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프로이트 전집 11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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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아는 부모의 목소리이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후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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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바다에서 건져 올린 위대한 인류의 역사 테마로 읽는 역사 2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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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대해 이처럼 망라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너무나 방대한 내용이고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이 잡히지 않는 바다 이야기를 이토록 체계적으로, 우주단위에서 시작한 책은 처음이다. 지구가 제 모습을 갖추기 이전부터 현대까지의 바다 이야기이다.

 

찰스 다윈의 '따뜻하고 작은 연못' 가설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생명체가 태어난 것이 바다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정황은 몰랐다. 이 부분의 가설을 읽으며 흥미로움을 느꼈다. 탄소층으로 이루어진 지구에서 생명체 발생, 후에 산소가 나오기 시작하며 멸종하고 다시 산소에 적응한 생물 탄생, 극한 환경인 열수구에서 시작된 생명의 신비.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의 유전자는 95% 일치한다는데, 그 생명체의 기원이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몇번의 멸종과 탄생을 경험한 뒤 안정되어 갔다는 부분이 너무 신기하다. 바다의 환경에 맞추어 생명체의 변화도 급변한다. 억겁의 세월속에 인간의 삶은 너무나 짧다고 하는데 그 말이 확 와 닿는다. 몇억년에 걸쳐 진화한 우리는 또 몇억년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생명의 탄생이나 신화같은 낭만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이윽고 인간 문화와 종교, 전쟁의 이야기로 나아가다가 항해기술이나 앞으로 바다의 역할에 대한 범 미래적인 내용으로 이어진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처럼 환상적인 교양서는 없을 것이다.

 

내용이 너무 좋은데 가독성이 떨어진다. 한 문장이 대체적으로 길고 설명문이다보니 어려운 단어도 많다. 하지만 차근히 읽다보면 이야기에 빠져든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이지만 완독할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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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디 얀다르크 -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염기원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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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인상깊다. 구디. 당신이 아는 그것 맞다. 구로디지털단지. 그렇다면 얀다르크는?

1인칭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여주인공 이름이 사이안. 애칭이 얀으로 통한다. 불우했던 학생시절 잔다르크의 환영을 본 여주인공은 잔다르크의 앞에 자신의 이름 얀을 달았다. 그래서 구디 얀다르크다. 구로디지털단지는 구로공단이라고 불리던 시절부터 노동운동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그래서 이 책이 노동의 한복판에서 부당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처절하게 외치는 노동이야기 일것이라고 짐작했다. 결론적으로 맞았다. 여주인공은 구디와 가디(가산디지털단지, 구 가리봉)를 오가며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일을 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숨을 헐떡였다. 이야기는 현재 시점인 40살의 여주인공, 전성기를 맞이한 30살의 여주인공, 대학교를 갖 졸업한 20살 여주인공의 시점을 정신없이 오고간다. 초행길라면 길을 잃지 않게 조심하자. 좀 헷갈린다.

처음 소설을 펴 들면 사회적 약자인 40대 여주인공이 보인다. 공감했다. 이 책을 읽으며 2000년대 후반 구디에서 IT업계 프리랜서로 일했던 나의 경험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여주인공의 삶은 나와 닮아있었다.


2000년에 난 서울로 상경했다. 컴공을 전공한 나는 IT업계에서 일했다. 2002년 월드컵 응원은 일산 사무실 앞 골목의 작은 TV 앞에서였다. 일산과 강남을 오가다가 여의도에서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다.  내 나이 23살이었다. 웹하드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던 사내후배의 이야기가 이 소설로 인해 다시 기억났다.

꺾어지기 시작한 것은 26살 사내정치에 실패에서(줄을 잘못 서서) 회사가 망하고 오갈데 없어진 후였다. 나는 노량진에서 고단한 생활을 시작했다. 노량진에서 그래픽분야에 경력을 쌓은 후 구디에서 프리랜서 활동을 펼쳤다.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빌딩숲을 오가며 사내정치라는 것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구디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줄을 잘 서려고, 회식자리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스마트폰이 발달하며 내가 몸 담았던 IT업계는 줄줄이 도산했다.

30살이 되던 해 해외 취업을 하고 1년여의 해외생활을 정리한 후엔 강원도 산골로 내려왔다. 강원도에서도 비슷했다. 처음엔 크고 화려한 회사에서 불렀다. 서울에서의 경력에 이끌린 사람들이 다시 나를 빛나게 해 주었지만, 여성은 사내정치에 이용되기 쉬운 존재였다. 1년 미만의 경력이 켜켜히 쌓이기 시작했다. 자잘한 경력은 취업시장에서 나의 존재를 희미하게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은 6개월 경력의 지역방송 피디로 끝을 맺었다. 나이 마흔인 지금은 좋은 남자를 만나 완전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며 육아를 담당하고 있다.


그 모든 과정이 사이안. 그녀와 닮아서 소스라치게 소름이 끼쳤다. 나에게는 믿음직한 엄마와 늘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형제 자매가 있었기에 그녀처럼 팍팍하고 메마른 정서를 느낄 일은 없었지만 적어도 취업시장에서 느낀 그녀의 감정은 공감할 수 있었다.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잔인하다고 까지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급변하는 IT업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은 지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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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가 돌봐주죠? - 임신.출산.육아의 전지적 엄마 시점
홍현진 외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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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티브라는 온라인 매거진에 실었던 글을 엮은 책이다. 4명의 에디터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썼다. 출산 방법이나 조리원, 육아용품에 대해 4인 4색의 이야기를 펼친다. 육아는 100이면 100이 전부 다르다. 아이들의 성향과 부모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다른 것이다. 이 책의 압권은 바로 모성신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순다는데에 있다.
아이를 낳았는가? 낳을 예정인가? 그렇다면 모두 읽어라. 아이를 가진 순간부터 낳은 이후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다. 우리가 바이블이라고 생각하는 육아서적의 오류를 날카롭게 짚어낸다. 나도 아이를 갖고 임신출산육아백과를 읽으며 불편함을 느꼈다. 그 책에는 내가 없었으니까. 책에 나온대로 하면 아이는 어떻게 될지 잘 나와 있는데 그렇게 함으로서 내가 얻을 수 있는건 '애를 잘 키운다는 자부심' 뿐 엄마로서 받을 고통과 상처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았다.
우리 사회는 그렇게 엄마의 자리는 없는 채 아이의 자리만이 존재해 왔다. 엄마는 욕구도 없고 꿈도 없고 그 무엇을 소비할 가치없는 존재가 되어갔다. 아이가 잘못되도 엄마탓, 아파도 엄마탓, 엄마는 맘대로 아플수도 없었다. 그 모든걸 모성신화로 둔갑시켜 희생을 강요해왔다.
이 책을 읽으며 속시원했다. 조리원이나 모유수유에 대한 결정은 주변 말 들을 필요 없이 자신의 주관을 따라야 하는게 맞다. 4명이 각각 다른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솔직한 후기니까 읽고 선택은 자신의 몫으로 두면 된다. 육아용품에 대한 이야기는 유행이 빠르기 때문인지 몰라도 나에겐 크게 공감되지 않았다. 진국은 그 이후 부터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어나갈 이야기들.
외로운 엄마가 이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같은 처지였기에 공감하며 읽었다. 사회적인 도움이 절실했지만 세금 축내는 맘충 소리는 듣기 싫고, 아픈 시부모나 바쁜 친정엄마에게 맡길수도 없고, 아빠의 육휴는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을 생각하며 독박육아라는 지옥에 사는 엄마들은 발만 동동 구른다. 나는 이 부분이 너무 공감됐다. 5살 아이를 키우며 등하원 도우미의 도움을 믿고 취직했다가 아이의 등원거부로 인해 다시 집에 눌러앉은 사람으로서 공감이 됐다.
육아 서적이 질리거든 이 책을 읽길 바란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지만 잘못된 정보도 많다. 특히 임신, 출산과 육아는 답이 없다. 직접 겪은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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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면서 - 부모가 모르는 십대의 속사정
김지혜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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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에게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이란 귀엽거나 한심하다. 공부를 안하고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어른들은 '쓸데없는 생각 말고 공부해라' 정도로 대응한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무 쓸모없는 고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본인의 학창시절엔 그런 고민이 없었는가? 지금보다 세상을 모르던 시절에 어른들의 말에 수긍하고 묵묵히 살아갔느냐 말이다. 지금 아이들의 고민을 무시할 정도로 훌륭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아이들이 하는 고민에 대한 명답을 제시한다. 아이들이 말하는 보잘것 없는 고민에 어떻게 대답해야 불화없이 대화가 될까 고민 된다면 이 책을 펼칠 때다. 저자의 상담록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학생이 제시한 고민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내용이 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든다. 옳은 이야기인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아이에겐 명답이라고 느껴질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어른들이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이야기 모음이다.
나 살 때처럼 생각하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 쯤 읽어볼 만 하다. 예를 들면 과거엔 놀고 싶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아이들의 이유는 조금 다르다. 어른들은 살기 좋아지며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린다. 나때는 돈이 없어 공부를 못했는데 지금은 돈이 있으니 공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좋은 성적도 가져야 하고 자신의 가난한 어릴 적을 생각하며 꿈도 꾸길 바라는 것이다. 성적도 좋아야하고 꿈도 꿔야하는 요즘 아이들은 숨이 막힌다. 돈이 없어 녹슨 잡동사니를 가지고 놀던 아이가 박사가 되던 시절이랑, 부모의 돈과 욕심에 하루종일 학원 뺑뺑이를 돌던 시절과는 완전 딴판아닌가.
사춘기 아이들의 전형적인 고민을 파트별로 나누어 두었고 누구나 쉽게 읽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여튼 이 책을 보며 요즘 아이들의 고민에 대해 조금은 고찰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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