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다이치 고스케 걸작선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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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를 초월한 가치가 있다는점을 새삼 느끼게해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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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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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으로 적혀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게도 처음 접한 작가 테스 게리첸.

작가가 추리/스파이 소설계에 얼마를 기여했는지 모르겠지만 외부정보없이 작품 자체만 말한다면, 이 책은 미래에 2000년대 최고의 스파이 소설이자 고전이었다고 꼽혀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은 걸작이다.

개인적으로 그 유명한 르 카레 작품을 몇 번 시도했지만 좀 지루했고 폴리팩스 부인같은 은퇴자를 다룬 이야기들은 다소 가볍거나 라떼를 과장한 느낌이 있었다. 영화로는 많이 봤지만 책으로는 크게 기억에 남는 스파이물이 없어 아쉬웠는데 이 책은 그 갈증을 단번에 해소해주었다.

작가는 제임스 본드와는 다른 스파이물을 쓰고 싶었다는데 오히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007 시리즈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는 '스카이폴'이 생각났다.(물론 다른007 액션물들과는 결이 다르다)

대자연에 둘러싸인 늙은 스파이의 안식처, 그 안식처를 침범하는 과거의 은원, 비밀요원들의 신상공개와 죽음 그리고 특유의 쓸쓸하면서 비장한 분위기까지.

과거 최정예 요원들의 나이듦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영혼에 새겨진 기술과 능력에 대한 과장없는 찬미는 은퇴한 스파이를 다루려면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지 알려주는것만 같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몇 년째 뜨거운 전쟁을 하는 현실에서 '냉전'을 모티브로 한 러시아와 미국 정보부간의 대결이라하면 사실 좀 철지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놀라운 작가는 자칫 고루할 수 있는 테마를 최신식 글쓰기 기법?인 과거와 현재의 교차배치, 인물시점의 빠른 전환, 인물별로 사족없는 적절한 서사부여, 사랑과 배신, 복수와 반전까지 모두 활용하여 너무도 솜씨좋은 한 상을 차려냈다. 마치 흑백요리사의 이균 셰프가 현대적/미국적 감각으로 전통 한식을 재해석해 냈듯이.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정말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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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 신의 실수
류시은 외 지음, 연상호 기획, 최규석 만화 / 와우포인트 퍼블리싱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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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세계관을 견고하게 만들 최적의 형태는 소설'일지도 모른다는 연상호 감독의 추천사가 진심으로 다가오는 책.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을 재밌게 봤다면, 그리고 그 열린듯 닫힌듯-시즌3를 예고하는 듯/여운만을 남기고 마무리한 듯한 알쏭달쏭한 결말이 못내 아쉬웠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최고의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아니다.. 거의 필수적이다.

'지옥'의 세계관 차용을 넘어 시리즈 내 주요 에피소드들에서 모티브를 얻은 또는 그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인용되는 다섯편의 연작 단편집을 읽고 있자면 말 그대로 지옥의 세계관 속에서 살아 숨쉬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세계관 속 삶이 영상처럼 스펙타클하진 않다. 오히려 영상에서 못 다룬 필연적인 뒷 이야기들, 즉 고지받은 사람들이 그 시간까지 견뎌야 하는 인간적인 고통들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라는 묵직한 질문과 함께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하지만'을 한번 더 하자면, 그 처절함과 절절함을 함께하는 독자들의 발걸음이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이토록 무거운 주제임에도 독서가 너무 재밌고 신이나는데, 이건 전적으로 작품의 완성도 덕분일 것이다.

이 앤솔러지에 참여한 작가들은 신춘문예 부터 이상문학상에 이르기까지 소위 '순문학'적 글쓰기를 훈련받은 작가들이다. 훈련을 넘어 순문학적 글쓰기를 잘 한다고 인정받았다고 보는게 맞겠다.

그래서 그런지 기본기가 완벽한 안정적인 글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매 작품들이 40~50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에 그야말로 밀도있는 기승전결의 서사를 짜 넣었는데, 별다른 불만이나 위화감없이 그 흐름에 자연스레 몸을 맡기는 기분이 상당히 상쾌하다.

개인적으로는 조예은 작가가 쓴 '불경한 자들의 빵'은 개인적으로 이 작품집의 백미이며 '지옥' 세계관이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것을 담아낸 웰메이드 단편이란 생각이 든다.

한두마디로 요약하기가 불경스러운 이 주옥같은 단편을 포함한 230여 페이지의 작지만 놀라운 이 작품집을 많은 지옥IP 팬들이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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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자비들
데니스 루헤인 지음, 서효령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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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코스비의 걸작 사이다 소설인 '내 눈물이 너를 베리라'의 백인-엄마-70년대버전 느낌이다

자칫 식상할 수 있는 마약-범죄-살해-은폐-복수의 장르소설 문법을 1974년의 '버싱정책'(백인-흑인 거주구역의 학생들을 서로의 학교를 바꿔 통학시키는 정책)을 통해 본 인종차별의 광기, 시대상에 대한 세심한묘사, 베트남전에 대한 참오 등을 통해 문학작품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하드보일드팬이라면 명작이라 칭할수 있을만큼 재미와 의미, 하드보일드의 로망과 사회적 메세지까지 그리 길지 않은 분량속에 잘 담아냈다.

'내눈물이~'가 테이큰, 존윅처럼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식의 사이다 먼치킨물이라면, 이 작품은 주인공이 복수와 폭력의 스위치를 켜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개연성의 그물을 엮어 나간다.

미국사람들에게는 익숙할지 몰라도 우리에겐 생소한 70년대 보스턴의 모습이 촘촘하고 세밀하게 그려지는 초반부에는 다소 인내심이 필요하긴 하다.

독자들 입장에선 주인공 메리 패트가 빨리 실종된 딸을 찾아나서서 다 죽이고 때려부수길 바라지만, 그녀는 경찰과 동네갱단을 가리지않고 주변을 차분히 수소문하며 심지어 버싱 반대 집회에도 간다.

하지만 독자의 작은 인내심은 그리 길지않은(80여페이지) 시간내에 보상받게 된다.

딸의 실종에 대한 진상이 생각보다 이르게 밝혀지게 되면서 엄마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데, 여기서도 눈깔이 확뒤집혀 무쌍을 찍기보단 마치 제이슨 본처럼 치밀한 정보조사, 신중한 잠입 및 적절한 무력을 바탕으로 적을 조여나가는 '그럴듯한' 복수극을 전개한다.

특히 복수의 주체가 전직 요원도 아닌 평범?한 마흔두살 여성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앞서 깔아둔 각종 설정을 통해 주인공의 무력에 개연성을 부여한 상태임에도, 데니스 루헤인은 많은 평범한 작가들처럼 정신줄을 놔버리지 않고 복수의 진행마저 차근차근 조각해 나간다.

출판사 책소개에 실린 여러 언론매체의 감상평 중 '힘있고 흔들리지 않는 플롯'이 공통되는데, 한 지역의 지배자인 갱단을 상대로 하는 엄마의 복수극을 이렇게 개연성 넘치게, 단단하게 그려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비록 사이다 몰빵은 아니지만 여타 범죄소설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카타르시스와 청량감을 선사하면서도, 인종차별과 전쟁 후유증 등에 대한 묵직한 고찰을 독자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레 스며들게 만드는 글쓰기의 힘 역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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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1~10 세트 - 전10권 -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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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추가 될수록 기쁨을 느낀다는 USA투데이 한줄평처럼 너무도 매력적인 탐정 캐드펠 시리즈가 한권한권 새롭게 번역될때마다 독자들의 마음도 설렌다.

내용적 재미는 이미 수십년간 입증되어 말할 필요도 없는데다, 컬러풀하고 통일감 있는 예쁜 표지로 재단장하여 국내 독자들의 소장욕 마저 불러일으키는 캐드펠시리즈. 각양각색의 매력을 보여주는 5권까지 후딱 읽어치우고 후속작을 애타게 기다렸는데, 오래 지나지 않아 6~10권과 함께 독자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특히, 1~10권 세트는 20%할인의 특전과 10권을 한번에 담을 수 있는 너무 예쁜 박스까지 제공한다니 기존에 캐드펠을 접하지 못했던 독자들에겐 최고의 기회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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