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이와 오니기리의 말랑한 하루 - 두 고양이와 집사의 공감 일상툰
배현선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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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두 고양이의 일상이야기를 실은 책이다. 이 책은 세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있고 각 파트 끝부분에 실린 두페이지의 에세이를 빼면 모두 손그림으로 그려진 만화로 이루어져 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두 고양이는 각각 개성이 있다. 엉덩이가 펑퍼짐하여 다소 게을러보이고 회색의 복슬한 털을 가진 우엉이와 멋진 턱시도의 뻣뻣한 검정털에 날렵해보이는 몸을 가지고 있지만 애교가 많고 순한 오니기리. 두 고양이외 젊은 부부가 함께 어우러지는 일상 이야기가 포근하게 느껴진다. 만화 사이사이에 어우러지는 사진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게 한다.
우엉이는 첫째 고양이. 너그럽게 생겨 패션센스도 뛰어나다. 고양이 옷 입히는거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쉽지 않은데 너그러이 옷을 허용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둘째 오니기리는 사진을 보면 늘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동공이 열려있는 듯 보인다. 너무너무 귀엽다. 형인 우엉이에게 꼭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두 고양이의 궁합이 잘 맞는 모양이다. 다묘가정에서 고양이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건 행운이다. 주인들과도 잘 맞는다면 더할나위 없다.
나는 세마리 고양이의 주인인데 세마리가 제각각 성격이 다르다. 그렇기에 고양이를 키우는 일상은 스토리 그 자체가 되는 것 같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 책의 우엉이와 오니기리의 이야기를 보며 많이 공감했다. 우리 첫째도 너그러워 보이고 통통 후덕함을 가지고 있지만 뱃살을 만지는 순간 하얀 송곳니가 날라와 박힌다. 하지만 둘째는 괜찮다. 셋째는 수다쟁이라 야옹거린다. 같은 성격 하나 없이 아이들마다 다 다르니 매력적인 동물이 아닐 수 없다.
책 마지막 부분에 에필로그를 읽으며 내가 키우는 고양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고양이도 나이를 먹는다. 인간보다 더 빨리.
고양이를 데리고 오며 그 끝을 생각해보지 않은 적 없지만 막상 그럴거라 생각하면 씁쓸하다. 하루하루가 빛날 수 있도록 많은 추억을 만들고 몸을 부비며 사랑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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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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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대에서 박사논문을 준비하다가 극심한 우울증으로 가던 길을 포기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걸 찾는다. 이 책을 보면 자신이 원하는 길을 한번에 찾아 성공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나오고 두, 세번에 걸쳐 돌고돌아 찾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도 나온다. 무엇을 선택하건 사람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때마다 최고의 선택을 하려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서 살아가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거머쥐기 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누구든 부러워 할 만한 학력과 스펙을 가졌지만 엄마의 콤플렉스와 자신의 억눌린 꿈 위에 지어진 모래성은 쉽게 허물어져 버린다. 저자는 절망 끝에 자신의 꿈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패션힐러가 되어 스타일링을 가르치며 우울을 극복하고 자신을 찾았다.
이 책에서는 외모로 자신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도 많지만 글을 쓰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한다. 자신을 찾기위해, 공감을 얻기위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을 하지만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도, 매번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 그럴 때 글을 써 보는 것 만큼 크게 도움되는 일도 없다고.
저자는 남들 눈에 잘나보이기 위한 껍데기를 샤넬백에 비유했다. 샤넬백이 예뻐서 그것을 갖고자 노력해서 겨우 손에 넣었지만 고난이 찾아왔을 때 샤넬백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 저자에게 서울대라는 학력도, 박사논문도 샤넬백에 불과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은 패션힐러였고 지금은 그 길을 찾고, 그 길을 걷게 되어 행복하다고 한다.
누구나 부러워하던 길을 버린 저자의 사연이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여행과 사랑에 대한 조언도 있으니 이시대 젊은 여자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옷을 잘 입는 것에 대한 철학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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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마음을 배우다 - 암 환자가 1000회 등반으로 터득한 치유의 길
권부귀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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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3기를 선고받은 환자가 생전 타보지 않은 산을 타고 공부를 하며 새 삶을 시작했다는 내용 소개 문구가 나를 이 책으로 인도했다. 나는 암 이라고 하면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암에 걸린 후 무기력해지셨고 병원에서 하자는 치료만 받다가 돌아가셨다. 암 선고를 받은 후 평소 좋아하던 낚시를 가지 않으셨고 집에만 틀어박혀 누워계셨다. 자식으로서 낚시 한번 편히 못 해보시고 먼길을 떠나게 해 드린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때는 암에 걸리면 대부분 사망하던 시절이라서 아버지는 더 낙담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암에 걸려 그걸 딛고 일어나 새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기하기도 하고 요즘은 흔한 일이 되다보니 이런 내용의 책이 나오면 궁금해지곤 한다. 어떻게 병을 이겨냈는지, 새 삶을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떤지.


책 속의 저자는 암에 걸리기 전에 참 열심히 살아왔다. 시부모 봉양하고 제사도 열심히 지냈고, 아이들도 훌륭히 키워내고 마트 운영도 열심히 했다. 암에 걸릴리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인간으로서 시부모에 대한 도리도 지키고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이렇게 열과 성을 다 하니까 하늘에서 복을 주실거라고. 하지만 결국 암에 걸렸고, 그동안의 수고로움은 원망이 되어 돌아왔다. 암수술을 마치고 미음만 먹게 되었을때 저자는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했다. 자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일까. 누군가의 권유로 시작한 산행은 저자의 삶을 180도 바꿔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살아온 70년에 배경의 여자의 삶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도 그 당시 여느 여자들 처럼 대우받지 못하고,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것도 없이 고생을 하며 시부모를 봉양해 온 우리 어머니 대의 사람이다. 이 책에는 조금은 고지식하지만 투박한 그시대를 살아온 주부의 삶이 묻어있다. 암으로 극복하고 이겨내며 세상으로 눈을 돌린 저자는 달라진 세상을 받아들이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세계도 누비며 견문을 넓힌다.


무엇보다도 대단한 점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어떻게든 이겨내고 살아내리라는 열정이었다. 그 열정은 계속 산을 찾게 했고, 그렇게 되 찾은 건강으로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이렇게 책을 내서 나누고 있고, 배운 것을 남들에게 가르치는 단계까지 가게 되었다. 그 점에서 저자에게 존경을 보낸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암은 저자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 보인다. 보편적인 불행을 자신만의 새로운 행복으로 승화시킨 저자가 대단해보인다. 긍정적인 마음과 강한 의지를 가진다면 어떤 역경이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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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10년 - Novel Engine POP
코사카 루카 지음, loundraw 그림, 최윤영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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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리 라는 20세 여주인공이 불치의 유전병으로 10년의 여명을 남긴 채 소설은 시작된다. 분위기는 차분하고 음울하다. 발랄한 라이트노벨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각 파트 끝 부분에는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이 책을 읽으면 좀 우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의 초반엔 일본인들 특유의 혼네문화에 대해 알 수 있었다. 10년밖에 남지 않은 인생을 사는 동안 여주인공 마츠리는 비참하지 않으려, 우울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그때 원치도 않은 연애를 권하며 심장병을 가진 남자와 소개팅을 주선하려는 대학동창 커플 이야기가 등장한다. 보는 나도 화가 치밀었다. 여주인공은 속으로 화를 삭히며 결국 웃으며 거절하고는 혼자 남았을때 자신을 망가뜨려가며 스트레스를 푼다. 나라면 어차피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참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소설인데 걸크러시를 보여주어도 좋지 않았나 싶다.
이런식으로 초반엔 지루하다. 여명이 10년 남으면 어떨 것 같은가? 나라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것 같다. 읽고 싶은 책과 재봉틀, 원단을 원하는대로 끊어 산속 조용한 집에 틀어박혀 질리도록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재봉질을 하며 보낼 것 같다. 사람을 만나는 건 글쎄다. 솔직히 죽는 날이 몇년 남지 않았는데 그동안 사람을 만나며 부대끼고 신경쓰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여주인공은 20살 청춘이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마는.


마츠리는 병에 걸린 걸 안 후 절친 사나에와 코스프레를 하며 고통스런 일상을 잊는다. 만화도 그리고 출판사에 투고도 하며 5년여의 시간을 보내다가 언니의 결혼과 함께 자신의 주변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마츠리는 언니가 시집간 고향 동네로 놀러갔다가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고 본의 아니게 병에 대해 숨기게 된다. 코스프레일 뿐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병을 잊고 그 만남들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동창이었단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츠리는 결국 사랑을 이루지는 못한다. 이기적이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그것도 당연하다. 조용하고 차분한 마무리. 소설의 처음과 같다.


평범한 일본인 여고생의 이지메 문화라거나 오타쿠 문화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잔잔하고 조용한 감동을 선사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적당히 순애보적인 소설을 원한다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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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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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쩌다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를 방영한 적이 있다. 한국사는 물론이고 세계사도 너무 재미있게 강의해 주시는 분이라서 빼놓지 않고 보곤 했는데 거기 내용 중에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다. 컬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된 계기에 대한 이야기 였다. 콜럼버스가 인도에서 후추를 가져 오겠노라는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왕실에서 투자를 받아 항해를 시작하는데 그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였고 그곳에서 후추를 찾아도 없었더라는 이야기였다. 인도인 줄 알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 부르며 그곳에서 발견한 매운 식물을 가지고 돌아가지만 후추와 모양이 달라 그는 매우 난처했을 것이다. 후추는 대항해시대를 열게 한, 세계사에 혁명을 일으킨 식물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식물의 발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의 이야기이다.


감자와 토마토는 처음 발견 되었을 때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잘 알지 못했던 이들은 독성에 쓰러지기도 하고 모양을 싫어해서 꺼리기도 했다. 후추는 음식의 좋은 맛을 내는 향신료일 뿐이었다. 안 먹어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런데도 그것을 차지하려고 강대국들은 끊임없이 배를 띄우고 후추를 독점하려 했다. 차는 사실 중국산이다. 현대에는 영국에서 생산하는 홍차를 즐겨마시지만 사실 영국에서는 찻잎을 생산할 수 없다. 찻잎은 모두 중국산. 대항해시대에 중국의 찻잎을 가져오기 위한 영국의 야욕은 무시무시했다. 아편 전쟁으로까지 번져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으니 말이다.


기호식품의 생산을 위해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잘 살던 사람들을 낯선 곳으로 데리고 가 노예로 부려먹던 시절은 강자들만이 인간으로서 살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남국의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천혜의 자연환경에 살 수 있었지만 그들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노예로 전락시킨 이들이 바로 강대국들이다. 유유자적을 위해서는 그만한 국력이 필요했던 걸까. 일하지 않아도 과일을 따먹고 풍요로운 자연속에서 살 수 있는데 자본의 논리는 그들의 행복을 짓밝고 세계지도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었다.


옥수수의 이야기는 신비로왔다.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식물이 없이 뿅하고 나타난 것 같다. 게다가 마치 자신을 먹어 달라는 듯 맛있는 모양으로 껍질만 까면 알갱이들이 촘촘히 박혀 있으니, 인류의 발명품이 아닌가 싶은 모양새이다. 외계인들이 인간에게 전한 식물이라는 말이 나돌정도라는게 납득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생존을 위해 진화한 식물도 대단했지만 그 식물을 손에 넣으려는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깨달았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손쉽게 마트에서 사 먹는 이 식물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내 입에 들어오기 까지 인류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었다. 선조들의 지혜와 검은 욕망이 없었다면 내가 사랑하는 홍차인 트와이닝 레이디그레이도 평생 먹어보지 못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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