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 대형 서점 부럽지 않은 경주의 동네 책방 ‘어서어서’ 이야기
양상규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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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앙에 걸려있는 ‘어서어서’란 말이 ‘빨리빨리’란 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책을 읽기 시작한지 한참 지나야 했다. 하지만 책 표지만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인다며 양 옆에 힌트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이 책은 성공신화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일반 성공신화와 달리 이 책은 인상적인 표지와 더불어 내용도 다양한 맛을 낸다. 가벼운 생활문 같으면서도 성장 발전을 위한 자기 계발서 느낌이 나고 창업과 마케팅 전략을 가르쳐주는 사업서 같으면서 인생철학이 담긴 수필 냄새도 난다.

그래서 성공신화의 식상함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의 마음을 열게 한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주문으로 동네 책방은 점차 사양길로 접어드는 시대에 지역서점을 계획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만의 철학과 노하우로 결국 성공을 이끌어 낸다. 월4000만원의 동네 서점이 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노력들이 있었다. 이 책은 작가가 대학을 졸업하고 경제 활동에 첫발을 내 딛는 순간부터 오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은 여러 경험들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삶의 철학을 밝힌다.


책은 유연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뻑뻑하지 않고 부드럽게 읽힌다. 특히 상황을 묘사한 글이 영상처럼 눈 앞에 펼쳐져 마치 영화를 보듯 지나간다. 그리고 책방이라는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공간감을 느끼게 된다. 독자는 주인의 시선에 가담하여 손님들의 동태를 살핀다. 아이들이 책을 보면서 함부로 다루거나 한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한손으로 책장을 어렵사리 넘기는 장면들이 살 떨리게 느껴진다. 책이 손상되면 소규모서점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책방과 책방주인에 대한 여유롭고 낭만적인 환상이 깨졌다. 개점 시간이 되면 문을 열고 책을 정리하고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은 단지 보여지는 일부분이다. 작가는 이전에 했던 식당에 비해 서점일이 훨씬 압박감이 컸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점이 작가가 지닌 남다른 마인드였고 성공신화를 이끈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 생각된다.


작가는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 만일 책방이 망하더라도 자신의 멋진 서재를 꾸며서 사람들을 초대했다고 여길 것이라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매상에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여유롭게 대처했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인품이 느껴진다. 일보다 사람을 우선시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그의 생활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으로 짐작된다.


코로나로 인해 무기력하고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신선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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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가치투자의 진화
장흥국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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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란 기업의 가치에 신뢰를 둔 투자를 말한다. 가치투자를 처음 창시한 사람은 벤저민 그레이엄이지만 그의 제자 워런버핏이 이를 활용하여 최고의 투자가가 되었다.


이 책은 워런버핏의 투자방식을 응용해서 다양한 설정들을 만들고 가치있는 기업들을 찾내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는 버핏의 방법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당시상황과 지금의 상태가 다를 뿐더러 미국과 우리나라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큰 틀은 버핏에게 큰 빛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주식투자의 핵심은 좋은 주식을 고르는 것이고 좋은 주식은 건강한 기업에서 나온다.

저자는 좋은 주식 고르는 법을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어떻게 만들었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돌에서 다비드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을 깎아냈다"라고 한 말을 인용한다.


이책은 유물을 찾아 떠나는 고고학자처럼 비슷한 것을 가려내고 진짜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저자는 버핏의 나쁜기업을 제거하는 방식을 응용해서 국내 상장기업 2천개를 걸러 11개 기업을 추출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수익율이 높은 선택을 위해 최근 각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투자 방법도 설명하고 있어 눈여겨 볼 만하다.


이 책은 입문서가 아니다. 그리고 어떤 단기적 기법들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주식으로 어떤 성과를 이루려는 독자들의 입맛에도 맞지 않는다. 또한 열정을 키우고 자기계발을 꿈는 사람 역시 욕망을 자극하는 달콤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기 때문에 싱거울 수 있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며 주먹구구식으로 투자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깨우침을 준다. 그것은 그동안 주식공부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생각을 확신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고고학자들의 탄소측정법과 같은 기술적인 것들이 요구된다

저자는 쉽다고 하지만 엑셀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것을 이용하여 수학적 계산과 통계를 처리한다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개인차가 있을 것 같음)


어쨌든 가치있는 투자의 대상을 선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측변에서 아직 특별한 선정기준이 없는 투자자들에게는 날개를 다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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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
이정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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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대 미술에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캔버스에 등장했던 여인을 소재로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별한 관점에서 작품의 세계로 진입하는 저자의 발상이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출판문화산업 진흥원에서도 우수 출판 콘텐츠로 선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소개되는 작품 중에는 수 많은 여인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 내 신선을 강탈한 그림은 앵그르의 '터키탕'이다.

이렇게 많은 벌거벗은 여인들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그림은 지하에 떠도는 포르노 사진을 다 합치더라도 찾기가 쉽지 않다.


여탕을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이 황홀한 장면은 내면에 숨어있던 관음증적 욕망이 예술이라는 이름을 걸고 수면위로 당당히 올라올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준다.

또한 작가의 그림에 대한 감미로운 해설은 상상의 나래가 더 깊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게 만든다.


이 책은 단순히 그림을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림 하나 하나에 혼을 불어넣듯 작가는 역사적 배경과 작가의 심정 그리고 대상의 상황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때문에 훌륭한 문학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문장도 수려하고 읽어내는 재미도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이 책의 양쪽 페이지를 다 차지하고 있는 경우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감상을 방해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지니는 독특한 인상과 매력은 흔들리지 않는다.


추가로 이책은 남성들에게 특히 여성의 표정과 뉘앙스를 읽지 못하는 문관들에게는 폭넓은 이해를 덤으로 제공할 것이라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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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관소의 외계행성 이야기
지식보관소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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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천문학자가 되고 싶은 때가 있었다. 원하는 길은 가지 못했지만 그 후로도 우주에 대한 관심은 가슴 한 구석에 늘 자리잡고 있었다.

이 책에 마음이 간 것은 아마 그런 소망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무한한 우주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과연 저기에도 우리와 같은 세상이 존재할까하는 궁금증이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사람들의 호기심에 편승해서 수많은 SF영화나 소설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대부분 과학적 기반이 부족하고 스토리에 맞추어 가공하다보니 실제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이책은 천문학적인 이론을 통해 우리 은하계에 존재하는 별들가운데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탐색하는 이야기다.

낯선 전문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의 줄거리를 이해하는데에 지장을 줄만큼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책머리에 간단한 용어 설명만으로도 흥미를 계속이어 갈 수 있다.


이야기의 진행은 1995년 미셀 마요르 연구팀이 발견한 세계최초의 외계행성에서부터 시작해서 2019년 케풀러 우주 망원경이 수천개에 달하는 외계행성을 찾아내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탐험하듯 서술하고 있다.

발견된 행성들은 대체로 생명체가 존재하기에는 열악한 조건을 지니고 있지만 게중에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지닌 행성도 있다.


이 책의 핵심 워드이기도 한 '골디락스 존'은 바로 항성에서 적정한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는 즉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들의 지대를 말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야기의 끈을 놓지 않게 하려고 불가능한 지대에서 가능한 지대로 절묘하게 이끌어 간다.


이 책은 그동안 호기심에 채워진 우주에 대한 가상적 이야기들을 학문적인 바탕위에 재배치 시켜준다

그래서 상상으로만 여겼던 세계가 현실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리잡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얇지만 외계 행성에 대한 지식들을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진 이 책은 독자들의 안목을 넓혀주고 좀 더 큰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공헌 할 것이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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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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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세계에서 영혼번호 103-683의 심판이 벌어진다.

재판정은 지난 생의 대차대조표를 참조하면서 피고인의 다음 생애를 결정한다.

그런데 지상에서의 가치관과 영혼의 세계에서의 삶의 기준이 다르고 수호천사인 변호사와 냉정한 검사와의 의견차이로 재판은 난항을 거듭한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삭막하고 피폐한 법정과 달리 천상에서의 재판은 유머와 농담으로 가득하다.


'심판'은 인간이 죽은 후에 다시 환생하기까지 과정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는 삶에 대한 집착을 해체시키는 동양종교 사상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 다분이 녹아 있다.

윤회를 통해 반복되는 인생은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은 절대절명의 운명이 아니라 평이한 일상이 돌아가듯 대수롭지 않는 사건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때문에 삶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크게 놀라거나 실망할 일도 아니라는 작가의 인생관이 웃음과 해학으로 극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도 다양한 소재를 조합하고 연결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베르나르의 상상력과 탁월한 구성 능력을 엿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숨에 읽어낸 만큼이나 단숨에 써내려간 인상도 들어 다소 성의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이미 익숙해진 베르나르의 서술방식에 따른 권태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거장의 거침없고 유연한 서술 방식과 창의적인 진행은 여전히 그를 위대한 작가의 자리에 머물게 하는 요소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책 소개란에 내용을 스포하는 바람에 반전의 스릴을 앗아가 버렸다는 점이다. 물론 반전에 포인트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지만 독자로 하여금 현장 상황이 죽은 후의 세계라는 것을 나중에 발견하는 것도 좀더 흥미를 유발하는 설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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