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은 무엇일까?

히라노 게이치로는 '少說-작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보가 쏟아지는 현대에 우리는 얕고 폭넓은 교제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과연 예전보다 세상이나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인가 하는 불안감을 품게 한다. 이런 시대에 소설은 그야말로 '작게 이야기하는 것'이다.이 복잡한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마음속 깊은 밑바닥을 누구의 손 안에라도 들어갈 만큼 작은 사이즈로 압축해서 농밀한 시간과 함게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소설이다.


또한 소설은 '궁극의 술어'를 찾기 위한 기나긴 여행이다. 우리가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란 작품을 읽을 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이다라는 자기 나름의 술어를 얻을 수 있다면 마침내 목표에 도달한 것이다. 이렇게 주어를 설명해주는 술어는 인물상을 만들어가는 술어와 행동을 가리키는 술어로 나눌 수 있다. 주어를 충전해가는 술어는 이야기의 전개가 늦다. 그러나 플롯전진형 술어는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다. 등장한 주어에 대해 어떤 술어가 나올 것인가하는 기대감을 지속시키는 힘이 중요하고 게다가 독자의 예상을 적당히 배반해줘야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무덤덤하게 흔한 이름이기도 한다.이 책에서 설명하는 폴 오스터의 뉴욕3부작에 나오는 블루와 골드,그리고 블랙의 이름은 다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블루는 블루스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한 인물이다. 골드는 그 뿌리가 유대계임을 알게 해주며 블랙은 고독과 암흑을 암시한다.


소설의 시점 또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소설의 시점이 고정되어 있느냐 아니냐, 작가의 시점이 등장인물과 정확히 합치하는지 아니면 약간 거리를 두고 있는지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는지에 따라 작품에서 느껴지는 바가 매우 차이가 크다. 


이렇게 작가는 소설을 예로 들어서 우리에게 소설을 읽는 법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대화체의 서술방식,플롯의 전개방식,등장인물의 묘사방식이 어떻게 소설을 엮어가고 있으면 그것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구체적으로 소설속에서 만나보니 전에 읽었던 소설이 더 재미있어졌다.


작가는 천천히 읽기와 함께 이렇게 소설을 적극적으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있다. 소설 읽는 방법은 소설을 한단계 더 높은 수준에서 이해하게 되는 그리고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되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산책 - 반 고흐.베르메르.마그리트와 함께하는 미술 기행
김영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그의 예술이 거의 신의 경지에 올랐던 미켈란젤로는 플랑드르미술 즉,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발전한 미술을 여성이나 음악적 감각이 떨어지는 남성 곧 '수준 낮은 사람들'이나 좋아한다는 형편없는 것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이 위대한 미술가인 미켈란젤로의 견해에 대한 답변으로 이 책을 썼다.

 

이상하게도 서양미술사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중심으로만 거론되며 여행을 가서도 루브르박물관을 꼭 들러 구경하는 우리의 행태를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나 헤이그의 마우리츠호이스미술관,벨기에의 왕립미술관을 꼭 가보기를 권한다. 이 미술관들에서 고흐나 베르메르,마그리트를 만나는 놀라운 경험을 해보기를 권한다.

 

이 책에 나오는 화가들의 그림을 직접 볼 기회는 없었지만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이들의 그림도 보았고 특히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영화로 본 적이 있어서 실제로 너무도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베르메르의 그림은 사실 인물이 들어 있는 정물화다.무척이나 단순해보이는 그의 그림은 질감과 색채의 표현기법에 위대함이 있다.그의 그림에서 만나는 빛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눈길을 오랫동안 사로잡는다.

 

고흐의 경우는 정확한 사물의 묘사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는 자신의 목적에만 들어맞으면 사물의 형태를 과장하거나 심지어 변화시키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그는 자연의 모방이라는 그림의 목적을 의도적으로 버림으로써 미술사에 있어서 중요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고흐는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다.


이런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의 소개뿐만 아니라 정물화와 초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그동안 그저 재미없는 그림이었던 것들이 너무도 재미있는 그림으로 확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한다. 초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정물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제는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미술관에 대한 소개에만 그치지 않는 이 책은 지금은 위대한 미술가로 평가받는 고흐와 베르메르의 그림들과 함께 그 당시의 회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딸에게 설명하듯 조곤조곤한 말투로 우리에게 설명해주는 친절한 미술관 해설서를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화가인 고흐와 베르메르가 부쩍 가깝게 와닿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서 이 나라들의 미술관을 직접 가보게 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보게 되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권희정 지음 / 꿈결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질문을 발견하라,진리는 답이 아니라 질문속에 있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해 본적이 있었던가?

그저 스토리에 빠져서 읽어내는 데 바쁘고 책을 다 읽고나서도 돌이켜 곰곰히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지 않고 책장을 덮기에 정신없기도 했다.

 

물론 이 책에는 소설책이 단 한권도 나오지 않는다. 사실 많은 책에 대한 책들은 주로 소설책에 대한 서평글들로 되어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철학부터 과학,경제학,정치학,처세술등 각 분야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들로 되어있다. 그래서인지 제목과 저자는 많이 들어본 듯 하지만 결국 읽어 본 책은 몇권되지 않는 아니 아예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는 혹은 읽다가 말아버린 책들도 들어있을 법한 책들에 대한 책읽기책이다.

 

저자가 <월간 고교 독서평설>에 썼던 것들을 묶어서 따로 낸 책인데 책의 내용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어나가기는 어렵지 않았다. 아마도 고등학교학생들을 위한 책이어서 그런가 보다.(하지만 상당한 수준이상의 고교생이 대상일 듯 하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또한 그렇기에 질문이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

왜 지금 이 시대는 젊은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예전보다 더 노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가? 

혹은 왜 부유하거나 권력이 있는 계층은 도덕적이지 않는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인 미국같은 나라가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더 많은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여러 책을 읽는다. 그 답을 찾기 위한 읽어야 할 책들,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가 이 책에 들어있다.

책을 읽어가며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자문하기를 저자는 권하고 있다.

남의 생각을 빌려 나를 키우는 고생을 굳이 하는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니 책을 읽는 것은 세상을 읽는 나만의 눈을 갖는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충고가 덧붙여져 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모두 철학자이다. 지혜를 사랑하고 책을 읽으며 질문을 던지고 다른 이들의 삶과 행동을 보면서 스스로 깨닫고 반성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책들을 다 읽어보면 좋겠지만 어떤 책이라도 우리가 질문을 하면서 읽어간다면 그 속에서 진리를 발견하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세상을 읽는 나만의 눈과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그가 읽는 책을 통해서 혹은 소유하고 있는 책들을 통해서 그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드러날까?

기껏해야 아~~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구나 정도이거나 음 나와는 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거나 나랑 대화가 통하겠는걸!하는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비블리아고서당의 여주인인 시노카와 시오리코는 책을 통해서 그 사람의 집의 분위기며 여러가지 사건을 추리한다. 그녀가 추리하는 책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녀자신과 이 고서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이스케의 이야기가 헌책과 함께 펼쳐지는 다소 낭만적이면서 가벼운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소설이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변인물들의 책과 관련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역시 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조금씩 서서히 풀어놓는 탓에 처음부터 끝까지 궁금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첫장면에 등장하는 새그림과 서점주인인 시오리코가 싫다면서도 몇권이나 가지고 있는 <크라크라일기>라는 책의 수수께끼는 책의 마지막까지 조금씩 드러나면서 두 주인공이 점차 가까워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모티브가 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세개의 책중에서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오렌지>는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에서는 여중생이 쓴 독후감이 발단이 사건이 벌어지지만 이 독후감을 매개로 이 책의 배경과 이 책을 둘러싼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줄줄이 풀어져 나온다.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궁금해하는 무언가를 찾아내듯이 책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의 심리상태가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흥미위주로 읽어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흘 - 이현수 장편소설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내가 살았던 고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곳에 있었던 6.25전쟁 당시의 4일간의 믿지 못할,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나흘>에서 만났다. 


아버지가 그 당시 11살이어서 전쟁이야기를 종종 들려주곤 하셨다. 그렇지만 가까운 곳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또한 자신의 고향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는 동학농민운동의 자랑스러운 기억뿐이다. 

내시집안의 자손으로 따돌림을 받으며 살았던 기억이 전부인 고향을 노근리 다큐를 제작해야하는 일 때문에 억지로 찾는 장면에서 이 소설은 시작한다. 1950년의 그 여름처럼 후덥찌근하게 더운 여름날, 김진경은 고향을 찾는다. 


왜 동학운동의 이야기는 전하면서 노근리사건의 이야기는 꽁꽁 묻어두는 것일까?

거기에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가장 가까운 이웃집 가족과 깊이 연관된 사연이 숨어있었다. 미군의 총부리앞에서 살기위해 눈감아야 했던 사건. 그 사건을 덮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발걸음은 집안의 역사와 맞물려서 아픈 기억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낸다.알 수 없었던 엄마의 죽음, 모르고 컸던 아버지의 부재.

그렇게 몰랐던 가족사와 모르고 살아왔던 마을의 역사가 뒤엉켜 현재의 나에게 무거운 현실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일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문학이 하는 일을 생각해보았다. 문학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하는 우리의 과거 또한 담아내야 한다. 특히 묻혀있는 역사적 사건과 진실은 역사학자만의 몫이 아니고 그 후손들인 우리 모두의 몫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노근리양민학살의 진실은 미국 국립무서기록관리청에서 사라져버린 문서 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실을 듣고서도 말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있어야 한다.


너무도 잔인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한 문체로 그려낸 작가의 생각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우리의 역사를 냉정하고 담담하게 그렇지만 정확하게 다시 들여다볼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