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 정지돈 첫 번째 연작소설집
정지돈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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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질때샌디에이고에서로스앤젤레스로운전하며소형디지털녹음기에구술한막연히LA/운전시들이라고생각하는작품들의모음

#정지돈

#작가정신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제목이 뭔지 한참 찾았다이 길고도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제목이라고의심이 들어 출판사에서 보내준 글을 읽고서야 인정했다난해한 제목만큼이나 글도 쉽지 않다정한아 시산문집 #왼손의투쟁 을 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어렵게 읽던 책에서 드물게 맛볼 수 있는 알아차림의 묘미는 책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내게 정지돈 연작 소설집을 읽는 시간은 그 맛 포인트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이 책을 네 편의 모빌리티 픽션에세이 그리고 대화가 담겨있습니다이라고 소개했는데 왜 픽션이 붙은 건지 의아했다엠과 엔씨수지와 수지 커플은 실존 인물이고(맞죠?) 화자 는 분명 작가 본인 같으며 파리와 런던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은 분명 실화 같단 말이지...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건 모빌리티인데단순히 A에서 B로 가는 위치적 이동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이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안은별?정지돈 대화’ 부분을 정독했지만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웠다이론적으로 사람물건정보의 수많은 이동의 결과라 할 수 있는 사회 현상과 문제들그리고 그 순환들을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보는 것을 모빌리티라고 한다.

 

 

 

글 속에 인물 와 의 이동 중에는 어떤 종류든 이야기가 탄생한다그리고 둘의 대화 속에 등장하는 실존했던 예술가들이나 책 속 인물들의 모빌리티 속에서 일들이 일어나고 어떤 관계로 이어지고 서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내주신 네 편의 작품을 읽고이것들이 복수의 시간대와 장소들사건들사람들기억들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과 그렇게 남지는 않았지만 상상하거나 추측할 수 있는 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에 대한 묘사라고 느꼈습니다그리고 이렇게 소설들이 제게 보여주는 것이 서로 관계 맺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주인공(?)을 모빌리티라는 키워드로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_안은별

 

 

 

<땅거미 질 때...>

 

친구 엠과 파리에서 지내는 동안 나눈 대화나 생각들이 주를 이룬다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국외자들>과 <몽상가들>을 오마주하는 동시에 기록을 경신하고 싶다는 취지로 루브르에서 함께 달리기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을 회상하며 이런 말을 한다.

 

 

 

루브르 달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아녜스 바르다가 달리지 않는다는 점이다남성 예술가들고다르베르톨루치가 달리길로 기록을 겨룰 때 아녜스 바르다는 기계 장치의 힘을 빌려 유유히 공간을 거닌다바르다와 도나 해러웨이가 겹쳐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라고 엠이 말했다달리기는 지배자의 도구반면 기계 장치는 해방의 도구고로 자동차는 타자기가 여성 해방에서 수행한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_26~27

 

 

이런 대화는 잭 런던의 불 지피기로 이어지고 작품 속 주인공이 알래스카를 걷다가 얼어 죽었다는 사실은 멈추지 않고 이동하는 것의 공포에 대한 소설 루디와 움직임이 멈춘 사람의 혼돈에 대한 희곡 일종의 알래스카의 어찌보면 같은 소재에서 나온 상반된 주제에 닿는다그리고

 

 

이동이라는 테마는 무한해······.」 _27

 

라는 결론에 이른다아녜스 바르다가 여성의 위치에서 페미니즘적인 고찰과 비판을 주제로 하는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감독이란 사실을 알고도나 해러웨이가 오리엔탈리즘과 남성중심주의 그리고 인간중심주의까지 과학이 감춰왔던 배제와 차별의 메커니즘을 밝힌 페미니즘 과학 연구자임을 안다면 이 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물론 나도 몰랐다*버야 고마워!) 의외의 소득도 있었다. #죽음의책 에 수록된 단편 중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이야기 불 지피기에 대한 의문이 풀린 것이다. ‘목적 지향적이고 직선적인 인간을 비판하지만소설의 형식은 목적 지향적이고 직선적이라는형식과 내용의 충돌은 부자가 되고 싶은 공산주의자’ 잭 런던 자신의 모순이기도 하다는 것!

 

 

무장 강도 건으로 경찰에게 쫓기고 있는 레이와 함께 갓 태어난 레이첼을 안고 멕시코로 넘어간 비트닉 계열의 시인 보니 브렘저’, 그녀는 레이에 의해 거리로 떠밀려 매춘으로 가족을 부양한다레이가 감옥에 들어가자 딸은 입양 보내 버리고 매춘을 계속한다그 기간 중에 레이에게 써 보낸 편지의 모음이 책으로 나왔고 2007년 재출간 되면서 작은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엠은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저자는 영웅으로 올려치기에는 문제가 많았고 피해자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주체적이었다고 평한다나는 감히 어리석고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그래도 제롬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은 멋지다고 인정한다.

 

 

나는 어떤 말의 편이 아니고 나는 어떤 의미의 편도 아니고 나는 그저 존재의 편일 뿐이다.」 _37

 

 

 

***지금은 영웅이 행동할 시간이다

 

 

엠이 페테 드 뤼마니테라는 축제에서 만난 엔씨의 사연은 짠한 슬픔을 자아낸다부디 그가 그 번역으로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어 카타콤에서 벗어나고 한국에 돌아올 타이밍을 다시 잡을 수 있기를!

 

 

 

..들뢰즈가 말한 좌파의 조건이 떠올랐다. “좌파라는 것은” “멀리 내다보는 것이다그에게 좌파는 거리의 문제였고 지정학적 인간이었다멀리 있는 사람멀리 있는 사건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반면 우파는 자신의 앞마당만 생각하는 사람이다그런 의미에서 한국인은 좌우 모두 보수주의다」 _100

 

 

현 정부나 여당은 카르페디엠을 아주 성실히 수행하고 있지 않나 싶다내일 어떤 욕을 먹더라도 지금 순간을 즐기겠다는 듯산불로 난리가 나도 골프를 치고지난 약속도 어기며 4.3 추모식은 빼먹고 자신을 우쭈쭈 달래줄 서문시장이나 찾는 걸 보면 말이다그냥 이 말이 하고 싶었다.

 

 

 

<내부순환편에 실린 호준과의 에피소드나 윌리엄 버로스라는 작가의 이야기도 매우 인상적이었다약쟁이 버로스가 윌리엠 텔 게임에서 실수로 아내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 버린 후자신의 작품 퀴어』 서문에 내가 작가가 된 것은 전적으로 조앤의 죽음 덕분이라는 소름 끼치는 결론에 이르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여정을 적어서 내보이는 것 말고 달리 아무 선택도 할 수 없었다,’고 썼는데 어떤 전기 작가는 그에게 공감하고 릴라 지넬레는 명백한 가정폭력이자 살인이며평론가비트닉문학사가들이 살인의 2차 가해자이자 동조자라고 비난했다릴라 만세!

 

 

 

 

불우한 환경에서 매월 우편배달부가 가져다주는 위어드 테일스를 기다리는 기쁨이 유일했던 소년 발로우와 그의 유일한 친구(상상 속 친구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가져온 이름러브크래프트와 편지를 통한 소통적잖이 충격적인 만남(발로우 열여섯 살 말라깽이러브크래프트 마흔셋)은 운명이었다라고도결국은 비극으로 가는 과정이었다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모빌리티라는 개념은 낯설었지만작품 속에서 다룬 문학 작품들과 에피소드들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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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만들기
이디스 워튼 지음, 최현지 옮김, 하성란 추천 / 엑스북스(xbooks)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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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의 ‘여성 작가’가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를 탐구하고 논의하였다는 점에서 현대문학사의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이 책은 이디스 워튼이 『순수의 시대』(1920)로 여성 최초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후 쓰였다고 한다. 책 속에서 이디스 워튼은 발자크와 스탕달,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새커리, 조지 엘리엇, 플로베르, 스티븐슨, 조지 메러디스, 제인 오스틴 등 자신이 훌륭하다 생각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언급하면서 좋은 소설이 가지는 특징들을 설명한다. 나같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고, 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설 쓰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들을 짚어주는 가이드가 될 수 있으리라!

나의 인생책 대부분이 소설일 정도로 나는 소설을 좋아한다.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의 소설도 좋고, 사회적 문제를 다루어 시사하는 바가 있는 소설도 좋다.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는 소설도 좋고,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소설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소설 속 인물에게 빠져들었을 때 비로소 그 소설은 내게 인생책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디스 워튼과 난 좀 통하는 건가?

「성공적인 이야기와 성공적인 소설사이의 묘한 구별은 즉시 드러난다. 감히 말하자면 (예술에 있어 성취를 가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생존이기에) 소설을 가늠하는 잣대는 사람들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얼마나 유익하든 상관없이 어떠한 주제도 그 자체로는 소설에 생동감을 주지 않는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소설 속 인물들뿐이다.」 _56

단편소설의 경우는 예외로 오직 상황의 극적인 표현 덕에 생동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소설의 경우 주된 관심사가 ‘인물’인 반면 단편소설의 경우는 그 관심사가 ‘상황’이고 형식과 표현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단편소설을 선호하지 않았던 이유도 밝혀진 셈이다. 단편소설은 인물보다는 사건의 생생한 인상, 이야기의 폭발적인 힘에 더 중심을 두기 때문에 캐릭터에 몰입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인상 깊었던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 『코』, 『외투』 등을 반추해보니 느닷없이 코가 없어졌다던가, 큰맘 먹고 장만한 새 외투를 잃게 되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짠내 나는 사연들이 매우 극적이었기에 순식간에 몰입할 수 있었지만 그 인물에 대한 매력이 나를 이끌고 간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제목 때문이기도 했다. ‘소설 속에 도롱뇽’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찐빵에 앙꼬같이 소설에서 절대적 필수 요소를 말하는 것인가 조심스레 추측해보기도 했다. 책의 1/3 지점에서 난 드디어 도롱뇽을 발견하고 신이났다.

「이는 또 다른 요점으로 이어진다. 보여 줄 도롱뇽이 없다면, 독자의 귀를 막아 봤자 소용없다는 것이다. 당신이 지핀 작은 불꽃의 중심부가 살아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다른 무언가를 움직이지 않는다면, 소리를 지르거나 흔들더라도 독자의 기억 속에 일화를 각인시킬 방법은 없다. 이야기를 말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근본적인 의미를 상징하는 존재가 바로 도롱뇽이다.」 _61

독자의 기억 속에 각인시킬 ‘무언가’가 왜 ‘도롱뇽’인지 궁금할 것이다. 벤베누토 첼리니가 난롯가에 앉아 있다가 아버지와 동시에 불 속에서 도롱뇽을 보는 이례적인 경험을 했는데 아버지가 곧장 아들의 귀를 감쌌고 그로써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결코 잊지않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일화는 ‘도입부가 생생하고 효과적이라면 독자의 관심을 즉시 끌어올 수 있다’는 일종의 격언이 된 것이다. 이 도롱뇽은 이야기에 영혼을 불어넣는 존재다.

문장의 호흡은 긴데 단어들은 어렵고 예시는 대부분 읽어보지 않은 고전이 차지하고 있어 비록 내게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많은 부분 저자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었고 소설가들이 겪는 혹독한 창작의 과정에 대해 가늠해볼 수 있어 좋았다. 소설을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하며 읽고 싶은 분들과 소설을 쓰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쌓아 올린 모든 돌에 고유한 무게와 힘이 있고, 가장 높은 탑을 세우기 위해 그 비율을 고려해 기초를 놓으면서 서서히 세워지는 기념비가 바로 소설이다.」 _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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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여자들 - 최고의 쌍년을 찾아라
멜라니 블레이크 지음, 이규범 외 옮김 / 프로방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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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60년에 채널 아일랜드 TV를 창립한 티나와 해리 부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성 어거스틴 섬에서 목가적인 해면 마을을 배경으로 섬 사람들의 일상 드라마 ‘팔콘만’을 만들고 대 히트를 친다. 애석하게도 부부의 아들은 ‘팔콘만’에 애정이 없었고 티나와 해리가 죽고 나자 방송사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뀐다.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무색할 정도로 치열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사무실 내부의 분위기는 활기 있을지언정 즐거워 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오랫동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해오던 장수 프로그램이자 가볍고, 즐겁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팔콘만’은 지금 위기다.

 

 팔콘만의 총책임프로듀서인 제이크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남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개자식이다. 자기 아이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에도 아내 아만다와 함께 해주지 않았다. 아만다는 출산휴가 후 돌아온 회사에서 자신이 강등되었음을, 자신의 남편인 제이크는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음을 알고 배신감을 느낀다. 

 

 

‘팔콘만’의 캐스팅과 언론은 책임지고 있는 헬렌 골드의 느닷없는 제안으로 팔콘만의 최고의 쌍년 찾기가 시작된다. 제이크는 헬렌의 아이디어가 몹시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어느새 그 아이디어는 제이크의 것이 된다. 늘 그렇듯이. 

 

「전형적인 제이크였다. 제이크가 이 함정에 대처하는 도널드 트럼프식의 가장 좋은 방법은 ‘뉴스를 속이는 것’이었다.」 _65 

 

 

최고의 쌍년 후보는 한때 잘나갔지만 신경안정제로 버티고 있는 스테이시 스톤브룩, 드라마 악역의 아이콘이었지나 지금은 변변찮은 TV쇼에나 출연하고 있는 리디아 체임버스,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간절하게 연기를 다시 하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 후보는 오스카상 수상 경력이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잊혔던 허니헌터다. 그녀는 소녀스타에서 나이 많은 감독과 연애, 결혼, 불륜, 이혼, 술 등으로 배우 생활을 유지하지 못했다. 

 

 

 

새로운 소유주 매들린 케인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성 중심의 인사를 강행하고 오랫동안 팔콘만의 안주인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캐서린 벨(루시 딘 배역)을 팔콘만의 재기를 목표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생방송에서 죽이자고 제안한다. 알고보니 그녀가 루시 딘을 드라마에서 죽이려는 이유는 따로 있었고 이 반전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진정한 내부자로서 멜라니는 연예계의 모든 속사정을 보아왔다. 그리고 이제 멜라니는 소설을 통해 그 비밀들을 파헤치고 있다.」 _5 

 

 

 

강렬한 제목과 연예계 비밀 폭로라는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사실은 다소 실망스럽다. 매끄럽지 못한 번역도 한몫했는데 마지막 반전 하나에서 이 스토리가 시작된 건 아닐까 할 정도로 마지막에 가서야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분명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인데 동물적인 본능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모습이 과하게 느껴졌다. 연예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섹시한 인물들이기에 서로 육체적 끌림을 시도때도 없이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인지... 

 

 

 

 

경쟁과 자기 성공을 위해 가차 없이 친구를 버리는 제이크, 그는 원래부터 개자식이었기에 기대가 없었지만, 늘 ‘남성 중심적인 팔콘만’에서 여성으로서 불합리함을 겪어 왔고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이 있었던 작가겸 감독 파라의 행동은 실망 그 잡채! 결국은 자신이 중요한 일을 차지하기 위해 그토록 혐오하던 제이크에게 미인계를 쓰다니! 절친한 친구 남편인 제이크와 사무실에서 일을 저지르다니!(물론 목표가 성취 되었음을 아는 순간 저지르긴 했다) 

 

 

캐스팅 담당 헬렌 골드는 오디션을 보러 온 젊은 배우들과 너무도 쉽게 관계를 맺는다. 방음처리가 된 사무실에서! 그 관계가 오디션의 합격 여부와 전혀 상관이 없으며 상대의 동의를 구했다는 식으로 정당화하지만, 오디션을 보러 간 사람 입장은 다르지 않을까? 권력을 쥔 남성들이 저지르던 파렴치한 만행이 성별만 바꿔 행해지고 있다는 느낌에 씁쓸했다. 

 

 

 

아만다를 진심으로 아껴준 댄과 이 책에서 유일한 not쌍년이라 할만한 아만다의 러브라인은 로맨틱드라마를 보는 듯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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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 시간 - 길 잃은 물고기와 지구, 인간에 관하여
마크 쿨란스키 지음, 안기순 옮김 / 디플롯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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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년 메리맥강에서 형과 함께 카누를 탔던 소로는 이렇게 썼다.

 

이전에는 여기에 연어와 섀드, 에일와이프가 풍부해서 인디언들이 가로보를 만들어 잡아들였다. 인디언은 이 방법을 백인에게 가르쳤고, 백인은 물고기를 식량과 거름으로 사용하다가 급기야 댐을 세우고, 나중에는 빌레리카 운하를 건설하고, 로웰에 공장을 세우면서 물고기 이동에 종지부를 찍었다._139

 

소로의 외로운 외침은 진보를 향해 돌진하는 이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리처트 네틀이 자신의 저서에서 연어 개체수 급감의 원인이 원주민의 남획 때문이라는퍼거슨 씨의 말을 언급했고 결국 1883년 메인주에서는 작살 어획이 법적으로 금지됐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정치망을 사용한 남획, 산업 오염, 공장, , 벌목보다 원주민의 작살 낚시가 문제라고 믿을 리 없다. 뭐든 연어를 보호하는 제스처가 필요했을 것이다.

 

 

 

청정지역으로 인구도 적어 어떤 댐도 필요하지 않았던 가스페반도의 스타그페디아강은 벌목 사업으로 연어에게 닥친 위기가(통나무를 띄워 보내는 시기가 연어 산란기와 겹쳐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오지 못하게 됨) 경제 공황 덕분에 잠시 주춤했다. 1940년 전쟁 총동원을 위해 벌목 규모는 더 커졌고, 1950년대에 나무를 죽이는 가문비나방 애벌레를 죽이기 위해 뿌려 댄 DDT로 연어도 함께 죽어야 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백인들이 오기 전부터 부족끼리 연어를 사고팔았고 꽤 많은 인구가 부족을 이루어 살며 연어를 잡았지만 개체수를 고갈시키지 않도록 관리했다는 기록이 있다. 항상 남획을 경계했고 자연이 주는 풍성한 선물을 결코 당연시하지 않고 연어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였다고 한다. 그들은 연어의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았기에 늘 풍족하게 연어를 얻을 수 있었다. 백인들이 오기 전까지는!

 

 

시에라네바다산맥 기슭에서 금이 처음 발견되고 5년이 지나자 힘차게 새크라멘토강을 찾아오던 봄의 연어 떼가 사라졌다._190

 

19세기 중반 아프리카계 노예들이 해방되면서 중국인이 그 자리를 대신했으며 납치, 감금을 거쳐 노예같은 생활을 하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한다. 1875년 미국은 처음으로 중국인을 겨냥해 반이민법인 페이지법을 제정하면서 계약직 중국 노동자들을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undesirables)’으로 규정하고 입국을 금지했다고 한다. 중국인 노동자들은 절대 직접 물고기를 잡는 것과 같은 중요한 일을 할 수 없었고 통조림 포장 작업만 하게 했다.

 

 

원주민에게 땅은 하늘과 같이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203

원주민들이 말도 안 되는 강제 조약(간혹 투쟁하며 버틴 부족도 있었으나 결국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으로 허무하게 강과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1924년까지 미국 시민권조차 취득하지 못하며 당해왔던 억울한 역사에 대해 언급된다.

 

 

 

정말 신세계가 열렸다. 물고기를 남획하고, 더 많은 물고기를 만들어 강에 풀고, 다시 잡는 것이다. 무한 공급의 길이 열렸다. 레미는 이 기술에 대해 기록했는데, 많은 부분에서 오늘날의 기술과 비슷하다._230

 

레미와 게힌의 연구 결과 덕분에 송어알 부화를 성공시키고 더 많은 물고기를 부화시켜 풀고 다시 잡으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바다로 나간 연어의 대다수가 회유하지 않았고 강으로 돌아온 개체 중 양어장 연어가 몇 마리인지 알 수 없었다.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해결책이 못되었던 것이다.

 

양어장은 연어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 즉 서식지 파괴나 훌륭한 서식지에 닿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용지물이었다. 234

 

 

태평양 연어 첫 양식은 1872, 새크라멘토강의 지류인 맥클라우드강, 당시 세계 인구와 식량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물고기 개체수는 감소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238

 

프랑스에서 시작된 양어장은 영국, 캐나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규모 양어장 지원도 있었지만 고갈된 강에 단 한 번도 물고기를 채우지 못한 채로 대체로 실패로 끝났다고 한다.

 

 

페놉스콧강의 양어장은 연어가 돌아오게 하는데 성공했지만 그것은 서식지 개선 덕분이었다.

 

피터 그레이도 인상적 243

 

사람들은 상업적 이익을 위해서든 연어의 멸종을 보고 싶지 않은 진심어린 마음에서든 연어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해왔다. 양어장에서 부화시켜 기른 더 많은 파를 방류하거나 알을 낳고 죽어가는 켈트를 돌보고 회복시켜 다시 산란하게 하기도 했다. 근본적인 문제가 서식지 파괴임을 알면서 거기는 손대지 못하고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양어장에서 대량 생산된 스몰트가 방류되는 것은 개체군 생존의 기반인 유전적 다양성에도 위협을 가하게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야생 물고기는 양어장 DNA를 가지고 있지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애매한 표현을 쓴다. “자연에서 낚았다” 253

 

 

, 그럼 연어 양식 자자체에서 발생하는 오염은 어떨까? 고농도 배설물, 양식 연어의 탈출은 서로 다른 연어 종이 섞이게 만든다. 손톱보다 조금 작은 갑각류 기생충인 바다물이는 민물에서 살 수 없기에 연어가 강에 들어갈 때 떨어져나가 죽는데 바다 양식장에 우글대는 연어는 그들에게 거대한 디너 파티장이나 마찬가지이다.

 

 

273. 하천 관리자와 생물학자, 환경 운동가, 자연보호론자는 양식장을 봉쇄하거나, 연어가 회유하는 장소에서 먼 곳으로 이전하거나, 바다에서 끌어내 육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육지로 이전은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양어업자들은 바다물이를 죽일 화학물질 사용을 시도했고 이는 다른 갑각류에도 영향을 미쳤을뿐더러 확학물질을 사용한 연어를 먹는 것에 대한 안전성과 바다물이가 화학물질에 대해 내성이 생길 것에 대한 우려 등 많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바닷물이를 주로 먹는 참놀래기와 도치를 이용해보기로 하자. 야생 물고기와 양식 물고기의 접촉은 전염병을 일으킬 위험이 크며 그를 방지하기 위해 스몰트 상태의 연어에게 백신을 접종하자고 한다.

 

 

이쯤 되면 나는 정말 묻고 싶다. 연어를 꼭 먹어야 하는가? 단백질 대체용으로 꼭 연어를 양식해야 할까? 다큐멘터리 시스피라시를 보고 어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축산업 못지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대 기업들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으면 그들은 더 이상 잡거나 양식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이런 책은 정말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양식 연어는 붉은 색을 내기 위해 색소를 먹인다는 말이 나돌았고 나또한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다. 야생이든 양식이든 연어 살의 색은 카로테노이드라는 천연 색소에서 나오는데 연어에 함유된 카로테노이드는 아스타잔틴으로, 이는 연어의 먹이인 갑각류에 들어있다. 연어는 갑각류를 먹음으로 색소를 흡수하고 살의 색이 옅어지는 것은 강에서 오랫동안 금식을 하다가 산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식 연어는 갑각류를 먹지 않아 살이 옅은 상태를 유지한다. 상아색 연어를 원하는 소비자가 없기에 양어업자들은 효모와 박테리아에서 아스타잔틴을 추출했고 또 아스타잔틴을 산업화하는 방법을 배워 연어 사료에 첨가하게 된 것이다. 자연에서 추출한 것이든 산업적으로 생산한 색소는 거의 차이가 없고 둘 다 화합물은 화합물이라고 책에서 말한다. 이것이 팩트다.

 

 

2015년 미국식품의약국은 유전자 변형연어(일반 양식 연어를 기를 때 걸리는 시간의 절반이면 시장에 판매 가능한 크기로 자람)가 인간이 소비하기에 적합한 식품이라고 판정했다고 한다.(유전자변형동물로는 처음 시판 승인이라고 한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미국식품의약국이다. 유전자 변형 연어가 부적합하다고 말하려면 기존에 GMO식품들에 대한 불신도 다시 불거질 수 있을테니 당연한 결과다.

 

 

 

 

전 세계 남아 있는 대서양연어가 150만 마리밖에 안 된다. 오늘날 대서양 연어를 자브려는 어부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졌음에도 이런 결과라는 것이 충격적이라 한다. 그린란드 밖에서 이뤄지는 덴마크 연어 어업이 문제였고 뷔프손은 북대서양연어기금을 모금하고 그린란드에서 연어가 자랄 수 있게 허용하는 대가로 일종의 방목비를 지불하고 대체 어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2017년 사망했고 그 조직은 계속 운영되고 있지만 개체수를 과거 수준으로 복구하겠다던 뷔프손의 목표는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에 강 복원 프로그램들이 시도되었고 아일랜드의 여러 강과 트위드강과 템스강, 라인강 등에서 회유하는 개체 수가 증가하는 희망적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 많은 곳에서 강을 복원하기 위해 드는 비용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기에 복원 프로그램들은 중단되고 지원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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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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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세요, 이제 하느님이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시는지 보게 될 테니까요.

들어보세요, 이제 하느님의 지혜, 하느님의 법의 위력에 감탄하게 될 테니까요._39

 

 

 

#바이블

#필리프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니케북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할 일도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넘쳐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먹고살기 바빠서, 누군가는 지금 삶이 너무 재미있고 만족스럽기에 죽음이나 영혼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 힘들뿐더러 에 대해 떠올릴 여유조차 없다. 성경은 그저 학생들에게 교과서처럼 교회에 들고 다니는 준비물 정도로 여겨지는 일이 많고 진리를 찾고자 상고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간혹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모든 분야에서 인용되고 소설이나 영화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 성경에 호기심을 느껴 창세기를 펼쳐 읽기 시작하더라도 레위기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바이블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오묘한 느낌의 그림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첫 장부터 어떻게 모든 것이 시작되었을까?’하는 질문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스러운 문체 대신 이해하기 쉬운 글로 풀어내 누구나 부담 없이 읽기 좋다. 저자가 성경에서 가져온 굵직하거나 중요한 사건들을 특별한 화자를 통해 전달하거나 희곡이나 시 같은 문학 장르로 바꿔 쓰는 등의 변화를 주어 끝까지 몰입할 수 있게 한다.

 

 

 

 

강에 버려진 모세가 이집트 왕자로 자라게 된 배경, 모세가 이집트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모세와 아론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애굽)으로부터 약속의 땅으로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애굽에 내려진 열 가지 재앙은 생뚱맞게도 초파리가 전해준다. 책의 곳곳에 싱거운 웃음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는데 이 설정 또한 그렇다. ‘브즈즈즈즈즈크크

 

하나님이 주신 임무를 회피하려 니느웨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배를 탄 요나는 거센 폭풍의 원인이 자신임을 알고 스스로 바다에 던져짐을 자처하는데 이 내용은 그 배에 있던 한 소년의 입을 통해 이야기한다.

 

눈치없이 자신이 형들과 부모로부터 섬김을 받게될거라는 꿈 해몽을 형들 앞에서 해대다가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의 이야기는 희곡 형식으로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 인물들의 이름이 우리가 읽는 성경과 조금씩 달라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평소 성경에서 그냥 보아 넘기던 부분들을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신약에서 예수께서  많은 이적을 행하시는데, 고침은 받은 나병환자의 고통과 상태를 혐오스러울 정도로 표현해주니 그의 감사함이 얼마나 컸을지 새삼 공감이 갔다. 또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계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깨어있으라 하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하지 못했고 예수께서 온전히 홀로 두려움과 고통의 밤을 보내시는 부분에서 그의 사랑을 더 실감했다.

 

 

 

성경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예수를 표현한 그림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천사를 표현한 그림들도 뻔하다. 이 책의 삽화를 그린 레베카 도트르메르의 그림은 누가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해석이 담겨 있다. 흑백만으로 어둡게 표현한 그림들과 쨍한 색감의 강렬한 그림들이 섞여 있어 더 빠져들게 된다. 한 작품 한 작품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소장 욕구 뿜뿜).

 

 

 

 

물론 성경과 다르게 비틀어 표현한 부분, 상상해서 지어낸 부분, 의미가 다소 변색 된 부분도 없지 않다. 개인적으로 성경이 종교인이나 읽는 경전이나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걸, 예수의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더 생각할 수 있게 쓰여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그럼에도 바이블이 사람들에게 성경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고 가치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신자가 아닌 독자에게라면 성경에 대한 교양을 쌓는 단순한 과정을 넘어 신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개별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 실존과 구원에 대한 성찰의 깊고 넓은 한 통로를 발견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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