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로 시작해서 추리소설의 긴장감을 주다 힐링소설로 마무리하는 이야기. 처음에는 낯선 공간과 주인공만의 생소한 단어 사용으로 인해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을 주는데 읽다보면 주인공과 동화되어 글자가 아닌 오감으로 피라네시의 집과 삶을 느끼게된다. 영화 등에서 다서 공포스럽게 묘사되는 정신분열을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그리는 작가의 발상이 독특하고 신선했다. 다만 무언가 있을것같은 반전을 기대하며 난해한 설정을 열심히 따라간 독자가 중후반부에 얻게되는 스토리텔링적 재미가 다소 약한점은 아쉽다.
‘데뷔했을때 기묘하고 별난 이야기를 쓰고싶었다‘는 엉뚱한 천재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유쾌한 단편집. 개인적으로는 사신시리즈나 마리아비틀시리즈 처럼 살짝 무거운 얘기가 더좋지만 명랑한 갱 시리즈처럼 때때로 나오는 유쾌한 소설들도 좋아한다. 특히 소년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지만 결코 유치하거나 교훈적이지는 않은 이책은, 각에피소드별 등장하는 위기나 갈등이 심각하거나 머리아프지 않게 통쾌하게 해결되서 읽는 맛이좋았다. 책 만듦새도 좋아 책장 넘기는 손맛마저 있는 책이었다. 작가인생 20년을 기념하는 책처럼 소개되지만 소위 ‘이사카 월드‘의 입문작으로도 괜찮아 보인다.
국가와 사회가 임의로 정한 도덕성과 선이란 잣대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경우 어떤 끔찍한일이 벌어질지 잘 표현한 디스토피아소설이다. 폐쇄적이고 통제된 시설에서 감시의 눈을 피해 비밀을 파헤쳐나가려는 초반 스토리는 영화 아일랜드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러한 유형의 소설 영화 클리셰에 익숙한 탓인지 당연스럽게도 주인공의 탈출로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을 기대했는데, 작가는 그 기대를 무참히 배신한다. 주인공이 완전히 패배하는것이 본인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전달에 더 효과적이라는 작가의 말에는 매우 공감하지만, 애타는 맘으로 응원하며 350페이지에 걸친 주인공의 각종 고생담을 함께한 독자의 입장에선 너무 잔인한 결말이 아닌가싶다. 그래도 책 자체는 한번에 읽힐정도로 정말재밌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정통 추리소설. 무려 30년전 소설인데 요즘 소설못지않게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주인공의 내면심리 덕에 개별이벤트들이 종료된 막간 시간에도 계속 긴장감을 유지할수있었다.
실제 살인사건용의자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길래 추리소설인줄알았는데 오히려 다양한 음식기행을 통한 힐링소설이었다. 버터를 듬뿍넣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만들어 나가는 프랑스요리의 느낌처럼 부드럽고 차분하게 소설이 진행된다. 작가가 차분히 설명하는 요리의 레시피와 진행과정, 생생히 묘사되는 음식맛에 침이 넘어간다.마지막 칠면조 요리를 통해 각자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주인공들이 치유되는 결말이 특히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