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일 권이다.이 세계문학전집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고전이 시대에 따라서 그 시대의 언어로 다시 씌어져야 한다는 무척이나 그럴 듯한 전제를 깔고 기획되고 나오고 있는 책이다. 민음사는 이 책들로 떼돈은 아니지만 꾸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것이 한때 유행이 된 적이 있고 지금도 유효한 듯 보이는데 고전을 재번역하는 것도 그렇게 돈이 되는 작업이라는 거다. 말인즉슨.그러나 이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의 번역은 실망이다. 내가 만의 작품을 읽은 것은 고3때였던가 주위에 어려운 책만 들고 다니면서 읽는 친구 녀석이 하나 있었는데 사전 외운다고 외우고 확인해보라 그러고 그런 놈이 하나 있었다. 성대 갔는데 지금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무척 궁금하다.그 녀석이 그때 읽던 것처럼 그런 책들만 쭉 읽었다면 아마 무척이나 해박한 학자가 되었거나 무지 대단한 인문지식을 갖추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지금 닿는 네트워크에 그 녀석이 닿지 않는다. 아마도 공부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녀석이 계속 공부를 한다면 언젠가 내 망에 걸리겠지. 그럴 거다.각설하고 이 책의 번역자 약력을 보니 토마스 만에 대해 무척 많이 공부한 분이다. 하지만 많이 공부한 것과 부드럽게 잘 읽히는 번역은 다른 문제다. 아니 어쩌면 민음사 쪽에서 직역을 요구했는지도 모른다. 출판사마다 달라서 직역을 요구하는 회사도 있다고 들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권을 읽을 때는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고 2권은 적응이 되었는지 그냥 읽었다. 사실 이렇게 말하고 나서도 나의 독서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암튼 실망이었다. 난.그리고 <마의 산>에서 느꼈던 묘한 헷갈림이나 중후함, 몽롱함(이렇게 말하려니 정말 내 언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겠다. 내 언어로는 적절하게 표현할 능력이 없다.)은 없다.그냥 한 평범한 부르주아 가문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 1년 만에 읽었다. 사실 그게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텀이 길었다는 것. 그래서 몰입하기 힘들었는지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확인삼아 알라딘에 오른 리뷰를 쭉 봤는데 놀랍게도 전부 칭찬 일색이다. 25살에 쓴 작품치곤 대단하다곤 생각하지만 이렇게 칭찬 일색은 좀 곤란하지 않은가. 호흡이 길게 자연스럽게 썼다곤 하지만 지금 읽어서도 좋은 작품인 줄은 사실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