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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 - ‘가카 빅엿’ 양심 판사, 사법개혁의 꿈을 안고 소통하다
서기호.김용국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고 열받은 많은 국민들이 있다. 그리고 <도가니>를 보고 또 더 열받은 사람들이 있다. 그것말고도 2009년 촛불재판파동, 2011년 SNS사태등을 통해 우리나라 사법부는 이제 우리가 모르는 그분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알아서 잘 할거라는 사법부는 권력앞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알아서 잘(?)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사법개혁은 전문적이 부분이라 국민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또 법원내부사정도 모르니 지금까지 우리는 알아서 잘하기만을 바라고 있을 수 없는 때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 "가카 빅엿"이라는 흉측한 이름을 달고 다니는 서기호판사가 느닷없이 등장했다. 근엄하기만 한 판사들 속에서 나의 처음 느낌은 "똘아이"아냐?였다. 그가 쏟아낸 말들도(사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중심으로 봤을때) 이건 "튄다"라는 말로 부족했다. 왜냐면 그는 판사니까. 우리는 전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랬듯이 대통령이 가져야할 품격을 강조하고 이번에는 판사가 가져야할 품격을 강조한 것이다.
그의 말은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 심의하면 할수록 감동과 훈훈함만 느낄 것이고, 촌철살인에 감탄만 나올것이다" 로 방통위의 SNS심의에 대한 비판이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 판사라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기호판사가 트윗에 올렸다는 글들에 대해 왜 한사람의 자연인으로 보아주지 못하는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였나?
신문들을 떠들석하게 했던 이런 말에 가려 서기호라는 사람은 포장되어져버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마이뉴스기자와의 대담으로 되어있는 책에서 우리는 서기호의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마치 힐링캠프나 대담프로를 보는 듯하게 되어있다. 내가 책을 읽고 난 후 서기호판사에게서 받은 느낌은 다음 편지글과 비슷했다.
p.35 함께 일했던 직원의 편지에서
" 늘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너무 지나치셔서 오히려 소극적으로 행동하셨던 분, '더 나은 세상을 위해'라는 메신저 대화명처럼 누구보다도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하셨던 분, 스스로 돈키호테라 자칭하셨던 분, 그리고 너무 꿋꿋하셔서 외려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신분 이것이 제가 알고 있는 판사님의 모습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현재 사법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이 되어있다고 배워왔고 당연히 그렇게 돌아가는 줄 알고 평생을 살았다. 하지만 지금보니 대통령이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과연 3권분립의 원칙에 맞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국회의 동의절차가 잇어 3권분립이 되어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국회의 과반수가 정부여당일 경우 사실상 국회의 동의는 형식적인 절차가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또한 판사의 연임에 대한 평가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학생들의 성적과 태도 평가도 공개되고 조정의 기회를 주는데 하물며 판사의 평가를 다면평가 방식도 아니고 법원장의 판단에 맡기다니... 10년동안 그간의 성적이 어떠했는지 알지도 못한채.
이제 법원의 개혁은 몇몇 판사들의 양심에 맡길 게 아니라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전반적이 사법개혁,제도개혁이 필요하다.
책의 말미에 그간 판사생활을 하면서 후회되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책을 좀 더 많이 읽었더라면~~"이라는 말을 한다. 여기에서 나는 이분은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자기반성부터 할 줄 아는 분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통해서 "비폭력대화"라는 걸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또한 했으니 단지 문제판사 서기호만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법개혁에 대한 문제를 대담형식으로 쉽게 풀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실생활과는 멀어 이해하지 못한 부분, 혹은 관심이 가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사법개혁의 주체는 국민이라고는 하지만 보다 가까이 있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공지영작가가 했다는 말을 덧붙이며 이책을 읽은 소감을 마무리하고 싶다.
p.40
"누군가 우리나라가 왜 잘못됐느냐고 물었을 때. 어느 것도 제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판사,작자,언론인,정치인 제자리에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이런 상태가 마치 천지창조 이전의 혼돈을 보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날가지 함께 싸우고 기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