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3 (초판 한정 윈터 에디션) - 거울 속에 누군가 있다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3
도미야스 요코 지음, 오바 켄야 그림, 송지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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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빠와 여우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유이, 다쿠미, 모에는 신기한 여우의 힘을 물려받았다. 서로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엄마와도 사이가 좋은 시골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엄마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겨울 방학에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곤 하는 다쿠미 가족에게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 유이는 할머니가 유이넹서 3박을 예정하며 지금 할머니의 친구집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할머니맞이 대청소를 시작한다. 


문제는 매일 들락거리며 이상한 행동으로 머리를 쭈삣 서게하는 여우 친철들! 도무지 인간의 습성과 매너를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도 유이네에서 제멋대로 구는 여우할아버지, 느닷없이 거실에 나타나 "재앙이 온다!" 외쳐대는 이모할머니, 자유로운 변신으로 유이네를 골탕먹이려는 이모, 이상한 물건들을 들고 나타나는 삼촌까지! 예의바르고 점잖은 시골 할머니에게 이들의 정체를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유이네 가족들은 연신 등골에 땀이 흐르는데...


할머니가 아버지의 물건이라고 보내신 택배는 화장대??? 아무도 납득할 수 없는 물건인데... 거울이 두 개가 달린 화장대를 여는 순간, 여우의 힘을 가진 유이는 물냄새를 맡았다고 하고, 모에는 거울 속에서 남자 아이를 보았다며 갑자기 거울을 떨어뜨린다.


할머니와 여우 할아버지의 만남에 이어 이모할머니의 등장도 감당이 안되는데... 유이는 이모가 쳐놓은 함정에 빠져 48시간 동안 능력을 쓸 수 없게 된다. 이모의 꿍꿍이는 무엇일까? 변신의 귀재인 이모가 유이에게 자신을 맞춰보라는데... 이모의 속셈을 알 수가 없다!


화장대 앞에 알 수 없는 물웅덩이가 남겨져 있고, 아빠가 어린 시절에 누군가에게 빌려주었다는 소중한 책 <파브르 곤충기>가 서랍에 놓여져 있다? 아빠의 머릿속 혼란은 갈수록 더해지고...


훈훈한 가족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펼쳐지나 기대하는데 갑자기 미스터리 스릴러의 등장? 오! 스토리의 쫀쫀함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공처럼 재미나다.


과연 유이와 가족들은 이 모든 함정에서도 엄마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4일을 버틸 수 있을까? 화장대와 관련한 아빠의 추억팔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할머니의 기억과 아빠의 기억이 달라지는 지점에 힌트가 있다?


벌써 4권 예고가 나왔네!

사람 아빠와 여우 엄마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라니~ 이거 흥미롭군. 일본식 판타지를 좋아하는 <전천당> 세대에게 또다른 시리즈의 재미를 안겨줄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올 겨울 온 가족이 읽으면서 가족이 하나로 똘똘 뭉쳐 예의바르게 헤처나가는 모험을 이야기하면 좋겠다.


근데, 유이남매~ 왜 이리도 예의가 바른거야~ 울 집 똘방구들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그러다가도 여우엄마의 현명함과 할머니의 자상함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게 된다. ^^;; 


겨울방학 추천 시리즈~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4권을 기다리게 하는 재미를 함께 느껴보기를 바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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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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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로페즈 (1945~2020)


55년이 넘는 세월 동안 8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썼다.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로 미국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북극을 꿈꾸다>로 미국도서상을 수상하였다.


1960년대부터 대지와 인간의 관계, 인간의 정체성 등의 문제를 다룬 픽션, 논픽션 작품들을 발표했다. 다른 작가들과 협업, 공동 작업을 왕성하게 펼쳤고, 이 에세이집에는 협업의 생생한 증언들이 담겨 있다.


그는 어린시절 캘리포니아에서 자랐으며 평생 이 곳을 그리워하였다는 이야기로 에세이집이 시작된다. <캘리포니아를 그리워하며>에서는 그가 이 장소에 대해 특히 애착을 느끼는 감정적 이유를 찾는 과정을 그렸다.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의 기억과 아버지의 부재 동안 어머니로부터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진 어린 소년의 육체가 유린당한 기억이 가득한 캘리포니아는 이와 동시에 그가 '살아 있는' 혹은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를 내포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배리는 이 에세이집에 자신의 삶의 전반에 대한 회고와 동시에 자긱고백, 자신의 신념을 담은 에세이를 실었다. 

이는 그가 55년동안 숲과 평원, 사막, 북극 등에서 얻은 자연과의 교감, 대지와의 친밀감을 통해 고통에서 치유로 행해 나아간 생의 여정이자 기록들이다.


자연주의자이며 신비주의자인 그는 절대자에 대한 믿음과 신앙의 발현이 그를 살아 있도록 잡아주는 보이지 않는 끈이었음을 고백한다. 그것은 세상이 규정짓고 원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믿음이 아니었더라도 그가 겪은 고통스러운 어린시절을 버티게 해준 끈이었고, 살아야할 순간의 구원의 손길이었음을 그는 고백한다.


그는 네 편의 에세이를 통해 그의 어린시절을 유린한 아동 성도착자와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쏟아낸다.

그가 어떻게 4년 반 동안의 시간을 견뎠고, 고작 7살밖에 되지 않은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견뎠고, 그러는 동안 그가 살아 있도록 갈망한 자연에 대한 예찬과 1960년대의 캘리포니아의 분위기에 대해 회고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아동 성도착자에게 유린당하고 있을 다른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망하면서 간접적으로 그들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존경받는 인물의 성범죄 증거가 제시될 때 그들의 더럽고 추악한 범죄가 어떻게 덧입혀서 포장되는지를... 


" 비중 있는 사회적 역할과 관대한 제스처로 쌓아올린 신망은 아동 성도착자들이 만들어낸 보호막일 때가 많다."


실제로 어머니의 재혼으로 그의 마수에서 벗어나고 몇 년 후, 그를 다시 찾아온 가해자가 어머니와 재혼한 새어버지 앞에서 저자를 어떻게 모함했는지! 가해자와 심각하게 얘기를 나눈 어머니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하지만, 그분은 의사잖니!"

저자는 딱 이 한 문장으로 말했다... 나는 이 문장에 담긴 저자의 분노와 좌절과 실망과 절망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의 명망을 가진 인사가 어떤 식으로 힘없는 자들을 유린해왔는지... 그들의 교묘한 범죄가 어떤 식으로 가려지고, 포장되는지를 가만히 생각해 본다.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많은 성비위 사건들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그들, 혹은 자기방어가 무엇인지도 모를 나이의 아동들이 당하는 학대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들이 상대해야했던 포장되고 가려진 권력을 가진 가해자들을 그려본다.


"수년간 연쇄 아동 성폭력범 추문과 관련한 신문과 잡지 기사를 읽고 종합한 바로는, 사람들은 피해자들이 가장 욕망하는 응징의 방식이 돈과 정의이며 거기에도 순번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내 짐작을 말하자면,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믿어주기를 바란다. 존엄의 감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토대를 원한다. 자기 존중의 회복이 돈보다 중요하다. 복수보다 중요하다.


피해자들이 원하는 건 타인의 공분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타인의 공분이나 대중의 분노가 아니다. 자신을 대신해서 분노를 발화해주기를 원하는 게 아니란다. 단지 믿어주는 것... 사회적인 신망이 두터운 이들이 하루아침에 성범죄의 가해자로 밝혀졌을 때, 한없이 공명정대하며 인자한 얼굴로 장기간의 성폭력을 가한 가해자로 지목되었을 때 나는 피해자들을 믿어주었던가? 비단 성인의 문제가 아니다. 어른들은 아동들이 자신이 당한 일의 종류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깨닫기 전에,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나이의 아동들이 당할 정신적 고통을 믿어주었는가.


그의 어머니도, 새어머니도... 어머니의 사촌 에벌린도 그의 편이 되어주지 못했다. 담담한 그의 기술 뒤로 그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마음 속이 엉망이었고, 망연자실했고... 진실이 위폐된 곳에서 그는 자신의 치유, 세정식을 시작하게 된다. 


생은 많은 경우 어린 시절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도 자신의 이면에 뿌리내린 터무니없는 감정들이 아동기의 경험에 기반한다는 자각과 함께 심리치료사를 통해 치유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치유를 완성한다.




그가 왜 이런 상처와 치유에 대한 과정과 감정과 통찰을 고백하였을까? 

나는 그를 이루는 많은 감각들이 이 어린시절의 상처와 경험, 그와 함께 그 순간들을 견디고 살아 있도록 도운 신비한 경험과 자연과의 교감의 중요함을 말하고자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치유의 끝을 경험한다. 상담치료사와의 치료를 받고 귀가하는 어느 날, 가슴벅찬 안도감이 들면서 폭압의 갑작스러운 증발을 경험한다. 해결되지 않던 공포와 분노는 연민으로 바뀌었고, 타인의 악몽에 공감하는 보다 큰 포용력을 자신의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 


" 우리에게는 우리를 삶의 예의로 다시 데려다줄 타인이 필요하다."


이후 그의 다른 에세이를 보면서 나는 더욱 확실함을 느꼈다. 그가 타인의 악몽에 공감할 수 있었으므로 북미 역사사 선주민으로 살아가던 자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질 때 '대학살', '폭력', '죽음'으로 변한 현장에 관심을 가졌다고. 그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그들의 죽음이 미국 역사를 다시 조망함으로써 '삶의 예의'로 다시 데려다 줄 타인이 자신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읽었다.


또한 자연과 대지, 그가 행한 많은 협업들도 그의 이러한 성품에 기인한다. 기후위기와 기후변화의 현장에서 <주의 기울이기>, <인내하기>, <몸이 아는 것을 귀담아듣기>를 실천하며 교감하였던 그였기에 장소와의 친밀감을 누리며 수천년, 수만년 전에 살아간 원시인들과도 교감하고 동질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는 고압적이지 않다. 그는 말이 많고 주장이 강하며 신념을 앞서는 강력한 무기로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의 글은 온화하고 자연 속에 녹아드는 자신을 발견하며 그곳에 그가 있음을 기뻐하는 모습을 띈다.


그의 관찰을 통해, 서술을 통해, 행간의 묻어나는 의미를 읽는다. 그러므로 나는 <힘의 열네 가지 양상>을 읽으며 탁월함을 느낀다. 한낱 일화가 열네 개로 늘어져서 꼬리를 잇듯 이어져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속에 어떤 긍정의 힘이, 부정의  힘이 담겨 있는지 저절로 깨달아진다. 그의 탁월함은 이런 서술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부분 여지를 남기며 관찰을 토대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독자가 비집고 들어갈 많은 여지와 생각거리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의 마지막 인사는 우리 곁에 진하게 남아 여운을 남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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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도 쉽게 배우는 보고서 쓰기
이란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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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을 결산하고 2024년을 준비하면서 '좋은 글'에 대한 기준과 평가를 더욱 명료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뀐 교육과정에서도 서술형, 논술형 평가가 심화되어서 내신의 비중이나 압박이 심해져서 글을 쓰는 바른 기준과 평가를 잘 세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이 되었다고 과제 및 보고서 작성이 뚝딱 써질까? 글을 쓴다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 책은 대학에서 필수로 습득해야하는 글의 구조에 따라 교수자의 평가기준을 직시하며 자신의 견해를 담아내는 글을 쓰는 법을 지도하고자 쓰여진 교재이다.

신입생 글쓰기 수업이나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보고서 작성 수업에서 활용하도록 실용성 있는 교재로서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었다.


좋은 글의 조건은 무엇일까?


좋은 글의 특징은 분명히 존재한다.

1. 글의 형식적 구성에서 완성도가 높은 글 - 체계성

2. 전통의 담화 맥락에서 정확한 지식과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글 - 정보성

3. 기존의 장르 담화를 따르면서도 어떤 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면이 돋보이는 글 - 창의성

4. 독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며 성실한 읽기와 고된 쓰기 능력을 통해 구현된 글 - 맥락성


 

마찬가지로 좋은 보고서에도 격식과 틀이 있다. 교수자의 평가기준을 따져보고 보여지는 글을 써야하는 대학 새내기나 공적인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글의 형식과 내용의 구성을 채우는 공부가 필요하다.

내 경우만 해도 독후보고서와 비슷한 서평, 독서 감상문을 주로 쓰고 수필과는 다른 학술적 에세이를 가끔 쓴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 특히 A+ 보고서를 쓰는데는 평가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알고 쓰도록 이 책에는 '유학생'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과 조건을 꼼꼼히 따져서 제시하고 있다.


실제 글쓰기 수업에서 실용적인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총14강으로 구성하였고 각 강마다 실전문제, 연습문제를 담았다. 배운 내용대로 글을 써보고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을 담은 것이다. 실제 예제나 답이 없으므로 교수자가 강의에 활용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인 것이다.

(다만 독학하는 나같은 독자를 위해서는 예제에 대한 답안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뿐만 아니라 토론하기 주제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1.대학에서 보고서 과제로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

2. 보고서로서 학생의 역량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면 어떤 역량을 증명해야 할지 하나씩 거론해 보자.


자신의 의견을 말로 피력할 때 글쓰기가 기반이 됨은 말할 필요가 없다. '말하기'는 '글쓰기'의 일환으로 글쓰기가 선험적인 입장에 놓이는 것도 이와 같은 것이다.

책에서 말과 글을 동시에 훈련하는 법을 제시해서 좋았다.


이 책을 읽고 전체 구성과 유형별 글쓰기, 각 유형마다 무엇을 내포하고 버릴 것인가를 알게 되어 글이 명료해졌다. 특히 좋은 보고서의 체제를 이해하고 각 부분마다 서술할 관점과 요건을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 내게도 2024년은 더 '좋은' 글을 쓰도록 공부하고 배우는 한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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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사회 쫌 아는 십대 19
김성호 지음, 서와 그림 / 풀빛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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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감수성은 왜 필요할까?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을까?

내셔널리즘이 주장하는 가치 안에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있을까... 숭고한 죽음 앞에 고개 숙이지만 애초에 전쟁이 없었더라면 죽음도 없었을 것을...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인간도, 동식물도, 미생물까지도 괴롭다.



전쟁, 점점 더 증가하는 학교폭력, 스스로 포기하는 생명 등 인간의 생명을 소홀히 여기면 생겨나는 일들이 인간의 존엄성과 삶 자체를 해친다.

자연, 동식물들에게 끼치는 해악은 말할 것도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지구에게, 자연에게 민폐가 되어가고 있다.


생명감수성이란 무엇일까?

생명감수성은 생명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풀이되는데 세상 그 어느 가치도 생명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낯설고 모르는 무언가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경계심을 심어준다. 친숙하지 않더라도 아는 것이 있다면 적어도 가진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생명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나와 남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얼마나 서로에게 가치롭다는 것을 아는 것.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책에는 생물학이 말하는 생명의 범주와 의학, 법학이 정하는 생명의 기준을 비교해서 설명해준다. 어디까지를 소중한 생명이라고 보는지에 대한 저자의 언어가 찬찬히 쉬운 말로 친근하게 말을 걸어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없고 이해하기에 거침이 없다.


생명 감수성은 왜 필요할까?


축제의 의미를 단지 즐기는 것으로만 바라보고 있던 나를 반성하는 대목이다. '체험'의 진가와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여 가족단위로 소비해버렸던 '생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책의 예제로 나온 함평 나비축제와 화천의 산천어 축제편을 읽고 인간의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아이들과 함께 축제에서 만나는 생물에 대해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가져야하는지를 돌아보았다. '맨손잡기'를 학대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재미로 잡아서 먹는 것에 치중하는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었다. 게다가 산천어는 화천에 살지 않는 '외래 유입종'이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산천어의 이입으로 심각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니... 한정된 공간에 가두어 축제를 한다는 화천군의 입장처럼 생명이 그 자리에서 온순하게 견뎌준다는 착각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을까. 외래어종 베스와 블루길의 선례를 보고도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나는 <~쫌 아는 십대>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일단은 쉬운 설명. 친근한 어투. 차근차근히 단계적으로 접근하여 하위에서 상위의 개념에 다가서는 방식이 이 시리즈에 잘 담겨 있다.

아이와 함께 전 권을 다 읽는 것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이 시리즈를 애장한다.


찻길이나 도로를 만들어서 발생하는 로드킬. 동물의 이동경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개발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죽어가는 많은 동물들. 야생 조류의 유리창 충돌에 대한 경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 책에 해결책도 제시되어 있다. 점을 찍는 방법인데... 인간의 조망권에 대한 욕망 때문에 시행되지 못하고 있나 보다. 정책 결정권자의 생명 감수성이 정책에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어지는 내용으로 훼손되어지는 삼림에 대한 경고는 기후 위기 변화를 겪고 있는 지구촌 곳곳에서 지켜져야 할 이유를 담고 있다.


끝으로 생명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이 제시된다. 

'다가섬이 시작이야'

동물과 식물, 미생물에게 다가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무엇을 체험하여야 하는지... 보고 만지는 체험이 오히려 생물에게 독이 된다면 어떤 체험이 생명 감수성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지 제시하고 있다. 친숙함이 key다. 이를 위해서는 오래보고,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이 모든 생명 감수성은 결국 내게로 향한다. 

'모르니까 답답했다.'

모르니까 답답함이 저자를 그들의 세계로 이끄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 세계를 알면 알수록 나를 돌아보게 된다.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 나.

남과 연결되어 있는 나.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결국엔 사랑이라는 것을 깨우치는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된 사랑이 모든 것을 살리는 힘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책.

십대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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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지? 신기하고 재미있는 식물도감 - 술술 읽다 보면 오늘부터 식물 박사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가니 멤마 그림, 심수정 옮김 / 카시오페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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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식물은 사이코트리아엘라타.

뜨거운 입술, 악마의 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중남미 정글에 산답니다.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처럼 생겨서 '정글의 입맞춤'이라고도 한대요. 나비와 벌새의 눈에 잘 띄려고 진화한 결과인데요, 입술처럼 보이는 부분은 꽃송이를 감싸는 잎의 일종인 '포엽'이라네요. 진짜 꽃이 피기 전에 아주 짧은 동안 이 입술을 볼 수 있대요. 중남미 열대 우림에서 볼 수 있다는데 진통제로도 쓰여셔 소중한 식물이었대요.


서사를 알면 친숙해지고, 호기심이 늘어납니다.

도감을 좋아하는 아이와 재밌게 읽은 <신기하고 재밌는 식물도감>.


밖에 나가면 흔하게 마주하는 게 식물인데~ 이렇게 다양하고 신귀한 식물들은 처음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세쿼이아.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은 자이언트라플레시아.

세상에섯 가장 키가 큰 꽃은 타이탄아룸.

엄청 화려한 종 해머오키드, 히비스커스.


아무데서나 잘자라서

춥디추운 고산지대에 적응한 사우스레아고시피포라.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


빛을 따라 이동하는 소크라테아엑소리자.

이름에서 포스가 느껴지는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서 따온 이름 맞아요.

비행기의 모델이 된 씨 알소미트라마크로카르파.

오래~~ 오래~~ 산다 강털소나무.

구린내를 풍겨 곤충을 끌어당기는 이름도 구린 계요등.

악마의 상징 캐롤라이나리퍼.

맹독을 품은 투구꽃!


식물종만으로도 수천수만 가지도 넘는데 환경에 적응하여 필요를 충족하며 살아가는 식물들의 놀라운 능력을 담은 책입니다.


제 3장으로 나눠 신기한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이상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총 70종의 식물이야기를 읽다보면 식물박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식물의 특징을 풀어서 설명하고,

이름, 크기, 비슷한 식물 사촌도 알려주고, 지도에서 별로 표시된 곳에 서식하며, 식물의 마음의 소리도 담아 재미있는 구성에 폭 빠지게 돼요.


파리를 끌어당겨서 꽃가루를 잔뜩 묻게 한후 살려주는 반하.

암꽃과 수꽃이 다른 그루에서 피는 천남성은 암꽃에 빠진 파리는 살아나올 수 없어요. 생긴 것은 부처님을 닮아서 '불염포'라는데... 자비의 대명사인 부처와 파리를 잡아먹는 식물인 천남성은 어울릴 수 없겠죠?


이름이 예쁜 자운영은 '꿀벌만을 위한 꽃'이래요. 추수를 마친 논밭에 자운영 씨를 뿌려서 식물에 필요한 질소를 땅속에 붙잡는 역할을 담당하게 했대요~ 신기하네요.


여름에도 눈이 흩날리는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사우스레아고시피포라는 솜털 옷 안에 핀 꽃의 꽃가루를 묻혀 옮기게 해요. 보기에는 엉겅퀴를 닮았는데 손으로 만져도 된대요. 오호~!




고산지대 파리들의 사교장을 아시나요? 히말라야 산맥의 고산지대에서 가장 큰 식물로 알려졌는데 '온실'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한대요. 

강한 자외선을 막고 햇빛은 받아 들여요. 벌레가 들어와 꽃가루받이를 도웁니다.



세계에서 가장 콘 꽃 자이언트라플레시아는 잎도 뿌리도 없는 것을 아시나요?

귤 알멩이의 실체가 거의 '털'이었다는 사실은요?

숩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인 '검은박쥐꽃'이 꽃으로 보이나요?

땅에서 50cm~1m 정도 솟은 곳에 꽃이 피는데요~

휘파람 가시나무와 개미의 무슨 사이일까요?

사자를 죽일 수 있는 식물을 아시나요?

실러캔스처럼 살아있는 화석인 소나무가 있어요~

무시무시한 화학 무기를 내뿜어 주변 식물을 죽이는 식물은요?

먹이를 훅 빨아들여 잡아먹는 식충식물은요?

조약돌같이 생겨서 사막동물들을 피하는 리톱스도 신기해요. 해마다 한 번 탈피를 한다는데 색깔도 예쁘네요. 돌을 닮은 식물이라니... 식물을 좋아하고나, 모으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대요.


이렇듯

신기한 식물종으로 가득찬 도감이랍니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국과 일본에 살고 있는 식물들은 모조리 찾아볼 기세예요.^^

이제 꽃이 피는 봄이 되면 아이와 함께 책에 나온 식물들을 찾아볼까해요. 재밌는 여행의 아이디어를 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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