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왕자 책읽는 가족 2
강숙인 지음, 한병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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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뛰어넘어 꿈을 추구했던 형 마의태자와  

현실과 타협해 왕건에게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받쳐야만 했던 아버지

신라 경순왕의 이야기를 철부지 막내왕자 선의 눈을 통해 그려낸 책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들녀석 때문에 경주답사를 서너번 했었다.  

갔다 올 때 마다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번 답사길은 '마지막 왕자' 책을 읽은 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월성에 다다르자 내 마음속에서 떨림이 일어났다.  

주춧돌 몇 개 밖에 남지 않은 월성 궁터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래, 이곳도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지.. 온갖 욕망과 슬픔과 한과 기쁨과 

눈물이 교차하던 곳이었지.. 마의 태자가 느꼇을 비애와 그런 형을 바라만 봐야 했던 

막내왕자 선.. 기울어져가는 왕조를 부여안고 오랜 밤을 고심했을 아버지 경순왕.. 

그들의 삶이 내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평소에 아무런 감흥없이 석빙고만 대충 쳐다보고 

가 버렸던 이 폐허가 이렇게 큰 느낌으로 다가오다니.. 책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나 보다 

월성, 계림을 거쳐 요석공주가 살았다던 요석궁(지금의 향교 자리)까지 걸어가면서 

아들과 나는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느낀 감정 그대로 내 아들도 느끼고 

있으리라..   

천년의 고도 서라벌은 우리 모두 잘 안다고 착각하는 곳이다.  

잘 아는 듯 하지만 실제 들여다 보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더 많다 

그래서 늘 방문할 때마다 실제로 서 있는 건축물만 쳐다보고 와선 

경주 전부를 다 아는 것처럼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 유적지에 깃들어 있는 

그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며 웃음과 눈물을 알아야만 제대로 아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전부터 경주 모든 유적지 입구에 '무료로 문화유산을 해설해 드립니다'라는 

코너가 있다. 그냥 빙 둘러보는 것 보다 이분들의 설명과 안내를 받아 관람하는 것이  

문화유적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단체로 움직일 때에는  '신라사람들'이라는  경주 문화유적지 안내 모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비용은 하루당 십만원정도, 예약은 일, 이주일 전에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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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방 일곱 동무 비룡소 전래동화 3
이영경 글.그림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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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두건 아가씨에게는 일곱 동무가 있습니다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가 그들이예요 

어느날, 빨강 두건 아씨가 살짝 낮잠 든 사이에 일곱 동무들이 

모두가 제가 훨씬 잘 낫다고 뽐냅니다 일곱 동무가 다투는 소리에 

잠이 깬 빨강 두건 아씨, 너희가 아무리 잘 나도 내 손 없이 무슨 소용이 있어  

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그러자 일곱 동무 모두 속상해서 삐쳐버립니다 

앵 도라져 앉은 바늘 각시의 뒷모습.. 토라진 내 딸 같아 흐뭇 웃음이 나오는 군요 

 일곱 동무가 모두 사라져 바느질을 할 수 없어 어쩔 줄 몰라하는 꿈을 꾼 뒤 

빨강 두건 아씨 동무들에게 사과를 합니다 

"너희들 하나하나 모두가 소중하다는 걸 모르고 있었구나. 우리들 중에서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일은 안되고 말고." 

 

예전, 고등학교 땐가 배웠던 규중칠우쟁론기가 떠오른다 

 <조침문>과 쌍벽을 이루는 의인화된 내간체 고대 수필... 

일곱동무들의 주장은 그 시대의 규방 여성들의 입장을 대신한 것이다

 제 역할과 기여도에 대해  똑 부러지게 주장하고 그에 걸맞는 보상을 요구한다는 게 

남성중심사회에서 가능키나 했을까  지금도 많은 사람들 머리속에 ' 집안일은 일이 아니다' 

라는 인식이 많은데...

비록 아씨방 일곱 동무를 내세우긴 했지만  여성의 권익에 대해 차츰 눈을 뜨기 시작한

그 시대 여성들의 의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새순처럼 조그만 의식들이 

자라나 지금의 페미니즘적 사고가 자리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넉점반> 이영경 작가의 작품이라서 더 관심이 간 작품이다. 그림의 선이 모난데 없이 

동글 동글 한게 그의 그림의 특징이다.  정서적으로 참 포근하다 

개인적으로,  '빨강 두건 아씨'라고 표현하지 말고

 '빨강 머리 수건 아씨'라고 표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같은 뜻이기는 하나 한자어보다 한글이 더 어감이 곱기도 하고

늑대에게 잡아 먹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빨강 두건이가 자꾸 생각나 이미지가 겹쳐진다    

 

우리 세대에는 참 어렵게 접근한 작품을 이렇게 어여쁜 동화책으로 마주하니 

여간 기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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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힘 - 제3의 시 시인세계 시인선 12
함민복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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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부부> 전문 / p21 

 

                         걸음의 속도를 맞춘다는 것. 

                         그것은 상대의 마음을 읽으려 애쓴다는 뜻이겠지  

                         알면서도 참 힘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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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여인숙 민음의 시 105
이정록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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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수를 여섯 번이나 담았던   

당신의 아랫배는 

생명의 곳간, 옆으로 누우면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며 

방바닥에 너부러진다 

긴장을 놓아버린 아름다운 아랫배 

누가 숨소리 싱싱한 저 방앗간을 

똥배라 비웃을 수 있는가 

허벅지와 아랫배의 터진 살은 

마른 들녘을 적셔 나가는 은빛 강 

깊고 아늑한 중심으로 도도히 흘러드는 

눈부신 강줄기에 딸려들고파 

나 문득 취장의 물처럼 소용돌이친다 

뒤룩뒤둑한 내 뱃살을 

인품인 양 어루만지는 생명의 무진장이여 

방바닥도 당신의 아랫배에 볼 비비며 

쩔쩔 끓는다 

                                                                <강>,  전문  /  p63  

 

             둘째를 낳고서 더 축 늘어진 내 아랫배, 바람빠진 풍선처럼 쭈글쭈글한 내 똥배

            쳐다 볼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려보려고 거들같은 속옷을 입어 

            보기도 했지만 이번엔 삐죽 튀어나오는 옆구리살이 문제다. 

            오늘, 이 시 한편이 너무 위로가 된다.   

             그래, 다른 어느 것도 아닌, 생명을 담았던 곳간인데 ,부대자루인데... 

             흉터가 있어도 영광의 자국아니겠는가..   

             탱탱한 내 아랫배와 뭘 해도 이쁜 내 아들과 딸 바꾸었다 생각하면 

             그래도 조금 위로가 된다.  

             이만하면 남는 장사 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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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일생의 독서 계획
저우예후이 지음, 최경숙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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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 

어떻게 책을 읽힐 것이며 어떤 책이 좋은가.. 

내가 지금 하는 독서 교육은 제대로 된 것인가... 

이처럼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맘들한테 좋은 책인 것 같다 

더러 내용중에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내용도 더러 있기도 하지만  

어렵지 않고 또 아이를 키워본 사람만이 느껴봄직한 경험들이 많이 나와있다. 

 독서가 아이의 연령대에 따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다루어 

독서교육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잠시나마 도움이 된 책이다 

0세에서 7세까지는 책 향기로 가득한 어린 시절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한다. 아이가 책을 일찍 접할 수 있도록 하기, 부모가 책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 주기,  

표지를 통해 문자에 대한 기억력 높여 주기, 책을 소중히 다루도록 가르치기 

8세에서 13세 까지는 즐거운 독서와 더불어 건강한 성장을 해야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매일 규칙적으로 책 읽는 습관을 길러 주기, 아이을 위해 작은 '책의 성'을 지어 주기,  

독서를 통해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기, 생활 속에서 과학 배우기  

14세에서 16세까지는 성숙한 책읽기 단계로 나아가는 시기이다. 항상 책을 들고 다니는 습관을 

길러주기, 중요한 내용은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주기, 다양한 독법을 활용하기, 독서를 통해 건강 

하게 생활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17세에서 19세까지는 순간의 흥미를 평생의 애착으로 바꾸게 하는 시기이다.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면 역사서를 읽게 한다, 고상한 아이로 키우려면 미학서를 읽게 한다, 

깊이 있는 사람으로 키우려면 철학서를 읽게 한다, 선택적 책읽기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작가가 제시한 위의 모든 것을 다 따라해볼 수는 없겠지만 내 상황에 맞추어서 

몇 가지만 적용해봐도 좋을 듯 하다.  아이의 독서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 책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와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느낌을 공유하는 것. 

모든 부모가 원하는 것이면서도 잘 실천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작심삼일이 될 지라도 다시 노력해봐야 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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