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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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세요, 이제 하느님이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시는지 보게 될 테니까요.

들어보세요, 이제 하느님의 지혜, 하느님의 법의 위력에 감탄하게 될 테니까요._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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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할 일도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넘쳐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먹고살기 바빠서, 누군가는 지금 삶이 너무 재미있고 만족스럽기에 죽음이나 영혼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 힘들뿐더러 에 대해 떠올릴 여유조차 없다. 성경은 그저 학생들에게 교과서처럼 교회에 들고 다니는 준비물 정도로 여겨지는 일이 많고 진리를 찾고자 상고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간혹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모든 분야에서 인용되고 소설이나 영화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 성경에 호기심을 느껴 창세기를 펼쳐 읽기 시작하더라도 레위기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바이블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오묘한 느낌의 그림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첫 장부터 어떻게 모든 것이 시작되었을까?’하는 질문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스러운 문체 대신 이해하기 쉬운 글로 풀어내 누구나 부담 없이 읽기 좋다. 저자가 성경에서 가져온 굵직하거나 중요한 사건들을 특별한 화자를 통해 전달하거나 희곡이나 시 같은 문학 장르로 바꿔 쓰는 등의 변화를 주어 끝까지 몰입할 수 있게 한다.

 

 

 

 

강에 버려진 모세가 이집트 왕자로 자라게 된 배경, 모세가 이집트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모세와 아론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애굽)으로부터 약속의 땅으로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애굽에 내려진 열 가지 재앙은 생뚱맞게도 초파리가 전해준다. 책의 곳곳에 싱거운 웃음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는데 이 설정 또한 그렇다. ‘브즈즈즈즈즈크크

 

하나님이 주신 임무를 회피하려 니느웨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배를 탄 요나는 거센 폭풍의 원인이 자신임을 알고 스스로 바다에 던져짐을 자처하는데 이 내용은 그 배에 있던 한 소년의 입을 통해 이야기한다.

 

눈치없이 자신이 형들과 부모로부터 섬김을 받게될거라는 꿈 해몽을 형들 앞에서 해대다가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의 이야기는 희곡 형식으로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 인물들의 이름이 우리가 읽는 성경과 조금씩 달라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평소 성경에서 그냥 보아 넘기던 부분들을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신약에서 예수께서  많은 이적을 행하시는데, 고침은 받은 나병환자의 고통과 상태를 혐오스러울 정도로 표현해주니 그의 감사함이 얼마나 컸을지 새삼 공감이 갔다. 또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계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깨어있으라 하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하지 못했고 예수께서 온전히 홀로 두려움과 고통의 밤을 보내시는 부분에서 그의 사랑을 더 실감했다.

 

 

 

성경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예수를 표현한 그림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천사를 표현한 그림들도 뻔하다. 이 책의 삽화를 그린 레베카 도트르메르의 그림은 누가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해석이 담겨 있다. 흑백만으로 어둡게 표현한 그림들과 쨍한 색감의 강렬한 그림들이 섞여 있어 더 빠져들게 된다. 한 작품 한 작품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소장 욕구 뿜뿜).

 

 

 

 

물론 성경과 다르게 비틀어 표현한 부분, 상상해서 지어낸 부분, 의미가 다소 변색 된 부분도 없지 않다. 개인적으로 성경이 종교인이나 읽는 경전이나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걸, 예수의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더 생각할 수 있게 쓰여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그럼에도 바이블이 사람들에게 성경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고 가치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신자가 아닌 독자에게라면 성경에 대한 교양을 쌓는 단순한 과정을 넘어 신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개별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 실존과 구원에 대한 성찰의 깊고 넓은 한 통로를 발견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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