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 제2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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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작품인데 나는 그 명성에 주눅이 들었나. 다들 유명하다 재밌다 하는 드라마는 다~~끝나고 뒷북치는 요상한 성격이라 그런가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다.

표지 안 책 앞 면이 참 예쁘다.

정말로 구름 위 비행기를 타고 날라가고 있는 둣한

곧 날라갈 수 있는 듯한 희망을 품어본다.

나홀로. 애둘없이 혼자 혹은 친구랑..

애들을 낳고 한창 기르다보니 매 주말마다 외출을 하거나 식사 메뉴를 골라도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 기준이 되어 나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 억울하진 않지만..

가끔은 열망한다. 훌훌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여행이란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진짜 짐싸서 떠나는 여행도 여행이지만 워낙 우리 인생 자체가 또 여행의 과정이 아닐까.

작가 알랭 드 보통은 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고 영국 캠브리지에서 수학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아우르며 현대적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에세이 <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공항에서 일주일>,<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등을 출간하며 항상 새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이 책을 옮긴 정영목선생님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고, 청미래 출판사에서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17P 중에서

이 대목에서 너무 공감했다. 그렇네.. 여행 할 장소에 대해서는 항상 궁금하고 어떤 정보가 좋을까 고민하는데 왜 여행을 하는지는 정말 제대로 고민해 보지 않았다.

여행의 기술에 대해서 알려주는 안내자들이 매 챕터마다 있다.

출발에서는 J.K 위스망스가 런던 해머스미스와 바베이도서를 소개하고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해서는 샤를 보들레르와 에드워드 호퍼가 휴게소, 공항, 비행기, 기차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렇듯 동기, 풍경, 예술, 귀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안내자들이 여행의 기술에 대해 각 매력에 맞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그림이 많이 소개되어 있네. 라고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그림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전달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알렝 드 보통의 에세이다. 그리고 여기 소개된 사진이나 그림은 다 흑백이다. 즉 그림이나 사진이 주요 포인트가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은 여행으로 하여금 느낄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며 평소에는 쉽게 지나 칠 수 있었던 일상에 알랭 드 보통만의 시선과 이야기로 채워 나간다. 그래서 읽는 이마다 눈길이 가는 곳과 마음이 울리는 곳이 다 다를 것이다. 그게 이 책의 큰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은 독특하다. 예사롭지 않고 주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면 이런 깊이 있는 관점에서의 견해, 생각을 쉽게 듣지 못할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견해를 통해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공감을 할 수도 있다. 새로운 견해해 대한 눈이 떠질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어떤 종류이든 평범한 과정은 아니고 새롭고 신선하고 이색적일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는 몸이 여행을 떠나지 않지만 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이질감, 신선함, 새로움, 놀라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제는 반드시 여행에 관련된 주제이기 때문에 여행을 앞두고 있어도 좋고 이제 막 여행을 다녀왔어도 좋다. 혹은 다양한 이유로 여행을 가지 못해도 좋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 어떤 이들은 "복잡한 거 딱 질색이야"

하면서 그냥 떠나면 좋은거고 즐기다 오면 만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좋다!

하지만 언제가는 내가 갔던 그 여행에 대해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고 느껴보고 싶다면 그때 기억하고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분명 달리 느껴지는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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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회성 - 자기를 지키며 당당하게 표현하는 아이의 비밀
지니 킴 지음 / 빅피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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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은 아이 스스로 천천히 완성 해가야 할 내면의 퍼즐과도 같습니다. 그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깊은 관찰과 섬세한 훈육, 따뜻한 응원이 반드시 필요하죠. 이 책을 통해 아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조각, 혹은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사회성이라는 최고의 역량을 완성해주세요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지니킴 박사님은 실리콘 밸리에서 거주하며 하버드대 아동발달 전문가로

아이비 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육서, 육아서, 동화책도 쓰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공립, 사립학교 교사 15년 및 디렉터 6년 경력을 통해서 이론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던 현실과의 괴리감을 최대한 반영하여 아이들의 다양한 발달을 이해하고 이 책을 통해서 실질적인 조언을 주고자 노력했다. 다른 저서로는 <회복 탄력성의 힘>,<하버드 동그라미 육아> 등을 썼다.

흔히들 일단 가장 중요한 공부부터 잘 하고 사회성은 조금 천천히 쌓아도 되지 않냐는 질문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프롤로그부터 말한다. '학습 능력' 이란 집중력, 암기력, 이해력 같은 인지적 능력을 포함하여 신체적, 정서적 역량까지 포함한 그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이다. 즉 선생님과 소통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는 사회적 역량도 자라나야 안정적으로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회적 역량과 학습은 뗄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학습이란 단순히 혼자서 책 읽고 문제를 푸는 활동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팀 프로젝트, 협동 학습, 책임 분담, 발표 등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사회성이 흔들리면 고립감을 느끼고 자존감까지 흔들릴 수 있다. 요즘 처럼 AI와 디지털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혼자서 열심히'는 살아갈 수 없다. 팀을 이끌 줄 알고 협력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더욱 사회성이 강조된다.

사회성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친구가 많으면 사회성이 잘 발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히려 조용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도 건강한 사회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배려하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고, 갈등을 조율하고 협력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역량이 작동하는 것이 사회성이다.

사회성은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자라지 않는다. 타고난 기질도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사회성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본다.

첫째,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자기 신뢰, 자기 인식, 자기 표현, 자기 조절, 경계 5가지 사회적 역량이 아이의 내면에 튼튼히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아이는 '우리' 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둘째, 5개의 역량 위에 '관계의 기술'을 쌓아 올릴 수 있다고 소개한다.

자기인식은 공감으로

자기표현은 협력으로

자기 조절은 규칙으로

경계는 책임으로

자기 신뢰는 존중으로



이 책에서는 온라인 예절까지 포함해서 총 11개의 사회성 조각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아이마다 약하거나 누락된 조각 퍼즐들이 다르기 때문에 내 아이가 가진 강점과 보완점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서 책 후반부터 소개되는 아이들의 흔히 겪는 문제상황과 부모가 가져야할 태도와 해야할 역할들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게 아이의 상회성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또한 20여년간 부모님들과 만나면서 자주 마주했던 물음들도 수록했다.

책 서론에는 0-2세 영아기, 3-5세 유아기, 6-7세 취학 전 아동기, 8-9세 초등 저학년 으로 나뉜 연령별 사회성 체크 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책을 읽기 전 내 아이는 어떤지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초, 심화, 실전편으로 나뉘어 있고 제일 마지막 5장에는 사회성에 대한 오해도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에 따라 살펴보고 차근차근 책을 정독해도 좋겠다.

◆사회성은 기본적으로 부모가 잘 발달될 수 있도록 관심도 많고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동시에 오해가 많은 영역이라고 말한다.

오해 1. 또래와의 잦은 접촉이 사회성을 발달시킨다.-> NO!

또래와의 접촉이 잦다고 해서 사회성이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아이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의사결정으로 인해서 그 상황에 놓여지게 될 경우 아이는 스트레스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긍정적 경험보다는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서 오히려 기피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또래 경험이 필요하다.

먼저 사회성을 경험시켜 주기 전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오해 2. 갈등이 없는 경우가 사회성이 좋다. -> NO!

진짜 사회성은 무조건 양보하거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이 좋은 경우는 갈등을 해소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갈등은 관계를 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깊게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초반에 사회성에 대한 내용이라 해서 타인을 대하는 태도 내지는 외부 요인들의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겠다 생각했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회성의 기초는 사실 '나' 에 대한 이해를 얼만큼 잘 했느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는 무엇보다 나의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겠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아이와 대화할 때 "엄마는" 이라고 시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또한 아이가 자주 어울리는 친구가 사회적역량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도 알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겠다. 유독 내 아이가 자주 어울리는 아이와 반복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역량에 빗대어 살펴본다면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또 다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겠다.

◆갈등을 둘러싼 부모의 5가지 유형

  1. 해결사형-정답을 던져주는 스타일, 갈등이 생기자마자 부모가 개입하는 상황-아이는 갈등의 본질을 파악하기도 전에 본인의 감정, 친구의 감정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다.

  2. 방관형-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관여하지 않는 경우. 갈등 자체가 아이가 감당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울 때는 적당하게 관여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3. 심판형-누구의 잘,잘못을 판결해서 처벌까지 하는 경우.

  4. 과보호형- 아이편만 무조건 들면서 한쪽 감정에만 치우져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줘서 피해자대 가해자 상황으로만 해석할 경우가 높다.

  5. 코치형-어떤 상황이야?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 등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져주는 스타일이다. 아이가 스스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고 주도적으로 해결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코치형, 해결사형 등 맞게 적용할 필요는 있다. 아이의 감정적, 신체적 안전에 위협되는 상황이라면 코치형보다는 부모가 강하게 개입해야하는 상황도 생기기 때문에 코치형을 기반으로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 기질 별 사회성 높여주는 코칭 기법

거절하지 못하는 아이-거절은 무조건 나쁘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에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거절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알려주고 거절을 감정을 알려주는 표현이라는 인식을 먼저 알려주면 좋다. 그리고 거절을 잘 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1. 단호한 거절

2. 동그라미 거절-친구의 입장을 생각해보면서 부드럽게 거절하는 법 thank you but...,

3.세모 거절-대안을 제시하는 거절,

4. 네모거절-시간을 미루면서 거절하는 법. 지금은 힘들고 나중에 같이 하면 어때?

◆현명한 부모가 갈등에 대해 가르치는 5가지 동물에 비유해서 가르치는 방법

유명한 심리학자 랄프 킬먼과 캐네스 토머스는 갈등을 대응하는 5가지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경쟁형/양보형/회피형/타협/협력형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해시키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5가지 동물에 비유했다.

1. 경쟁형은 사자-자신의 생각이나 욕구를 강하게 주장하는 편, 자존심도 강하고 이기고 싶은 마음도 큰 경우.

2. 양보형은 양에 비유함. 친구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본인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고 친구의 의견을 따라주는 경우가 많음.

3. 회피형 토끼로 비유함. 위협을 느끼면 재빨리 도망감.

4. 타협형은 판다로 비유함. 온순하면서도 균형을 좋아하는 성향의 동물이기 때문에 중간 지점을 찾는 유형.

5. 협력형은 개미라고 비유함. 무리지어 다니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힘이 강한 곤충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친구들과 힘을 합쳐서 해결하려고 함.

이렇게 설명하면서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생각해볼 수 있기도 하고 반대로 친구는 어떤 스타일로 갈등을 접근하는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버드 아동발달 전문가 지니킴 박사님이 인생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하나를 고른다고 하면 "놀이"라고 골랐다.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잘 노는 것" 그 이유는 놀이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가 느끼는 만족감, 행복감이기 때문에 어떤 놀이를 했을 때 내가 진짜 행복을 느끼고 만족감을 느끼는지 깨닫고 실천한다는 것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행복한 삶을 일궈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된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안다는 것은 큰 차이다.

"심심할 기회를 많이 준다" 그래야 아이가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진정한 놀이란 자발적으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고 그 때 만족감을 느끼는지를 알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한 것은 어떤 환경속에서도 아이가 자신의 성향을 존중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필요한 역량을 천천히 아이 속도대로 채워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그리고 부모로서 내가 채워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아직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어제보다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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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걸 때 - 아트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예술 인문학 산책
이수정 지음 / 리스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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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수정 선생님은 예술 전문 강연가이자 아트 스토리텔러이다. ‘빨리-많이-대충’ 감상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천천히 -깊게-대화하듯’ 그림을 바라보는 법을 전한다. 25년간 기업 교육 현장에서 강연가로 활동하며 ‘아름다움을 읽는 힘’을 전해왔다. 현재는 예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심미안 학교‘ 대표로 활동하며, 예술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기 삶을 더 이해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강연을 한다고 한다. 그림을 단순한 감상이 아닌 삶의 통찰로 이끄는 것이 그녀의 강연과 글쓰기의 핵심이다.

그림을 따라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이 여정을 ‘insight-t-travel’ 이라 이름 붙이고 여전히 그 과정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책을 추천하는 글중에 한결같이 그림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고 잘 설명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많지만 이수정 작가의 장점은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전한다고 한다. 미술에 낯선 이에게는 강한 호기심과 흡입력을 미술 애호가에게는 깊은 공감을 전한다 하니 읽는 독자의 수준과 위치에 따라 다양한 경로의 여행이 가능할 듯 싶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그림 속에 내가 있었다

2장 예술가의 상처와 삶을 견디는 그림들

3장 그림, 또 하나의 언어

4장 그림 너머의 모든 것

결혼 전부터 전시회 다닌 것을 좋아했다. 예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비교적 뮤지컬이나 연극이나 다른 공연보다는 접근하기도 용이하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나 둘 전시회를 다니다보니 사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결제한 결제 내역이 다 인듯 했다. 그리고 어느 전시회를 다녀왔다가 고작 다 인듯했다. 그런 줄 알았는데 하나 둘 전시회가 쌓이다 보니 조금씩 내 안에서 연결이 되기도 하고 점차 익숙한 그림들이 늘어나기도 하니 저금한 돈에 이자가 붙는 듯한 뿌듯함도 들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다 보니 자연스레 멀어졌다. 나 혼자서는 훌훌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고 어린 아이 둘을 챙기다 보니 한번 전시회 다녀오고 나면 기진맥진해지거나 여운보다 피곤함이 더 많이 쌓인 듯한 고행이었다. 그래서 또 조금씩 멀어지다 보니 아쉬웠다. 그리고 그리워졌다.

그러다 "그림이 말을 걸 때"라는 책을 만났고 가장 가까운 집에서 이 책을 통해 서른 명의 화가들을 만나고 덤으로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몰랐던 화가들도 있고 얼핏 알거나 혹은 익숙했지만 낯선 이야기들도 있었다. 저자도 책에서 밝힌다.

예술은 반드시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 있을 수 밖에 없는 불편함, 불만, 고통, 외로움 등 오히려 비율로 따지고 보면 인생의 8할이 이런 부정적인 것들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 가는 것은 이 속에서도 반드시 어둡게만 막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어둡다해서 덮기만 한다면 고여서 썩기만 할 뿐 나아지는 것은 없을테니 말이다. 이수정 선생님은 그림과 우리의 인생을 연결시켜 준다. 그래서 결코 멀지 않은 곳에, 아니 제일 가까운 곳에 그림이, 예술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그로 인해 위로받고 공감받을 수 있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예술은 삶을 인식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본질적인 도구이며, 우리에게 일상의 경계를 넘어선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인식과 사유의 지평을 넓혀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예술이 지닌 역설적인 가치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실은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그 '쓸모없음의 쓸모'를 말이다.

24P

책을 읽으면서 미술작품이라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저자 이수정 선생님은 이야기 꾼이다. 옆에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것 처럼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들 수 있다.

귀스타브 쿠르베가 그린 상처입은 남자이다. 오른쪽 그림은 <전원에서의 낮잠>으로 쿠르베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 여인은 비르지니 비네이다. 이들은 10년 사실혼 관계였던 연인이었고 자유분방한 쿠르베는 비르지니와의 관계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떠난 이를 그리워 하며 <전원에서의 낮잠> 그림의 비르지니를 어두운 물감으로 지우고 자기 얼굴에는 거친 수염과 함께 상처입은 남자로 변신시킨 것이다.

당연히 다른 그림으로 보았을 그림들인데 이런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니 더 흥미롭고 쿠르베라는 화가가 다시 보이게 되고 친근해진다.

물론 나중에 쿠르베의 전시회를 가게 된다면 이 이야기는 기억 저편으로 가물가물하게 잊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님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더 깊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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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 나민애의 인생 시 필사 노트
나민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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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눈물이 종종 났다.

울컥해지기도 했다.

따뜻해지기도 하고

또 다른 용기가 솟아나기도 했다.

마치 하나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나만의 뮤지컬이 탄생되는 느낌이었다.

그럴수 있는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

누군가 저 멀리서 내 마음을 알아줍니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말입니다.

6p

그러기에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다.

읽었으면 바라는 마음이다.

그냥 내가 모르는 그 누군가에게도 건내주고 싶다.

모든 인생들이 가진 고달픔과 고통과 외로움..

물론 인생은 이런 부정적인 것들로만 가득찬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것들은 나누기가 쉽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과도 나누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여기 있는 주옥같은 시들을 통해 위안받길 바란다.

나 역시 시들을 통해 위안받고 다시 한번 인생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얻고 나에게 소중한 이들에게 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난 돈은 없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여유가 가득 생겼다. 분명 이 여유는 덥고 습한 여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빠져나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평생 책을 읽는 이유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고르고 고른 77편의 시가 수록되어있다.

그리고 나민애 교수님의 77가지 마음도 들어있다.

어쩌다 시작되었고 어쩌다 소중해진 인생이라도.

한번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그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혹시 무언가 크게 잘못되고 되돌리고 싶은 일들만 가득차 있어도 괜찮다. 이 책을 통해 함께 기쁨을 느끼고 위안 받길 저자도 바라고 미리 경험해 본 나도 그러길 간절히 바래본다.

책은 총 다섯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은 처음 맛보는 시

2장은 작은 위로가 필요한 날

3장은 사랑을 곁에 두었다.

4장은 가을이나 바람처럼 쓸쓸한 것들

5장은 나에게 말을 건네는 시

그냥 마음에 가는대로 펼쳐보아도 좋을 시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매 시 뒤에는 “나민애와 한 줄을 새기다”가 있다. 이 책은 그냥 시를 필사하라는 책은 아니다.

시를 먼저 느껴보고 그리고 그 여운을 오랫동안 간직하라고 필사하는 코너가 수록된 것이다.

그러니 시랑 친하지 않아도 겁먹지 말고 일단 펼쳐 보길 바란다. 저자가 놓아주는 다리를 통하여 내 인생에 시가 조금은 더 친근하게 다가 올 것이다.

개인적으로 윤진화 시인의 <안부>가 너무 가슴을 울렸다. 어느 순간 잘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민애 교수님은 남몰래 ‘잘 늙기 캠페인’을 하셨다 한다더라. 책 한장을 넘기기만 했는데 두명의 내 편을 만난 느낌이다.

이 책의 저자 나민애 교수는 서울대학교 입학 후 국문학 박사를 받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민애 교수는 서울대 강의 평가 교수 1위이다. EBS <나의 두 번째 교과서>에서는 국어 대표 강사로 활약했다. 저서로는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나의 두 번째 교가서 * 나민애의 다시 만난 국어>, <나민애의 동시 읽기 좋은 날> 등이 있다. 내가 나민애 교수님을 알게 된 계기는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대학생들의 공부비법에 대해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통해서였다.

너무 시원시원하게 말하는걸 보고 "통쾌하다", "유연하다" 등의 이미지가 새겨진듯 하다. 그리고 나서야 나중에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서 이 책 역시 읽어볼만 하다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시에 대해 잘 모르면서 막연히 갖고 있던 어려움, 딱딱함을 이 책을 통해 내려놓게 되었다. 생각보다 시는 딱딱하고 어렵고 운을 맞춰야하는 등의 형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마음 느끼는대로 시인이 쓴 글귀에 내 마음이 닿으면 그게 나에게 최고의 시가 되는 것이었다.

곧 조만간 만날 20년지기 친구들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 싶어 주문했다. 그들도 내가 느낀 위안을, 풍요로움을, 여유로움을 느끼고 그 마음들을 주변에 전하면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 곁에 있으면 향기가 묻고, 햇살 곁에 있으면 온기가 전해지기 마련이다. 맑고 고운 시를 읽다 보면 마음에 새살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가게 해준다. 여기 나태주 시인의 <시> 역시 차오름을 경험하게 해준다.

145P

너무 습하고 더워서 정신없는 길고 긴 여름의 시작에서 지침을 느끼기 전에

그득하게 차오름을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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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마! 도서관 킨더랜드 이야기극장
이지음 지음, 이로우 그림 / 킨더랜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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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경고문은 마크 트웨인의 1884년 허클베리핀의 모험 서문을 빌려와 재창작한 것이다.


읽지마 도서관은 제목 그대로 읽지 말라고 경고한다.

심지어 책 앞부분은 이런 무시무시한 경고문으로 시작된다.

경고문에 보면 이야기에서 어떤 주제를 찾거나 교훈을 찾거나 혹은 독후감을 쓰려고 하는 자는 도서관에 10년동안 출입을 금한다는 읽지마 도서관의 사서로부터 경고문이 쓰여있다. 발상이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다.

아이들도 부모들도 알게 모르게 책은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심지어 책을 읽고는 감상문이든 독후감이든 써야 된다는 압박도 갖고 있다. 하지만 어느 독서 교육 전문가도 항상 강조하는 것은 독서는 취미이기 때문에 압박감이나 중압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면 결코 지속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즉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지속해야 내가 좋아하는 분야도 찾고 그 이야기 속에서 나만이 느낄 수 있는 포인트도 찾고 그리고 오롯이 남이 강요해서가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독서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 이지음 선생님은 도서관에서 매일 책을 만지며 맛보던 어느 날 "뿅"하고 글자들의 마법에 걸려 매일 글자를 맛있게 요리하고 애쓴다고 한다. 그래서 태어난 작품이 바로 읽지마 도서관이고 다른 저서로는 <강남 사장님>,<당신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시리즈가 있다.

또 이 책에 귀여운 그림들을 그린 이로우 선생님은 자연과 상상에서 얻은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탄소 중립 쫌 아는 10대>,<어느 날 이런 미래가 온다면>,<마지막 히치하이커> 등 다양한 책의 그림을 그렸고 현재도 출판, 광고, 음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너무 쉽게 요즘 초등학생들의 삶이 얼마나 바쁜지를 알 수 있다.

주인공 서연이도 초등학생이 된 이후로는 제대로 논 적이 없다고 말한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면 운동장에서 뛰어놀지도 못해서 그나마 뛸 수 있는 장소가 도서관으로 이어진 복도라고 말하는 말에 나도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면 아이를 그렇게 바쁘게 만드는 엄마가 될까? 라는 의구심이었다.

아마 다들 바쁘게 학원을 보내고 하는 모습을 보면 나 역시 자유롭게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를 양육하는게 쉽지 않을 텐데 라는 걱정과 말이다.

벌써 20살까지 인생 계획표가 다 짜여있는 주인고 서연이

6학년 필독 도서까지 끝내는게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길이라고 믿는 엄마.

심지어 6학년 필독 도서가 끝나면 끝냈다는 만족감을 느끼기도 전에 '명문대 필독 도서 100선'을 들이밀것이라고 한다. 글만 읽어도 너무 숨이 막힌다.

서연이의 표현이 너무 재미있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고 많이 하는 말을 "미리 미리" 과일도 제철이 있는데 왜 뭐든지 "미리미리"하라고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러던 서연이가 하루는 도서관에서 "ㅇㅈㅁ!ㄷㅅㄱ"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고 그 책속에 들어가면서 겪는 재미있는 모험담이 이 책의 주 내용이다.

어른인 나도 책을 집어 든 순간 너무 재미있게 한숨에 다 읽고 말았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항상 유익한 책만 읽으라고 강조하는 엄마아빠에게 반박할 수 있는 동지를 찾은 느낌일테고 만약 어른이 읽는다면 한번쯤은 나도 재미있는 책을 읽는 걸 좋아하면서 아이에게는 교육적인 부분만 강조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중간 중간 보이는 그림은 너무 귀엽고 글을 정말 그~대로 표현한 그림이 찰떡같이 나와있다. 더운 여름방학이 시작되려한다. 시원한 도서관에 앉아 "ㅇㅈㅁ ㄷㅅㄱ"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엄마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소개해도 좋겠다. 분명히 아이들도 신나게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나는 조카들에게 먼저 이 책을 선물하려 한다. 읽는게 조금 지루하다 생각하는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서 "읽는게 항상 지루하고 어려운 것 만은 아니구나" 깨닫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을 마음을 더 많이 표현하고 격려해주고 싶은 작가 선생님의 마음에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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