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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여행 ㅣ I LOVE 그림책
피터 반 덴 엔데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평점 :
책을 받고난 후 한참동안 표지를 들여다 보았다. 신비스럽고 매혹적인 장면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엄청난 굉음을 품고있는 고요한 바다, 그리고 그 위를 묵묵히 항해하고 있는 종이배가 경이롭게 다가왔다.
두려움과 공포가 사방을 에워싸고 있으나 범접할 수 없는 신령한 기운이 종이배에서 품어져 나온다.
위기와 전율속에 한가로운 평화가 시선을 압도했다.
먼 여행은 일단 모항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인생의 시작인 모태일 수도 있고 기존의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출발점일 수도 있으며 거짓된 나를 떠나 진정한 나를 향해가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에서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여행경로는 미국 캘리포니니아 해안에서 출발해서 남아메리카를 지나 프랑스 노르망디에 상륙하는 과정이다.
종이배는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배웅을 받으며 유유히 항해를 시작한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대양이 멀리 펼쳐지고 씩씩한 갈매기들이 앞서 날으며 종이배의 여행을 응원한다.
온갖 바다 생물들이 종이배에 다가와 그의 여행을 축복하며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종이배는 물고기들의 도움을 받으며 빠르게 전진하고 화려한 산호지대를 지나며 수많은 백조들이 서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늪지대를 통과한다.
도중에 동행인을 만나 함께 여행을 하지만 위험한 순간들을 격으면서 그는 떠나고 종이배는 홀로 여행을 계속한다.
순탄했던 여행길에 서서히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지나는 곳곳마다 예상치 못한 위험이 가득차 있고 하나의 고초를 겪고나면 또 다른 고난이 엄습하는 위기가 연속된다.
작가는 각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현실적인 고통과 심리적인 두려움을
해괴한 괴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공포감이 독자에게 섬뜩하게 전해진다.
작가는 망망한 대해에서 느끼는 외로움, 커다란 빙하를 지나는 지친 영혼 , 그리고 한겨울에 추위와 고독, 끝없는 협곡의 지리함,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경험하는 무력감 등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종이배는 항해 도중 여러번 커다란 위기를 맞는다.
그 중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종이배를 포기하고 종이 비행기를 날린다.
그것은 쉽고 빠른 길이었다. 하지만 도중에 종이 비행기는 공룡에게 잡혀먹히고 만다.
결국 종이배는 온갖 상처와 치명적인 부상까지 입으며 천신만고 끝에 목적지에 도달한다.
종이배가 수많은 위험을 극복하고 끝까지 경주할 수 있었던 것은 예상치 못한 위기가 있었던 만큼 예상치 못한 도움의 손길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작가는 그림으로 증거하고 있다.
모든 여행은 위험이 따른다. 그 자리에 가만히 안주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란 선물을 낭비하는 일이다. 성공과 실패는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서로 다르지 않다.
이 책에서 주인공은 다행히 목적지 도달했지만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도착보다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먼 여행>은 인생의 바다에서 온갖 위험들에 둘러 쌓인채 모험으로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메시지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개인적 소감을 자율적으로 작성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