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 플라워 - 내 방에 작은 정원
김혜진 지음 / 살림Life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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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플라워. 작은 꽃.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름의 책입니다. 이 책은 그 이름대로 꽃 한송이, 컵 하나를 가지고 내 방에 작은 정원을 꾸며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입니다. 얼핏 꽃꽃이를 연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는 꽃을 소품으로 활용하는 스타일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장을 펼처보면 그윽하고 정적인 정취가 묻어납니다. 꽃의 화려함보다는 꽃의 위안을 강조한다는 것을 책의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지요. 봄꽃, 여름꽃, 가을꽃, 겨울꽃의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다양한 꽃들의 아름다운 사진을 여백과 저자의 추억을 담아내는 짧은 글귀로 스타일링해내고 있지요. 그리고 한장을 넘기면 그 꽃을 활용하여 실제로 소품을 만드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답니다. 장미 2단 케이크, 금잔화 네임카드, 호접란 접시에 띄우기 등... 실제로 도전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만큼 간단한 방법이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이런 식으로 꽃을 생활 속에 녹여낼 수 있다면 사는 것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읽다보면 마치 산사에서 다도를 하는 듯, 난초를 치는 듯,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듣고 있는 듯 운치가 넘칩니다. 수필 같기도, 사진첩 같기도, 스타일링 안내서 같기도 한, 참으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책이네요. 소중한 사람에게 꽃바구니 대신 이 책을 선물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어떤 꽃보다 향기가 오래 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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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심리학 - 조종하고 현혹하는 심리학을 의심하다
스콧 릴리언펠드 외 지음, 문희경.유지연 옮김 / 타임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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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상식적으로 생각해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누구나 공감하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지식에 따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상식이 진정한 상식이 아니라 미신이었다면? 3,4백년만 거슬러올라가도 천동설을 상식이었지만 현재 천동설을 주장하다가는 미쳤다는 소리나 듣게 될 것이다. 물론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과학이 발달했기 때문에 그런 미신은 대부분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진 잘못된 '상식' 50가지를 하나하나 격파해가는 책이다. 그런데 이 상식들이 하나같이 당연하게 '믿을만한' 것이라는 게 무서울 정도다. 스스로를 상식적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먼저 아래의 보기들을 살펴보시길..
 

'아기에게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머리가 좋아진다' - 몇년 전 모차르트 이펙트 음반이 얼마나 팔려나갔는데..

'40대나 50대 초반에는 누구나 중년의 위기를 겪는다' - '사랑과 전쟁'이나 아침 드라마를 보라고..

'학생의 학습방식에 따라 적합한 교육방식이 따로 있다' - 전인교육까지 무시할 셈이냐?

'거짓말탐지기로 진술의 진위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 - 예능 프로그램에서 맨날 거짓말 탐지기 쓰잖아?

'남자와 여자는 의사소통 방식이 전혀 다르다'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베스트셀러라고..

'어릴 때 성적 학대를 당하면 성인이 된 후 성격장애를 일으킨다' - CSI 못보셨수?

'자살에 이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증 우울증 환자들이다' - 연예인 자살에 대한 기사만 봐도 알지.

'범죄심리 분석 기법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 - CSI 보라니까?

'전기 충격 요법은 위험하고 비인간적인 치료법이다'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도 같이 보시길..
 

난감하지 않은가? 이쯤되면 상식과 미신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전적으로 틀렸다는 경우보다는 오해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역시 진위라는 것이 얼마나 알기 어려운 것인가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지식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말, 책과 미디어에서 얻어지게 마련이다. 미디어는 종종 자본의 논리에 따라 필요하면 거짓을 재생산하는데 망설임이 없으며, 유명한 저자가 쓴 책, 심지어 나의 가족이 알려준 정보일지라도 착각과 무지에 의해 오류가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보통신이 고도화되어 잘못된 지식이 정교화게 재생산 되어 고속으로 퍼져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고 말이다. 이런 부정할 수 없는 의심들에 빠져들어 이 책에서 제시하는 논거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다 보면 순식간에 마지막 장을 읽게 될 것이다. 적절하고 흥미진진한 예가 많으며 유머러스하게 서술하는 저자의 능력도 재미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책에도 오류가 잔뜩 담겨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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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백색인), 신들의 아이 (황색인)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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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라는 이름, 들어는 보았으나 작품세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있었으나 이 책(혹은 그의 작품 세계 전체?)의 특징을 규정짓는 것은 2년간의 프랑스 유학과 귀국이 아닌가 한다. 유학 후 '신의 세계'를 경험한 '신들의 세계'의 자식인 자신에 대해 쓴 소설이 '아덴까지'라는 작품인데 이 소설을 쓰고 6개월 후에 이 책에 실린 '백색인'을, 그로부터 6개월 후에 '황색인'을 썼다고 한다. 연도는 1955년, 나이는 대략 35세 정도였을 그... 태생적으로 카톨릭 인이었던 그에게도 시대의 특이성과 문명의 이질성은 폭풍처럼 다가왔던 것일까? 이 소설은 그가 느낀 '이물감'을 거침없이 담아낸다. 

제목도 그렇고 책의 구성도 그렇고 작가의 경력으로 봐도 그렇고, 두 편의 소설이 서로 마주보고 대치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어설프게나마 들어본 적이 있는 일신교와 다신교가 가지는 철학적 차이를 떠올려보기도 했고 말이다. 무엇보다 상당히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소설이 아닐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왠걸? 이러한 기대들은 하나같이 어긋나버리고 말았다.  

이 소설은 싸늘하게 몰아치는 겨울바람처럼 매섭고 격렬하다.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일그러져 있으며 스스로의 욕망과 죄책감에 휩쓸린 채로 살아간다. 백색인의 '나'는 자신의 이지러짐을 세계에 관통시키려 드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자신과 쌍둥이처럼 닮았으면서도 그 사실을 부정하며 신이라는 이름의 세계로 자신의 이지러짐을 채우려하는 신부 자크는 용납할 수 없는 존재였다. 카인이 아벨을 망가뜨리듯, 그는 자크의 유일한 욕망인 마리 테레즈를 이용하여 자크를 파멸시키고 죽음으로 몰아간다. '나'는 자크를 죽임으로써 세계의 무의미를 증명해냈지만 결국 황폐하고 무감동할 뿐... 황색인은 세 인물의 고백이 어우러지지만 가장 중심에 있는 인물은 '듀랑 신부'이다. 선교사로 일본에 와서 오랜 세월 신부로 봉사해왔던 그는 기미코라는 여인과의 만나 '타락'한 뒤,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태로 삶을 살아간다. 죄책감에 빠진 이들이 그렇듯 그는 스스로를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던져놓고, 마침내 '브로우 신부'를 파멸시킴으로써 자신의 '신'을 버린다. 신이 없기에 황색인은 평온하고 무감할 수 있다고, 그들을 닮는 것이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구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황색인의 경우, 듀랑 신부의 입을 빌어 신이 지배하는 세계와 신들이 지배하는 세계를 대조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런 점이 그다지 중요하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듀랑 신부는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 신과 신들의 세계를 충돌시켰을 뿐이다. 하물며 백색인에서의 '나'는 무신론자이고, 대적자 자크 신부의 신앙 역시 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들에게 신이 있다면 그건 오히려 '운명'이라는 세계의 무자비함이다. 자크 신부나 브로우 신부는 그것을 숙명이라 읽어냈을 뿐이고, 백색인 '나'나 기미코는 그렇게 보지 않았을 뿐... 차라리 전쟁이라는 욕망의 향연장에서 지치고 패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인간상들의 모습, 어쩌면 이 글을 쓸 때 엔도가 느꼈을 무력감이 그 모습에 비추어 보일 따름이다.  

결국 이 한 쌍의 소설은 거울을 마주본 듯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신과 신들은 구원을 주지 않는다.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 장난처럼 운명에 휩쓸려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움켜잡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렇기에 신의 끄트머리라도 붙들려고 하는 듀랑 신부든, 무의미를 입에 달고 다니는 백색인의 '나', 황색인의 '치바'든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 책은 답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질문하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아직 젊은 시절,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던 시절에 씌여졌던 작품이어서일까? 두껍지 않은 이 책 안에 작가는 평생에 걸쳐 고민해야할 화두를 던져둔 것이 아닐지... 생을 살아가며 작가가 나름의 답을 찾는지는 다른 작품들을 읽어봐야 알 일이리라. 그 답을 들어보고 싶기도, 듣지 않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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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티 (반양장) 펭귄클래식 79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한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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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맨스필드.. 나에게는 낯설면서도 왠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서문을 읽다 깨닫게 되었지만 예전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이름을 접했었더랬다. 한없이 예민하고 그만큼 파괴적이었던 울프와 쌍둥이처럼 보이는 캐서린 맨스필드.. 펭귄 클래식의 이 책은 25쪽이나 되는 분량을 할당하여 로나 세이지의 서문을 싣고 있는데 저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내게는 상당히 좋은 준비운동이 되었다. (서문 자체가 유려하고 아름다워 읽는 맛이 있었다는 점이 더 좋았고..) 뉴질랜드 출신의 그녀는 런던 유학 후 고향에서 유리되어, 아니 정확하게는 스스로 유리됨을 택하여 남은 생을 이방인처럼 살았다고 한다. 그러한 삶의 모습은 그녀의 책에 다양한 모습으로 반영되었는데, 마지막 책인 이 책 역시 이방인의 차갑지만 예리한 눈이 잘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모더니즘 작가이며 울프와 유사한 면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해보다는 느끼기 위주로 읽어가야겠구나 생각했다. 지적 성향이 강한 소설일수록 이해하며 읽으려 하면 힘들어지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덮고 난 지금 내 머릿속보다는 내 가슴에 남은 흔적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섬세함.. 이러한 섬세함과 차가움은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섬세한 사람은 오래 살지 못하는 법이라서인지, 그녀 역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다만 의외랄까, 예측했던 것만큼 풍자적이고 냉소적이라는 느낌은 아니다. 분명 곳곳에 비웃음을 흘리고 있지만 그 비웃음 끝에는 인간의 다면성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해하려는 의지가 더 크게 드러난다. '죽은 대령의 딸들'을 읽을 즈음에는 어린 시절 나를 혼란에 빠뜨렸던 안톤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이 떠오르기도 했다. 귀여운 여인 역시 책 머릿말에서 풍자적인 내용이라는 설명을 미리 보았음에도 조금도 풍자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풍자적인 느낌을 받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인간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연민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아무리 서로를 상처입히고 맹목적으로 자신만 바라보며 살아간다고 해도, 그러한 불완전함이 없다면 인간은 사랑받을 가치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모습은 증오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없이 사랑스럽기도 하니까 말이다.
 

캐서린 맨스필드.. 모더니즘 작가이자 현대적 여성이었던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병세가 약화되자 마지막에는 도사가 운영하던 비현실적인 공동체에 합류하여 생을 마쳤다고 한다. 그녀 역시 그녀가 혐오하면서 사랑했던 한명의 인간임을 인정하며 생을 마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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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다락방 -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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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만나는 책에는 추억이 담기기 마련입니다. 중학교 때던가요, 고등학교 때였던가요, 라디오를 듣던 중 광고로 '마음 가는 대로'라는 책의 소개를 듣게 되었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책을 읽어보게 되었고요.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이 잔잔하지만 확실하게 파문을 일으키듯 그 책 역시 사춘기 시절의 제 가슴을 울렸더랬죠. 그리고 지금, 15년의 세월을 뛰어넘어서 이 책 '엄마의 다락방'과 마주하게 되었군요. 자신이 좋아했던 이야기의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터,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후속작을 바라는 뜻을 작가에게 표현했던가 봅니다. 작가는 마릿말에서 본래 속편을 쓸 생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많은 독자가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표현해오자 언젠가부터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 책 '엄마의 다락방'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전작이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올가 할머니가 사이가 좋지 못한 손녀에게 보내는 편지였다면, 이번 편은 그 손녀가 그 편지를 읽기 전까지 가족들과의 인연의 끈을 따라가며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후속편이지만 프리퀄이 되겠군요. 전작과 다름없이 서정적이면서도 담담하게 흘러가는 이 이야기는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인생에서 마주치게 되는 의문들, 가끔씩 떠올라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들을 담담하게 살펴볼 따름입니다. 그렇게 누구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평범한 생의 의문을 던져 주었기에 이 책이 더 호소력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략히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부모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계기가 되어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못했던 손녀 마르타는 그런 할머니가 치매로 자신을 잃어버리고 세상을 떠나게 되자 삶의 의미에 회의를 품게 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다락방에서 어머니가 남긴 일기와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순진무구했기에 미혼모가 되어 자신을 낳고 자살로 짧은 생을 마친 어머니... 그리고 그 끈을 따라간 끝에 만나게 된 아버지는 지적이지만 위선적인 비겁한 대학 교수였지요. 부모에 대한 실망과 슬픔과 연민의 혼란 속에서 마르타는 이스라엘에 사는 작은 할아버지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습니다. 그 여정 끝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마르타는 할머니의 집으로 돌아오고, 마침내 할머니가 남긴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작가가 단순하게 순진한 어머니를 비웃고 위선적인 아버지를 징벌하려 했다면 감동이 오히려 적었을 것입니다. 할머니와 작은 할아버지의 삶에 더 아름답다고 말하면서도, 마르타의 부모 역시 시대와 상황 속에서 나름의 길을 걸어갔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삶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보다 아름다운 삶은 분명히 있는 법이다" 이렇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속삭여주는 것입니다. 분량이 너무 적은 탓에 피상적인 부분도 적지 않았다는 점, 만남과 만남이 결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느슨하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잠시 멈추어서서 작가가 조용한 목소리로 던지는 질문들을 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하지만 정답은 없는 질문들을 말이죠. 그것이 인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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