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요 선생님 - 남호섭 동시집
남호섭 지음, 이윤엽 그림 / 창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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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방충망에 

   달라 붙은 

   매미, 풍뎅이, 태극나방, 사마귀야 

 

  안녕, 

 우리집 이제 

 불 끈다 

                                     <불 끈다> 전문 

 

                       이 동시집의 저자 남호섭 선생님은 대안학교 교사라 한다 

                       시집이 두권인가 나왔는데 초등학교 교과서에 그의 시가 많이 실렸다 

                      <불 끈다> 이 동시를 첨 읽었을 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읽고 또 읽었다 

                     시 속에 나오는 태극나방이 어떻게 생겼나.. 아들녀석과 함께 찾아보기도 했었다 

                     정말 날개에 태극무늬가 있었지...  

                     나도 내 아이들도 이런 감수성을 갖고 살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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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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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대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수선화에게> 전문   p38  

 

                    내가 시를 읽기 시작한 계기가 된 작품이다 

                   연과 행을 나누고 비유법을 체크하고 분석하는 것에 익숙한 내게  

                   마음속 진한 울림을 주었다고나 할까 

                   

                     보호자가 따라올 수 없는 수술실 문을 들어가며 

                     나는 안에서 저들은 문밖에서 ..

                    더이상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것, 나눌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구나..  

                    수술실 문이 부모와 남편이라도 넘을 수 없는 단단한 경계로 느껴졌다 

                     결국은 혼자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을..

                    인간 본연의 외로움이라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걸까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는데 하물며 

                    인간들이야...  이 시귀 한 줄이 너무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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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와 노랑이 - 물구나무 그림책 016 파랑새 그림책 16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물구나무(파랑새어린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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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기만의 색깔을 다 가지고 있다. 나만의 색깔이 변색될까봐 누가 내 공간에 들어오는 걸 

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기의 공간에 누군가 찾아드는 걸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쉽게 친해지고 또 쉽게 잊기도 한다.  내가 남과 어울릴 때 다른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법이다.  자기 고유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남의 문화를 

적절하게 받아들여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 내는 포용력, 이 책은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삶의 진리를 일깨워 준다 

 이 책은 할아버지 레오리오니가  맨하튼에서 코네티컷으로 가는 열차안에서

 뛰어다니는 세살과 다섯살 손자 손녀를 잡아두기 위해서 기차안에 있던

잡지 <라이프>를 오려 만든 책이다.  단순한 듯 하면서도 레오 리오니의 색채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감각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레오리오니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중간 위치에 있던 

박물관에 들러 드로잉을 하며 놀았고 어린시절 박물관에서 만난 렘브란트,반 고흐, 몬드리안

의 작품이 자기에게 하나의 큰 문화적 환경이었다고 고백했다   

작가의 또다른 작품 <프레드릭>, <으뜸헤엄이> 들도 구성이 단순한 듯 하면서 색다른 기법을  

사용하여 삶의 진리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간 작품들이다.  

한마디로 가슴이 따스해지는 책이다

 

언젠가 부산백스코에서 샤갈 전시회가 있었다. 몽환적이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듯한 

색채가 너무 아름다워 다섯살 아들을 끌고 갔었다 엄마의 욕심은 여기 전시된 것들만이라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었지만 아들은 얼마되지 않아 짜증을 내고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살바도르 달리 전시회등 아트홀, 박물관 등 여러곳으로 아들을 

끌고 다녔다. 지금까지도...

친구들은 이런 나를 극성이라고도 했고 아무 소용없는 짓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레오리오니의 어릴적 경험들을 어느 책에서 읽고서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돈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다 해 줄 수 있지만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또 부지런 하지 않으면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들.. 

지금의 이런 노력들이 나중 내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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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왕자 책읽는 가족 2
강숙인 지음, 한병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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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뛰어넘어 꿈을 추구했던 형 마의태자와  

현실과 타협해 왕건에게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받쳐야만 했던 아버지

신라 경순왕의 이야기를 철부지 막내왕자 선의 눈을 통해 그려낸 책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들녀석 때문에 경주답사를 서너번 했었다.  

갔다 올 때 마다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번 답사길은 '마지막 왕자' 책을 읽은 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월성에 다다르자 내 마음속에서 떨림이 일어났다.  

주춧돌 몇 개 밖에 남지 않은 월성 궁터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래, 이곳도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지.. 온갖 욕망과 슬픔과 한과 기쁨과 

눈물이 교차하던 곳이었지.. 마의 태자가 느꼇을 비애와 그런 형을 바라만 봐야 했던 

막내왕자 선.. 기울어져가는 왕조를 부여안고 오랜 밤을 고심했을 아버지 경순왕.. 

그들의 삶이 내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평소에 아무런 감흥없이 석빙고만 대충 쳐다보고 

가 버렸던 이 폐허가 이렇게 큰 느낌으로 다가오다니.. 책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나 보다 

월성, 계림을 거쳐 요석공주가 살았다던 요석궁(지금의 향교 자리)까지 걸어가면서 

아들과 나는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느낀 감정 그대로 내 아들도 느끼고 

있으리라..   

천년의 고도 서라벌은 우리 모두 잘 안다고 착각하는 곳이다.  

잘 아는 듯 하지만 실제 들여다 보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더 많다 

그래서 늘 방문할 때마다 실제로 서 있는 건축물만 쳐다보고 와선 

경주 전부를 다 아는 것처럼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 유적지에 깃들어 있는 

그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며 웃음과 눈물을 알아야만 제대로 아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전부터 경주 모든 유적지 입구에 '무료로 문화유산을 해설해 드립니다'라는 

코너가 있다. 그냥 빙 둘러보는 것 보다 이분들의 설명과 안내를 받아 관람하는 것이  

문화유적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단체로 움직일 때에는  '신라사람들'이라는  경주 문화유적지 안내 모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비용은 하루당 십만원정도, 예약은 일, 이주일 전에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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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방 일곱 동무 비룡소 전래동화 3
이영경 글.그림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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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두건 아가씨에게는 일곱 동무가 있습니다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가 그들이예요 

어느날, 빨강 두건 아씨가 살짝 낮잠 든 사이에 일곱 동무들이 

모두가 제가 훨씬 잘 낫다고 뽐냅니다 일곱 동무가 다투는 소리에 

잠이 깬 빨강 두건 아씨, 너희가 아무리 잘 나도 내 손 없이 무슨 소용이 있어  

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그러자 일곱 동무 모두 속상해서 삐쳐버립니다 

앵 도라져 앉은 바늘 각시의 뒷모습.. 토라진 내 딸 같아 흐뭇 웃음이 나오는 군요 

 일곱 동무가 모두 사라져 바느질을 할 수 없어 어쩔 줄 몰라하는 꿈을 꾼 뒤 

빨강 두건 아씨 동무들에게 사과를 합니다 

"너희들 하나하나 모두가 소중하다는 걸 모르고 있었구나. 우리들 중에서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일은 안되고 말고." 

 

예전, 고등학교 땐가 배웠던 규중칠우쟁론기가 떠오른다 

 <조침문>과 쌍벽을 이루는 의인화된 내간체 고대 수필... 

일곱동무들의 주장은 그 시대의 규방 여성들의 입장을 대신한 것이다

 제 역할과 기여도에 대해  똑 부러지게 주장하고 그에 걸맞는 보상을 요구한다는 게 

남성중심사회에서 가능키나 했을까  지금도 많은 사람들 머리속에 ' 집안일은 일이 아니다' 

라는 인식이 많은데...

비록 아씨방 일곱 동무를 내세우긴 했지만  여성의 권익에 대해 차츰 눈을 뜨기 시작한

그 시대 여성들의 의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새순처럼 조그만 의식들이 

자라나 지금의 페미니즘적 사고가 자리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넉점반> 이영경 작가의 작품이라서 더 관심이 간 작품이다. 그림의 선이 모난데 없이 

동글 동글 한게 그의 그림의 특징이다.  정서적으로 참 포근하다 

개인적으로,  '빨강 두건 아씨'라고 표현하지 말고

 '빨강 머리 수건 아씨'라고 표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같은 뜻이기는 하나 한자어보다 한글이 더 어감이 곱기도 하고

늑대에게 잡아 먹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빨강 두건이가 자꾸 생각나 이미지가 겹쳐진다    

 

우리 세대에는 참 어렵게 접근한 작품을 이렇게 어여쁜 동화책으로 마주하니 

여간 기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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