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바다에서 건져 올린 위대한 인류의 역사 ㅣ 테마로 읽는 역사 2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8월
평점 :
바다에 대해 이처럼 망라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너무나 방대한 내용이고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이 잡히지 않는 바다 이야기를 이토록 체계적으로, 우주단위에서 시작한 책은 처음이다. 지구가 제 모습을 갖추기 이전부터 현대까지의 바다 이야기이다.
찰스 다윈의 '따뜻하고 작은 연못' 가설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생명체가 태어난 것이 바다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정황은 몰랐다. 이 부분의 가설을 읽으며 흥미로움을 느꼈다. 탄소층으로 이루어진 지구에서 생명체 발생, 후에 산소가 나오기 시작하며 멸종하고 다시 산소에 적응한 생물 탄생, 극한 환경인 열수구에서 시작된 생명의 신비.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의 유전자는 95% 일치한다는데, 그 생명체의 기원이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몇번의 멸종과 탄생을 경험한 뒤 안정되어 갔다는 부분이 너무 신기하다. 바다의 환경에 맞추어 생명체의 변화도 급변한다. 억겁의 세월속에 인간의 삶은 너무나 짧다고 하는데 그 말이 확 와 닿는다. 몇억년에 걸쳐 진화한 우리는 또 몇억년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생명의 탄생이나 신화같은 낭만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이윽고 인간 문화와 종교, 전쟁의 이야기로 나아가다가 항해기술이나 앞으로 바다의 역할에 대한 범 미래적인 내용으로 이어진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처럼 환상적인 교양서는 없을 것이다.
내용이 너무 좋은데 가독성이 떨어진다. 한 문장이 대체적으로 길고 설명문이다보니 어려운 단어도 많다. 하지만 차근히 읽다보면 이야기에 빠져든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이지만 완독할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