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호각 창비시선 230
이시영 지음 / 창비 / 200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워낙 무식하기는 하지마는 이시영이라는 시인이 있는 줄 몰랐다. 하지만 시들 속에 보이는 문인들 이름을 보니까 나이도 지긋하고 유명한 문인들과도 각별한 사이인 것 같다.

평소 시를 자주 읽지 못하는데 이 시는 그래도 재미나게 읽혔다. 아마도 내가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김학철 선생이나 <혼불>의 최명희 작가, 최명희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읽고 나서 가슴 한구석이 헉하고 찔릴 법도 하다. 가난의 비참함과 아픔이여.

대체적으로 구수하고 시골 정서를 가진 시들이라서 나랑 더 맞았다.

평론가는 산문과 시를 절묘한 경계를 넘나든다고 평하고 있으나 나에게 시는 그냥 시일 뿐이다.

시인이 송아지를 무척 좋아하나 보다. 고양이도. 무척 잦다. 출연횟수가.

평소에 접하지 못하던 우리말을 접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콧 니어링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1
스콧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아마도 <조화로운 삶>을 통해서일 것이다. 지금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무척 느낌이 좋았다 정도로 적어두자.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이 같이 돌집을 짓고 채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내용과 관련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스콧 니어링의 이름은 나에게 생태주의나 자연, 환경 따위의 단어들과 결부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스콧의 삶은 참으로 컸다.

그는 정확하게 백 살을 살았는데 그의 전반생은 학교에서의 학습과 학습을 통해서 배운 진리를 다른 이에게 전하는 것으로 특징지워진다. 후반생은 그 중에서도 약 20여 년의 기간만이 그가 서구문명을 생활방식을 거부하고 온전히 자신의 노동과 땅의 힘만으로 살아간 시기, 즉 <조화로운 삶>의 시기였다. 보리에서 나온 책들 대부분은 그 시기에 헬렌과 함께 쓴 책들이다.

그에 비하면 그가 전반부에 사회혁명을 외치며 각종 강연과 연설에 온 몸을 불살랐던 그 시기의 저작들은 우리에게 소개된 것이 없다. 이제 그의 자서전이 나와서 다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따름이다.

20세기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 있었고 사회주의 혁명이 있었고 인류 차원이라 할 만한 실험들이 있었다. 그 와중에서 진리를 찾고 그 진리를 실천하려고 흔들림없이 살아온 그의 인생 앞에서 나는 할 말이 없다.

다만 배우고 배우고 배울 일이다.
그래서 발톱 때만큼이라도 닮으려고 애쓸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달린다 - 개정판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 / 궁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 뒤에 나온 부록을 앞으로 당겨놓았으면 더 좋을 뻔했다.

요쉬카 피셔란 인물에 대한 소개가 무척 흥미로웠다. 현실에 발딛고 서야 제대로 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그에게 동감한다.

이 글은 제목으로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그가 달리기를 어떻게 하게 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가를 비교적 짧은 단문으로 담고 있다.

단문인지라 문장은 속도감 있고 빠르게 읽히지만 그리고 번역자의 이력도 같이 뛰는 사람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신뢰를 얻을 만하다.

다만 번역 상태는 좀 논의할 여지가 있다. 우리나라 말 중에 '것'이라는 명사가 있다. 이 명사가 너무 지나치게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이 글을 읽고 혹여 글을 읽게 되거든 꼭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나의 의견으로는 '것'이 많이 들어가면 문장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다소 직역투의 문장이 많았다. 직역투가 어울리는 책도 있겠지만 이 책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서가 가진 힘은 책을 끝까지 밀고 간다.

지은이가 직접 겪은 경험에서 우러난 절절한 메시지는 가슴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다.

이 글을 읽고 나도 달렸다.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틈틈이 계속 달릴 작정이다. 7킬로미터를 뛰어야 느낄 수 있다는 그 호르몬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

그 개인과 녹색당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틈 나는 대로 찾아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6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일 권이다.

이 세계문학전집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고전이 시대에 따라서 그 시대의 언어로 다시 씌어져야 한다는 무척이나 그럴 듯한 전제를 깔고 기획되고 나오고 있는 책이다. 민음사는 이 책들로 떼돈은 아니지만 꾸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것이 한때 유행이 된 적이 있고 지금도 유효한 듯 보이는데 고전을 재번역하는 것도 그렇게 돈이 되는 작업이라는 거다. 말인즉슨.

그러나 이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의 번역은 실망이다. 내가 만의 작품을 읽은 것은 고3때였던가 주위에 어려운 책만 들고 다니면서 읽는 친구 녀석이 하나 있었는데 사전 외운다고 외우고 확인해보라 그러고 그런 놈이 하나 있었다. 성대 갔는데 지금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무척 궁금하다.

그 녀석이 그때 읽던 것처럼 그런 책들만 쭉 읽었다면 아마 무척이나 해박한 학자가 되었거나 무지 대단한 인문지식을 갖추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지금 닿는 네트워크에 그 녀석이 닿지 않는다. 아마도 공부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녀석이 계속 공부를 한다면 언젠가 내 망에 걸리겠지. 그럴 거다.

각설하고 이 책의 번역자 약력을 보니 토마스 만에 대해 무척 많이 공부한 분이다. 하지만 많이 공부한 것과 부드럽게 잘 읽히는 번역은 다른 문제다. 아니 어쩌면 민음사 쪽에서 직역을 요구했는지도 모른다. 출판사마다 달라서 직역을 요구하는 회사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권을 읽을 때는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고 2권은 적응이 되었는지 그냥 읽었다. 사실 이렇게 말하고 나서도 나의 독서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암튼 실망이었다. 난.

그리고 <마의 산>에서 느꼈던 묘한 헷갈림이나 중후함, 몽롱함(이렇게 말하려니 정말 내 언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겠다. 내 언어로는 적절하게 표현할 능력이 없다.)은 없다.

그냥 한 평범한 부르주아 가문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 1년 만에 읽었다. 사실 그게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텀이 길었다는 것. 그래서 몰입하기 힘들었는지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확인삼아 알라딘에 오른 리뷰를 쭉 봤는데 놀랍게도 전부 칭찬 일색이다. 25살에 쓴 작품치곤 대단하다곤 생각하지만 이렇게 칭찬 일색은 좀 곤란하지 않은가. 호흡이 길게 자연스럽게 썼다곤 하지만 지금 읽어서도 좋은 작품인 줄은 사실 잘 모르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ei 2005-06-12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번역 때문에 아주 거슬려서 두 권 사놓고도 보다 던져버렸습니다..
부덴부로크 가 사람들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어서 도전하려고 했는데말이죠..
옛날에 나온 책이라도 번역이 매끄러운 다른 책 찾아봐야될거같아요,..
민음사 책이라고 무턱대고 산 게 잘못이었던거같아요
 
무질서의 지배자 마오쩌둥 푸른숲 비오스(Prun Soop Bios) 2
조너선 D. 스펜스 지음, 남경태 옮김 / 푸른숲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마오는 두말이 필요없는 중국식 사회주의를 이끈 혁명가다. 스펜스는 냉정하다. 마오의 일생을 객관적인 팩트에 의거해서 시간대로 서술해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냉랭하다. 확실한 평전이다.

스펜스의 다른 책들이 이산에서 다수 번역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성향은 잘 모르겠다. 그는 중국에 박식한 미국식 민주주의 선봉자인가.

대체적으로 마오에 대한 평가는 극으로 대치하는 경우가 많다.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식으로 소화해서 중국화한 독창적인 평가가 아마도 대다수가 동감하는 평가일 것이다.

마오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는 부분은 주요하게 마오의 후기 통치와 관련한 부분이다. 무리한 대약진과 문화대혁명. 마오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도 에드가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에서 기인한 바가 클 것이다. 그가 인터뷰해서 기록해놓고 있는 대장정은 인상적이었다. 중국현대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이 시리즈가 펭귄사에서 나온 인물평전시리즈라는 사실은 들어 알고 있었으나 스펜스의 다른 저작들에 비하면 그 양이 터무니없이 작다. 그만큼 내용이 소략할 수밖에 없다. the concise Penguin Lives series라고 되어 있는데 '콘사이즈'라는 말에서 이 책의 양을 짐작할 것이다.

푸른숲에서 나온 이 bois시리즈는 아마도 펭귄사와 계약을 한 모양이다. 콘사이즈 평전 시리즈가 영미권에서 평가가 괜찮았던 모양이다. 푸른숲에서 이 평전들을 다 모으고 평가해서 따로 평전으로 낸 것은 아닌 모양이다. 펭귄사에서 이 책을 홍보하기 위한 카피로 최고의 인물과 최고의 필자로 정해두었는데 푸른숲은 이에 하나 더해서 최고의 역자를 첨가해두었다. 역시 카피다.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기획이 아니라 다소 실망이다.

마오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량이 너무 적고 그만큼 깊이는 떨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