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어쩌다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를 방영한 적이 있다. 한국사는 물론이고 세계사도 너무 재미있게 강의해 주시는 분이라서 빼놓지 않고 보곤 했는데 거기 내용 중에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다. 컬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된 계기에 대한 이야기 였다. 콜럼버스가 인도에서 후추를 가져 오겠노라는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왕실에서 투자를 받아 항해를 시작하는데 그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였고 그곳에서 후추를 찾아도 없었더라는 이야기였다. 인도인 줄 알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 부르며 그곳에서 발견한 매운 식물을 가지고 돌아가지만 후추와 모양이 달라 그는 매우 난처했을 것이다. 후추는 대항해시대를 열게 한, 세계사에 혁명을 일으킨 식물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식물의 발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의 이야기이다.


감자와 토마토는 처음 발견 되었을 때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잘 알지 못했던 이들은 독성에 쓰러지기도 하고 모양을 싫어해서 꺼리기도 했다. 후추는 음식의 좋은 맛을 내는 향신료일 뿐이었다. 안 먹어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런데도 그것을 차지하려고 강대국들은 끊임없이 배를 띄우고 후추를 독점하려 했다. 차는 사실 중국산이다. 현대에는 영국에서 생산하는 홍차를 즐겨마시지만 사실 영국에서는 찻잎을 생산할 수 없다. 찻잎은 모두 중국산. 대항해시대에 중국의 찻잎을 가져오기 위한 영국의 야욕은 무시무시했다. 아편 전쟁으로까지 번져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으니 말이다.


기호식품의 생산을 위해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잘 살던 사람들을 낯선 곳으로 데리고 가 노예로 부려먹던 시절은 강자들만이 인간으로서 살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남국의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천혜의 자연환경에 살 수 있었지만 그들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노예로 전락시킨 이들이 바로 강대국들이다. 유유자적을 위해서는 그만한 국력이 필요했던 걸까. 일하지 않아도 과일을 따먹고 풍요로운 자연속에서 살 수 있는데 자본의 논리는 그들의 행복을 짓밝고 세계지도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었다.


옥수수의 이야기는 신비로왔다.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식물이 없이 뿅하고 나타난 것 같다. 게다가 마치 자신을 먹어 달라는 듯 맛있는 모양으로 껍질만 까면 알갱이들이 촘촘히 박혀 있으니, 인류의 발명품이 아닌가 싶은 모양새이다. 외계인들이 인간에게 전한 식물이라는 말이 나돌정도라는게 납득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생존을 위해 진화한 식물도 대단했지만 그 식물을 손에 넣으려는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깨달았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손쉽게 마트에서 사 먹는 이 식물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내 입에 들어오기 까지 인류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었다. 선조들의 지혜와 검은 욕망이 없었다면 내가 사랑하는 홍차인 트와이닝 레이디그레이도 평생 먹어보지 못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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