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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호시스 ㅣ 슬라우 하우스
믹 헤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6년 8월
평점 :
♤ 서평단 감상평
영화와 책을 통틀어 오랜만에 맛보는 '진짜' 스파이 소설.
작가느 '킹스맨' 같은 과장된 세련됨이나 스펙터클 없이 '스파이코스트' 같은 위트와 인간미도 배제한 채, 아니 심지어 우리가 스파이의 전형으로 인식하는 007의 잘 관리된 멋진 주인공도 등장시키지 않고 그저 음모와 배신, 살인과 기만만이 난무하는 차갑고 현실적인 스파이물을 써냈다.
영국 첩보기관 MI5에서 좌천된 요원들(슬로 호시스:느린말) 의 유배지 '슬라우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기에 기본적으로 세련됨과 은밀함, 신속함보단 지루함, 답답함, 무기력함이 작품 내에 진득하게 스며들어 있다.
때문에, 200여 페이지에 해당하는 1부의 빌드업은 독자입장에서는 다소 진도가 안나가는 편인데, 마치 스파이의 정체가 드러나듯이 2부에서는 이 좌천된 요원들의 비밀과 더불어 이야기 자체의 매력이 눈부시게 드러난다.
1부와는 달리 2부에서는 액션, 스릴, 반전, 통쾌한 마무리 등 독자가 스파이물에서 기대하는 여러 재미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에 일단 2부에 접어들면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며 상당히 만족스런 느낌으로 책을 덮을 수 있다. 1부에서 찌질하게 느껴지던 주인공들이 또 어떤 여정을 겪는지 시리즈로 보고싶은 마음이 드는 놀라운 변화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