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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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감사한 이에게 사랑과 축복을 전하며 2024년을 함께 잘 살아가자고 부탁하며 마음을 전할 때 적절한 책.

나태주 시인이 시를 쓰고 향기작가 한서형님이 잠을 부르는 향을 더했다.

매 페이지마다 묻어나는 향이 코를 간질이는데 떠오르는 허브의 이름은 레몬 그라스.. 평소에 향을 좋아하지 않는데 책에서 풍겨나오는 이 향은 몹시 좋다.

아까워서 꺼내두지 못하고 온 채로 다시 밀봉하여 시인이 시와 향을 느끼고 싶을 때만 잠시 빛을 보게 한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에게 편지를 쓴다. 2024년의 습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며칠째 쓰고 있는 편지는 나태주 시인의 '시'라는 제목의 시처럼 아이들 마음 한 모퉁이가 밝아지고 아름다워지고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담겨 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마음을 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좋은 향'을 맡으며 읽은 '시'가 한밤의 행복하고 편안한 잠자리를 열어줄거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면의 밤을 지내는 것을 알고 있다. 평생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며칠 없을 정도로 잘 자는 나이기에 '잠을 이루지 못한 날'들의 괴로움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3일째로 이어진 불면의 밤에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 밤이 계속된다면 나는 어쩌지?라는... 다행히 4일째부터는 다시 숙면을 취해서 더이상의 우려는 계속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때의 두려움과 괴로움은 또렷이 남아 내게 경각심을 준다. 



"잠이 보약이고, 밥이 보약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이 책이 탄생한 배경에도 이런 어려움에 공감하는 마음과 일상에 지친 심신에 안정을 주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깃들인 향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시인의 마음을 닮은 시가 안정을 주기에 잠은 꽃을 향해 날아드는 벌과 나비처럼 밤을 어둠에 잠재울 것이다.


귀로에 올라1


밤에 눈을 뜬 사람만이

빛나는 별을 볼 수 있고


아침에 일찍 잠깬 사람만이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번번이 돌아오는 길목에서

다짐 두는 말


다시 시작하리라

다시 시작하리라


새들은 울음으로 말을 하지만

시인은 시로서만 말을 한다.



시로서만 말을 전하는 시인... 번번히 다짐하며 다시 시작하자는 싯구 속에 많은 말들을 담았다. 2023년의 다짐은 무엇이었던가... 2024년의 계획은 무엇으로 담을 것인가...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다가오는 결산과 새로운 시작이 엇갈리는 때에 시로써 다짐을 확인하고, 향으로서 평안을 바라며, 잠으로 휴식할 수 있는 나날을 기대한다.



반성


아니란 것을 

알았으니

된 것이다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욱 된 것이다.



2024년의 새로운 결심은 된다는 것을 알면 되는 것. 그리고 작게 작게 깨우치는 것. 그거면 족하다.



작은 깨침


사랑!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줌


믿음!

믿을 수 없는 것을

의심 없이 믿어줌


기적!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일어남.



2024년은 사랑과 믿음과 기적을 이루는 한 해가 되도록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새로운 시작이 설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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