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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티 (반양장) ㅣ 펭귄클래식 79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한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캐서린 맨스필드.. 나에게는 낯설면서도 왠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서문을 읽다 깨닫게 되었지만 예전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이름을 접했었더랬다. 한없이 예민하고 그만큼 파괴적이었던 울프와 쌍둥이처럼 보이는 캐서린 맨스필드.. 펭귄 클래식의 이 책은 25쪽이나 되는 분량을 할당하여 로나 세이지의 서문을 싣고 있는데 저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내게는 상당히 좋은 준비운동이 되었다. (서문 자체가 유려하고 아름다워 읽는 맛이 있었다는 점이 더 좋았고..) 뉴질랜드 출신의 그녀는 런던 유학 후 고향에서 유리되어, 아니 정확하게는 스스로 유리됨을 택하여 남은 생을 이방인처럼 살았다고 한다. 그러한 삶의 모습은 그녀의 책에 다양한 모습으로 반영되었는데, 마지막 책인 이 책 역시 이방인의 차갑지만 예리한 눈이 잘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모더니즘 작가이며 울프와 유사한 면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해보다는 느끼기 위주로 읽어가야겠구나 생각했다. 지적 성향이 강한 소설일수록 이해하며 읽으려 하면 힘들어지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덮고 난 지금 내 머릿속보다는 내 가슴에 남은 흔적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섬세함.. 이러한 섬세함과 차가움은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섬세한 사람은 오래 살지 못하는 법이라서인지, 그녀 역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다만 의외랄까, 예측했던 것만큼 풍자적이고 냉소적이라는 느낌은 아니다. 분명 곳곳에 비웃음을 흘리고 있지만 그 비웃음 끝에는 인간의 다면성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해하려는 의지가 더 크게 드러난다. '죽은 대령의 딸들'을 읽을 즈음에는 어린 시절 나를 혼란에 빠뜨렸던 안톤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이 떠오르기도 했다. 귀여운 여인 역시 책 머릿말에서 풍자적인 내용이라는 설명을 미리 보았음에도 조금도 풍자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풍자적인 느낌을 받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인간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연민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아무리 서로를 상처입히고 맹목적으로 자신만 바라보며 살아간다고 해도, 그러한 불완전함이 없다면 인간은 사랑받을 가치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를,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모습은 증오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없이 사랑스럽기도 하니까 말이다.
캐서린 맨스필드.. 모더니즘 작가이자 현대적 여성이었던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병세가 약화되자 마지막에는 도사가 운영하던 비현실적인 공동체에 합류하여 생을 마쳤다고 한다. 그녀 역시 그녀가 혐오하면서 사랑했던 한명의 인간임을 인정하며 생을 마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