writing - 중등 과정 개념부터 확실히 서술형 에세이 완벽 대비
고윤진.김연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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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윤진은 치열한 경력만큼이나 '살아 있는 영어'에 뜻을 품고 스위프트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으시네요. 한국식 영어 교육의 틀을 벗어나 진정한 실력을 갖추도록 서술형 에세이에 공을 들이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공저자인 김연아는 같은 학원에서 교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군요. 스위프트어학원은 영어 글쓰기 전문학원이군요.


22년 개정된 교육과정에서는 '독서', '문해력', '논서술형 평가'에 대한 능력이 많이 요구되는데요. 막 시청을 마친 <티처스>에서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정식쌤이 출연자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서 '국어 독해력'을 높이라고 조언하더라구요.


서술형 에세이를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는 역시 '개념'이 중요하지요. 문법은 모국어와 외국어가 다른 특징을 학습함으로써 외국어 실력 향상을 노리는데 꼭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글쓰기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뼈대를 잡아주지요.



시원한 표지에 전체적으로 채도를 조절한 블루 계열의 차분함이 돋보이는 영문법 교재입니다.

중등과정의 문법을 개념부터 확실하게 설명하여 정확하게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하여 서술형 에세이를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저술된 문법서입니다. 


총18개과로 구성. be동사와 일반동사, 문장의 5형식, 동사의 시제, 조동사, 의문문의종류/명령문/감탄문, 부정사, 동명사, 분사, 수동태, 형용사/부사/비교, 비교급과 최상급, 명사와 관사, 대명사, if로 시작하는 절의 쓰임(조건문과 가정문), 접속사, 관계사, 전치사, 시제와 수 일치/화법/특수구문으로 나눠서 깔끔한 설명과 예문, Practice Quiz와 단원평가 문제, 정답및해설, 불규칙 변화 동사표가 들어있습니다.


1. 설명이 깔끔하여 학원 교재로 활용.

설명이 많지 않고 줄 간격이 넓어서 아이들은 많은 내용에 질리지 않고, 선생님의 설명을 적어 넣을 여백이 넉넉합니다.


2. 빈 여백에 추가된 문법을 정리.

중학 문법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기본부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심화된 내용을 정리할 공간이 넉넉해서 좋네요.


3. 적절한 양의 평가문제.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서술형을 겨냥한 간단한 영작과 중학 수준의 문법 문제들을 넣어서 실력을 확인할 수 있고, 복습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4. 중간중간 편안한 푸른 칸에 플러스된 문법 팁을 정리해두어서 비격식적 표현을 익히거나 중요한 포인트를 기억하도록 강조해두었네요.




설명이 길지 않고 간략한 만큼 문제도 군더더기가 없네요.


이 책은 영문 기본 개념서로써 초등 문법 심화서로 활용하거나, 중등 개념 기본서로 활용하기에 좋겠어요.

어려운 문법 문제를 배제하고 기본적인 문법 문제를 출제하여 습득한 문법에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교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책은 펼치자마자 많은 설명에 치어서 읽기마저 부담스러운데 이 영문법 책은 예문들이 깔끔합니다. 외워야 할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엄마표 영어로 활용하거나 학원 교재로 딱이네요.



일단 깔끔한 문법서라 엄마표로 활용하기에 참 좋아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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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구한 의병장 양달사 - 1555년 을묘왜변 영암성 대첩 한무릎읽기
이이랑 지음, 윤종태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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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의병장 찾기.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이렇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역사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이렇다.

"태평성대에는 신분사회라도 그럭저럭 살만하지만, 풍전등화의 형세에 죽어나는 것은 민초들밖에 없다."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기록이요, 지배자들의 것이다.

전쟁에 대한 기록은 특히 더 심해서 싸우다가 죽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 백성이나 계급 낮은 병사이건만 그들의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생명의 경중을 따질 수 없지만, 인간의 법으로 그 경중이 명확했던 신분사회에 살았던 사람은 자신의 목숨보다 더 귀하게 떠받들었던 '상전'이 있었다. 

신분사회에서 하층민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게다가 사회 기강이 흔들리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연연했던 조선 후기를 생각하다보면 울화가 스멀스멀 치미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영암성 대첩에 대한 기록들을 살피다가 "광대들이 활약했다"는 대목을 발견했단다. 광대들이 쳐들어온 왜구들을 웃기는 사이에 기습공격을 하여 승리를 이끌었다는... 그럼에도 그들의 공은 이름 없이 남은 한 줄로 갈무리되었더란다.



스토리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전투에서는 몸을 사리고 어떻게든 몸보전에 힘썼던 '나리들'은 전투가 끝나기를 기다려 지신의 공을 앞세우느라 앞장섰던 때다. 저자는 이름을 남기지 못한 채 나라를 지켰던 이들을 살려내고 싶었단다. 진짜 역사를 들려주고 싶었단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하는 것은 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의식은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교과서에 실린 외워야할 지식이 아니라, 한 시대를 공부하여 그 시대를 살아낸, 견뎌낸 '실제 삶'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임진왜란의 적은 "100년의 태평성대"때문이었다는 말을 기억한다. 영암성 대첩을 미리 준비하고 기민하게 전략을 사용했던 '조선 최초 의병장 양달사 장군'에 초점을 맞춰 안보의 중요성과 일개 이름없이 죽어간 많은 사람들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것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께 드리는 보답일 것이다.


역사의 기록은 미진하여 많은 부분을 작가의 상상력에 맡겼다. 잘짜인 이야기의 구성과 흥미진진한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나 시대를 재현하고 아이들에게 "살아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이야기의 중심은 끼동이.

양달사와 광대패의 만남은 2년 전 양달사의 어머니 회갑연에서였다. 양달사의 둘째 아들 '철'이 줄을 타던 끼동에서 활을 날린다. 소동 중에 폰개 할아버지에게 호박동곳을 건네는 양달사 어머니를 끼동이 본다.

2년 후 이방이 이 호박동곳을 빌미로 폰개 할아버지를 잡아가고 끼동은 그를 구하기 위해 양달사를 만나러 사력을 다해 도망친다. 양달사의 도움으로 일이 잘 마무리되고 광대패와 양달사의 인연, 끼동과 철, 봄똥이라 불리는 춘동의 인연도 깊어져 간다. 

때는 왜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시절이었다. 시묘살이로 해남현감의 자리에서 물러난 양달사는 혹시 모를 난리를 대비해서 조심스럽게 군사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산봉우리에 봉화불이 오르고 가까운 지역에 왜구가 침입한 것을 알고 양달사는 편지를 끼동편에 보내고 전투를 준비한다.


전쟁의 결과는 참혹했고, 왜구의 약탈은 극에 달해 사람 목숨이 파리처럼 죽어나가는 장면을 끼동은 목격한다. 게다가 양반의 횡포가 극에 달해 사회 기강이 무너진 탓에 자발적으로 왜구가 된 조선인도 심심찮게 많았던 때다. 끼동은 적장의 눈에 들어 줄을 잘 타는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왜구처럼 변발하고 그들의 팀에 끼어 기회를 엿본다.


한편 양달사는 오합지졸, 탁상공론에 빠진 양반들 틈에서 홀로 군사력을 모으며 닥쳐올 전투를 준비한다. 끼동이 생사를 알 수 없는 폰개 할아버지의 걱정은 깊어가는데...


양달사는 여러 전략을 짜는데 그 중 핵심 역할은 바로 광대패였다. 전쟁을 준비하는 양달사는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전략을 짜고 지혜를 모아서 협공을 준비한다.



양달사는 영암성 대첩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었을까? 정미사화라는 명종 때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끼동의 출생의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

책을 읽으며 명종 때 소윤과 대윤의 대립 및 정미사화가 궁금해졌다.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이를 해결해 나갈 때 생각이 넓어지고 역사의식이 생겨나면 시대를 사는 지혜를 갈구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상상력은 역사 속의 한 줄 기록에서 시작되었다. 

"광대들이 적들을 웃겨서, 적들이 정신을 잃은 틈을 타 공격해 대승을 거두었다."

이 한 줄이 200페이지 가량의 이야기로 탄생하였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자극받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힘을 느낄 것이다. 글을 읽을 때마다 어떤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개정된 22년 교육과정을 살펴보니 "융합"이 본격적인 학습 목표가 되었다. 글을 읽으면서 스토리를 창출하는 상상력을 자극받아 자신만의 언어의 힘을 자라도록 밀어올릴 수 있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아이의 생각이 자라고, 역사를 바라보는 마음이 커질 것을 기대한다.


책 속에서 언급하였듯이 "전쟁에 불리할 때 도망쳤던 자들이 전쟁에서 이기자 서로 자기 이름을 올리려 한 것"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평화와 자유와 존중이 소중한 이유를 역사 속 한 페이지도 차지하지 못한 "한 줄 역사" 영암성 대첩에서 발굴한 저자에게 감사하다. 


세게 곳곳에서 전쟁의 피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이 때에 평화를 소망하며 굳건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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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2-21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입니다. 덕분에 이런 숨겨진 역사를 배워갑니다.
 
잠시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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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감사한 이에게 사랑과 축복을 전하며 2024년을 함께 잘 살아가자고 부탁하며 마음을 전할 때 적절한 책.

나태주 시인이 시를 쓰고 향기작가 한서형님이 잠을 부르는 향을 더했다.

매 페이지마다 묻어나는 향이 코를 간질이는데 떠오르는 허브의 이름은 레몬 그라스.. 평소에 향을 좋아하지 않는데 책에서 풍겨나오는 이 향은 몹시 좋다.

아까워서 꺼내두지 못하고 온 채로 다시 밀봉하여 시인이 시와 향을 느끼고 싶을 때만 잠시 빛을 보게 한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에게 편지를 쓴다. 2024년의 습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며칠째 쓰고 있는 편지는 나태주 시인의 '시'라는 제목의 시처럼 아이들 마음 한 모퉁이가 밝아지고 아름다워지고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담겨 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마음을 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좋은 향'을 맡으며 읽은 '시'가 한밤의 행복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열어줄거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면의 밤을 지내는 것을 알고 있다. 평생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며칠 없을 정도로 잘 자는 나이기에 '잠을 이루지 못한 날'들의 괴로움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3일째로 이어진 불면의 밤에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 밤이 계속된다면 나는 어쩌지?라는... 다행히 4일째부터는 다시 숙면을 취해서 더이상의 우려는 계속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때의 두려움과 괴로움은 또렷이 남아 내게 경각심을 준다. 



"잠이 보약이고, 밥이 보약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이 책이 탄생한 배경에도 이런 어려움에 공감하는 마음과 일상에 지친 심신에 안정을 주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깃들인 향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시인의 마음을 닮은 시가 안정을 주기에 잠은 꽃을 향해 날아드는 벌과 나비처럼 밤을 어둠에 잠재울 것이다.


귀로에 올라1


밤에 눈을 뜬 사람만이

빛나는 별을 볼 수 있고


아침에 일찍 잠깬 사람만이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번번이 돌아오는 길목에서

다짐 두는 말


다시 시작하리라

다시 시작하리라


새들은 울음으로 말을 하지만

시인은 시로서만 말을 한다.



시로서만 말을 전하는 시인... 번번히 다짐하며 다시 시작하자는 싯구 속에 많은 말들을 담았다. 2023년의 다짐은 무엇이었던가... 2024년의 계획은 무엇으로 담을 것인가...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다가오는 결산과 새로운 시작이 엇갈리는 때에 시로써 다짐을 확인하고, 향으로서 평안을 바라며, 잠으로 휴식할 수 있는 나날을 기대한다.



반성


아니란 것을 

알았으니

된 것이다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욱 된 것이다.



2024년의 새로운 결심은 된다는 것을 알면 되는 것. 그리고 작게 작게 깨우치는 것. 그거면 족하다.



작은 깨침


사랑!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줌


믿음!

믿을 수 없는 것을

의심 없이 믿어줌


기적!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일어남.



2024년은 사랑과 믿음과 기적을 이루는 한 해가 되도록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새로운 시작이 설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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