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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자란 아이가 높이 큰다 -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 나 자신으로 자라는 아이
MBC <물 건너온 아빠들> 제작팀 지음 / 포르체 / 2025년 5월
평점 :

이 책이 다른 육아서들과 조금 다른 이유는 일단 첫째, 주 양육자가 아빠인 점이다. 물론 주 양육자가 반드시 엄마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율로 따지면 아직까지도 주 양육자는 엄마가 많기 때문에 보여지는 관점이 엄마 입장에서 생각되어지는 점이 많은데 주양육자가 엄마인 나에게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준다는 점이 반갑고 새로웠다. 나는 아들을 둘 키우는 엄마로서 항상 익숙한 엄마의 정서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남자로 자라나는 아들들의 문화를 이해못하는건 아닌지 고민될 떄가 많기 때문에 더 반가웠다. 둘째는 그냥 한국에서 자라고 아이를 육아하는 한국 아빠들이 아니다. 미국, 인도, 이탈리아, 덴마크 등 우리가 사람을 깊게 사귀지 않으면 엿 볼수 없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지닌 아빠들이 육아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렇기에 글로벌한 시대를 향해 크게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 입장에서 한번 쯤은 생각해보고 고민해보아도 좋을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더욱이 한국 육아 문화 가운데 고민하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실 상황을 모른다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육아에 대한 자신의 시야가 넓어질 것이다. 여기에 나온 고민들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육아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항상 등장한다. 그러기에 많이 알면 알수록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육아를 전담 하지 않는 아빠가 읽어도 좋다. 육아를 엄마가 해도 좋다. 혹은 아직 육아를 하지 않는 예비 엄마아빠들이어도 좋다. 육아는 성숙한 내가 있을수록 그 과정이 더 순탄한 것 같다. 그러기에 미리 육아 선배들이 겪는 과정을 엿보길 추천한다.
이 책에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일본, 이탈리아, 영국, 중국, 캐나다, 덴마크, 아제르바이잔, 칠레, 핀란드아빠 프랑스엄마가 나온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놀이, 교육, 문화별 육아차이, 사회성, 가족관계,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 나눠서 풀어나간다.
1장 놀이와 훈육에서는 창의적으로 놀아주는 방법, 분리수면교육, 독립심키워주기 등 아이를 키우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일반적인 주제들이 다뤄진다.
각 주제별로 한 아빠의 사례를 소개하고 뒷 부분에는 <물 건너온 팁>으로 다른 나라 아빠들의 의견이 함께 소개되어진다. 여기서는 반드시 이렇게 해야한다는 말은 없다. 다른 문화에서 자라온 아빠들이 한국에서 육아를 하며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말하면서 동시에 다른 문화 아빠들의 의견도 동시에 볼 수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어떻게 보면 육아에 대한 전문가들이 아니기에 전문가적 깊은 조언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우리 가족의 상황에 맞게 우리 아이의 성향에 맞게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이다.
부모라면 스마트폰의 과잉사용에 대해 경계하고 걱정할 것이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아빠 알베르토는 걱정만 하기 앞서 본질을 잘 짚어주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지는 이유는 스마트폰보다 재미있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스마트폰에 얽매이기 전에 스마트폰보다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부모들이 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알베르토 아빠가 사용한 방법은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과학실험을 추천했다. 책에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알베르토 아빠가 이탈리아에서 사온 과학실험책이 궁금했다. 그래서 나 역시 책을 읽다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과학 실험책을 검색해보기도 하였다.
2장에서는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조기교육, 사교육, 독서교육, 역사 체험 학습 등 교육에 관해서 나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 아빠의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서 갈등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핵심 포인트는 누구 방법이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이 선택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 초점을 맞춘다면 생각보다 다름이 갈등이 아닌 시너지 효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3장에서는 문화에 관련된 육아 관점에 대해서 소개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흥미로웠다. 아이가 정체성에 관하여 고민할 때, 부모에게 존댓말과 반말 중 사용하면 좋을 말투, 아이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은 한국 문화 등 제목만 봐도 궁금증이 생긱는 주제들이었다.
정체성 부분을 읽으면서 사실 부모로서 좀 궁금했던 점 가운데 하나가 성정체성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책에서는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우스갯 소리로 자식들이 나중에 배우자를 데리고 올 때 같은 성만 아이어도 감지덕지 해야한다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남편과 종종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혹시, 나중에, 만약에.. 라는 조건을 달면서 우리랑 다른 성정체성을 아이들이 가진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말해본적이 있었다. 결론을 정확히 내리지는 못했지만 다른나라 문화의 아빠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는데 한편으로는 결국 선택은 아이가 하는 것이고 부모로서는 지지해줘야하는 입장이기에 따론 언급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외국 아빠들이 재미있어하던 한국 문화 중 하나는 식사할 때 테이블에 호출 벨이 있다는 점, 목욕탕에 세신을 할 수 있다는 점, 어른들이 아이들이 예쁘다고 용돈을 주시는 점, 공공장소에 소지품을 올려놓고 화장실을 가도 안전하다는 점, 택배를 문앞에 두어도 분실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는 부분에 신선하기도 했다.
5장 가족관계 중에서는 한국에서 다소 강한 서열관계 속에서 다른 문화 아빠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나도 한국에서 어떨 때는 이름보다 "너 몇살이야?"가 먼저 나오게 되는 문화가 거슬릴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어른이여도 처음 보는 아이에게는 반드시 존댓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 건너온 아빠들의 형제간의 갈등에서의 꿀팁은 위계질서가 먼저가 아니라 아이들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한다. 그리고 최대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만약 갈등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일관된 규칙을 통해서 배워나가도록 교육한다고 말한다.
쌍둥이 자매를 둔 캐나다 아빠 데니스는 때로는 외출 할 때 같은 옷을 놓고 싸우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그럴 때는 개입해서 한 명이 양보하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두 아이가 스스로 합의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조용히 지켜보고 아이들에게 직접 결정권을 준다고 말한다. 다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 말고 서로 대화를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찾도록 가르친다. 결국 똑같은 옷을 놓고 싸웠을 때 그레이스가 먼저 입고 브룩이 특별한 날 두번 입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보고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보를 강요하지도 않고, 혹시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혼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보를 했을 때 칭찬을 크게 해주는 방법 등 긍정적인 요소를 강조하라고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책을 읽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육아를 하다보면 고립된 에너지에 불필요한 짜증과 갈등이 유발될 때가 많다. 그럴 땐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는 것만해도 많이 줄일 수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방법도 적용해보고, 생각을 전환해보기도 하고 나만 힘들고 나만 고되다고 생각할 때 아이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흥미롭게 전환이 되어지는 기회가 되서 좋았던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